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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
00:03:07,809 --> 00:03:09,510
1964년이었죠
2
00:03:10,445 --> 00:03:14,315
이탈리아의 경기가
3
00:03:14,316 --> 00:03:17,852
부흥을 이룬 직후였고
4
00:03:18,019 --> 00:03:20,621
장로정치가
시작되기 전이었어요
5
00:03:20,789 --> 00:03:24,592
움베르토 에코와
비토리오 그레고티가
6
00:03:24,760 --> 00:03:26,660
밀라노 트리엔날레를
주최했고
7
00:03:26,828 --> 00:03:30,097
당시 신인이던 틴토 브라스에게
영상 작업을 의뢰했죠
8
00:03:30,298 --> 00:03:32,166
'시네마테크 프랑세즈'에서
9
00:03:32,334 --> 00:03:36,504
랑글루아 등의 거장들과
작업하던 시기였어요
10
00:03:37,606 --> 00:03:42,343
영상의 주제는 두 가지로
휴식과 일이었죠
11
00:03:46,214 --> 00:03:48,282
브라스는 그 영상을 통해
12
00:03:48,450 --> 00:03:51,352
휴식과 일이
정반대가 아니라
13
00:03:51,787 --> 00:03:53,454
유사하다는 걸 보여주죠
14
00:03:53,622 --> 00:03:56,724
이 대량 소비 사회에서
보통 사람들은
15
00:03:56,992 --> 00:04:00,161
일할 때나 쉴 때나
똑같은 걸 하니까요
16
00:04:00,562 --> 00:04:05,199
뛰어난 편집을 통해
그 점을 보여주죠
17
00:04:05,367 --> 00:04:09,203
그는 지가 베르토프를 비롯한
18
00:04:09,204 --> 00:04:11,472
20년대 러시아 진보주의
감독들의 영향을 받았어요
19
00:04:17,979 --> 00:04:20,381
휴식에 관한 영상에서
20
00:04:21,216 --> 00:04:27,054
당연히 정사 신이 있을 거로
예상하지만
21
00:04:27,255 --> 00:04:30,257
막상 휴식을 주제로 한
영상을 보면
22
00:04:30,425 --> 00:04:34,228
스포츠, 음악, 게임
춤만 등장해요
23
00:04:34,763 --> 00:04:36,897
정사 신은 없죠
24
00:04:37,332 --> 00:04:39,100
이후 작품을 보면
25
00:04:39,267 --> 00:04:42,937
정사 신이 없다는 건
상상도 못 하지만요
26
00:04:43,205 --> 00:04:47,842
그런데 이 단편 영화의
후반부에서
27
00:04:48,777 --> 00:04:52,213
섹스 심벌인
마릴린 먼로가 등장합니다
28
00:04:53,014 --> 00:04:55,449
그리고 그 시점부터
29
00:04:55,617 --> 00:04:58,519
일과 관련된 영상으로
넘어가죠
30
00:04:58,687 --> 00:05:03,591
그런데 먼로는
63년에 자살했어요
31
00:05:04,192 --> 00:05:06,961
사망한 지
1년이 지났지만
32
00:05:07,129 --> 00:05:11,966
그녀의 죽음이 대중의 뇌리에
강하게 남아있다는 걸 보여주죠
33
00:05:12,567 --> 00:05:16,804
틴토 브라스의 후기 작품을
해석할 때
34
00:05:16,972 --> 00:05:19,440
바로 이점이
커다란 열쇠가 됩니다
35
00:05:19,908 --> 00:05:23,477
첫 번째
단편 영화에서부터
36
00:05:23,745 --> 00:05:27,948
브라스는
에로스와 타나토스
37
00:05:28,150 --> 00:05:31,652
즉, 사랑과 죽음의
연관성을 보여줘요
38
00:05:32,154 --> 00:05:34,555
그의 첫 번째 섹스 심벌은
39
00:05:34,723 --> 00:05:38,659
죽음의 이미지로
각인돼 있던 거죠
40
00:05:38,827 --> 00:05:41,962
자살이라는
비극의 냉기가 남아있어요
41
00:05:42,130 --> 00:05:44,498
사랑과 죽음은
42
00:05:44,666 --> 00:05:48,836
브라스 작품을
관통하는 주제입니다
43
00:05:49,004 --> 00:05:51,906
섹스나 엉덩이만
다루는 게 아니에요
44
00:05:52,340 --> 00:05:57,978
무덤, 육체, 부패, 죽음
어둠을 이야기하죠
45
00:05:58,313 --> 00:06:00,581
그는 위대한 예술가예요
46
00:06:02,784 --> 00:06:04,285
여기 보세요, 틴토
47
00:06:04,453 --> 00:06:06,320
담배를 물어주세요
48
00:06:06,521 --> 00:06:08,355
여기 보세요
49
00:06:13,662 --> 00:06:17,298
엉덩이에 손을
얹어주실래요?
50
00:06:17,999 --> 00:06:19,667
이쪽도 보세요
51
00:06:19,835 --> 00:06:22,269
오른쪽에도 손을
얹어주실래요?
52
00:06:24,973 --> 00:06:26,941
이쪽 보시고요
감사합니다
53
00:06:50,398 --> 00:06:52,333
'틴토 브라스'는
어떤 사람이죠?
54
00:06:52,701 --> 00:06:54,802
저도 생각을 해봤어요
55
00:06:55,203 --> 00:07:00,141
저로 사는 게 엄청나게
흥미로운 건 아니지만...
56
00:07:00,375 --> 00:07:06,213
지금의 저를 만든 건
사상적 일탈이에요
57
00:07:06,381 --> 00:07:08,349
사상적 일탈이요?
58
00:07:08,517 --> 00:07:10,584
예를 들어보죠
59
00:07:11,019 --> 00:07:15,156
전 베니스 영화제
출판팀에서 일했어요
60
00:07:15,323 --> 00:07:20,194
영화계에 막대한
영향을 미치는 곳이죠
61
00:07:20,996 --> 00:07:23,197
수많은 감독을 만났는데
62
00:07:23,365 --> 00:07:25,699
그중 한 명이
로테 아이스너예요
63
00:07:25,867 --> 00:07:31,539
전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
기록 담당자였어요
64
00:07:31,706 --> 00:07:34,842
그분이 제게
파리로 가자고 했어요
65
00:07:35,010 --> 00:07:37,011
그게 몇 년도였죠?
66
00:07:37,245 --> 00:07:39,413
58년이요
67
00:07:39,581 --> 00:07:42,750
틴토가 랑글루아를 만났을 때는
무척 젊었을 때예요
68
00:07:42,918 --> 00:07:45,920
랑글루아와 가까운 사이였던
로테의 조언대로
69
00:07:47,055 --> 00:07:50,958
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
일을 하러 온 거죠
70
00:07:51,126 --> 00:07:55,963
로테는 기록 담당자이자
영사기사, 촬영기사였고
71
00:07:56,131 --> 00:07:57,865
랑글루아의 조수였어요
72
00:07:58,066 --> 00:08:03,370
덕분에 당시
시네마테크에 보관돼 있던
73
00:08:03,572 --> 00:08:06,574
방대한 양의 영화를
실컷 볼 수 있었죠
74
00:08:06,775 --> 00:08:11,378
희귀본부터 무성영화
아방가르드 영화까지요
75
00:08:11,580 --> 00:08:16,317
그때 영화에 대한 지식과
애정을 키웠을 테고
76
00:08:16,618 --> 00:08:18,219
더 굳건히 했을 겁니다
77
00:08:18,453 --> 00:08:20,588
랑글루아와 시네마테크 덕분에
78
00:08:20,589 --> 00:08:24,125
어디서도 볼 수 없는
이미지들을 보았고
79
00:08:24,326 --> 00:08:27,561
본인 영화에 차용을 했죠
80
00:08:27,763 --> 00:08:31,565
실제로 비슷한 장면을
찾을 수 있는데
81
00:08:31,933 --> 00:08:36,737
'모넬라'를 보면
프랑수아 트뤼포의
82
00:08:36,938 --> 00:08:38,773
'개구쟁이들'이 연상되고
83
00:08:38,974 --> 00:08:41,342
'양키'는 '라탈랑트'가
생각나요
84
00:08:41,576 --> 00:08:45,746
배꼽에 담배를
비벼끄는 장면은
85
00:08:45,947 --> 00:08:51,585
'라탈랑트'의 미셸 시몽의
문신에서 힌트를 얻은 거죠
86
00:08:51,787 --> 00:08:55,356
랑글루아 덕분에
잘 알려지지 않았던 장면이
87
00:08:55,524 --> 00:08:57,758
빛을 본 셈이죠
88
00:08:57,993 --> 00:09:03,164
그러니 틴토는 시네마테크와
프랑스 영화의 아들이자
89
00:09:03,365 --> 00:09:06,500
누벨바그 시대의
산증인이랄 수 있어요
90
00:09:06,668 --> 00:09:10,671
낮에는 시네마테크에서
일을 하고
91
00:09:11,039 --> 00:09:12,840
저녁에는 즐거운
시간을 보냈어요
92
00:09:13,008 --> 00:09:18,646
로셀리니와 저녁을
먹으면서 말이죠
93
00:09:18,847 --> 00:09:23,551
가끔 괜찮은 영화를
보기도 했는데
94
00:09:24,119 --> 00:09:29,990
에이젠슈타인, 슈트로하임과
95
00:09:29,991 --> 00:09:31,826
리펜슈탈의 영화였죠
96
00:09:31,993 --> 00:09:34,195
그들의 영화를 보고
많은 의견을 나누었어요
97
00:09:34,529 --> 00:09:36,831
모임에 청년들이 많았는데
98
00:09:36,998 --> 00:09:39,900
고다르, 트뤼포
샤브롤도 있었죠
99
00:09:40,368 --> 00:09:45,339
당시 그들은
누벨 바그의 신예였어요
100
00:09:46,007 --> 00:09:49,643
프랑스 영화계를
뒤흔들 청년들이었죠
101
00:09:50,245 --> 00:09:55,416
많은 외국 영화감독들이
1950년대와 60년대에
102
00:09:55,550 --> 00:09:59,420
파리에서의 경험담에 대해
이야기하곤 하는데
103
00:09:59,588 --> 00:10:03,324
시네마테크가 키운
사람들 얘기를 하곤 해요
104
00:10:03,492 --> 00:10:08,529
대부분 장래가 촉망되는
신예들이었거든요
105
00:10:08,897 --> 00:10:13,000
틴토 브라스가 다른 노선을
선택했던 건 사실이지만
106
00:10:13,502 --> 00:10:16,437
제 생각에는...
107
00:10:16,605 --> 00:10:22,409
시네마테크의 일원이었다는
점을 감안한다면
108
00:10:22,577 --> 00:10:26,046
1960년대를 이끌던
30대 감독들과
109
00:10:26,214 --> 00:10:30,918
동지였다는 걸 알 수 있죠
110
00:10:31,753 --> 00:10:35,022
영화를 잘 아는
사람들이 있는가 하면
111
00:10:35,190 --> 00:10:40,194
한편에선 영화 제작을
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
112
00:10:40,362 --> 00:10:44,031
프랑스 영화 역사에서
113
00:10:44,032 --> 00:10:48,702
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
전략적 요충지였죠
114
00:10:48,703 --> 00:10:51,405
당연히 현대적 영화를
115
00:10:51,940 --> 00:10:54,375
만들고 싶어하던
젊은 감독 틴토 브라스에게
116
00:10:54,576 --> 00:10:59,380
시네마테크는 출발점이
돼준 거였어요
117
00:10:59,481 --> 00:11:03,150
우회적인 노선이랄까요
118
00:11:03,318 --> 00:11:05,286
한가지 상징적인 건
119
00:11:05,454 --> 00:11:11,559
독특한 제작 관점을 가진
젊은 감독이자
120
00:11:11,660 --> 00:11:14,962
지식을 탐닉하고
박학다식하며
121
00:11:15,130 --> 00:11:17,398
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키운
사람인데
122
00:11:17,566 --> 00:11:20,000
늦게 출세를 해요
123
00:11:20,135 --> 00:11:22,736
우리 모두가 아는 방식으로요
124
00:11:30,979 --> 00:11:34,448
틴토와 로셀리니의 관계는
125
00:11:34,616 --> 00:11:38,586
스승과 제자 사이라고
할 수 있죠
126
00:11:38,787 --> 00:11:40,955
틴토가 무척
존경했다고 하는데
127
00:11:42,023 --> 00:11:45,926
로셀리니의 영화 제작 방식과
128
00:11:46,094 --> 00:11:50,030
틴토의 제작 방식을 비교해보면
이런 사실이 무척 놀랍죠
129
00:11:50,198 --> 00:11:52,967
비슷하다고도
볼 수 없거든요
130
00:11:53,135 --> 00:11:54,835
더군다나...
131
00:11:56,171 --> 00:12:00,941
당시에는 로셀리니의 방식이
전형적이었어요
132
00:12:01,109 --> 00:12:03,477
대다수의 사람들...
133
00:12:03,645 --> 00:12:06,947
특히 시나리오를 쓰거나
감독 지망생들에게
134
00:12:07,115 --> 00:12:10,117
로셀리니는 대스승이었어요
135
00:12:10,318 --> 00:12:14,555
어느 날 제게 그러더군요
'일자리가 있어'
136
00:12:15,056 --> 00:12:18,559
'해볼 텐가?'
137
00:12:18,560 --> 00:12:23,297
어떤 일이냐고 했더니
인디 다큐멘터리를 찍는데
138
00:12:23,498 --> 00:12:26,834
편집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
139
00:12:27,035 --> 00:12:33,407
난 영사기를 가져다
엄청난 양의 필름을 돌려봤고
140
00:12:33,642 --> 00:12:37,845
편집을 하면 재밌겠다 싶어서
141
00:12:38,046 --> 00:12:40,414
하겠다고 했죠
142
00:12:40,649 --> 00:12:45,519
덕분에 그분은 인도 여인과
밤을 보내곤 했어요
143
00:12:45,687 --> 00:12:48,689
밤일하느라 바빴죠
144
00:12:49,424 --> 00:12:54,895
난 영사 장치로
밤새 편집을 한 뒤에
145
00:12:55,730 --> 00:12:57,531
아침이 되면 보여줬어요
146
00:12:57,699 --> 00:13:02,069
잠자리가 좋았던 날은
천재라며 칭찬했고
147
00:13:02,237 --> 00:13:05,940
아니었던 날은 형편없다며
다시 하라고 했죠
148
00:13:06,942 --> 00:13:10,344
1960년대 그는 대중적이면서
추상적인 영화를 찍었어요
149
00:13:10,512 --> 00:13:13,914
하지만 로셀리니의 모더니티는
150
00:13:14,583 --> 00:13:20,287
리얼리티를 부각시키는데
주요했고
151
00:13:20,922 --> 00:13:25,359
사실주의적 작품을
만드는 데도 일조하면서
152
00:13:25,527 --> 00:13:30,464
틴토 브라스 세대 감독들에게
큰 영향을 미쳤죠
153
00:13:30,599 --> 00:13:32,867
그는 영화계의 거장이고
154
00:13:33,034 --> 00:13:36,370
제 인생의 스승이에요
155
00:13:36,905 --> 00:13:39,240
세상을 보는 법과
삶의 방식을 가르쳐줬죠
156
00:13:39,407 --> 00:13:43,477
다양한 관점에 대해
알려줬어요
157
00:13:43,945 --> 00:13:45,980
그뿐만이 아니에요
158
00:13:46,982 --> 00:13:49,617
전 로셀리니의
영향 덕분에
159
00:13:50,252 --> 00:13:54,388
공산주의 사상을
떨쳐버릴 수 있었고
160
00:13:55,090 --> 00:13:59,293
색다른 관점을 더 자유롭게
받아들이게 됐죠
161
00:14:00,429 --> 00:14:03,330
오럴섹스로 넘어가
자세를 바꿔
162
00:14:04,166 --> 00:14:06,300
등을 둥글게 말아, 안나
163
00:14:06,301 --> 00:14:07,735
플래시!
164
00:14:07,769 --> 00:14:10,404
더 빨리, 그렇지
165
00:14:10,772 --> 00:14:13,741
69 체위로 바꿔
어서
166
00:14:14,075 --> 00:14:15,643
좋아, 플래시
167
00:14:15,744 --> 00:14:19,413
한 번 더
플래시
168
00:14:19,414 --> 00:14:22,283
체위 바꿔
후배위로 해
169
00:14:23,018 --> 00:14:24,985
좋아, 플래시!
170
00:14:24,986 --> 00:14:26,954
더 빨리, 완벽해
171
00:14:27,189 --> 00:14:28,589
플래시 터뜨리고
172
00:14:28,623 --> 00:14:31,826
60년대 이탈리아로
돌아왔을 때
173
00:14:32,027 --> 00:14:34,328
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
경험을 쌓았던 그는
174
00:14:34,496 --> 00:14:37,498
남자로서, 영화 감독으로서
많이 변해있었죠
175
00:14:37,666 --> 00:14:42,503
당시 그는 영화 '픽션'으로
감독 데뷔를 하려 했어요
176
00:14:42,671 --> 00:14:44,672
그때는 다른 제목이었지만요
177
00:14:44,840 --> 00:14:46,974
베니스 친구와 함께
178
00:14:47,175 --> 00:14:51,612
공동으로 시나리오를
쓴 영화였죠
179
00:14:51,780 --> 00:14:56,050
킴 아르칼리라는
이탈리아 친구도 참여했는데
180
00:14:56,284 --> 00:14:59,487
그는 베테랑 편집자였어요
181
00:14:59,654 --> 00:15:01,789
내노라하는 전문가로
182
00:15:01,957 --> 00:15:05,359
베르톨루치의 '순응자'를 통해
기념비적인 인물이 됐죠
183
00:15:05,560 --> 00:15:08,562
이 영화에서 틴토 브라스는
184
00:15:08,730 --> 00:15:12,133
리얼리티를 비난하지도
무시하지도 않았어요
185
00:15:12,300 --> 00:15:15,870
세상에 대한 비난의
목소리는 담겨있었어요
186
00:15:16,071 --> 00:15:19,406
교회에 소속된
소아성애 신부와
187
00:15:19,574 --> 00:15:23,978
낙태를 위해 해외로
떠나는 여자들을 비난했어요
188
00:15:24,146 --> 00:15:28,716
권력과 파시즘 같은
일련의 주제를 다뤘는데
189
00:15:29,084 --> 00:15:34,255
분석하기보다는
악몽으로 묘사하거나
190
00:15:34,423 --> 00:15:38,325
리얼리티를 벗어난
등장인물의 생활로 그려냈죠
191
00:15:38,493 --> 00:15:42,363
'세계의 끝'은 좌파 성향의
작품이 아니에요
192
00:15:42,531 --> 00:15:45,566
무정부주의 영화죠
193
00:15:45,867 --> 00:15:49,270
'세계의 끝'은
권력을 거부합니다
194
00:15:50,405 --> 00:15:52,740
어떤 종류건 상관없이
195
00:15:52,908 --> 00:15:54,942
권력 자체를 반대하는 거죠
196
00:15:55,377 --> 00:15:57,878
검열이 걸림돌이었어요
197
00:15:57,879 --> 00:16:03,417
작품을 놓고 평론가들 사이에선
의견이 갈렸고요
198
00:16:03,919 --> 00:16:06,253
첫 장면부터 금지됐어요
199
00:16:06,254 --> 00:16:09,790
그들이 말하기를
200
00:16:10,225 --> 00:16:15,229
이 영화는 끔찍한 시선으로
가득차 있다더군요
201
00:16:17,966 --> 00:16:19,800
혐오스럽다고 했죠
202
00:16:20,135 --> 00:16:25,239
공공도덕에 반하는
영화라고 평가했어요
203
00:16:25,540 --> 00:16:30,311
'세상 끝까지'는
베니스 영화제에서
204
00:16:30,479 --> 00:16:32,780
큰 반향을 일으켰고
신문에도 실렸죠
205
00:16:32,948 --> 00:16:37,618
논란 거리 투성이에
난해하고 허무한 영화였어요
206
00:16:37,786 --> 00:16:39,954
검열 위원회에
제출하자마자
207
00:16:40,122 --> 00:16:44,959
즉각 퇴짜를 맞은 게
전혀 이상할 게 없었어요
208
00:16:45,127 --> 00:16:49,964
공공 도덕, 특히
성 윤리에 어긋난다고 했죠
209
00:16:50,132 --> 00:16:55,836
가슴 노출은 물론이려니와
나체 장면들이
210
00:16:56,104 --> 00:16:59,173
너무 성적인 걸
부각시켰다는 거였어요
211
00:16:59,341 --> 00:17:01,942
낙태와 소아성애 신부도
논란거리였지만
212
00:17:02,177 --> 00:17:04,745
그것 때문에 검열에
걸린 건 아니었어요
213
00:17:04,913 --> 00:17:08,249
정말 문제가 됐던 건
'좌파'라는 거였죠
214
00:17:08,416 --> 00:17:13,454
사회, 예법, 윤리에
반한다고 봤어요
215
00:17:13,655 --> 00:17:18,959
검열 위원회는 이 작품이
이탈리아 헌법 조항에 근거해
216
00:17:18,960 --> 00:17:22,096
미풍양속을
저해한다고 판단했죠
217
00:17:22,264 --> 00:17:25,766
그래서 거절했던 거고
두 번이나 퇴짜를 놨어요
218
00:17:25,934 --> 00:17:28,169
당시 이탈리아의
법규에 의하면
219
00:17:28,336 --> 00:17:30,504
영화가 검열에서
두 번 거절 당하면
220
00:17:30,672 --> 00:17:33,674
제목을 바꾸거나
재편집을 해야 했죠
221
00:17:34,943 --> 00:17:37,111
한 장면만이 문제가 아니야
222
00:17:37,279 --> 00:17:40,214
전체가 잘못됐어
223
00:17:40,449 --> 00:17:42,516
브라스, 다시 만들어보게
224
00:17:42,684 --> 00:17:45,286
그럼 성공할 거야
225
00:17:45,454 --> 00:17:49,790
난 단칼에 거절했어요
그대로 상영하겠다고 했죠
226
00:17:50,025 --> 00:17:52,493
틴토는 물러서지 않았어요
227
00:17:52,661 --> 00:17:54,895
언론에 대항해 싸웠고
228
00:17:55,063 --> 00:17:58,232
검열 위원회와
법정을 비난했지만
229
00:17:58,400 --> 00:18:01,402
규정을 지키는 척 하면서
230
00:18:01,570 --> 00:18:05,573
결국 검열 위원회에
숙이고 들어갔죠
231
00:18:05,740 --> 00:18:09,076
법규대로 영화 제목만
바꾼 거예요
232
00:18:09,244 --> 00:18:12,213
'세상 끝까지'에서
'세계의 끝'으로 제목만 바꾸고
233
00:18:12,347 --> 00:18:14,215
편집은 손대지 않은 채
234
00:18:14,382 --> 00:18:18,219
어떻게 되나
지켜보기로 한 거죠
235
00:18:18,420 --> 00:18:21,589
당시 이탈리아 정부에서도
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해
236
00:18:21,823 --> 00:18:24,325
검열이 느슨해진
상태였거든요
237
00:18:24,493 --> 00:18:26,327
새 위원회에서는
이 작품이 두 번이나
238
00:18:26,495 --> 00:18:30,064
통과되지 못한 영화란 걸
알지 못했어요
239
00:18:30,232 --> 00:18:32,767
새 제목을 단 영화는
심의를 통과했고
240
00:18:32,934 --> 00:18:37,238
'세계의 끝'이라는 제목으로
알려지게 된 거죠
241
00:18:37,439 --> 00:18:40,875
예술가는 검열을
의식해선 안 돼요
242
00:18:41,109 --> 00:18:43,677
예술가에게 검열은
필요 없어요
243
00:18:44,246 --> 00:18:47,782
모든 예술가는
새롭고 독보적이며
244
00:18:48,383 --> 00:18:53,120
자기 감성에 걸맞은
표현방식을 찾아야 하죠
245
00:18:53,288 --> 00:18:57,625
그러다 보면 당연히 충돌하고
반대에 부딪히지만
246
00:18:57,793 --> 00:18:59,794
그걸 수용해야 해요
247
00:18:59,961 --> 00:19:02,963
브라스의 작품은
무척 진보적이고
248
00:19:03,131 --> 00:19:05,900
직관적이죠
249
00:19:06,067 --> 00:19:09,036
그의 작품은
모든 요소가 경이로워요
250
00:19:09,905 --> 00:19:14,041
초기작부터 그 특성이
잘 드러나는데
251
00:19:14,242 --> 00:19:17,111
자신의 스타일을
충실히 고수하고 있죠
252
00:19:17,279 --> 00:19:20,915
틴토 브라스는 감독이자
훌륭한 편집자예요
253
00:19:21,082 --> 00:19:26,554
그의 작품에서 편집은 아주
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요
254
00:19:27,322 --> 00:19:30,624
보관 중인 필름이든
직접 찍은 것이든
255
00:19:30,792 --> 00:19:33,461
그의 편집은
상당히 세련됐죠
256
00:19:33,595 --> 00:19:36,564
그는 누벨바그 시대를
살아온 감독이자
257
00:19:36,565 --> 00:19:38,099
현존하는
이탈리아 감독이에요
258
00:19:38,266 --> 00:19:40,468
그의 영화 '세계의 끝'은
본인의 인생에서
259
00:19:40,635 --> 00:19:45,473
영감을 얻어 제작한 것으로
정치적이고 선동적인 영화죠
260
00:19:45,907 --> 00:19:49,610
하지만 그는 영화 감독이고
261
00:19:49,778 --> 00:19:53,080
누벨 바그의 아들이자
계승자라는 걸 잊으면 안 돼요
262
00:19:54,149 --> 00:19:56,584
로셀리니와 파졸리니의
계승자로서
263
00:19:56,785 --> 00:20:01,822
그의 삶의 궤적과
정치적 배경은
264
00:20:01,990 --> 00:20:06,827
60년대 영화를 시작했던
베르톨리치, 벨로치오 세대의
265
00:20:06,995 --> 00:20:11,031
여타 감독들과
다르지 않아요
266
00:20:11,199 --> 00:20:15,870
에로티시즘 못지 않게
자유를 부르짖고
267
00:20:16,338 --> 00:20:20,608
훗날 그의 작품에서
확장됐다고 봅니다
268
00:20:21,042 --> 00:20:26,113
틴토의 작품이 두 가지
시기로 나뉜다고
269
00:20:26,281 --> 00:20:33,487
많은 분들이 주장하는데
전 동의하지 않아요
270
00:20:33,655 --> 00:20:36,724
틴토는 자신만의
방식으로
271
00:20:38,193 --> 00:20:41,896
다른 소재나
주제를 덧붙이죠
272
00:20:44,399 --> 00:20:47,234
육체를 완전히 배제해도
273
00:20:47,469 --> 00:20:50,404
그 핵심은 변하지 않아요
274
00:20:50,972 --> 00:20:55,376
외층를 다 걷어내도
흥미로운 요소가 있다는 거죠
275
00:20:56,378 --> 00:21:02,550
그 점이 매번
놀라움을 선사합니다
276
00:21:04,419 --> 00:21:09,423
'세계의 끝'이 흥행에
성공하지는 못했지만
277
00:21:10,358 --> 00:21:13,561
언론에서는 틴토 브라스
신드롬이 일었고
278
00:21:13,728 --> 00:21:17,832
디노 드 로렌티스 같은
제작자가 관심을 보였죠
279
00:21:17,999 --> 00:21:20,668
그는 '플라잉 소서'의
감독을 맡기고 싶어 했어요
280
00:21:20,869 --> 00:21:23,871
알베르토 소르디와
실바나 망가노가 주연이었죠
281
00:21:24,039 --> 00:21:28,242
틴토에게는 대형 프로덕션으로
진입할 수 있는 기회였고요
282
00:21:28,410 --> 00:21:31,245
디노 드 로렌티스와
일할 수 있는
283
00:21:31,379 --> 00:21:33,547
중요한 시점이었죠
284
00:21:40,689 --> 00:21:45,526
디노 드 로렌티스에게
틴토는 도박과도 같았죠
285
00:21:45,694 --> 00:21:50,297
적은 예산과
많은 시간을 주면서
286
00:21:50,699 --> 00:21:53,367
엄청난 걸작을 기대했고
287
00:21:53,535 --> 00:21:56,270
흥행을 노렸어요
288
00:21:57,372 --> 00:22:00,107
디노는 '플라잉 소서'와
'마이 와이프'
289
00:22:00,442 --> 00:22:03,077
'어트랙션'의 제작자예요
290
00:22:03,745 --> 00:22:07,648
런던에서 촬영하고
미국에서 흥행했죠
291
00:22:08,216 --> 00:22:11,619
'시계태엽 오렌지'는
틴토가 거절하는 바람에
292
00:22:12,120 --> 00:22:14,088
큐브릭이 감독을 맡았죠
293
00:22:14,122 --> 00:22:18,058
'아우성'이 흥행했는지는
잘 모르겠지만
294
00:22:18,293 --> 00:22:23,097
틴토는 여러 편의
걸작을 만들었어요
295
00:22:23,432 --> 00:22:26,100
'어트랙션'이라는 작품에서
296
00:22:26,268 --> 00:22:30,171
처음 다뤘던 주제가
297
00:22:30,305 --> 00:22:34,608
이후 작품에서
반복적으로 드러나요
298
00:22:34,810 --> 00:22:39,146
연인 사이의 외도가
299
00:22:39,314 --> 00:22:43,417
결국 둘에게 깨달음을 주는
300
00:22:43,452 --> 00:22:47,455
역설적인 요소로
작용한다는 거죠
301
00:22:50,358 --> 00:22:54,328
시각적으로 훌륭한
대중 영화예요
302
00:22:54,529 --> 00:22:57,331
현실의 지배에서
벗어나지 못하고
303
00:22:58,767 --> 00:23:01,869
사실주의에 갇혀버린
304
00:23:02,037 --> 00:23:04,672
다른 영화들과는
완전히 다르죠
305
00:23:05,273 --> 00:23:08,309
사람들은 영화가
삶의 거울이자
306
00:23:08,543 --> 00:23:11,846
우리 일상의 모습과
애환을 담아
307
00:23:12,047 --> 00:23:14,982
그대로 보여줘야
한다고 생각해요
308
00:23:15,817 --> 00:23:18,853
하지만 브라스는 반영이
아니라 창작을 하죠
309
00:23:19,054 --> 00:23:21,322
그렇게 대중 영화를
만들었어요
310
00:23:21,623 --> 00:23:24,158
그래픽, 만화, 광고가
뒤섞여서
311
00:23:24,626 --> 00:23:26,360
전위적인 작품이 탄생했는데
312
00:23:26,528 --> 00:23:30,664
이탈리아 영화계에선
유일무이하죠
313
00:23:30,832 --> 00:23:34,969
그만의 독특한 개성이
묻어나고
314
00:23:35,137 --> 00:23:37,371
독특한 제작 방식을
엿볼 수 있어요
315
00:23:41,376 --> 00:23:45,746
드 로렌티스는 '어트랙션'을
미국에 팔고 싶어 했죠
316
00:23:45,914 --> 00:23:49,583
아주 좋아할 거라고 했어요
317
00:23:50,819 --> 00:23:53,187
미국에 가서
사람을 만나보라고 해서
318
00:23:53,388 --> 00:23:55,423
내가 파라마운트를 찾아갔죠
319
00:23:55,557 --> 00:23:59,160
담당자를 만났는데
영화 시나리오를 주더군요
320
00:24:00,028 --> 00:24:04,865
소설을 원작으로 한
'시계태엽 오렌지'였어요
321
00:24:05,367 --> 00:24:09,370
며칠 말미를 줄 테니
읽어보라더군요
322
00:24:09,604 --> 00:24:15,109
복잡하고 개인적인 말들로
가득했어요
323
00:24:15,277 --> 00:24:19,246
다시 찾아가서 말했죠
'하겠어요'
324
00:24:19,414 --> 00:24:23,751
'하지만 다른 작품을
찍은 다음에 하겠어요'
325
00:24:23,919 --> 00:24:25,753
왜 그러냐고 묻길래
326
00:24:25,921 --> 00:24:33,727
지금 당장은 '아우성'을
찍고 싶다고 했죠
327
00:24:34,029 --> 00:24:36,897
'시계태엽 오렌지'는
그 다음이라고 했어요
328
00:24:37,466 --> 00:24:42,870
'시계태엽 오렌지' 대신
'아우성'을 만든 걸
329
00:24:43,038 --> 00:24:46,040
후회한 적은 없어요
330
00:24:46,208 --> 00:24:49,577
'아우성'이라는 훌륭한
작품을 찍었으니까요
331
00:24:49,744 --> 00:24:53,547
내 최고의 작품이고
332
00:24:53,748 --> 00:24:56,951
그때가 아니면 못 찍었어요
333
00:24:58,487 --> 00:25:02,723
아니면 '시계태엽 오렌지'를
감독했겠죠
334
00:25:15,137 --> 00:25:17,772
드 로렌티스는
대단한 사람이에요
335
00:25:18,907 --> 00:25:22,476
그와 대화하는 게
무척 즐거웠어요
336
00:25:23,912 --> 00:25:26,580
사파리에 가는 것처럼
흥미로웠죠
337
00:25:27,315 --> 00:25:29,150
한번은 그를 찾아가서
338
00:25:29,317 --> 00:25:32,686
이렇게 열변을 토했어요
339
00:25:34,623 --> 00:25:38,359
'역사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
영화도 그래야 한다'
340
00:25:39,327 --> 00:25:43,597
내 말을 듣고
어리둥절해 하더군요
341
00:25:44,099 --> 00:25:48,269
아마 내 지적이
핵심을 찔렀던 모양이죠
342
00:25:48,437 --> 00:25:51,205
'그래서 어떡할 건데?'라고
묻기에
343
00:25:51,373 --> 00:25:54,308
제 의견을 말했어요
344
00:25:54,476 --> 00:25:58,612
그 당시 필요한
사상에 대해 토로했죠
345
00:25:59,014 --> 00:26:02,516
'그래서 어쩌겠다는 건가?'
다시 묻더군요
346
00:26:02,684 --> 00:26:04,885
'그런 사상을 바탕으로'
347
00:26:05,053 --> 00:26:09,356
'새롭고 신선하고
생기있는 배우와'
348
00:26:09,524 --> 00:26:11,692
'영화를 만들고 싶다'
349
00:26:11,860 --> 00:26:13,727
그랬더니 이해가
안 간다더군요
350
00:26:13,962 --> 00:26:17,832
이해할 게 아니라
직접 봐야 한다고 했죠
351
00:26:17,999 --> 00:26:19,800
제 요지는
352
00:26:21,703 --> 00:26:25,873
내가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
지원해 달라는 거였어요
353
00:26:26,074 --> 00:26:28,676
전 바로 캐스팅됐어요
354
00:26:29,544 --> 00:26:32,646
이상한 경험이었죠
355
00:26:34,416 --> 00:26:36,350
어느 날 아침이었어요
356
00:26:36,585 --> 00:26:41,756
틴토가 원래 일찍
일어난다는 건 알았는데
357
00:26:45,227 --> 00:26:47,595
6시쯤이었을 거예요
358
00:26:47,829 --> 00:26:49,764
차 한 대가 왔죠
359
00:26:49,998 --> 00:26:52,733
밖을 내다보니
롤스로이스가 있더군요
360
00:26:55,570 --> 00:26:58,773
전 아내에게 그랬어요
'여보, 저것 좀 봐'
361
00:26:59,341 --> 00:27:03,377
두 장면을 찍으려고
빌린 차였어요
362
00:27:03,545 --> 00:27:05,246
이후에는...
363
00:27:05,380 --> 00:27:11,185
어쨌든 그날 이후로
두 달 동안
364
00:27:12,521 --> 00:27:14,955
정말 즐거웠고
멋진 날들이었죠
365
00:27:18,226 --> 00:27:20,060
여자를 잡아
어서!
366
00:27:21,463 --> 00:27:23,130
쫓아가!
367
00:27:34,876 --> 00:27:36,577
대본이 없었어요
368
00:27:37,712 --> 00:27:40,714
간략하게 지시만 했죠
369
00:27:41,149 --> 00:27:44,251
우리가 사는 시대를
관찰하고
370
00:27:44,419 --> 00:27:47,888
그게 어떤 의미가
있는지를 생각하며
371
00:27:49,424 --> 00:27:53,127
영화를 만들었어요
372
00:27:53,662 --> 00:27:55,329
다양한 것을 촬영했죠
373
00:28:01,937 --> 00:28:03,604
그룹 섹스하러 왔어요
374
00:28:03,805 --> 00:28:06,807
차 한 잔과
토스트를 주세요
375
00:28:06,942 --> 00:28:09,477
흥분되고 배고프네요
376
00:28:09,478 --> 00:28:12,246
백조 씨, 벙어리라는
소문이 맞나요?
377
00:28:13,081 --> 00:28:15,149
그럼 욕도 못하나?
378
00:28:15,350 --> 00:28:19,520
'아우성'은 68년에 대한
영화가 아니라
379
00:28:19,521 --> 00:28:21,455
그때 만들어진 영화예요
380
00:28:22,657 --> 00:28:24,992
시대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
381
00:28:25,827 --> 00:28:30,598
시대 배경 안에서
탄생한 영화죠
382
00:28:30,766 --> 00:28:35,369
그래서 다양한 이미지가
뒤섞여 있어요
383
00:28:37,172 --> 00:28:38,939
지금 그 영화를 보면
384
00:28:39,541 --> 00:28:43,711
아주 먼 나라 얘기 같다는
느낌이 들어요
385
00:28:44,479 --> 00:28:47,815
영화라기보다는 삶의
경험과 순간의 기록이죠
386
00:28:50,118 --> 00:28:54,321
틴토는 그 시대가
중요한 역사가
387
00:28:54,489 --> 00:28:56,524
되리란 걸
알았던 겁니다
388
00:28:56,691 --> 00:29:00,161
'아우성'은 7년간
금지됐어요
389
00:29:00,395 --> 00:29:02,530
검열 당시
390
00:29:05,000 --> 00:29:10,905
검열관 중 한 명이
아예 다시 찍으라며
391
00:29:11,072 --> 00:29:14,842
생전에 상영을 허락할 일은
없을 거라더군요
392
00:29:15,677 --> 00:29:18,846
영화를 이해하지 못하고
이상한 소리만 했어요
393
00:29:19,047 --> 00:29:23,751
누드 신은 몇 개 없었어요
그게 이유는 아니었죠
394
00:29:24,920 --> 00:29:29,490
대사 때문이었어요
395
00:29:29,658 --> 00:29:32,159
단순한 단어의
문제가 아니라
396
00:29:32,494 --> 00:29:36,097
대사 자체가 선을
넘어섰던 거죠
397
00:29:36,264 --> 00:29:38,933
영화를 소재로 한
영화였어요
398
00:29:39,201 --> 00:29:44,238
동일시할 만한
인물도 없었고
399
00:29:44,873 --> 00:29:47,108
그렇게 방탕한
장면도 없었죠
400
00:29:47,609 --> 00:29:51,078
가공의 사실을 다룬
다큐멘터리였어요
401
00:29:52,514 --> 00:29:55,683
하지만 당시의 현실도
반영했죠
402
00:29:56,284 --> 00:29:58,753
그냥 예술 작품이고
한 편의 시였어요
403
00:30:00,388 --> 00:30:02,923
그게 적절한 묘사 같네요
404
00:30:03,759 --> 00:30:07,461
시가 꼭 운을 맞춰야
하는 건 아니잖아요
405
00:30:33,288 --> 00:30:38,292
'시계태엽 오렌지' 대신
'아우성'을 만든 걸
406
00:30:38,493 --> 00:30:40,795
후회한 적은 없어요
407
00:30:41,229 --> 00:30:43,964
'아우성'을 통해서
408
00:30:44,232 --> 00:30:49,837
영화사에 한 획을
그었다고 자신하거든요
409
00:30:49,838 --> 00:30:54,408
당대의 정치사상을
초월한 작품이에요
410
00:30:54,676 --> 00:30:56,944
우리는 혼란의
시대에 살고 있지
411
00:30:57,112 --> 00:30:59,780
누구 잘못일까?
누구 탓도 아니다
412
00:31:00,515 --> 00:31:04,018
A, B, C와 나
우린 다 같은 존재
413
00:31:04,786 --> 00:31:07,521
눈에 보이는 게 전부야
414
00:31:07,656 --> 00:31:12,426
이해하겠어?
눈에 보이는 게 다라고
415
00:31:13,361 --> 00:31:16,464
베를린영화제에
초청됐는데
416
00:31:16,665 --> 00:31:21,035
69년인가
70년이었을 거예요
417
00:31:22,838 --> 00:31:24,672
대규모 시위가 빈번했죠
418
00:31:26,875 --> 00:31:29,043
어쨌든 영화제는 개막했고
419
00:31:29,878 --> 00:31:34,048
틴토는 상을 탈 거로
예상했어요
420
00:31:34,216 --> 00:31:37,885
남우주연이나 여우주연상
아니면 작품상을 기대했죠
421
00:31:38,854 --> 00:31:40,688
모두 들떠 있었어요
422
00:31:40,856 --> 00:31:44,492
그런데 영화제를
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
423
00:31:44,960 --> 00:31:47,194
시상식이 취소됐죠
424
00:31:48,663 --> 00:31:50,865
어쨌든 여행은
즐기기로 했고
425
00:31:51,566 --> 00:31:55,636
틴토가 우리를 데리고
베아테 우제에 갔어요
426
00:31:56,638 --> 00:32:01,008
슈퍼마켓 체인
같은 데였는데
427
00:32:01,209 --> 00:32:03,244
지금 말로 하면
428
00:32:04,980 --> 00:32:07,214
성인용품을 파는 곳이었죠
429
00:32:08,216 --> 00:32:10,217
성도착증이라고
오해를 받기도 하지만
430
00:32:10,585 --> 00:32:13,521
틴토에게 성은
즐거움의 원천이에요
431
00:32:13,688 --> 00:32:17,491
그 상점에서 무척 재밌었고
다들 하나씩 구입했죠
432
00:32:17,759 --> 00:32:20,694
서로 뭘 감추는
분위기가 아니었어요
433
00:32:20,896 --> 00:32:23,864
카트에 성인 잡지랑
434
00:32:24,065 --> 00:32:26,000
윤활제를 싣고 다녔어요
435
00:32:26,101 --> 00:32:28,035
섹스 토이도 있고
436
00:32:28,203 --> 00:32:30,771
별의별 물건이 다 있었어요
437
00:32:31,740 --> 00:32:36,911
재밌는 놀이를
하는 것 같았어요
438
00:32:37,612 --> 00:32:39,580
'숙녀들은 많이 하네'
439
00:32:39,748 --> 00:32:43,951
모차르트의 오페라
'여자는 다 그래'의 대사죠
440
00:32:44,519 --> 00:32:46,420
저는 그 주제를 가져왔어요
441
00:32:46,588 --> 00:32:50,057
정절은 본능을
거스르는 행위이며
442
00:32:50,225 --> 00:32:52,293
문화적 규율일 뿐이죠
443
00:32:52,461 --> 00:32:56,063
모든 규율이 그렇듯
갈등을 일으킵니다
444
00:32:56,264 --> 00:33:01,368
오해와 언쟁, 불행을 낳죠
445
00:33:02,270 --> 00:33:07,608
라 퐁테느 말에 따르면
올바른 시각을 가지면
446
00:33:08,410 --> 00:33:12,413
부정은 죄악이나
끔찍한 행동이 아닙니다
447
00:33:23,825 --> 00:33:26,627
불륜은 연인에게
좋을까요, 나쁠까요?
448
00:33:26,995 --> 00:33:29,063
두 분 생각은 어떻죠?
449
00:33:29,765 --> 00:33:32,967
배신은 끔찍한 단어예요
450
00:33:34,436 --> 00:33:37,071
배신보다 불륜은
유쾌한 면이 있죠
451
00:33:37,739 --> 00:33:40,908
천생연분이라는
생각은 안 했지만
452
00:33:41,109 --> 00:33:44,678
카를라의 대담함을
사랑했어요
453
00:33:44,913 --> 00:33:48,282
- 결혼 40주년이죠
- 감동적이네요
454
00:33:48,450 --> 00:33:52,953
- 그럼 금혼식을 하시나요?
- 동혼식 아닌가요?
455
00:33:53,121 --> 00:33:54,622
그건 아니죠
456
00:33:55,657 --> 00:33:58,926
자유로운 여자였어요
457
00:34:00,162 --> 00:34:04,465
틴타는 틴토의
영화 인생의 일부였고
458
00:34:04,466 --> 00:34:08,636
가족이나 아이들에게도
중요했어요
459
00:34:08,870 --> 00:34:14,008
그 멋진 팀에서
틴토와 틴타가
460
00:34:14,009 --> 00:34:16,944
중심적인 존재였던 만큼
461
00:34:17,512 --> 00:34:20,714
그녀를 잃고
힘들었을 거예요
462
00:34:20,715 --> 00:34:22,650
정말 강한 여성이었어요
463
00:34:23,452 --> 00:34:26,220
사람들 말대로
464
00:34:26,288 --> 00:34:30,624
알프레드 히치콕에게
엘머 레빌이 있었듯이
465
00:34:30,625 --> 00:34:35,329
틴타는 틴토의
엘머 레빌이었죠
466
00:34:37,499 --> 00:34:42,470
틴타는 조감독이나
미술 감독 같았어요
467
00:34:43,071 --> 00:34:46,807
가족이 함께 일하는
모습이 참 보기 좋았죠
468
00:34:47,075 --> 00:34:51,879
틴토 부부와
함께 일할 당시
469
00:34:51,913 --> 00:34:59,086
로마는 부흥기였고
가장 살기 좋은 때였죠
470
00:34:59,087 --> 00:35:00,654
틴타는 그의 전부였고
471
00:35:00,822 --> 00:35:04,825
모험심의 원동력이었어요
472
00:35:05,160 --> 00:35:10,231
틴토에게 에너지를
주는 존재였고
473
00:35:10,232 --> 00:35:12,533
그의 뮤즈였죠
474
00:35:14,035 --> 00:35:16,003
틴타, 반가워요
475
00:35:18,607 --> 00:35:21,242
강한 아버지는 아니었어요
476
00:35:21,409 --> 00:35:25,079
만약 그랬다면
제가 거부감을 느꼈겠죠
477
00:35:25,580 --> 00:35:27,548
아버지의 자리가
크지는 않았어요
478
00:35:27,749 --> 00:35:30,584
거의 부재했다고
할 수 있죠
479
00:35:32,454 --> 00:35:35,256
반면 어머니는
항상 곁에 계셨어요
480
00:35:35,757 --> 00:35:37,525
매일 전화하셨지만
481
00:35:37,893 --> 00:35:40,060
간섭하지는 않았죠
482
00:35:40,629 --> 00:35:44,965
어머니와 부딪히는 일은
한 번도 없었어요
483
00:35:46,067 --> 00:35:50,538
아버지는 주로 나가 계셔서
얼굴 보기도 힘들었죠
484
00:35:53,108 --> 00:35:56,243
제게 잘 지내느냐고
물어보신 적도 없고요
485
00:36:02,150 --> 00:36:03,918
'서부극을 만들게 된
이유에 대해'
486
00:36:04,085 --> 00:36:08,622
'66년 아르젠토에게
고백했다'
487
00:36:08,790 --> 00:36:12,626
'서부극을 만들지
못하게 해서'
488
00:36:13,628 --> 00:36:15,296
'흥미가 생겼다고 한다'
489
00:36:15,630 --> 00:36:18,833
틴토 브라스는 어떤 방향으로
접근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았죠
490
00:36:19,000 --> 00:36:23,838
그래서 다른 장르를 연구하고
491
00:36:24,005 --> 00:36:27,608
다른 작품들을
연구하기 시작했어요
492
00:36:27,776 --> 00:36:32,313
당시 그는 내용보다는
언어에 더 흥미가 많았어요
493
00:36:32,481 --> 00:36:34,615
첫 작품부터 딴지를 걸었던
494
00:36:34,616 --> 00:36:38,986
주관심거리는 반사회적이고
혁신적인 주제였는데 말이죠
495
00:36:39,321 --> 00:36:42,590
영화 언어와
구조, 편집을 바꿔야했어요
496
00:36:42,791 --> 00:36:44,859
킴 아르칼리와의 작업이
도움이 되었죠
497
00:36:45,026 --> 00:36:49,130
누벨바그의 영향으로
영화는 방향을 잡았고
498
00:36:49,464 --> 00:36:51,699
대칭되는 숏과 리듬의
499
00:36:51,867 --> 00:36:55,269
연재 만화 스타일의
제작 방식을 택했죠
500
00:36:56,004 --> 00:37:00,040
런던에 머물던 시절 제작했던
'아우성'과 '어트랙션'은
501
00:37:00,175 --> 00:37:06,147
그의 성적인 취향을
실험할 수 있던 작품이에요
502
00:37:06,314 --> 00:37:09,016
그는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
프랑코 네로와 함께
503
00:37:09,184 --> 00:37:10,851
'드롭아웃'과 '휴가'를 찍어요
504
00:37:11,119 --> 00:37:13,487
배타적인 사회를
주제로 한 작품인데
505
00:37:13,655 --> 00:37:17,525
이탈리아의 베네토와
런던의 슬럼가에서 촬영하죠
506
00:37:17,726 --> 00:37:23,297
영상과 편집이
특히 중요한데
507
00:37:23,498 --> 00:37:26,534
틴토는 여러 군데를
물색했어요
508
00:37:26,968 --> 00:37:32,206
당시 '스파게피 웨스턴'을
만든 건 우연이 아니에요
509
00:37:32,374 --> 00:37:35,376
전혀 관심이 없었는데도 말이죠
510
00:37:35,510 --> 00:37:39,313
'양키'는 그에게는
무척 실험적인 영화였어요
511
00:37:39,481 --> 00:37:44,018
새로운 방식을 경험했고
512
00:37:44,186 --> 00:37:46,554
더 나아가
513
00:37:46,855 --> 00:37:50,891
'데들리 스위트'보다도
더 성숙한 영화를 만들죠
514
00:37:51,059 --> 00:37:55,229
베니스 비엔날레에서
상영됐어요
515
00:37:57,499 --> 00:38:02,369
아주 특이하고
기묘하면서도 유쾌한 영화죠
516
00:38:02,938 --> 00:38:07,908
'레스프레소'라는 잡지에
모라비아가 기고한 게 있는데
517
00:38:08,076 --> 00:38:14,081
영화가 말하려는 바와
관람평에 대한 내용을 담았죠
518
00:38:14,249 --> 00:38:17,718
헌데 영화의 의도를
모르겠다고 하더군요
519
00:38:18,587 --> 00:38:23,924
솔직히 말해서
이 영화가 지니는 의미를
520
00:38:24,059 --> 00:38:26,293
나도 잘 모르겠어요
521
00:38:26,561 --> 00:38:30,564
하지만 내가 가장
중요하게 생각했던 건
522
00:38:30,932 --> 00:38:36,437
그런 형식의 영화를
만드는 거였어요
523
00:38:37,572 --> 00:38:39,740
결과는 성공적이었죠
524
00:38:40,041 --> 00:38:43,778
1960년대 젊은
이탈리아 영화 감독들은...
525
00:38:44,246 --> 00:38:46,313
젊은 감독이 아닌
파졸리니조차도
526
00:38:46,581 --> 00:38:49,483
60년대 후반의 고다르 작품처럼
전향하고 싶어 했어요
527
00:38:50,285 --> 00:38:55,956
틴토 브라스의
초기 작품을 보면
528
00:38:56,124 --> 00:39:01,929
고다르의 작품을 따라하려는
시도가 엿보여요
529
00:39:02,831 --> 00:39:08,002
그런 장르 안에서
변화를 계속했죠
530
00:39:08,503 --> 00:39:11,338
제가 볼 땐 그랬어요
531
00:39:11,506 --> 00:39:15,075
후에 그는 광기를
해석하는 법이나
532
00:39:15,243 --> 00:39:19,980
프랑코 바사글리아의
아이디어에 깔린
533
00:39:19,981 --> 00:39:24,618
지성을 이해하게 되죠
534
00:39:25,187 --> 00:39:28,756
하지만 적은 예산과
너무 실험적인 작품이다 보니
535
00:39:29,157 --> 00:39:32,193
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어요
536
00:39:32,461 --> 00:39:37,164
그러나 프랑코와 바네사
스타일을 구사하게 돼요
537
00:39:43,338 --> 00:39:47,174
틴토를 만난 건
아주 오래전이에요
538
00:39:48,143 --> 00:39:53,814
당시에 '아우성'이라는
영화를 상영했는데
539
00:39:53,982 --> 00:39:56,884
영화가 끝난 후 틴토를
축하하는 자리에서 만났죠
540
00:39:57,719 --> 00:40:02,022
저와 함께
일하고 싶다고 하더군요
541
00:40:02,357 --> 00:40:07,995
'어떻게 생각해, 틴타?'
틴타는 아내이자 뮤즈였죠
542
00:40:10,899 --> 00:40:13,134
전 좋다고 했어요
543
00:40:13,535 --> 00:40:15,703
바네사에 대해서도 물었는데
544
00:40:15,904 --> 00:40:18,739
상대 배우로 나쁘지
않다고 대답했죠
545
00:40:19,574 --> 00:40:22,810
그 후 많은 대화를 나눴고
546
00:40:23,311 --> 00:40:27,314
스토리 하나를
만들어 냈는데
547
00:40:28,150 --> 00:40:30,351
그게 '드롭아웃'이에요
548
00:40:30,552 --> 00:40:34,054
바네사도 함께
작업하기로 한 후에는
549
00:40:35,257 --> 00:40:37,258
카를로 폰티를 만났어요
550
00:40:39,327 --> 00:40:42,763
카를로는 바로
계약을 하고 싶어 했죠
551
00:40:42,998 --> 00:40:45,766
저와 바네사가
주연을 맡았는데
552
00:40:46,902 --> 00:40:49,336
저흰 몸값이 나가는
세계적으로 알려진 배우였어요
553
00:40:51,039 --> 00:40:55,409
카를로한테 큰돈이
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
554
00:40:55,577 --> 00:40:58,245
하지만 계약을 원했고
수익도 기대하는 듯했죠
555
00:40:59,781 --> 00:41:03,250
우리는 잠시 망설이다가
눈을 마주치고는
556
00:41:05,520 --> 00:41:08,789
작은 규모로
진행하기로 했죠
557
00:41:09,024 --> 00:41:11,759
우선 회사를
차리기로 했어요
558
00:41:12,260 --> 00:41:14,562
급여는 아무도 못 받았어요
559
00:41:15,630 --> 00:41:18,566
촬영 중에도
끝난 후에도 못 받았죠
560
00:41:18,733 --> 00:41:21,035
수입이 없었으니까요
561
00:41:21,436 --> 00:41:23,037
우린 런던으로 갔어요
562
00:41:23,205 --> 00:41:26,574
아무런 계획도 없이
내키는 장소에서 찍었어요
563
00:41:27,776 --> 00:41:31,412
우리는 잘 통했고
맘껏 자유를 느꼈어요
564
00:41:34,149 --> 00:41:38,119
가끔은 대본 없이
촬영하기도 했죠
565
00:41:38,787 --> 00:41:40,788
즉흥으로 대사를 했어요
566
00:41:57,139 --> 00:42:00,941
독특한 영화를 만들었어요
567
00:42:03,612 --> 00:42:06,814
수익에 대해서는
생각하지 않았죠
568
00:42:07,249 --> 00:42:10,484
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
생각뿐이었어요
569
00:42:10,752 --> 00:42:15,456
'드롭아웃' 촬영 당시는
흥미로운 시기였죠
570
00:42:15,624 --> 00:42:17,691
런던에서 촬영했는데
571
00:42:18,627 --> 00:42:20,461
촬영이 끝난 후에
572
00:42:20,829 --> 00:42:23,931
제 기억으로는
573
00:42:24,099 --> 00:42:26,500
가진 돈이
몇 파운드뿐이었어요
574
00:42:26,668 --> 00:42:28,702
틴토가 그러더군요
575
00:42:29,504 --> 00:42:32,106
틴토 특유의
말투가 있거든요
576
00:42:33,375 --> 00:42:35,709
'이 돈으로
한편 더 찍을까?'
577
00:42:36,678 --> 00:42:39,480
저야 당연히 찬성이었죠
578
00:42:40,048 --> 00:42:43,017
촬영을 시작했지만
끝내진 못했어요
579
00:42:43,185 --> 00:42:45,186
276 A, 테이크 2
580
00:42:47,622 --> 00:42:49,790
사람이 매시간 죽어 나가요
581
00:42:50,492 --> 00:42:52,393
화장실에서 얘기할까요?
582
00:42:52,561 --> 00:42:56,630
제목인 'DNA'는
디옥시리보핵산의 약자로
583
00:42:56,832 --> 00:42:59,300
생명을 결정짓는 세포죠
584
00:42:59,835 --> 00:43:03,471
그 영화에서
전 주연을 맡았고
585
00:43:03,638 --> 00:43:05,406
상대는 바네사였어요
586
00:43:06,374 --> 00:43:09,810
우리가 구상했던
영화의 주제는
587
00:43:10,378 --> 00:43:12,980
정신병자의
정신적 일탈이었죠
588
00:43:13,381 --> 00:43:16,917
예산이 부족해서
끝마치지는 못했어요
589
00:43:17,819 --> 00:43:22,423
무척 안타까웠어요
상업적이진 않지만
590
00:43:22,557 --> 00:43:24,692
아주 낯설고 독특한
영화가 됐을 겁니다
591
00:43:25,093 --> 00:43:27,995
굉장히 흥미롭고
592
00:43:28,163 --> 00:43:34,201
특히 편집 방식이
아주 독특했어요
593
00:43:34,402 --> 00:43:38,405
전 틴토에게
많은 걸 배웠죠
594
00:43:38,940 --> 00:43:43,077
기술이나
영화 제작뿐 아니라
595
00:43:43,912 --> 00:43:48,415
세상을 바라보는
방식에 대해서도요
596
00:43:48,850 --> 00:43:51,085
도와드릴까요, 숙녀분?
597
00:43:52,921 --> 00:43:55,423
당신이 신사라면
난 숙녀겠죠
598
00:43:56,958 --> 00:43:59,460
그랑 마니에르?
베브 끄리꼬?
599
00:43:59,928 --> 00:44:03,364
리츠 칼튼?
침대 열차?
600
00:44:03,565 --> 00:44:05,232
불평하지 말아요
601
00:44:05,567 --> 00:44:07,368
내가 여기 주인이니까
602
00:44:08,870 --> 00:44:10,938
타란티노 감독은
603
00:44:10,972 --> 00:44:16,076
왜 '살롱 키티'
이전작을 선호할까요?
604
00:44:17,112 --> 00:44:23,484
그 작품들은
고다르 영화처럼 전위적이고
605
00:44:25,987 --> 00:44:30,791
스릴러라는 장르를
재창조했다는 점에서
606
00:44:30,992 --> 00:44:33,461
누벨 바그로 보는 게 맞아요
607
00:44:33,628 --> 00:44:36,330
쿠엔틴은 그 점을
간파했던 거고
608
00:44:36,498 --> 00:44:38,666
우리 모두 다 알고 있죠
609
00:44:39,835 --> 00:44:43,938
하지만 초기작을
접하지 않은 이들은
610
00:44:45,107 --> 00:44:48,676
그렇게 해석하지 못하고
611
00:44:48,810 --> 00:44:51,745
엉덩이가 나오는
'올 레이디 두 잇'이나
612
00:44:51,913 --> 00:44:56,617
'열쇠' 등의 영화만 보고
그를 이해하는데
613
00:44:58,820 --> 00:45:03,190
그게 다가 아니죠
614
00:45:03,358 --> 00:45:07,261
틴토 브라스는
마치 그 엉덩이 뒤에
615
00:45:09,264 --> 00:45:12,666
숨어있는 것 같아요
616
00:45:12,834 --> 00:45:19,006
당시 틴토는 꽤
유명한 감독이었어요
617
00:45:19,341 --> 00:45:22,476
'열쇠' 개봉 이후에는
618
00:45:22,677 --> 00:45:26,480
천재 감독으로
세간의 주목을 받았죠
619
00:45:26,882 --> 00:45:30,551
틴토는 그 후 몇 년간
620
00:45:30,719 --> 00:45:35,022
돈이 되지 않는
실험 영화를 만들었는데
621
00:45:35,190 --> 00:45:38,192
결국 그게 지겨워졌는지
622
00:45:38,560 --> 00:45:43,330
다른 장르로
노선을 바꾸더군요
623
00:45:44,699 --> 00:45:46,333
저기로 가
624
00:45:50,539 --> 00:45:51,705
무릎 꿇어
625
00:45:53,241 --> 00:45:54,875
무릎 꿇어
626
00:45:59,714 --> 00:46:02,650
손으로 땅을 짚고
암캐처럼 기어
627
00:46:06,721 --> 00:46:08,022
이리 와
628
00:46:10,559 --> 00:46:12,159
더 빨리
629
00:46:12,327 --> 00:46:14,028
빨리 기어 와
630
00:46:16,364 --> 00:46:18,699
알겠어?
넌 아무것도 아니야
631
00:46:22,504 --> 00:46:24,405
암캐일 뿐이지
632
00:46:25,774 --> 00:46:28,275
내 명령에 복종하는 암캐
633
00:46:31,213 --> 00:46:33,280
반항하는 게 맘에 드는데
634
00:46:33,682 --> 00:46:36,250
품위와 자부심도
마음에 들어
635
00:46:39,087 --> 00:46:41,021
내게 보여줘
636
00:46:45,127 --> 00:46:46,961
그러면
637
00:46:48,730 --> 00:46:50,464
내 권력을...
638
00:46:52,267 --> 00:46:53,634
나눠주지
639
00:46:55,403 --> 00:46:59,373
대부분의 작품에
죽음이 등장해요
640
00:47:00,709 --> 00:47:05,279
'살롱 키티'도 마찬가지죠
641
00:47:05,714 --> 00:47:08,382
어떤 관점에서 보면
끔찍한 영화예요
642
00:47:08,650 --> 00:47:11,652
표현 방식이 직설적이고
무자비하거든요
643
00:47:14,055 --> 00:47:17,291
다양한 형태와
방식을 통해서
644
00:47:17,459 --> 00:47:21,495
섹스가 권력과 죽음의
수단으로 쓰이죠
645
00:47:22,097 --> 00:47:25,099
브라스는 그걸
강렬하게 표현했고요
646
00:47:26,001 --> 00:47:30,070
파졸리니 감독과
상반되는 듯 보이지만
647
00:47:30,238 --> 00:47:35,142
어떤 부분에서는
묘하게 일치하거나
648
00:47:35,310 --> 00:47:37,077
일맥상통해요
649
00:47:45,821 --> 00:47:48,155
섹스와스티카
650
00:47:48,323 --> 00:47:50,291
섹스와스티카 심의 중
651
00:47:50,692 --> 00:47:53,494
'살롱 키티'의 저작권 주장
652
00:47:53,528 --> 00:47:55,763
검열관?
권력의 관리인
653
00:47:55,864 --> 00:47:59,467
'살롱 키티'
장면 삭제 거부
654
00:47:59,768 --> 00:48:02,703
제작자가 30개 장면 삭제
655
00:48:02,938 --> 00:48:05,439
경찰 동원
656
00:48:05,607 --> 00:48:09,376
'살롱 키티' 사건에
경찰 투입
657
00:48:09,544 --> 00:48:14,181
'살롱 키티'
무삭제판 승인
658
00:48:15,317 --> 00:48:18,219
'살롱 키티' 무삭제판
상영 허가
659
00:48:30,332 --> 00:48:35,369
'살롱 키티'는
제 영화 인생에서
660
00:48:36,571 --> 00:48:38,139
매우 뜻깊은 작품이에요
661
00:48:38,540 --> 00:48:44,145
틴토와의 관계 역시
제겐 큰 의미가 있죠
662
00:48:44,179 --> 00:48:49,583
우리는 아주 친했어요
죽이 잘 맞았죠
663
00:48:51,153 --> 00:48:53,187
그는 비범한 사람이에요
664
00:48:53,755 --> 00:48:56,190
쾌락주의자죠
665
00:48:56,525 --> 00:48:59,894
먹는 것도 맘껏 즐겼고
666
00:48:59,928 --> 00:49:03,898
담배도 많이 피우고
술도 많이 마셨어요
667
00:49:04,065 --> 00:49:07,168
하지만 그게
그의 매력이에요
668
00:49:07,202 --> 00:49:11,071
틴토는 내게
필요한 존재였어요
669
00:49:13,942 --> 00:49:16,544
당시 내게는 그랬죠
670
00:49:17,245 --> 00:49:22,450
그때 난 우울증을
앓고 있었어요
671
00:49:23,084 --> 00:49:27,755
틴토는 날 이해했고
극복하게 도와줬죠
672
00:49:27,789 --> 00:49:31,592
하지만 우울증의 영향으로
673
00:49:32,027 --> 00:49:35,062
난 스케치를 관두게 됐어요
674
00:49:36,298 --> 00:49:41,068
내가 그린 스케치도 전부
틴토가 보관하고 있죠
675
00:49:41,069 --> 00:49:44,238
노력하면
기술은 쉽게 익힌다
676
00:49:45,273 --> 00:49:50,211
살인과 마찬가지로
처음에는 후회하고
677
00:49:50,579 --> 00:49:53,414
역겹거나
불면증이 올 수 있다
678
00:49:54,649 --> 00:49:57,318
세 번째부터 편안해지고
679
00:49:57,486 --> 00:50:00,387
다섯 번째 이후로는
식욕이 돌아올 거다
680
00:50:00,822 --> 00:50:03,324
재미까지 느끼게 될걸
681
00:50:03,959 --> 00:50:05,493
삶의 자극이 되지
682
00:50:06,595 --> 00:50:08,829
너희도 그럴 것이다
683
00:50:10,732 --> 00:50:11,899
히틀러 만세
684
00:50:11,933 --> 00:50:13,334
히틀러 만세!
685
00:50:14,603 --> 00:50:18,572
사실 영화는 전반적으로
686
00:50:18,573 --> 00:50:21,642
아주 끔찍해요
687
00:50:22,477 --> 00:50:31,418
시각적으로
잘 드러나지는 않지만
688
00:50:33,021 --> 00:50:37,358
틴토가 추구하는 스타일은
689
00:50:37,959 --> 00:50:40,327
미술감독인 제게는
새로운 경험이었어요
690
00:50:40,328 --> 00:50:42,830
하지만 내가 느꼈던 점은
691
00:50:42,831 --> 00:50:45,699
1976년, 살롱 키티
오리지널 세트 페인팅
692
00:50:46,835 --> 00:50:51,505
한계를 시험하고
693
00:50:51,506 --> 00:50:53,674
그걸 뛰어넘으려는
대담성이 있다는 거였죠
694
00:50:53,675 --> 00:50:57,144
나도 그랬던 거 같아요
아직도 기억나는데
695
00:50:57,145 --> 00:51:02,383
친위대장의
집무실 장면이었죠
696
00:51:02,384 --> 00:51:06,187
세트를 디자인할 때
697
00:51:06,221 --> 00:51:09,690
창문을 두 개 달고
698
00:51:09,991 --> 00:51:13,060
바닥은 대리석으로 깔았어요
699
00:51:13,061 --> 00:51:17,631
틴토는 거침없이
세트장에 들어섰죠
700
00:51:17,666 --> 00:51:21,135
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
701
00:51:21,136 --> 00:51:23,971
암튼 그 친위대장이
702
00:51:24,206 --> 00:51:27,708
책상으로
걸어가는 게 아니라
703
00:51:27,709 --> 00:51:31,712
스케이트를 타듯
미끄러져 갑니다
704
00:51:31,713 --> 00:51:35,316
그 장면이
기발하다고 생각했죠
705
00:51:35,383 --> 00:51:37,418
힘러의 권력이지
706
00:51:39,755 --> 00:51:41,589
당신은 미쳤어
707
00:51:43,058 --> 00:51:45,860
난 독일 장교들의
잠자리 버릇을 알아
708
00:51:48,029 --> 00:51:49,530
리벤트로프
709
00:51:50,332 --> 00:51:53,067
괴벨스, 카이텔, 요들
710
00:51:54,603 --> 00:51:57,338
하인리히 힘러까지
711
00:51:58,573 --> 00:52:00,875
그들의 약점도 알지
712
00:52:02,344 --> 00:52:04,512
개개인의 약점 말이야
713
00:52:06,348 --> 00:52:08,249
마약 중독자
714
00:52:09,451 --> 00:52:11,752
발기부전, 성도착증
715
00:52:12,421 --> 00:52:14,221
도벽과 배신
716
00:52:15,123 --> 00:52:16,590
각자의 적들
717
00:52:16,958 --> 00:52:18,926
출세주의자, 겁쟁이
718
00:52:20,028 --> 00:52:22,229
상사는 어떻게 생각하죠?
719
00:52:22,864 --> 00:52:25,733
앞으로 그들은
생각할 시간도 없을 거야
720
00:52:27,135 --> 00:52:28,369
히틀러 만세!
721
00:52:28,370 --> 00:52:31,272
내가 생각해낸
계획은 아니지만
722
00:52:32,574 --> 00:52:35,309
난 그들을 없앨 수 있어
723
00:52:36,111 --> 00:52:38,078
그것도 내가 원할 때
724
00:52:38,380 --> 00:52:40,648
당신의 힘을
과신하는 것 같네요
725
00:52:41,049 --> 00:52:43,584
아니야, 사실이지
726
00:52:44,219 --> 00:52:46,620
내가 하는 말은
모두 사실이야
727
00:52:47,756 --> 00:52:50,157
내 말이 옳아
잘 들어
728
00:52:50,392 --> 00:52:53,060
국가 사회주의 따윈
관심 없어
729
00:52:53,261 --> 00:52:56,630
지도자들도
다 나와 똑같아
730
00:52:57,432 --> 00:53:00,101
그들이 원하는 건
권력이야
731
00:53:00,469 --> 00:53:03,003
이상도 없고
믿음도 없어
732
00:53:04,139 --> 00:53:07,174
'살롱 키티'는
아주 의미가 커요
733
00:53:07,342 --> 00:53:11,245
한 단계 진일보한 작품이죠
새 영화 언어를 시도했고
734
00:53:11,413 --> 00:53:13,481
거대 제작사와 함께
작업했고
735
00:53:13,949 --> 00:53:16,250
해외로 수출도 했어요
736
00:53:16,351 --> 00:53:20,321
'살롱 키티'를 통해서
737
00:53:20,322 --> 00:53:25,793
감독으로서의 이력을
더 공고히 하게 됐죠
738
00:53:25,961 --> 00:53:29,997
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고
739
00:53:30,332 --> 00:53:33,367
밥 구치오네라는
제작자를 알게 됐어요
740
00:53:33,602 --> 00:53:38,506
밥은 이탈리아에 와서
'살롱 키티'를 관람했고
741
00:53:38,707 --> 00:53:41,342
영화를 다 보고 나서
742
00:53:41,676 --> 00:53:44,779
내게 전화해
영화 제작을 제안했어요
743
00:53:45,847 --> 00:53:47,681
바로 '칼리귤라'였죠
744
00:54:11,540 --> 00:54:15,843
그의 작품은
나름의 가치가 있고
745
00:54:16,077 --> 00:54:19,213
틴토 브라스는
기억할 만한 감독이에요
746
00:54:19,381 --> 00:54:23,717
놀라운 건 '칼리귤라'가
평가절하 됐다는 거예요
747
00:54:23,885 --> 00:54:28,089
당시 이탈리아 영화계에
센세이션을
748
00:54:28,857 --> 00:54:30,758
일으킨 작품이거든요
749
00:54:31,359 --> 00:54:36,430
'칼리귤라'는 유일한
포르노 서사 영화예요
750
00:54:36,731 --> 00:54:39,667
촬영 전에
배우와 제작진이
751
00:54:39,668 --> 00:54:42,103
함께 모여 식사를 했어요
752
00:54:42,104 --> 00:54:46,674
기다란 테이블 끝에
밥 구치오네가 앉았죠
753
00:54:46,842 --> 00:54:52,880
뭐라고 해야할까요?
재미있는 분이었어요
754
00:54:52,881 --> 00:54:54,515
전 틴토 옆에 앉았고요
755
00:54:54,516 --> 00:54:58,619
구치오네는
아주 뿌듯해 보였어요
756
00:54:58,620 --> 00:55:03,524
자리에 모인 사람들은
세계적으로 유명하고
757
00:55:03,525 --> 00:55:07,728
성공한 사람들이었고
758
00:55:08,230 --> 00:55:10,231
영국 최고의 배우들이었죠
759
00:55:10,232 --> 00:55:14,068
존 길구드, 피터 오툴
760
00:55:14,069 --> 00:55:18,873
말콤과 저도
당시에 꽤 유명했어요
761
00:55:18,874 --> 00:55:24,378
최고의 배우진과
최고의 디자이너라며
762
00:55:24,379 --> 00:55:27,715
아주 좋아했어요
763
00:55:28,216 --> 00:55:32,153
이탈리아의 유명한
디자이너가 참여했고
764
00:55:32,387 --> 00:55:35,256
감독은 틴토 브라스였죠
765
00:55:35,457 --> 00:55:39,727
틴토가 속삭였어요
'최악의 영화가 될 거야'
766
00:55:41,730 --> 00:55:45,065
그게 틴토와의
첫 만남이었죠
767
00:55:45,100 --> 00:55:49,069
그는 기존의
모든 체제에 저항하고
768
00:55:49,104 --> 00:55:53,007
도전적인 태도로
삶을 대해요
769
00:55:53,008 --> 00:55:57,311
한 마디로 말썽꾸러기죠
770
00:56:05,921 --> 00:56:09,023
밥 구치오네는
고어 비달을 만났죠
771
00:56:09,291 --> 00:56:13,694
잘 나가는 성인잡지의
발행인이니
772
00:56:13,862 --> 00:56:17,598
작가를 설득하는 건
식은 죽 먹기였을 거예요
773
00:56:17,766 --> 00:56:19,700
'쓰고 싶은 걸 써라'
774
00:56:19,868 --> 00:56:22,536
제작비는 얼마든지
주겠다고 한 거죠
775
00:56:22,704 --> 00:56:26,173
고상한 지성인인 비달이
그와 손을 잡게 된 겁니다
776
00:56:26,341 --> 00:56:32,880
비달에게 각본 수정을
일곱 번이나 요구했는데
777
00:56:33,014 --> 00:56:36,150
매번 요구를 들어줬어요
778
00:56:36,318 --> 00:56:39,787
날 위해 각본을 수정했죠
779
00:56:41,690 --> 00:56:47,027
틴토 브라스를
촬영 감독으로 고용했어요
780
00:56:47,195 --> 00:56:52,199
비달의 각본이 얼마나
바뀌었는지 모르지만
781
00:56:53,168 --> 00:56:56,203
제작현장에서 그런 일은
아주 흔해요
782
00:56:56,505 --> 00:56:59,206
작가와 감독이
자주 충돌하죠
783
00:56:59,407 --> 00:57:01,041
틴토 브라스가
784
00:57:02,878 --> 00:57:07,214
영화를 만든다고 하더군요
785
00:57:08,884 --> 00:57:12,486
그는 실력 있는 연출가이자
촬영감독이었죠
786
00:57:12,654 --> 00:57:15,589
기술도 뛰어나고요
787
00:57:18,593 --> 00:57:21,529
그는 각본대로
하겠다고 약속했죠
788
00:57:21,930 --> 00:57:25,065
둘의 생각이
달랐을 거예요
789
00:57:25,233 --> 00:57:28,869
현존하는 작가들은
다루기가 어렵죠
790
00:57:29,871 --> 00:57:32,907
고인과 일하는 게
차라리 나을 거예요
791
00:57:33,575 --> 00:57:36,110
틴토를 선택한 건
792
00:57:36,111 --> 00:57:40,247
성적 묘사에 두려움이
없어서일 거예요
793
00:57:40,248 --> 00:57:44,084
구치오네는 확실히
에로 영화를 원했어요
794
00:57:44,085 --> 00:57:49,690
고급스럽고 수위가 낮은
포르노물을 원했죠
795
00:57:49,691 --> 00:57:53,527
그런 영화를 만들고
싶어 했던 것 같아요
796
00:57:53,562 --> 00:57:59,366
고어 비달의
훌륭한 각본을 가지고
797
00:57:59,935 --> 00:58:02,937
최고의 작품이
나오기를 바랐어요
798
00:58:02,938 --> 00:58:07,708
최고의 각본가를 비롯해
훌륭한 팀을 데리고
799
00:58:07,809 --> 00:58:13,247
소프트 포르노물을
제작하려던 거죠
800
00:58:14,049 --> 00:58:17,952
어떻게 보면
리처드 닉슨의 얘기고
801
00:58:18,120 --> 00:58:20,488
또 그 밖에 여러...
802
00:58:22,491 --> 00:58:24,825
- 지도자 말인가요?
- 맞아요
803
00:58:25,627 --> 00:58:28,562
구치오네가 원했던 건...
804
00:58:29,664 --> 00:58:33,801
기본적으로 구치오네는
취향이란 게 없었죠
805
00:58:33,802 --> 00:58:36,604
결국에 보니까
그렇더라고요
806
00:58:36,605 --> 00:58:38,439
취향 따위는 없었어요
807
00:58:38,840 --> 00:58:42,843
틴토는 취향이 있었죠
808
00:58:43,278 --> 00:58:46,413
구치오네가
불화를 일으켰어요
809
00:58:46,581 --> 00:58:49,650
영화 제작이 끝난 후에
810
00:58:49,918 --> 00:58:55,122
'칼리귤라'가 원하는 만큼
에로틱하지 않다면서
811
00:58:55,357 --> 00:58:58,759
브라스의 가슴에
비수를 꽂았어요
812
00:58:59,294 --> 00:59:01,662
편집권을 박탈한 겁니다
813
00:59:01,963 --> 00:59:06,000
나라면 완전히 색다르게
완성했을 거예요
814
00:59:06,601 --> 00:59:09,370
전에 없던 영화가 됐겠죠
815
00:59:10,705 --> 00:59:13,340
이미지는 당연히 동일하고요
816
00:59:13,842 --> 00:59:15,609
이미지는 내 것이지만
817
00:59:15,777 --> 00:59:19,880
영화는 구치오네 거죠
818
00:59:20,549 --> 00:59:22,283
그의 의도대로
찍은 거니까요
819
00:59:22,617 --> 00:59:25,486
치열한 소송이 벌어졌어요
820
00:59:25,787 --> 00:59:30,658
저작권을 놓고 브라스가
구치오네를 고소했죠
821
00:59:30,859 --> 00:59:34,061
이 소송의 진정한 의미는
822
00:59:34,296 --> 00:59:37,031
예술 작품의 소유권이
823
00:59:37,232 --> 00:59:41,335
돈을 투자한
제작자에게 있는지
824
00:59:41,503 --> 00:59:45,573
촬영한 감독에게 있는지를
가린다는 점에 있죠
825
00:59:45,740 --> 00:59:50,878
구치오네를 상대로
벌인 소송은
826
00:59:51,012 --> 00:59:52,913
혁신적인 사건이었어요
827
00:59:53,081 --> 00:59:55,216
이탈리아 역사상
처음으로 승소했고
828
00:59:55,584 --> 00:59:58,919
감독의 저작권이
인정됐습니다
829
00:59:59,321 --> 01:00:02,423
감독 자신이 촬영한
작품에 권리가 있고
830
01:00:02,657 --> 01:00:06,427
만약 완성된 작품에
만족하지 않으면
831
01:00:06,661 --> 01:00:09,864
즉, 편집 결과에
만족하지 않으면
832
01:00:10,365 --> 01:00:13,768
개봉하지 않을
권리도 가지는 거예요
833
01:00:14,002 --> 01:00:17,605
내가 편집하지 않은 영화는
내 작품이 아니에요
834
01:00:18,206 --> 01:00:20,241
편집은 아주 중요한 과정이죠
835
01:00:20,575 --> 01:00:22,877
영화가 만들어지는 건
836
01:00:23,044 --> 01:00:26,747
촬영 단계가 아니에요
837
01:00:27,215 --> 01:00:29,049
가장 중요한 건
편집 단계죠
838
01:00:29,251 --> 01:00:32,119
내가 편집하지 않으면
내 영화가 아니에요
839
01:00:32,387 --> 01:00:35,923
구치오네는 포르노 제작자나
840
01:00:36,091 --> 01:00:38,793
탐욕가일지는 몰라도
841
01:00:39,127 --> 01:00:41,061
바보는 아니에요
842
01:00:41,363 --> 01:00:44,765
그는 작품을
이탈리아 밖으로 빼돌려
843
01:00:45,033 --> 01:00:46,734
런던으로 보냈어요
844
01:00:46,935 --> 01:00:49,904
필름 안에 필름을
숨기는 방식으로
845
01:00:50,105 --> 01:00:52,940
네거티브를 훔쳤고
846
01:00:53,208 --> 01:00:55,910
런던으로 가서
또 소송을 벌였죠
847
01:00:56,912 --> 01:00:58,813
소유권 분쟁이었어요
848
01:00:58,980 --> 01:01:04,585
하지만 이번에는
브라스가 패소합니다
849
01:01:04,886 --> 01:01:09,490
영화를 놓고
갈등이 생긴 거죠
850
01:01:09,491 --> 01:01:13,761
제작자의 권력과
851
01:01:13,795 --> 01:01:17,131
틴토의 창의성 간의
싸움이었어요
852
01:01:17,132 --> 01:01:22,169
틴토의 입장에서
자신의 작품을 잃는 건
853
01:01:22,170 --> 01:01:24,271
정말 힘든 일이었을 거예요
854
01:01:24,272 --> 01:01:27,808
감독에게 너무나도
가혹한 일이겠죠
855
01:01:27,809 --> 01:01:32,513
틴토는 전에 없이
많은 예산을 들여
856
01:01:32,514 --> 01:01:38,586
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
마음껏 창조해냈어요
857
01:01:38,587 --> 01:01:40,621
'칼리귤라'에서 말이죠
858
01:01:40,622 --> 01:01:46,026
그런 작품을
빼앗겼다는 것 자체가
859
01:01:46,027 --> 01:01:50,297
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
고통스러웠을 거예요
860
01:02:04,312 --> 01:02:06,981
전 제가 운이
좋았다고 생각해요
861
01:02:07,015 --> 01:02:10,851
데뷔 초기에 작품을
함께 했던 감독이
862
01:02:10,852 --> 01:02:17,458
급진적이고 실험적인
감독이어서가 아니라
863
01:02:17,459 --> 01:02:24,331
대담하고 흥미로운
사람이었다는 점에서요
864
01:02:24,466 --> 01:02:26,133
전 운이 좋았어요
865
01:02:26,301 --> 01:02:28,202
틴토는 평범하지 않아요
866
01:02:28,870 --> 01:02:30,738
'자유를 사랑해요'
867
01:02:30,906 --> 01:02:34,208
파졸리니가 섹스 장면을
촬영할 때 이렇게 말했죠
868
01:02:34,543 --> 01:02:38,412
저 역시 자유를
사랑하는 사람이에요
869
01:02:38,880 --> 01:02:46,353
위선과 무지
두려움에 가려져
870
01:02:46,555 --> 01:02:49,423
그간 표현되지 못했던
모든 걸 표현할 생각이에요
871
01:02:49,758 --> 01:02:52,326
완전히 발가벗은 섹스죠
872
01:02:52,527 --> 01:02:54,161
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
873
01:02:54,162 --> 01:02:56,831
2001년 1월
틴토를 기념하고자
874
01:02:56,998 --> 01:02:59,500
그의 영화 회고전을 기획했어요
875
01:02:59,668 --> 01:03:04,171
'육체의 천국'이란
타이틀을 달았는데
876
01:03:04,372 --> 01:03:07,608
틴토가 무척 좋아했죠
877
01:03:07,776 --> 01:03:10,411
이런 타이틀을 붙인 이유는
878
01:03:10,579 --> 01:03:17,118
그는 순수한 쾌락과
기쁨의 아이콘이니까요
879
01:03:17,119 --> 01:03:21,922
틴토 브라스의 에로티시즘은
여타 감독들과는 달라요
880
01:03:22,090 --> 01:03:25,259
우리는 많은 감독들이
고민하는
881
01:03:25,427 --> 01:03:28,629
에로스와 타나토스와
연관지어서
882
01:03:28,797 --> 01:03:32,633
질병과 모호함, 성폭력에 대한
얘기도 나누려 해요
883
01:03:32,801 --> 01:03:36,403
'살롱 키티'나 '칼리귤라'처럼
884
01:03:36,571 --> 01:03:39,707
폭력적이고 모호한
영화를 만들었지만
885
01:03:39,875 --> 01:03:45,079
그 작품들은 성보다는
무정부주의에 대한 영화죠
886
01:03:45,247 --> 01:03:49,617
그는 밝고 즐거운
에로 영화를 만들어서
887
01:03:49,785 --> 01:03:54,955
우리에게 에로티시즘의
유쾌함을 선사했어요
888
01:03:56,057 --> 01:04:01,328
이 회고전은 그의 초기작을
다시 살펴보고
889
01:04:01,496 --> 01:04:05,800
기발하고 향락적인
에로티시즘 이전의
890
01:04:05,967 --> 01:04:10,171
그의 작품세계를
돌아보려는 겁니다
891
01:04:10,338 --> 01:04:13,941
그는 누벨바그로 일컫는
1960년대
892
01:04:14,176 --> 01:04:17,845
즉, 현대 영화의
제작 방법을 개발한
893
01:04:18,013 --> 01:04:20,581
영화 세대의 일원이에요
894
01:04:20,749 --> 01:04:22,583
그는 1933년 생으로
895
01:04:22,751 --> 01:04:26,587
고다르나 트뤼포보다
더 젊었었죠
896
01:04:26,755 --> 01:04:29,356
이들 감독 세대는...
897
01:04:33,028 --> 01:04:36,997
이번 회고전을 통해
그의 초기 실험작을 살펴봤는데
898
01:04:37,165 --> 01:04:39,533
대중적이고
추상적인 스타일로
899
01:04:40,702 --> 01:04:43,871
정치색도 있지만
무정부주의적이에요
900
01:04:44,506 --> 01:04:49,877
에로영화로 전향하기
이전의 색채랄 수 있죠
901
01:04:50,045 --> 01:04:52,046
그의 선택이 옳았다고 봐요
902
01:04:52,214 --> 01:04:55,950
그는 에로티시즘에서
방향을 찾았어요
903
01:04:56,618 --> 01:05:00,287
그의 초기작은 일반적인
흐름을 좇았지만
904
01:05:00,455 --> 01:05:03,791
에로영화들을 통해
905
01:05:03,959 --> 01:05:06,794
그의 개인적인 스타일을
완성했죠
906
01:05:07,162 --> 01:05:13,534
이번 회고전은
그의 작품을 재발견하고
907
01:05:13,735 --> 01:05:16,871
그가 어떤 감독인지를
재고시켜 드릴 겁니다
908
01:05:17,072 --> 01:05:22,877
'육체의 천국'은
에로티시즘의 밝고
909
01:05:24,212 --> 01:05:25,412
긍정적인 면을 축하하는
910
01:05:25,580 --> 01:05:30,584
관능적이고 즐거운
헌사가 될 겁니다
911
01:05:31,219 --> 01:05:33,487
바타일이 죽음과 대조되는
삶의 증거로
912
01:05:33,655 --> 01:05:36,891
에로티시즘을 정의한다면
913
01:05:38,160 --> 01:05:42,563
브라스의 영화는
섹스가 삶이라고 정의하죠
914
01:05:42,731 --> 01:05:46,434
'엉덩이 찬양'의 시학
915
01:05:58,280 --> 01:06:01,916
뒤집어진 심장 모양의
호화로운 구체
916
01:06:02,083 --> 01:06:04,084
두 개의 반구
917
01:06:04,286 --> 01:06:07,755
중심을 따라 파인 골이
유혹의 미소를 보내고
918
01:06:08,623 --> 01:06:13,694
그 경사를 따라
지옥의 계곡이 펼쳐지며
919
01:06:13,895 --> 01:06:17,865
천국의 쾌락을 선사하네
920
01:06:18,133 --> 01:06:21,602
순수하고 둥그런 형체
921
01:06:21,636 --> 01:06:24,405
콩팥의 곡선을 그리며
922
01:06:24,606 --> 01:06:28,442
내 손안에 가득
들어오는 충만감
923
01:06:29,377 --> 01:06:31,946
틴토는...
924
01:06:33,915 --> 01:06:39,286
사물이나 금지된 것들의
925
01:06:39,755 --> 01:06:41,956
이미지를 표현하고
싶어 했고
926
01:06:42,124 --> 01:06:46,160
아주 훌륭하게 해냈죠
927
01:06:58,507 --> 01:07:03,844
성은 브라스의 삶에서
무척 중요한 요소였어요
928
01:07:04,012 --> 01:07:08,249
벌써 고등학교 때부터
매음굴에 드나들었죠
929
01:07:08,416 --> 01:07:13,087
거길 출입하려고
신분증을 위조하기도 했고
930
01:07:13,288 --> 01:07:19,293
아버지 서재에서
책을 훔쳐 팔기도 했어요
931
01:07:19,761 --> 01:07:22,997
그의 영화에서도
종종 언급되는데
932
01:07:23,165 --> 01:07:25,866
예를 들면
'파프리카'에서 그랬죠
933
01:07:26,034 --> 01:07:30,971
베니스에는 매음굴과
영화관이 33개씩 있었죠
934
01:07:31,139 --> 01:07:33,340
매음굴에 제일 먼저 가고
935
01:07:33,508 --> 01:07:37,812
그다음이 영화관
다시 매음굴로 가요
936
01:07:38,013 --> 01:07:41,715
욕구 해소를 위해서죠
937
01:07:43,718 --> 01:07:45,286
좋을 때였어요
938
01:07:45,620 --> 01:07:49,890
매음굴은 자신을 마음껏
표출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
939
01:07:50,125 --> 01:07:54,962
성적으로 뿐아니라
사회적으로도요
940
01:07:55,130 --> 01:07:59,967
그는 매음굴은 아지트처럼
말하곤 해요
941
01:08:00,168 --> 01:08:04,371
만남의 장소나 문화 교류가
일어나는 장소처럼요
942
01:08:08,143 --> 01:08:12,079
'커다랗고 둥근 목과
통통한 어깨 위로'
943
01:08:13,048 --> 01:08:16,417
'당당하고도 우아하게'
944
01:08:16,585 --> 01:08:18,552
'머리를 움직인다
위풍당당한 그대여'
945
01:08:19,521 --> 01:08:22,323
보들레르
당신이 보낸 건가?
946
01:08:22,491 --> 01:08:25,760
내 성기를 뜨겁게 하는
이 풍만한 육체를?
947
01:08:27,195 --> 01:08:31,265
난 10년간 매음굴의
단골이었어요
948
01:08:31,433 --> 01:08:37,605
나중에는 '매음굴의 왕'같은
존재가 되었죠
949
01:08:37,773 --> 01:08:40,841
법대 학위가 있으신데...
950
01:08:41,042 --> 01:08:44,278
- 맞아요
- 사실입니다
951
01:08:44,446 --> 01:08:46,213
대학을 두 군데나 다녔죠
파두아에서 다니다가
952
01:08:46,381 --> 01:08:49,617
페라라에서 졸업했어요
953
01:08:49,785 --> 01:08:53,521
대학을 옮긴 이유는...
954
01:08:54,890 --> 01:08:57,358
수업이나 교수와는
상관없어요
955
01:08:57,526 --> 01:09:02,963
당시 파두아의 매음굴을
다 없애버려서
956
01:09:03,131 --> 01:09:06,967
매음굴이 남아있던
페라라로 이사 간 거죠
957
01:09:07,135 --> 01:09:09,637
매음굴 때문에 이사를요?
958
01:09:09,871 --> 01:09:12,773
교육에 이렇게
큰 영향을 미친다니까요
959
01:09:14,376 --> 01:09:18,078
아까 대사 할 때
손가락을 넣었나?
960
01:09:18,280 --> 01:09:20,948
- 앞뒤 모두 말이야?
- 꼭 그래야 해요?
961
01:09:22,984 --> 01:09:24,785
구멍이 더 생기겠어요
962
01:09:46,408 --> 01:09:48,242
더 높이 세워
963
01:09:48,610 --> 01:09:50,511
브라스가 한 일은
964
01:09:50,679 --> 01:09:53,614
엄청난 일탈이었어요
965
01:09:55,517 --> 01:09:58,519
이탈리아 문화에
수용될 수는 없죠
966
01:09:58,920 --> 01:10:01,522
숭고한 형식을 매개로
967
01:10:02,290 --> 01:10:06,293
천박하다고 여겨지는
주제를 표현했어요
968
01:10:14,703 --> 01:10:16,337
그만해요
969
01:10:16,605 --> 01:10:17,872
커피 다 됐어요
970
01:10:18,140 --> 01:10:22,343
우아한 스타일과
고상한 언어가 만나
971
01:10:22,677 --> 01:10:26,514
고급스럽고 아름다운
영상을 만들어냈지만
972
01:10:27,115 --> 01:10:29,884
엉덩이가 부각되어
거북함을 심어줬죠
973
01:10:30,685 --> 01:10:33,954
덕분에 브라스는
배척되고 소외됐어요
974
01:10:35,190 --> 01:10:37,525
'엉덩이 감독'으로
치부되고 말죠
975
01:10:39,828 --> 01:10:43,063
인간의 신체 부위 중에서
엉덩이는
976
01:10:43,231 --> 01:10:44,999
천박한 것으로 인식되는데
977
01:10:45,500 --> 01:10:47,735
브라스는 굴하지 않아요
978
01:10:48,003 --> 01:10:52,640
웃음을 잃지 않고
신념을 추구하면서
979
01:10:52,874 --> 01:10:55,209
경쾌함과
활기를 유지하죠
980
01:10:56,211 --> 01:10:59,880
삶에 대한 시각과
미학을 결합했다고 할까요?
981
01:11:00,048 --> 01:11:04,385
하지만 그 유쾌함 또한
용서할 수 있는 게 아니죠
982
01:11:05,220 --> 01:11:11,258
아름답고 숭고한 것을
타락시켰으니까요
983
01:11:11,426 --> 01:11:13,260
만약 파졸리니였다면
984
01:11:14,863 --> 01:11:16,664
모두가 받아들였을 거예요
985
01:11:16,865 --> 01:11:21,769
그러나 숭고한 것과
저급한 신체를 결부시켜놓고
986
01:11:22,003 --> 01:11:24,338
농담하고 즐거워하는 건
987
01:11:24,506 --> 01:11:26,207
용납될 수 없는 거죠
988
01:11:26,408 --> 01:11:29,076
그런 사고방식 때문에
틴토 브라스는
989
01:11:31,046 --> 01:11:33,047
평가절하되는 겁니다
990
01:11:37,786 --> 01:11:39,120
모리치오?
991
01:11:39,287 --> 01:11:44,024
어디 예쁜 아가씨 없나?
992
01:12:00,942 --> 01:12:03,310
1983년, 열쇠
993
01:12:23,298 --> 01:12:26,300
안토니오니와 작업할 때
994
01:12:26,468 --> 01:12:29,503
브라스와 같은
스튜디오를 썼어요
995
01:12:29,671 --> 01:12:32,840
난 밀라노 사람이라
그 지역은 잘 모르는데
996
01:12:33,074 --> 01:12:36,610
카페에서 틴토를 만났죠
997
01:12:36,845 --> 01:12:42,917
대뜸 '열쇠'라는 영화의
오디션을 제안하더군요
998
01:12:43,919 --> 01:12:47,154
대사를 영어로 해야 했는데
999
01:12:47,756 --> 01:12:49,623
난 영어를 못했어요
1000
01:12:50,659 --> 01:12:52,793
선생을 붙여준다며
1001
01:12:52,961 --> 01:12:55,162
영어로 된 대본을 주더군요
1002
01:12:55,330 --> 01:13:00,267
하지만 영어가
전혀 늘지 않았어요
1003
01:13:00,435 --> 01:13:05,039
그런데 그게 무슨
상관이냐 싶어서
1004
01:13:05,273 --> 01:13:07,007
오디션을 봤죠
1005
01:13:07,175 --> 01:13:10,010
리키 토나찌가 조감독이었는데
1006
01:13:10,178 --> 01:13:15,182
그 친구가 상대의
대사를 읽어줬어요
1007
01:13:15,383 --> 01:13:21,789
베니스의 유명한 카페
플롤리안처럼 꾸며놓고는
1008
01:13:21,790 --> 01:13:24,492
테이블에 앉아
오디션을 봤죠
1009
01:13:24,659 --> 01:13:29,363
난 영어를 못하니 그냥
말을 지어내기로 했어요
1010
01:13:30,832 --> 01:13:34,168
내 차례가 되면
다리를 차달라고 했죠
1011
01:13:34,369 --> 01:13:35,903
리키는 영어를 했거든요
1012
01:13:36,071 --> 01:13:39,206
내 다리를 차길래
아무렇게나 지껄였죠
1013
01:13:49,885 --> 01:13:53,220
곱슬머리인데다
검은색이라
1014
01:13:53,388 --> 01:13:55,523
배역에도 전혀
어울리지 않았어요
1015
01:13:56,057 --> 01:13:59,326
어쨌든 오디션을 보고
틴토와 작별인사를 했죠
1016
01:14:03,765 --> 01:14:07,668
그런데 미용사가 오더니
머리를 자르려고 하더군요
1017
01:14:07,836 --> 01:14:11,572
전 어차피
안 될 거로 생각해서
1018
01:14:11,740 --> 01:14:15,009
머리를 못 자르게 했어요
1019
01:14:15,510 --> 01:14:17,545
그런데 3주 후에
전화로 이러는 겁니다
1020
01:14:17,712 --> 01:14:19,747
'말도 안 되는
이상한 대사였지만'
1021
01:14:19,948 --> 01:14:23,384
'한 번 해봅시다'
1022
01:14:23,852 --> 01:14:26,787
이 영화의 주제는
1023
01:14:27,756 --> 01:14:30,091
성적 황홀경과
1024
01:14:30,292 --> 01:14:32,193
감각적 쾌락입니다
1025
01:14:32,194 --> 01:14:36,230
1993년 열쇠 촬영장
틴토 브라스
1026
01:14:36,898 --> 01:14:39,433
그것을 믿는 즐거움과
1027
01:14:39,868 --> 01:14:41,936
불륜의 쾌락
1028
01:14:42,737 --> 01:14:45,306
도를 넘는 질투를
그려낼 겁니다
1029
01:14:46,041 --> 01:14:51,545
제 생각에 이 영화가
성공한 요인은
1030
01:14:52,047 --> 01:14:54,615
그게 제 모습이라는 걸
1031
01:14:54,783 --> 01:14:57,318
관객들도 느꼈기
때문일 거예요
1032
01:14:57,319 --> 01:14:57,952
1983년 열쇠
스테파니아 산드렐리
1033
01:14:58,587 --> 01:15:01,388
- 당신의 에로틱한 면이요?
- 네, 그럴 수 있죠
1034
01:15:01,556 --> 01:15:05,993
섹스, 에로티시즘, 사랑
모두 삶의 일부예요
1035
01:15:06,128 --> 01:15:09,997
그런 것들에 대해
얘기하고 표현하는 게
1036
01:15:10,165 --> 01:15:13,968
비정상이라고
생각하지 않아요
1037
01:15:14,302 --> 01:15:17,104
흥행할 거라고는
1038
01:15:17,305 --> 01:15:20,407
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
1039
01:15:21,777 --> 01:15:23,644
상상도 못 했죠
1040
01:15:23,845 --> 01:15:26,080
첫 주 매출액을 보고
1041
01:15:27,082 --> 01:15:29,283
극장에 가서
영화를 봤어요
1042
01:15:29,451 --> 01:15:32,853
밀라노는 극장 앞에
경찰이 지키고 있어서
1043
01:15:33,088 --> 01:15:35,823
눈에 띄지 않으려고
숨어다녔죠
1044
01:15:38,960 --> 01:15:41,495
어쨌든 그때 깨달은 건
1045
01:15:41,696 --> 01:15:47,701
이 영화는 가족과 연인을 위한
소프트 포르노였다는 거예요
1046
01:15:47,969 --> 01:15:53,474
많은 분들이
'정치적 쾌락'을 다뤘던
1047
01:15:53,642 --> 01:15:55,943
초기 작품과는 달리
1048
01:15:56,111 --> 01:15:58,379
왜 단순한 성적 쾌락만을
다뤘는지 질문하는데
1049
01:15:58,780 --> 01:16:02,383
'단순하다'는 단어에는
오류가 있어요
1050
01:16:02,551 --> 01:16:05,786
성적 쾌락이
더 천박한 게 아니거든요
1051
01:16:05,954 --> 01:16:10,357
제가 표현하는
성적 쾌락은
1052
01:16:11,293 --> 01:16:15,162
개인의 자유를 위한
필수적인 과정이에요
1053
01:16:16,898 --> 01:16:22,636
자유로운 개인이
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죠
1054
01:16:22,971 --> 01:16:25,172
공동체의 소속원이
자유롭지 못하면
1055
01:16:25,474 --> 01:16:29,710
사회 또한 자유롭지 못해요
1056
01:16:29,878 --> 01:16:33,180
완전히 자유롭지 못한
개인이 일으킨 혁명은
1057
01:16:33,381 --> 01:16:35,683
결국 끔찍한
독재로 전락하고 말죠
1058
01:16:35,884 --> 01:16:38,486
아버지는 인간의
성에 대해 많이 다루죠
1059
01:16:39,721 --> 01:16:43,991
그런 작품을 통해
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요
1060
01:16:44,226 --> 01:16:47,328
그분은 금기로부터 자유롭고
1061
01:16:47,496 --> 01:16:49,163
숨지 않으시죠
1062
01:17:10,919 --> 01:17:14,855
'엉덩이는 위대하고
표정이 있는 열쇠'
1063
01:17:15,424 --> 01:17:17,091
'예술의 한 요소이며'
1064
01:17:17,259 --> 01:17:21,429
'비난과 모욕이 아닌
기쁨과 자유의 동의어이다'
1065
01:17:21,596 --> 01:17:24,198
'기존 체제의
부조리한 질서를'
1066
01:17:24,433 --> 01:17:27,802
'거부하고 전복시키는
사상적 일탈이며'
1067
01:17:27,969 --> 01:17:32,640
'분노, 반란, 저항, 도발
수치, 모독을 담은'
1068
01:17:32,874 --> 01:17:35,443
'유쾌하고 즐거운 그릇이다'
1069
01:17:35,644 --> 01:17:37,745
'그것은 자유이며'
1070
01:17:37,946 --> 01:17:39,914
'진실의 이미지'
1071
01:17:40,115 --> 01:17:42,450
'무정부주의의 정수이다'
1072
01:17:56,798 --> 01:17:59,500
에로스를 한마디로
묘사하기는 어렵죠
1073
01:17:59,668 --> 01:18:03,404
내 인생에서
늘 함께 해왔고
1074
01:18:03,572 --> 01:18:05,806
내 영화의 핵심 요소라고
할 수 있어요
1075
01:18:06,241 --> 01:18:10,344
어떤 작품이든
이야기를 풀어낼 때
1076
01:18:11,780 --> 01:18:13,747
기본이 되는 점이죠
1077
01:18:17,853 --> 01:18:22,089
에로스라는 요소는
1078
01:18:23,158 --> 01:18:27,128
틴토의 모든 작품에
들어가야 해요
1079
01:18:30,265 --> 01:18:32,533
개인적인 생각에는
1080
01:18:32,534 --> 01:18:38,639
그의 비범한 재능
때문이기도 하겠지만
1081
01:18:39,508 --> 01:18:41,809
그 점이 한계이기도 해요
1082
01:18:42,477 --> 01:18:47,448
그가 만들어내는
모든 작품이
1083
01:18:48,216 --> 01:18:51,051
포르노물이 돼버리니까요
1084
01:18:54,189 --> 01:18:58,125
네, 그런 면에서
부끄러움이 없어요
1085
01:18:58,460 --> 01:18:59,794
거침이 없죠
1086
01:18:59,795 --> 01:19:03,731
하지만 그는
여성을 사랑해요
1087
01:19:03,899 --> 01:19:06,467
여성을 존중하죠
1088
01:19:06,468 --> 01:19:10,037
아내 틴타와의 관계나
1089
01:19:10,138 --> 01:19:14,041
그 둘의 끈끈한
관계를 보면
1090
01:19:16,411 --> 01:19:19,680
틴토라는 사람은
1091
01:19:19,915 --> 01:19:24,218
사고방식이 일반인과
굉장히 다른 것 같아요
1092
01:19:24,486 --> 01:19:26,720
남들과 다르죠
1093
01:19:27,055 --> 01:19:31,592
그는 예술가예요
정말 훌륭한 분이죠
1094
01:19:33,361 --> 01:19:38,065
생명력이 강처럼 유려하고
삶을 사랑해요
1095
01:19:38,266 --> 01:19:41,702
그는 원하는 걸
마음껏 창조해야 해요
1096
01:19:43,105 --> 01:19:45,439
전 페미니스트지만
1097
01:19:45,440 --> 01:19:49,009
틴토를 비판하는 일은
없을 거예요
1098
01:19:49,744 --> 01:19:53,714
틴토 감독과의 만남은
참 멋진 경험이었고
1099
01:19:53,915 --> 01:19:56,050
인상 깊고 뭉클했어요
1100
01:19:56,218 --> 01:20:00,588
아주 뜻깊었죠
1101
01:20:01,289 --> 01:20:05,092
그 만남을
평생 잊지 못해요
1102
01:20:05,293 --> 01:20:09,964
아들이 18살이 되었을 때
영화를 보여줬어요
1103
01:20:10,966 --> 01:20:13,567
아들이 그러더군요
'훌륭한 영화네요'
1104
01:20:13,769 --> 01:20:16,370
'시사하는 바가 있어요'
1105
01:20:16,538 --> 01:20:21,642
'좋은 작품인데
왜 그렇게 걱정했어요?'
1106
01:20:21,810 --> 01:20:24,645
'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예요'
1107
01:20:24,880 --> 01:20:26,714
'재미있게 봤어요'
1108
01:20:26,915 --> 01:20:28,816
그 말을 들으니
안심이 되더라고요
1109
01:20:29,050 --> 01:20:35,456
수위 높은 장면이
굉장히 많았거든요
1110
01:20:35,624 --> 01:20:40,261
그는 영화 속에서
현대의 여성상을 드러내요
1111
01:20:40,462 --> 01:20:42,997
전통에 얽매이지 않고
자유분방하고
1112
01:20:43,165 --> 01:20:46,167
자신의 잠재된 성애를
깨닫고 있죠
1113
01:20:46,334 --> 01:20:50,004
'성적 대상'으로서의
여성성을 뒤집는 거예요
1114
01:20:50,172 --> 01:20:52,840
그의 영화에선
여성이 주체가 되죠
1115
01:20:53,008 --> 01:20:57,111
하루는 오디션을
보러 갔어요
1116
01:20:57,279 --> 01:21:01,415
드 로렌티스 영화였나
기억은 잘 안 나네요
1117
01:21:01,583 --> 01:21:04,752
당시에는 모든 게
새로웠어요
1118
01:21:05,687 --> 01:21:10,658
아름답고 인공적인 빛이
창으로 새어 들어왔죠
1119
01:21:10,826 --> 01:21:13,694
감독님이 저를
조명 앞에 세우더니
1120
01:21:13,862 --> 01:21:16,297
이렇게 말했어요
1121
01:21:16,465 --> 01:21:20,201
'카메라 앞에서
옷을 벗고'
1122
01:21:20,368 --> 01:21:24,672
'성적인 장면을 찍을
각오가 되어 있나?'
1123
01:21:24,840 --> 01:21:26,841
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
전 그랬죠
1124
01:21:27,676 --> 01:21:30,511
'뭐든지 할게요, 선생님'
1125
01:21:31,046 --> 01:21:32,947
섹스라는 주제는
1126
01:21:33,148 --> 01:21:36,550
정치, 철학, 역사, 수학
1127
01:21:36,718 --> 01:21:39,820
과학 같은 주제만큼이나
1128
01:21:39,988 --> 01:21:42,156
문화적으로 중요해요
1129
01:21:42,524 --> 01:21:44,658
섹스도 문화죠
1130
01:21:44,826 --> 01:21:49,463
그 자체로는 무의미해요
아무것도 아니에요
1131
01:21:49,464 --> 01:21:54,568
인간에게 허락된 가장 황홀한
쾌락의 원천일 뿐이죠
1132
01:21:54,736 --> 01:21:59,840
그런데 문화가 개입하면
얘기가 달라져요
1133
01:21:59,975 --> 01:22:03,043
쾌락의 원천이
광기의 원천이 되고
1134
01:22:03,211 --> 01:22:07,548
금기, 분노, 공포와
좌절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
1135
01:22:07,716 --> 01:22:11,685
법과 계율
칙령 같은 것 때문에요
1136
01:22:22,731 --> 01:22:25,499
다리 펴고 누워
1137
01:22:28,370 --> 01:22:30,371
비켜, 안나
1138
01:22:30,705 --> 01:22:32,673
누워
1139
01:22:32,841 --> 01:22:34,542
끼워봐
1140
01:22:34,709 --> 01:22:36,844
다리 사이에
1141
01:22:38,613 --> 01:22:40,614
손으로 들고 있어
1142
01:22:43,685 --> 01:22:45,619
- 왼손잡이야?
- 아니요
1143
01:22:45,787 --> 01:22:48,389
그럼 오른손으로 잡아
1144
01:22:49,624 --> 01:22:52,026
손 치워봐
밑을 잡아
1145
01:22:52,194 --> 01:22:54,361
손 치워
밑을 잡으라고
1146
01:22:54,529 --> 01:22:56,197
제기랄
1147
01:22:56,198 --> 01:23:00,301
종종 가짜 성기를
붙여야 했어요
1148
01:23:00,469 --> 01:23:05,473
고문이 따로 없다고
수백 번 불평했죠
1149
01:23:05,607 --> 01:23:09,543
10분마다 붙였다 떼었다
할 수 없으니까
1150
01:23:10,045 --> 01:23:13,914
9시부터 1시까지는
붙이고 있어야 했죠
1151
01:23:14,082 --> 01:23:16,584
이렇게 앉을 수도 없어요
1152
01:23:18,720 --> 01:23:22,456
쉴 때도 이런 자세로
있어야 했죠
1153
01:23:22,724 --> 01:23:25,292
떨어지면 다시
붙여야 하니까요
1154
01:23:27,662 --> 01:23:31,899
새벽 4시에 성기를
분장할 줄이야
1155
01:23:32,067 --> 01:23:35,503
- 새벽 2시야
- 말이 그렇다는 거지
1156
01:23:36,004 --> 01:23:37,505
여기 있네
1157
01:23:37,672 --> 01:23:39,974
안나의 립스틱이야
1158
01:23:41,810 --> 01:23:42,843
색깔 좋다
1159
01:23:43,011 --> 01:23:45,679
- 손가락으로 해야겠군
- 그렇게 해
1160
01:23:47,415 --> 01:23:50,284
- 생긴 게 좀...
- 요란 떨지 마
1161
01:23:50,452 --> 01:23:53,087
농담이야
정말 좋아
1162
01:23:54,256 --> 01:23:56,791
- 이 순간만을 기다렸어
- 더 진하게 칠해
1163
01:23:59,361 --> 01:24:01,629
깨문 것 같네
1164
01:24:07,836 --> 01:24:09,837
고무 성기요
1165
01:24:10,272 --> 01:24:12,039
틴토 브라스는 끝났다!
1166
01:24:18,680 --> 01:24:20,614
틴토 브라스는 끝났다!
1167
01:24:20,782 --> 01:24:24,185
넥타이인가요, 혀인가요?
1168
01:24:26,188 --> 01:24:30,224
늙고 음란한
엉덩이 성도착자는
1169
01:24:30,358 --> 01:24:33,828
TV쇼에서
원하는 인물이죠
1170
01:24:34,029 --> 01:24:37,164
음부 디자이너로 불려요
1171
01:24:37,365 --> 01:24:40,000
이건 통역하지
않아도 됩니다
1172
01:24:40,335 --> 01:24:43,237
방금 하신 말은
방송 금지예요
1173
01:24:43,238 --> 01:24:45,739
그런 종류의 TV쇼에
1174
01:24:45,907 --> 01:24:49,009
딱 어울리는 인물이에요
1175
01:24:49,211 --> 01:24:52,913
육체와 언어를 통해
1176
01:24:53,081 --> 01:24:56,016
고급스러운 포르노의
1177
01:24:56,151 --> 01:24:59,220
정점을 보여주기 때문이죠
1178
01:24:59,387 --> 01:25:01,489
5월에 장미가 피고
1179
01:25:02,257 --> 01:25:04,325
제비꽃이 피고
1180
01:25:04,593 --> 01:25:06,093
음부는 남근을 만나 피지
1181
01:25:06,261 --> 01:25:08,662
전 음부를 가장 좋아해요
1182
01:25:08,764 --> 01:25:09,830
맙소사
1183
01:25:09,998 --> 01:25:12,333
방송에 나가면
안 되는 말이에요
1184
01:25:12,334 --> 01:25:14,602
미리 말씀드렸잖아요
1185
01:25:14,603 --> 01:25:19,840
틴토는 이탈리아 영화의
장르뿐 아니라
1186
01:25:20,041 --> 01:25:21,909
영화계 전반에
혁신을 가져왔어요
1187
01:25:22,210 --> 01:25:28,949
작품을 벗어나서 자기 자신을
아이콘으로 만드는 데도
1188
01:25:29,751 --> 01:25:33,087
성공했고요
1189
01:25:35,257 --> 01:25:39,460
영화와 함께
명언도 만들었는데
1190
01:25:39,628 --> 01:25:45,299
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
문장이 되었죠
1191
01:25:45,534 --> 01:25:47,535
'엉덩이는
영혼의 거울이다'
1192
01:25:47,702 --> 01:25:52,206
영화를 초월하는
획기적인 발상 아닌가요?
1193
01:26:05,053 --> 01:26:07,655
'엉덩이는
영혼의 거울이다'
1194
01:26:08,590 --> 01:26:12,460
'이 문장은
엉덩이 숭배를 나타내는'
1195
01:26:12,761 --> 01:26:14,795
'재담일 뿐 아니라'
1196
01:26:14,963 --> 01:26:19,467
'윤리적, 미학적, 철학적
요소를 아우르는'
1197
01:26:19,634 --> 01:26:22,169
'시적 통합이다'
1198
01:26:22,337 --> 01:26:25,739
'극단적인 형식의
예찬 속에서'
1199
01:26:26,241 --> 01:26:31,745
'현실 세계를 표류하는
이들의 구명보트가 되고'
1200
01:26:31,746 --> 01:26:36,150
'추한 현실에서
우리를 구원할 것이며'
1201
01:26:36,318 --> 01:26:39,620
'권력의 거짓과 위선에서
우리를 구할 것이다'
1202
01:26:39,788 --> 01:26:45,593
'존재의 부조리함에서 진실한
감각을 선사할 것이다'
1203
01:26:47,129 --> 01:26:49,830
언제나 인상 깊었던 점은
1204
01:26:52,534 --> 01:26:55,369
작품의 일관성이에요
1205
01:26:55,537 --> 01:27:00,508
성은 표현되어야 한다는
메시지가 담겨 있죠
1206
01:27:01,510 --> 01:27:03,677
브라스의 정사 신은
1207
01:27:03,845 --> 01:27:07,214
굉장히 화려한
방식으로 표현돼요
1208
01:27:07,783 --> 01:27:09,884
거울, 크리스털
1209
01:27:10,685 --> 01:27:12,553
꽃병, 구체 같은
소품이 쓰이고
1210
01:27:12,954 --> 01:27:15,723
섹스 그 자체가
하나의 작품이 되죠
1211
01:27:16,725 --> 01:27:21,862
연기하는 배우는 물론
관객도 몰입하게 돼요
1212
01:27:22,130 --> 01:27:25,299
그런 연출이 관건인 거죠
1213
01:27:25,467 --> 01:27:27,668
좋은 예가 거울이에요
1214
01:27:27,869 --> 01:27:31,472
브라스가 공간을 연출할 때
1215
01:27:31,673 --> 01:27:33,908
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
1216
01:27:34,075 --> 01:27:37,878
시야를 넓혀주는
역할을 해요
1217
01:27:38,713 --> 01:27:40,381
한눈에 다 보이죠
1218
01:27:40,549 --> 01:27:44,385
눈에 보이는 육체를
더 크게 만들고
1219
01:27:44,886 --> 01:27:47,021
배가시키고 확대해요
1220
01:27:48,723 --> 01:27:51,325
시야가 과도하게 넓어지죠
1221
01:27:51,493 --> 01:27:54,862
포르노와
에로티시즘의 관계는
1222
01:27:55,030 --> 01:27:57,498
오럴섹스와 펠라티오의
관계와 같아요
1223
01:27:57,666 --> 01:28:00,434
단어의 차이일 뿐이에요
1224
01:28:00,669 --> 01:28:03,504
의미가 의의를 만들고
1225
01:28:03,705 --> 01:28:07,007
뭔가를 표현하거나
이야기하는 방식이
1226
01:28:07,209 --> 01:28:08,709
차이를 만들죠
1227
01:28:11,847 --> 01:28:13,914
정치학
1228
01:28:13,915 --> 01:28:17,451
'사회가 억압하는 것을
예술이 표출한다'
1229
01:28:18,086 --> 01:28:21,255
'형편없는 결과를
피하고자'
1230
01:28:21,790 --> 01:28:24,225
'에로티시즘이라는'
1231
01:28:24,559 --> 01:28:26,794
'형식적 수단 뒤에
숨어서는 안 된다'
1232
01:28:27,028 --> 01:28:29,597
'그런 위선적인
장치로 인해'
1233
01:28:29,765 --> 01:28:34,435
'섹스의 동물적 요소가
제거된다'
1234
01:28:34,936 --> 01:28:38,806
'엉덩이의 쾌락보다
아름다움이 앞설 수 없다'
1235
01:28:39,040 --> 01:28:44,912
'이는 즐거움의 원천인
동물적 본성의 왜곡이다'
1236
01:28:45,247 --> 01:28:48,749
'엉덩이는 오직
외설적이어야 한다'
1237
01:28:49,317 --> 01:28:51,819
'수치심 없이
드러내야 한다'
1238
01:28:52,053 --> 01:28:55,423
'도의, 명예, 순결
정절로부터'
1239
01:28:55,624 --> 01:29:00,428
'죽을 때까지 우리를
보호해야 한다'
1240
01:29:00,762 --> 01:29:04,465
'권력이 만들어낸
비이성적인 덕목 때문에'
1241
01:29:05,000 --> 01:29:08,068
'우리는 지극히
자연스러운 본능을'
1242
01:29:08,336 --> 01:29:11,138
'수치스럽게 여기고
억압한다'
1243
01:29:11,573 --> 01:29:15,342
'그리하여 뻔뻔한
권력만이 영속하며'
1244
01:29:15,744 --> 01:29:18,112
'우리를 망가뜨린다'
1245
01:29:25,587 --> 01:29:29,623
틴토가 세상에서
가장 좋아하는 장소가
1246
01:29:29,925 --> 01:29:32,126
런던의 소호라고 해요
1247
01:29:32,527 --> 01:29:36,497
왜냐하면 70년대까지...
1248
01:29:36,498 --> 01:29:38,999
실제로도 그랬는데요
1249
01:29:39,034 --> 01:29:41,602
소호에는 세 가지가
유명했어요
1250
01:29:41,603 --> 01:29:44,872
음식, 섹스, 영화죠
1251
01:29:44,973 --> 01:29:48,809
틴토를 정의하는
세 가지 요소와 같아요
1252
01:29:49,010 --> 01:29:53,214
틴토 자신도
아주 잘 알고 있었죠
1253
01:29:53,815 --> 01:29:58,619
그가 식사하는 모습은
참 보기 좋아요
1254
01:29:58,787 --> 01:30:02,389
함께 식사하는 것 자체가
멋진 경험이죠
1255
01:30:03,825 --> 01:30:06,026
연기해본 적 있나?
1256
01:30:07,062 --> 01:30:08,496
아니요, 선생님
1257
01:30:09,498 --> 01:30:12,700
선생님 말고
틴토라고 불러
1258
01:30:13,001 --> 01:30:14,802
미인대회 나간 적 있어?
1259
01:30:14,970 --> 01:30:16,337
전 배우가 꿈이에요
1260
01:30:18,340 --> 01:30:19,907
숭고한 직업이지
1261
01:30:20,075 --> 01:30:23,711
- 뽑는 기준은 뭔가요?
- 엉덩이죠
1262
01:30:23,879 --> 01:30:27,214
다들 알고 있어요
1263
01:30:27,215 --> 01:30:31,752
엉덩이를 보자고 하면
거부감이 들 수도 있으니
1264
01:30:32,187 --> 01:30:35,723
속임수를 쓰죠
동전을 던진 다음
1265
01:30:35,924 --> 01:30:39,593
지원자가 그걸 주우려고
허리를 굽힐 때
1266
01:30:40,829 --> 01:30:45,032
얼마만큼 보여주는지가
중요해요
1267
01:30:45,200 --> 01:30:49,003
각오와 신념을
엿볼 수 있거든요
1268
01:30:49,104 --> 01:30:51,572
타고난 끼도 볼 수 있고요
1269
01:30:55,343 --> 01:30:56,577
안나 라누티
1270
01:30:57,946 --> 01:31:01,215
자네는 여배우의
영혼을 갖고 있나?
1271
01:31:09,758 --> 01:31:11,892
직접 판단해보세요
1272
01:32:20,796 --> 01:32:22,496
제 영혼이 어떤가요?
1273
01:32:22,764 --> 01:32:24,765
자네 엉덩이의 거울이지
1274
01:32:25,200 --> 01:32:28,502
가서 앉아
촬영 얘기 좀 해볼까
1275
01:32:32,307 --> 01:32:37,511
영감을 불러일으킨다면
적합한 여배우죠
1276
01:32:37,679 --> 01:32:39,613
어떤 영감이요?
1277
01:32:41,316 --> 01:32:44,285
어떤 영감?
말 그대로 영감이죠
1278
01:32:45,120 --> 01:32:47,288
참 좋아요
1279
01:32:47,956 --> 01:32:51,459
기분이 너무 좋아요
1280
01:32:51,526 --> 01:32:53,027
- 뭐라고?
- 행복하다고요
1281
01:32:53,228 --> 01:32:55,796
그래, 나도 기분 좋아
10565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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