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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4:20,381 휴식에 관한 영상에서 20 00:04:21,216 --> 00:04:27,054 당연히 정사 신이 있을 거로 예상하지만 21 00:04:27,255 --> 00:04:30,257 막상 휴식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면 22 00:04:30,425 --> 00:04:34,228 스포츠, 음악, 게임 춤만 등장해요 23 00:04:34,763 --> 00:04:36,897 정사 신은 없죠 24 00:04:37,332 --> 00:04:39,100 이후 작품을 보면 25 00:04:39,267 --> 00:04:42,937 정사 신이 없다는 건 상상도 못 하지만요 26 00:04:43,205 --> 00:04:47,842 그런데 이 단편 영화의 후반부에서 27 00:04:48,777 --> 00:04:52,213 섹스 심벌인 마릴린 먼로가 등장합니다 28 00:04:53,014 --> 00:04:55,449 그리고 그 시점부터 29 00:04:55,617 --> 00:04:58,519 일과 관련된 영상으로 넘어가죠 30 00:04:58,687 --> 00:05:03,591 그런데 먼로는 63년에 자살했어요 31 00:05:04,192 --> 00:05:06,961 사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32 00:05:07,129 --> 00:05:11,966 그녀의 죽음이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는 걸 보여주죠 33 00:05:12,567 --> 00:05:16,804 틴토 브라스의 후기 작품을 해석할 때 34 00:05:16,972 --> 00:05:19,440 바로 이점이 커다란 열쇠가 됩니다 35 00:05:19,908 --> 00:05:23,477 첫 번째 단편 영화에서부터 36 00:05:23,745 --> 00:05:27,948 브라스는 에로스와 타나토스 37 00:05:28,150 --> 00:05:31,652 즉, 사랑과 죽음의 연관성을 보여줘요 38 00:05:32,154 --> 00:05:34,555 그의 첫 번째 섹스 심벌은 39 00:05:34,723 --> 00:05:38,659 죽음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거죠 40 00:05:38,827 --> 00:05:41,962 자살이라는 비극의 냉기가 남아있어요 41 00:05:42,130 --> 00:05:44,498 사랑과 죽음은 42 00:05:44,666 --> 00:05:48,836 브라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43 00:05:49,004 --> 00:05:51,906 섹스나 엉덩이만 다루는 게 아니에요 44 00:05:52,340 --> 00:05:57,978 무덤, 육체, 부패, 죽음 어둠을 이야기하죠 45 00:05:58,313 --> 00:06:00,581 그는 위대한 예술가예요 46 00:06:02,784 --> 00:06:04,285 여기 보세요, 틴토 47 00:06:04,453 --> 00:06:06,320 담배를 물어주세요 48 00:06:06,521 --> 00:06:08,355 여기 보세요 49 00:06:13,662 --> 00:06:17,298 엉덩이에 손을 얹어주실래요? 50 00:06:17,999 --> 00:06:19,667 이쪽도 보세요 51 00:06:19,835 --> 00:06:22,269 오른쪽에도 손을 얹어주실래요? 52 00:06:24,973 --> 00:06:26,941 이쪽 보시고요 감사합니다 53 00:06:50,398 --> 00:06:52,333 '틴토 브라스'는 어떤 사람이죠? 54 00:06:52,701 --> 00:06:54,802 저도 생각을 해봤어요 55 00:06:55,203 --> 00:07:00,141 저로 사는 게 엄청나게 흥미로운 건 아니지만... 56 00:07:00,375 --> 00:07:06,213 지금의 저를 만든 건 사상적 일탈이에요 57 00:07:06,381 --> 00:07:08,349 사상적 일탈이요? 58 00:07:08,517 --> 00:07:10,584 예를 들어보죠 59 00:07:11,019 --> 00:07:15,156 전 베니스 영화제 출판팀에서 일했어요 60 00:07:15,323 --> 00:07:20,194 영화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죠 61 00:07:20,996 --> 00:07:23,197 수많은 감독을 만났는데 62 00:07:23,365 --> 00:07:25,699 그중 한 명이 로테 아이스너예요 63 00:07:25,867 --> 00:07:31,539 전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기록 담당자였어요 64 00:07:31,706 --> 00:07:34,842 그분이 제게 파리로 가자고 했어요 65 00:07:35,010 --> 00:07:37,011 그게 몇 년도였죠? 66 00:07:37,245 --> 00:07:39,413 58년이요 67 00:07:39,581 --> 00:07:42,750 틴토가 랑글루아를 만났을 때는 무척 젊었을 때예요 68 00:07:42,918 --> 00:07:45,920 랑글루아와 가까운 사이였던 로테의 조언대로 69 00:07:47,055 --> 00:07:50,958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 일을 하러 온 거죠 70 00:07:51,126 --> 00:07:55,963 로테는 기록 담당자이자 영사기사, 촬영기사였고 71 00:07:56,131 --> 00:07:57,865 랑글루아의 조수였어요 72 00:07:58,066 --> 00:08:03,370 덕분에 당시 시네마테크에 보관돼 있던 73 00:08:03,572 --> 00:08:06,574 방대한 양의 영화를 실컷 볼 수 있었죠 74 00:08:06,775 --> 00:08:11,378 희귀본부터 무성영화 아방가르드 영화까지요 75 00:08:11,580 --> 00:08:16,317 그때 영화에 대한 지식과 애정을 키웠을 테고 76 00:08:16,618 --> 00:08:18,219 더 굳건히 했을 겁니다 77 00:08:18,453 --> 00:08:20,588 랑글루아와 시네마테크 덕분에 78 00:08:20,589 --> 00:08:24,125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미지들을 보았고 79 00:08:24,326 --> 00:08:27,561 본인 영화에 차용을 했죠 80 00:08:27,763 --> 00:08:31,565 실제로 비슷한 장면을 찾을 수 있는데 81 00:08:31,933 --> 00:08:36,737 '모넬라'를 보면 프랑수아 트뤼포의 82 00:08:36,938 --> 00:08:38,773 '개구쟁이들'이 연상되고 83 00:08:38,974 --> 00:08:41,342 '양키'는 '라탈랑트'가 생각나요 84 00:08:41,576 --> 00:08:45,746 배꼽에 담배를 비벼끄는 장면은 85 00:08:45,947 --> 00:08:51,585 '라탈랑트'의 미셸 시몽의 문신에서 힌트를 얻은 거죠 86 00:08:51,787 --> 00:08:55,356 랑글루아 덕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장면이 87 00:08:55,524 --> 00:08:57,758 빛을 본 셈이죠 88 00:08:57,993 --> 00:09:03,164 그러니 틴토는 시네마테크와 프랑스 영화의 아들이자 89 00:09:03,365 --> 00:09:06,500 누벨바그 시대의 산증인이랄 수 있어요 90 00:09:06,668 --> 00:09:10,671 낮에는 시네마테크에서 일을 하고 91 00:09:11,039 --> 00:09:12,840 저녁에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92 00:09:13,008 --> 00:09:18,646 로셀리니와 저녁을 먹으면서 말이죠 93 00:09:18,847 --> 00:09:23,551 가끔 괜찮은 영화를 보기도 했는데 94 00:09:24,119 --> 00:09:29,990 에이젠슈타인, 슈트로하임과 95 00:09:29,991 --> 00:09:31,826 리펜슈탈의 영화였죠 96 00:09:31,993 --> 00:09:34,195 그들의 영화를 보고 많은 의견을 나누었어요 97 00:09:34,529 --> 00:09:36,831 모임에 청년들이 많았는데 98 00:09:36,998 --> 00:09:39,900 고다르, 트뤼포 샤브롤도 있었죠 99 00:09:40,368 --> 00:09:45,339 당시 그들은 누벨 바그의 신예였어요 100 00:09:46,007 --> 00:09:49,643 프랑스 영화계를 뒤흔들 청년들이었죠 101 00:09:50,245 --> 00:09:55,416 많은 외국 영화감독들이 1950년대와 60년대에 102 00:09:55,550 --> 00:09:59,420 파리에서의 경험담에 대해 이야기하곤 하는데 103 00:09:59,588 --> 00:10:03,324 시네마테크가 키운 사람들 얘기를 하곤 해요 104 00:10:03,492 --> 00:10:08,529 대부분 장래가 촉망되는 신예들이었거든요 105 00:10:08,897 --> 00:10:13,000 틴토 브라스가 다른 노선을 선택했던 건 사실이지만 106 00:10:13,502 --> 00:10:16,437 제 생각에는... 107 00:10:16,605 --> 00:10:22,409 시네마테크의 일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08 00:10:22,577 --> 00:10:26,046 1960년대를 이끌던 30대 감독들과 109 00:10:26,214 --> 00:10:30,918 동지였다는 걸 알 수 있죠 110 00:10:31,753 --> 00:10:35,022 영화를 잘 아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111 00:10:35,190 --> 00:10:40,194 한편에선 영화 제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112 00:10:40,362 --> 00:10:44,031 프랑스 영화 역사에서 113 00:10:44,032 --> 00:10:48,702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전략적 요충지였죠 114 00:10:48,703 --> 00:10:51,405 당연히 현대적 영화를 115 00:10:51,940 --> 00:10:54,375 만들고 싶어하던 젊은 감독 틴토 브라스에게 116 00:10:54,576 --> 00:10:59,380 시네마테크는 출발점이 돼준 거였어요 117 00:10:59,481 --> 00:11:03,150 우회적인 노선이랄까요 118 00:11:03,318 --> 00:11:05,286 한가지 상징적인 건 119 00:11:05,454 --> 00:11:11,559 독특한 제작 관점을 가진 젊은 감독이자 120 00:11:11,660 --> 00:11:14,962 지식을 탐닉하고 박학다식하며 121 00:11:15,130 --> 00:11:17,398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키운 사람인데 122 00:11:17,566 --> 00:11:20,000 늦게 출세를 해요 123 00:11:20,135 --> 00:11:22,736 우리 모두가 아는 방식으로요 124 00:11:30,979 --> 00:11:34,448 틴토와 로셀리니의 관계는 125 00:11:34,616 --> 00:11:38,586 스승과 제자 사이라고 할 수 있죠 126 00:11:38,787 --> 00:11:40,955 틴토가 무척 존경했다고 하는데 127 00:11:42,023 --> 00:11:45,926 로셀리니의 영화 제작 방식과 128 00:11:46,094 --> 00:11:50,030 틴토의 제작 방식을 비교해보면 이런 사실이 무척 놀랍죠 129 00:11:50,198 --> 00:11:52,967 비슷하다고도 볼 수 없거든요 130 00:11:53,135 --> 00:11:54,835 더군다나... 131 00:11:56,171 --> 00:12:00,941 당시에는 로셀리니의 방식이 전형적이었어요 132 00:12:01,109 --> 00:12:03,477 대다수의 사람들... 133 00:12:03,645 --> 00:12:06,947 특히 시나리오를 쓰거나 감독 지망생들에게 134 00:12:07,115 --> 00:12:10,117 로셀리니는 대스승이었어요 135 00:12:10,318 --> 00:12:14,555 어느 날 제게 그러더군요 '일자리가 있어' 136 00:12:15,056 --> 00:12:18,559 '해볼 텐가?' 137 00:12:18,560 --> 00:12:23,297 어떤 일이냐고 했더니 인디 다큐멘터리를 찍는데 138 00:12:23,498 --> 00:12:26,834 편집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139 00:12:27,035 --> 00:12:33,407 난 영사기를 가져다 엄청난 양의 필름을 돌려봤고 140 00:12:33,642 --> 00:12:37,845 편집을 하면 재밌겠다 싶어서 141 00:12:38,046 --> 00:12:40,414 하겠다고 했죠 142 00:12:40,649 --> 00:12:45,519 덕분에 그분은 인도 여인과 밤을 보내곤 했어요 143 00:12:45,687 --> 00:12:48,689 밤일하느라 바빴죠 144 00:12:49,424 --> 00:12:54,895 난 영사 장치로 밤새 편집을 한 뒤에 145 00:12:55,730 --> 00:12:57,531 아침이 되면 보여줬어요 146 00:12:57,699 --> 00:13:02,069 잠자리가 좋았던 날은 천재라며 칭찬했고 147 00:13:02,237 --> 00:13:05,940 아니었던 날은 형편없다며 다시 하라고 했죠 148 00:13:06,942 --> 00:13:10,344 1960년대 그는 대중적이면서 추상적인 영화를 찍었어요 149 00:13:10,512 --> 00:13:13,914 하지만 로셀리니의 모더니티는 150 00:13:14,583 --> 00:13:20,287 리얼리티를 부각시키는데 주요했고 151 00:13:20,922 --> 00:13:25,359 사실주의적 작품을 만드는 데도 일조하면서 152 00:13:25,527 --> 00:13:30,464 틴토 브라스 세대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죠 153 00:13:30,599 --> 00:13:32,867 그는 영화계의 거장이고 154 00:13:33,034 --> 00:13:36,370 제 인생의 스승이에요 155 00:13:36,905 --> 00:13:39,240 세상을 보는 법과 삶의 방식을 가르쳐줬죠 156 00:13:39,407 --> 00:13:43,477 다양한 관점에 대해 알려줬어요 157 00:13:43,945 --> 00:13:45,980 그뿐만이 아니에요 158 00:13:46,982 --> 00:13:49,617 전 로셀리니의 영향 덕분에 159 00:13:50,252 --> 00:13:54,388 공산주의 사상을 떨쳐버릴 수 있었고 160 00:13:55,090 --> 00:13:59,293 색다른 관점을 더 자유롭게 받아들이게 됐죠 161 00:14:00,429 --> 00:14:03,330 오럴섹스로 넘어가 자세를 바꿔 162 00:14:04,166 --> 00:14:06,300 등을 둥글게 말아, 안나 163 00:14:06,301 --> 00:14:07,735 플래시! 164 00:14:07,769 --> 00:14:10,404 더 빨리, 그렇지 165 00:14:10,772 --> 00:14:13,741 69 체위로 바꿔 어서 166 00:14:14,075 --> 00:14:15,643 좋아, 플래시 167 00:14:15,744 --> 00:14:19,413 한 번 더 플래시 168 00:14:19,414 --> 00:14:22,283 체위 바꿔 후배위로 해 169 00:14:23,018 --> 00:14:24,985 좋아, 플래시! 170 00:14:24,986 --> 00:14:26,954 더 빨리, 완벽해 171 00:14:27,189 --> 00:14:28,589 플래시 터뜨리고 172 00:14:28,623 --> 00:14:31,826 60년대 이탈리아로 돌아왔을 때 173 00:14:32,027 --> 00:14:34,328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경험을 쌓았던 그는 174 00:14:34,496 --> 00:14:37,498 남자로서, 영화 감독으로서 많이 변해있었죠 175 00:14:37,666 --> 00:14:42,503 당시 그는 영화 '픽션'으로 감독 데뷔를 하려 했어요 176 00:14:42,671 --> 00:14:44,672 그때는 다른 제목이었지만요 177 00:14:44,840 --> 00:14:46,974 베니스 친구와 함께 178 00:14:47,175 --> 00:14:51,612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쓴 영화였죠 179 00:14:51,780 --> 00:14:56,050 킴 아르칼리라는 이탈리아 친구도 참여했는데 180 00:14:56,284 --> 00:14:59,487 그는 베테랑 편집자였어요 181 00:14:59,654 --> 00:15:01,789 내노라하는 전문가로 182 00:15:01,957 --> 00:15:05,359 베르톨루치의 '순응자'를 통해 기념비적인 인물이 됐죠 183 00:15:05,560 --> 00:15:08,562 이 영화에서 틴토 브라스는 184 00:15:08,730 --> 00:15:12,133 리얼리티를 비난하지도 무시하지도 않았어요 185 00:15:12,300 --> 00:15:15,870 세상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담겨있었어요 186 00:15:16,071 --> 00:15:19,406 교회에 소속된 소아성애 신부와 187 00:15:19,574 --> 00:15:23,978 낙태를 위해 해외로 떠나는 여자들을 비난했어요 188 00:15:24,146 --> 00:15:28,716 권력과 파시즘 같은 일련의 주제를 다뤘는데 189 00:15:29,084 --> 00:15:34,255 분석하기보다는 악몽으로 묘사하거나 190 00:15:34,423 --> 00:15:38,325 리얼리티를 벗어난 등장인물의 생활로 그려냈죠 191 00:15:38,493 --> 00:15:42,363 '세계의 끝'은 좌파 성향의 작품이 아니에요 192 00:15:42,531 --> 00:15:45,566 무정부주의 영화죠 193 00:15:45,867 --> 00:15:49,270 '세계의 끝'은 권력을 거부합니다 194 00:15:50,405 --> 00:15:52,740 어떤 종류건 상관없이 195 00:15:52,908 --> 00:15:54,942 권력 자체를 반대하는 거죠 196 00:15:55,377 --> 00:15:57,878 검열이 걸림돌이었어요 197 00:15:57,879 --> 00:16:03,417 작품을 놓고 평론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렸고요 198 00:16:03,919 --> 00:16:06,253 첫 장면부터 금지됐어요 199 00:16:06,254 --> 00:16:09,790 그들이 말하기를 200 00:16:10,225 --> 00:16:15,229 이 영화는 끔찍한 시선으로 가득차 있다더군요 201 00:16:17,966 --> 00:16:19,800 혐오스럽다고 했죠 202 00:16:20,135 --> 00:16:25,239 공공도덕에 반하는 영화라고 평가했어요 203 00:16:25,540 --> 00:16:30,311 '세상 끝까지'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204 00:16:30,479 --> 00:16:32,780 큰 반향을 일으켰고 신문에도 실렸죠 205 00:16:32,948 --> 00:16:37,618 논란 거리 투성이에 난해하고 허무한 영화였어요 206 00:16:37,786 --> 00:16:39,954 검열 위원회에 제출하자마자 207 00:16:40,122 --> 00:16:44,959 즉각 퇴짜를 맞은 게 전혀 이상할 게 없었어요 208 00:16:45,127 --> 00:16:49,964 공공 도덕, 특히 성 윤리에 어긋난다고 했죠 209 00:16:50,132 --> 00:16:55,836 가슴 노출은 물론이려니와 나체 장면들이 210 00:16:56,104 --> 00:16:59,173 너무 성적인 걸 부각시켰다는 거였어요 211 00:16:59,341 --> 00:17:01,942 낙태와 소아성애 신부도 논란거리였지만 212 00:17:02,177 --> 00:17:04,745 그것 때문에 검열에 걸린 건 아니었어요 213 00:17:04,913 --> 00:17:08,249 정말 문제가 됐던 건 '좌파'라는 거였죠 214 00:17:08,416 --> 00:17:13,454 사회, 예법, 윤리에 반한다고 봤어요 215 00:17:13,655 --> 00:17:18,959 검열 위원회는 이 작품이 이탈리아 헌법 조항에 근거해 216 00:17:18,960 --> 00:17:22,096 미풍양속을 저해한다고 판단했죠 217 00:17:22,264 --> 00:17:25,766 그래서 거절했던 거고 두 번이나 퇴짜를 놨어요 218 00:17:25,934 --> 00:17:28,169 당시 이탈리아의 법규에 의하면 219 00:17:28,336 --> 00:17:30,504 영화가 검열에서 두 번 거절 당하면 220 00:17:30,672 --> 00:17:33,674 제목을 바꾸거나 재편집을 해야 했죠 221 00:17:34,943 --> 00:17:37,111 한 장면만이 문제가 아니야 222 00:17:37,279 --> 00:17:40,214 전체가 잘못됐어 223 00:17:40,449 --> 00:17:42,516 브라스, 다시 만들어보게 224 00:17:42,684 --> 00:17:45,286 그럼 성공할 거야 225 00:17:45,454 --> 00:17:49,790 난 단칼에 거절했어요 그대로 상영하겠다고 했죠 226 00:17:50,025 --> 00:17:52,493 틴토는 물러서지 않았어요 227 00:17:52,661 --> 00:17:54,895 언론에 대항해 싸웠고 228 00:17:55,063 --> 00:17:58,232 검열 위원회와 법정을 비난했지만 229 00:17:58,400 --> 00:18:01,402 규정을 지키는 척 하면서 230 00:18:01,570 --> 00:18:05,573 결국 검열 위원회에 숙이고 들어갔죠 231 00:18:05,740 --> 00:18:09,076 법규대로 영화 제목만 바꾼 거예요 232 00:18:09,244 --> 00:18:12,213 '세상 끝까지'에서 '세계의 끝'으로 제목만 바꾸고 233 00:18:12,347 --> 00:18:14,215 편집은 손대지 않은 채 234 00:18:14,382 --> 00:18:18,219 어떻게 되나 지켜보기로 한 거죠 235 00:18:18,420 --> 00:18:21,589 당시 이탈리아 정부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해 236 00:18:21,823 --> 00:18:24,325 검열이 느슨해진 상태였거든요 237 00:18:24,493 --> 00:18:26,327 새 위원회에서는 이 작품이 두 번이나 238 00:18:26,495 --> 00:18:30,064 통과되지 못한 영화란 걸 알지 못했어요 239 00:18:30,232 --> 00:18:32,767 새 제목을 단 영화는 심의를 통과했고 240 00:18:32,934 --> 00:18:37,238 '세계의 끝'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지게 된 거죠 241 00:18:37,439 --> 00:18:40,875 예술가는 검열을 의식해선 안 돼요 242 00:18:41,109 --> 00:18:43,677 예술가에게 검열은 필요 없어요 243 00:18:44,246 --> 00:18:47,782 모든 예술가는 새롭고 독보적이며 244 00:18:48,383 --> 00:18:53,120 자기 감성에 걸맞은 표현방식을 찾아야 하죠 245 00:18:53,288 --> 00:18:57,625 그러다 보면 당연히 충돌하고 반대에 부딪히지만 246 00:18:57,793 --> 00:18:59,794 그걸 수용해야 해요 247 00:18:59,961 --> 00:19:02,963 브라스의 작품은 무척 진보적이고 248 00:19:03,131 --> 00:19:05,900 직관적이죠 249 00:19:06,067 --> 00:19:09,036 그의 작품은 모든 요소가 경이로워요 250 00:19:09,905 --> 00:19:14,041 초기작부터 그 특성이 잘 드러나는데 251 00:19:14,242 --> 00:19:17,111 자신의 스타일을 충실히 고수하고 있죠 252 00:19:17,279 --> 00:19:20,915 틴토 브라스는 감독이자 훌륭한 편집자예요 253 00:19:21,082 --> 00:19:26,554 그의 작품에서 편집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요 254 00:19:27,322 --> 00:19:30,624 보관 중인 필름이든 직접 찍은 것이든 255 00:19:30,792 --> 00:19:33,461 그의 편집은 상당히 세련됐죠 256 00:19:33,595 --> 00:19:36,564 그는 누벨바그 시대를 살아온 감독이자 257 00:19:36,565 --> 00:19:38,099 현존하는 이탈리아 감독이에요 258 00:19:38,266 --> 00:19:40,468 그의 영화 '세계의 끝'은 본인의 인생에서 259 00:19:40,635 --> 00:19:45,473 영감을 얻어 제작한 것으로 정치적이고 선동적인 영화죠 260 00:19:45,907 --> 00:19:49,610 하지만 그는 영화 감독이고 261 00:19:49,778 --> 00:19:53,080 누벨 바그의 아들이자 계승자라는 걸 잊으면 안 돼요 262 00:19:54,149 --> 00:19:56,584 로셀리니와 파졸리니의 계승자로서 263 00:19:56,785 --> 00:20:01,822 그의 삶의 궤적과 정치적 배경은 264 00:20:01,990 --> 00:20:06,827 60년대 영화를 시작했던 베르톨리치, 벨로치오 세대의 265 00:20:06,995 --> 00:20:11,031 여타 감독들과 다르지 않아요 266 00:20:11,199 --> 00:20:15,870 에로티시즘 못지 않게 자유를 부르짖고 267 00:20:16,338 --> 00:20:20,608 훗날 그의 작품에서 확장됐다고 봅니다 268 00:20:21,042 --> 00:20:26,113 틴토의 작품이 두 가지 시기로 나뉜다고 269 00:20:26,281 --> 00:20:33,487 많은 분들이 주장하는데 전 동의하지 않아요 270 00:20:33,655 --> 00:20:36,724 틴토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271 00:20:38,193 --> 00:20:41,896 다른 소재나 주제를 덧붙이죠 272 00:20:44,399 --> 00:20:47,234 육체를 완전히 배제해도 273 00:20:47,469 --> 00:20:50,404 그 핵심은 변하지 않아요 274 00:20:50,972 --> 00:20:55,376 외층를 다 걷어내도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는 거죠 275 00:20:56,378 --> 00:21:02,550 그 점이 매번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276 00:21:04,419 --> 00:21:09,423 '세계의 끝'이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277 00:21:10,358 --> 00:21:13,561 언론에서는 틴토 브라스 신드롬이 일었고 278 00:21:13,728 --> 00:21:17,832 디노 드 로렌티스 같은 제작자가 관심을 보였죠 279 00:21:17,999 --> 00:21:20,668 그는 '플라잉 소서'의 감독을 맡기고 싶어 했어요 280 00:21:20,869 --> 00:21:23,871 알베르토 소르디와 실바나 망가노가 주연이었죠 281 00:21:24,039 --> 00:21:28,242 틴토에게는 대형 프로덕션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였고요 282 00:21:28,410 --> 00:21:31,245 디노 드 로렌티스와 일할 수 있는 283 00:21:31,379 --> 00:21:33,547 중요한 시점이었죠 284 00:21:40,689 --> 00:21:45,526 디노 드 로렌티스에게 틴토는 도박과도 같았죠 285 00:21:45,694 --> 00:21:50,297 적은 예산과 많은 시간을 주면서 286 00:21:50,699 --> 00:21:53,367 엄청난 걸작을 기대했고 287 00:21:53,535 --> 00:21:56,270 흥행을 노렸어요 288 00:21:57,372 --> 00:22:00,107 디노는 '플라잉 소서'와 '마이 와이프' 289 00:22:00,442 --> 00:22:03,077 '어트랙션'의 제작자예요 290 00:22:03,745 --> 00:22:07,648 런던에서 촬영하고 미국에서 흥행했죠 291 00:22:08,216 --> 00:22:11,619 '시계태엽 오렌지'는 틴토가 거절하는 바람에 292 00:22:12,120 --> 00:22:14,088 큐브릭이 감독을 맡았죠 293 00:22:14,122 --> 00:22:18,058 '아우성'이 흥행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94 00:22:18,293 --> 00:22:23,097 틴토는 여러 편의 걸작을 만들었어요 295 00:22:23,432 --> 00:22:26,100 '어트랙션'이라는 작품에서 296 00:22:26,268 --> 00:22:30,171 처음 다뤘던 주제가 297 00:22:30,305 --> 00:22:34,608 이후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요 298 00:22:34,810 --> 00:22:39,146 연인 사이의 외도가 299 00:22:39,314 --> 00:22:43,417 결국 둘에게 깨달음을 주는 300 00:22:43,452 --> 00:22:47,455 역설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거죠 301 00:22:50,358 --> 00:22:54,328 시각적으로 훌륭한 대중 영화예요 302 00:22:54,529 --> 00:22:57,331 현실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303 00:22:58,767 --> 00:23:01,869 사실주의에 갇혀버린 304 00:23:02,037 --> 00:23:04,672 다른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르죠 305 00:23:05,273 --> 00:23:08,309 사람들은 영화가 삶의 거울이자 306 00:23:08,543 --> 00:23:11,846 우리 일상의 모습과 애환을 담아 307 00:23:12,047 --> 00:23:14,982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308 00:23:15,817 --> 00:23:18,853 하지만 브라스는 반영이 아니라 창작을 하죠 309 00:23:19,054 --> 00:23:21,322 그렇게 대중 영화를 만들었어요 310 00:23:21,623 --> 00:23:24,158 그래픽, 만화, 광고가 뒤섞여서 311 00:23:24,626 --> 00:23:26,360 전위적인 작품이 탄생했는데 312 00:23:26,528 --> 00:23:30,664 이탈리아 영화계에선 유일무이하죠 313 00:23:30,832 --> 00:23:34,969 그만의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고 314 00:23:35,137 --> 00:23:37,371 독특한 제작 방식을 엿볼 수 있어요 315 00:23:41,376 --> 00:23:45,746 드 로렌티스는 '어트랙션'을 미국에 팔고 싶어 했죠 316 00:23:45,914 --> 00:23:49,583 아주 좋아할 거라고 했어요 317 00:23:50,819 --> 00:23:53,187 미국에 가서 사람을 만나보라고 해서 318 00:23:53,388 --> 00:23:55,423 내가 파라마운트를 찾아갔죠 319 00:23:55,557 --> 00:23:59,160 담당자를 만났는데 영화 시나리오를 주더군요 320 00:24:00,028 --> 00:24:04,865 소설을 원작으로 한 '시계태엽 오렌지'였어요 321 00:24:05,367 --> 00:24:09,370 며칠 말미를 줄 테니 읽어보라더군요 322 00:24:09,604 --> 00:24:15,109 복잡하고 개인적인 말들로 가득했어요 323 00:24:15,277 --> 00:24:19,246 다시 찾아가서 말했죠 '하겠어요' 324 00:24:19,414 --> 00:24:23,751 '하지만 다른 작품을 찍은 다음에 하겠어요' 325 00:24:23,919 --> 00:24:25,753 왜 그러냐고 묻길래 326 00:24:25,921 --> 00:24:33,727 지금 당장은 '아우성'을 찍고 싶다고 했죠 327 00:24:34,029 --> 00:24:36,897 '시계태엽 오렌지'는 그 다음이라고 했어요 328 00:24:37,466 --> 00:24:42,870 '시계태엽 오렌지' 대신 '아우성'을 만든 걸 329 00:24:43,038 --> 00:24:46,040 후회한 적은 없어요 330 00:24:46,208 --> 00:24:49,577 '아우성'이라는 훌륭한 작품을 찍었으니까요 331 00:24:49,744 --> 00:24:53,547 내 최고의 작품이고 332 00:24:53,748 --> 00:24:56,951 그때가 아니면 못 찍었어요 333 00:24:58,487 --> 00:25:02,723 아니면 '시계태엽 오렌지'를 감독했겠죠 334 00:25:15,137 --> 00:25:17,772 드 로렌티스는 대단한 사람이에요 335 00:25:18,907 --> 00:25:22,476 그와 대화하는 게 무척 즐거웠어요 336 00:25:23,912 --> 00:25:26,580 사파리에 가는 것처럼 흥미로웠죠 337 00:25:27,315 --> 00:25:29,150 한번은 그를 찾아가서 338 00:25:29,317 --> 00:25:32,686 이렇게 열변을 토했어요 339 00:25:34,623 --> 00:25:38,359 '역사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영화도 그래야 한다' 340 00:25:39,327 --> 00:25:43,597 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 하더군요 341 00:25:44,099 --> 00:25:48,269 아마 내 지적이 핵심을 찔렀던 모양이죠 342 00:25:48,437 --> 00:25:51,205 '그래서 어떡할 건데?'라고 묻기에 343 00:25:51,373 --> 00:25:54,308 제 의견을 말했어요 344 00:25:54,476 --> 00:25:58,612 그 당시 필요한 사상에 대해 토로했죠 345 00:25:59,014 --> 00:26:02,516 '그래서 어쩌겠다는 건가?' 다시 묻더군요 346 00:26:02,684 --> 00:26:04,885 '그런 사상을 바탕으로' 347 00:26:05,053 --> 00:26:09,356 '새롭고 신선하고 생기있는 배우와' 348 00:26:09,524 --> 00:26:11,692 '영화를 만들고 싶다' 349 00:26:11,860 --> 00:26:13,727 그랬더니 이해가 안 간다더군요 350 00:26:13,962 --> 00:26:17,832 이해할 게 아니라 직접 봐야 한다고 했죠 351 00:26:17,999 --> 00:26:19,800 제 요지는 352 00:26:21,703 --> 00:26:25,873 내가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는 거였어요 353 00:26:26,074 --> 00:26:28,676 전 바로 캐스팅됐어요 354 00:26:29,544 --> 00:26:32,646 이상한 경험이었죠 355 00:26:34,416 --> 00:26:36,350 어느 날 아침이었어요 356 00:26:36,585 --> 00:26:41,756 틴토가 원래 일찍 일어난다는 건 알았는데 357 00:26:45,227 --> 00:26:47,595 6시쯤이었을 거예요 358 00:26:47,829 --> 00:26:49,764 차 한 대가 왔죠 359 00:26:49,998 --> 00:26:52,733 밖을 내다보니 롤스로이스가 있더군요 360 00:26:55,570 --> 00:26:58,773 전 아내에게 그랬어요 '여보, 저것 좀 봐' 361 00:26:59,341 --> 00:27:03,377 두 장면을 찍으려고 빌린 차였어요 362 00:27:03,545 --> 00:27:05,246 이후에는... 363 00:27:05,380 --> 00:27:11,185 어쨌든 그날 이후로 두 달 동안 364 00:27:12,521 --> 00:27:14,955 정말 즐거웠고 멋진 날들이었죠 365 00:27:18,226 --> 00:27:20,060 여자를 잡아 어서! 366 00:27:21,463 --> 00:27:23,130 쫓아가! 367 00:27:34,876 --> 00:27:36,577 대본이 없었어요 368 00:27:37,712 --> 00:27:40,714 간략하게 지시만 했죠 369 00:27:41,149 --> 00:27:44,251 우리가 사는 시대를 관찰하고 370 00:27:44,419 --> 00:27:47,888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며 371 00:27:49,424 --> 00:27:53,127 영화를 만들었어요 372 00:27:53,662 --> 00:27:55,329 다양한 것을 촬영했죠 373 00:28:01,937 --> 00:28:03,604 그룹 섹스하러 왔어요 374 00:28:03,805 --> 00:28:06,807 차 한 잔과 토스트를 주세요 375 00:28:06,942 --> 00:28:09,477 흥분되고 배고프네요 376 00:28:09,478 --> 00:28:12,246 백조 씨, 벙어리라는 소문이 맞나요? 377 00:28:13,081 --> 00:28:15,149 그럼 욕도 못하나? 378 00:28:15,350 --> 00:28:19,520 '아우성'은 68년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379 00:28:19,521 --> 00:28:21,455 그때 만들어진 영화예요 380 00:28:22,657 --> 00:28:24,992 시대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 381 00:28:25,827 --> 00:28:30,598 시대 배경 안에서 탄생한 영화죠 382 00:28:30,766 --> 00:28:35,369 그래서 다양한 이미지가 뒤섞여 있어요 383 00:28:37,172 --> 00:28:38,939 지금 그 영화를 보면 384 00:28:39,541 --> 00:28:43,711 아주 먼 나라 얘기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385 00:28:44,479 --> 00:28:47,815 영화라기보다는 삶의 경험과 순간의 기록이죠 386 00:28:50,118 --> 00:28:54,321 틴토는 그 시대가 중요한 역사가 387 00:28:54,489 --> 00:28:56,524 되리란 걸 알았던 겁니다 388 00:28:56,691 --> 00:29:00,161 '아우성'은 7년간 금지됐어요 389 00:29:00,395 --> 00:29:02,530 검열 당시 390 00:29:05,000 --> 00:29:10,905 검열관 중 한 명이 아예 다시 찍으라며 391 00:29:11,072 --> 00:29:14,842 생전에 상영을 허락할 일은 없을 거라더군요 392 00:29:15,677 --> 00:29:18,846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한 소리만 했어요 393 00:29:19,047 --> 00:29:23,751 누드 신은 몇 개 없었어요 그게 이유는 아니었죠 394 00:29:24,920 --> 00:29:29,490 대사 때문이었어요 395 00:29:29,658 --> 00:29:32,159 단순한 단어의 문제가 아니라 396 00:29:32,494 --> 00:29:36,097 대사 자체가 선을 넘어섰던 거죠 397 00:29:36,264 --> 00:29:38,933 영화를 소재로 한 영화였어요 398 00:29:39,201 --> 00:29:44,238 동일시할 만한 인물도 없었고 399 00:29:44,873 --> 00:29:47,108 그렇게 방탕한 장면도 없었죠 400 00:29:47,609 --> 00:29:51,078 가공의 사실을 다룬 다큐멘터리였어요 401 00:29:52,514 --> 00:29:55,683 하지만 당시의 현실도 반영했죠 402 00:29:56,284 --> 00:29:58,753 그냥 예술 작품이고 한 편의 시였어요 403 00:30:00,388 --> 00:30:02,923 그게 적절한 묘사 같네요 404 00:30:03,759 --> 00:30:07,461 시가 꼭 운을 맞춰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405 00:30:33,288 --> 00:30:38,292 '시계태엽 오렌지' 대신 '아우성'을 만든 걸 406 00:30:38,493 --> 00:30:40,795 후회한 적은 없어요 407 00:30:41,229 --> 00:30:43,964 '아우성'을 통해서 408 00:30:44,232 --> 00:30:49,837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자신하거든요 409 00:30:49,838 --> 00:30:54,408 당대의 정치사상을 초월한 작품이에요 410 00:30:54,676 --> 00:30:56,944 우리는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지 411 00:30:57,112 --> 00:30:59,780 누구 잘못일까? 누구 탓도 아니다 412 00:31:00,515 --> 00:31:04,018 A, B, C와 나 우린 다 같은 존재 413 00:31:04,786 --> 00:31:07,521 눈에 보이는 게 전부야 414 00:31:07,656 --> 00:31:12,426 이해하겠어? 눈에 보이는 게 다라고 415 00:31:13,361 --> 00:31:16,464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는데 416 00:31:16,665 --> 00:31:21,035 69년인가 70년이었을 거예요 417 00:31:22,838 --> 00:31:24,672 대규모 시위가 빈번했죠 418 00:31:26,875 --> 00:31:29,043 어쨌든 영화제는 개막했고 419 00:31:29,878 --> 00:31:34,048 틴토는 상을 탈 거로 예상했어요 420 00:31:34,216 --> 00:31:37,885 남우주연이나 여우주연상 아니면 작품상을 기대했죠 421 00:31:38,854 --> 00:31:40,688 모두 들떠 있었어요 422 00:31:40,856 --> 00:31:44,492 그런데 영화제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423 00:31:44,960 --> 00:31:47,194 시상식이 취소됐죠 424 00:31:48,663 --> 00:31:50,865 어쨌든 여행은 즐기기로 했고 425 00:31:51,566 --> 00:31:55,636 틴토가 우리를 데리고 베아테 우제에 갔어요 426 00:31:56,638 --> 00:32:01,008 슈퍼마켓 체인 같은 데였는데 427 00:32:01,209 --> 00:32:03,244 지금 말로 하면 428 00:32:04,980 --> 00:32:07,214 성인용품을 파는 곳이었죠 429 00:32:08,216 --> 00:32:10,217 성도착증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430 00:32:10,585 --> 00:32:13,521 틴토에게 성은 즐거움의 원천이에요 431 00:32:13,688 --> 00:32:17,491 그 상점에서 무척 재밌었고 다들 하나씩 구입했죠 432 00:32:17,759 --> 00:32:20,694 서로 뭘 감추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433 00:32:20,896 --> 00:32:23,864 카트에 성인 잡지랑 434 00:32:24,065 --> 00:32:26,000 윤활제를 싣고 다녔어요 435 00:32:26,101 --> 00:32:28,035 섹스 토이도 있고 436 00:32:28,203 --> 00:32:30,771 별의별 물건이 다 있었어요 437 00:32:31,740 --> 00:32:36,911 재밌는 놀이를 하는 것 같았어요 438 00:32:37,612 --> 00:32:39,580 '숙녀들은 많이 하네' 439 00:32:39,748 --> 00:32:43,951 모차르트의 오페라 '여자는 다 그래'의 대사죠 440 00:32:44,519 --> 00:32:46,420 저는 그 주제를 가져왔어요 441 00:32:46,588 --> 00:32:50,057 정절은 본능을 거스르는 행위이며 442 00:32:50,225 --> 00:32:52,293 문화적 규율일 뿐이죠 443 00:32:52,461 --> 00:32:56,063 모든 규율이 그렇듯 갈등을 일으킵니다 444 00:32:56,264 --> 00:33:01,368 오해와 언쟁, 불행을 낳죠 445 00:33:02,270 --> 00:33:07,608 라 퐁테느 말에 따르면 올바른 시각을 가지면 446 00:33:08,410 --> 00:33:12,413 부정은 죄악이나 끔찍한 행동이 아닙니다 447 00:33:23,825 --> 00:33:26,627 불륜은 연인에게 좋을까요, 나쁠까요? 448 00:33:26,995 --> 00:33:29,063 두 분 생각은 어떻죠? 449 00:33:29,765 --> 00:33:32,967 배신은 끔찍한 단어예요 450 00:33:34,436 --> 00:33:37,071 배신보다 불륜은 유쾌한 면이 있죠 451 00:33:37,739 --> 00:33:40,908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452 00:33:41,109 --> 00:33:44,678 카를라의 대담함을 사랑했어요 453 00:33:44,913 --> 00:33:48,282 - 결혼 40주년이죠 - 감동적이네요 454 00:33:48,450 --> 00:33:52,953 - 그럼 금혼식을 하시나요? - 동혼식 아닌가요? 455 00:33:53,121 --> 00:33:54,622 그건 아니죠 456 00:33:55,657 --> 00:33:58,926 자유로운 여자였어요 457 00:34:00,162 --> 00:34:04,465 틴타는 틴토의 영화 인생의 일부였고 458 00:34:04,466 --> 00:34:08,636 가족이나 아이들에게도 중요했어요 459 00:34:08,870 --> 00:34:14,008 그 멋진 팀에서 틴토와 틴타가 460 00:34:14,009 --> 00:34:16,944 중심적인 존재였던 만큼 461 00:34:17,512 --> 00:34:20,714 그녀를 잃고 힘들었을 거예요 462 00:34:20,715 --> 00:34:22,650 정말 강한 여성이었어요 463 00:34:23,452 --> 00:34:26,220 사람들 말대로 464 00:34:26,288 --> 00:34:30,624 알프레드 히치콕에게 엘머 레빌이 있었듯이 465 00:34:30,625 --> 00:34:35,329 틴타는 틴토의 엘머 레빌이었죠 466 00:34:37,499 --> 00:34:42,470 틴타는 조감독이나 미술 감독 같았어요 467 00:34:43,071 --> 00:34:46,807 가족이 함께 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죠 468 00:34:47,075 --> 00:34:51,879 틴토 부부와 함께 일할 당시 469 00:34:51,913 --> 00:34:59,086 로마는 부흥기였고 가장 살기 좋은 때였죠 470 00:34:59,087 --> 00:35:00,654 틴타는 그의 전부였고 471 00:35:00,822 --> 00:35:04,825 모험심의 원동력이었어요 472 00:35:05,160 --> 00:35:10,231 틴토에게 에너지를 주는 존재였고 473 00:35:10,232 --> 00:35:12,533 그의 뮤즈였죠 474 00:35:14,035 --> 00:35:16,003 틴타, 반가워요 475 00:35:18,607 --> 00:35:21,242 강한 아버지는 아니었어요 476 00:35:21,409 --> 00:35:25,079 만약 그랬다면 제가 거부감을 느꼈겠죠 477 00:35:25,580 --> 00:35:27,548 아버지의 자리가 크지는 않았어요 478 00:35:27,749 --> 00:35:30,584 거의 부재했다고 할 수 있죠 479 00:35:32,454 --> 00:35:35,256 반면 어머니는 항상 곁에 계셨어요 480 00:35:35,757 --> 00:35:37,525 매일 전화하셨지만 481 00:35:37,893 --> 00:35:40,060 간섭하지는 않았죠 482 00:35:40,629 --> 00:35:44,965 어머니와 부딪히는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483 00:35:46,067 --> 00:35:50,538 아버지는 주로 나가 계셔서 얼굴 보기도 힘들었죠 484 00:35:53,108 --> 00:35:56,243 제게 잘 지내느냐고 물어보신 적도 없고요 485 00:36:02,150 --> 00:36:03,918 '서부극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' 486 00:36:04,085 --> 00:36:08,622 '66년 아르젠토에게 고백했다' 487 00:36:08,790 --> 00:36:12,626 '서부극을 만들지 못하게 해서' 488 00:36:13,628 --> 00:36:15,296 '흥미가 생겼다고 한다' 489 00:36:15,630 --> 00:36:18,833 틴토 브라스는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았죠 490 00:36:19,000 --> 00:36:23,838 그래서 다른 장르를 연구하고 491 00:36:24,005 --> 00:36:27,608 다른 작품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492 00:36:27,776 --> 00:36:32,313 당시 그는 내용보다는 언어에 더 흥미가 많았어요 493 00:36:32,481 --> 00:36:34,615 첫 작품부터 딴지를 걸었던 494 00:36:34,616 --> 00:36:38,986 주관심거리는 반사회적이고 혁신적인 주제였는데 말이죠 495 00:36:39,321 --> 00:36:42,590 영화 언어와 구조, 편집을 바꿔야했어요 496 00:36:42,791 --> 00:36:44,859 킴 아르칼리와의 작업이 도움이 되었죠 497 00:36:45,026 --> 00:36:49,130 누벨바그의 영향으로 영화는 방향을 잡았고 498 00:36:49,464 --> 00:36:51,699 대칭되는 숏과 리듬의 499 00:36:51,867 --> 00:36:55,269 연재 만화 스타일의 제작 방식을 택했죠 500 00:36:56,004 --> 00:37:00,040 런던에 머물던 시절 제작했던 '아우성'과 '어트랙션'은 501 00:37:00,175 --> 00:37:06,147 그의 성적인 취향을 실험할 수 있던 작품이에요 502 00:37:06,314 --> 00:37:09,016 그는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프랑코 네로와 함께 503 00:37:09,184 --> 00:37:10,851 '드롭아웃'과 '휴가'를 찍어요 504 00:37:11,119 --> 00:37:13,487 배타적인 사회를 주제로 한 작품인데 505 00:37:13,655 --> 00:37:17,525 이탈리아의 베네토와 런던의 슬럼가에서 촬영하죠 506 00:37:17,726 --> 00:37:23,297 영상과 편집이 특히 중요한데 507 00:37:23,498 --> 00:37:26,534 틴토는 여러 군데를 물색했어요 508 00:37:26,968 --> 00:37:32,206 당시 '스파게피 웨스턴'을 만든 건 우연이 아니에요 509 00:37:32,374 --> 00:37:35,376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도 말이죠 510 00:37:35,510 --> 00:37:39,313 '양키'는 그에게는 무척 실험적인 영화였어요 511 00:37:39,481 --> 00:37:44,018 새로운 방식을 경험했고 512 00:37:44,186 --> 00:37:46,554 더 나아가 513 00:37:46,855 --> 00:37:50,891 '데들리 스위트'보다도 더 성숙한 영화를 만들죠 514 00:37:51,059 --> 00:37:55,229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상영됐어요 515 00:37:57,499 --> 00:38:02,369 아주 특이하고 기묘하면서도 유쾌한 영화죠 516 00:38:02,938 --> 00:38:07,908 '레스프레소'라는 잡지에 모라비아가 기고한 게 있는데 517 00:38:08,076 --> 00:38:14,081 영화가 말하려는 바와 관람평에 대한 내용을 담았죠 518 00:38:14,249 --> 00:38:17,718 헌데 영화의 의도를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519 00:38:18,587 --> 00:38:23,924 솔직히 말해서 이 영화가 지니는 의미를 520 00:38:24,059 --> 00:38:26,293 나도 잘 모르겠어요 521 00:38:26,561 --> 00:38:30,564 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522 00:38:30,932 --> 00:38:36,437 그런 형식의 영화를 만드는 거였어요 523 00:38:37,572 --> 00:38:39,740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524 00:38:40,041 --> 00:38:43,778 1960년대 젊은 이탈리아 영화 감독들은... 525 00:38:44,246 --> 00:38:46,313 젊은 감독이 아닌 파졸리니조차도 526 00:38:46,581 --> 00:38:49,483 60년대 후반의 고다르 작품처럼 전향하고 싶어 했어요 527 00:38:50,285 --> 00:38:55,956 틴토 브라스의 초기 작품을 보면 528 00:38:56,124 --> 00:39:01,929 고다르의 작품을 따라하려는 시도가 엿보여요 529 00:39:02,831 --> 00:39:08,002 그런 장르 안에서 변화를 계속했죠 530 00:39:08,503 --> 00:39:11,338 제가 볼 땐 그랬어요 531 00:39:11,506 --> 00:39:15,075 후에 그는 광기를 해석하는 법이나 532 00:39:15,243 --> 00:39:19,980 프랑코 바사글리아의 아이디어에 깔린 533 00:39:19,981 --> 00:39:24,618 지성을 이해하게 되죠 534 00:39:25,187 --> 00:39:28,756 하지만 적은 예산과 너무 실험적인 작품이다 보니 535 00:39:29,157 --> 00:39:32,193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어요 536 00:39:32,461 --> 00:39:37,164 그러나 프랑코와 바네사 스타일을 구사하게 돼요 537 00:39:43,338 --> 00:39:47,174 틴토를 만난 건 아주 오래전이에요 538 00:39:48,143 --> 00:39:53,814 당시에 '아우성'이라는 영화를 상영했는데 539 00:39:53,982 --> 00:39:56,884 영화가 끝난 후 틴토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만났죠 540 00:39:57,719 --> 00:40:02,022 저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541 00:40:02,357 --> 00:40:07,995 '어떻게 생각해, 틴타?' 틴타는 아내이자 뮤즈였죠 542 00:40:10,899 --> 00:40:13,134 전 좋다고 했어요 543 00:40:13,535 --> 00:40:15,703 바네사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544 00:40:15,904 --> 00:40:18,739 상대 배우로 나쁘지 않다고 대답했죠 545 00:40:19,574 --> 00:40:22,810 그 후 많은 대화를 나눴고 546 00:40:23,311 --> 00:40:27,314 스토리 하나를 만들어 냈는데 547 00:40:28,150 --> 00:40:30,351 그게 '드롭아웃'이에요 548 00:40:30,552 --> 00:40:34,054 바네사도 함께 작업하기로 한 후에는 549 00:40:35,257 --> 00:40:37,258 카를로 폰티를 만났어요 550 00:40:39,327 --> 00:40:42,763 카를로는 바로 계약을 하고 싶어 했죠 551 00:40:42,998 --> 00:40:45,766 저와 바네사가 주연을 맡았는데 552 00:40:46,902 --> 00:40:49,336 저흰 몸값이 나가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배우였어요 553 00:40:51,039 --> 00:40:55,409 카를로한테 큰돈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554 00:40:55,577 --> 00:40:58,245 하지만 계약을 원했고 수익도 기대하는 듯했죠 555 00:40:59,781 --> 00:41:03,250 우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눈을 마주치고는 556 00:41:05,520 --> 00:41:08,789 작은 규모로 진행하기로 했죠 557 00:41:09,024 --> 00:41:11,759 우선 회사를 차리기로 했어요 558 00:41:12,260 --> 00:41:14,562 급여는 아무도 못 받았어요 559 00:41:15,630 --> 00:41:18,566 촬영 중에도 끝난 후에도 못 받았죠 560 00:41:18,733 --> 00:41:21,035 수입이 없었으니까요 561 00:41:21,436 --> 00:41:23,037 우린 런던으로 갔어요 562 00:41:23,205 --> 00:41:26,574 아무런 계획도 없이 내키는 장소에서 찍었어요 563 00:41:27,776 --> 00:41:31,412 우리는 잘 통했고 맘껏 자유를 느꼈어요 564 00:41:34,149 --> 00:41:38,119 가끔은 대본 없이 촬영하기도 했죠 565 00:41:38,787 --> 00:41:40,788 즉흥으로 대사를 했어요 566 00:41:57,139 --> 00:42:00,941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어요 567 00:42:03,612 --> 00:42:06,814 수익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죠 568 00:42:07,249 --> 00:42:10,484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569 00:42:10,752 --> 00:42:15,456 '드롭아웃' 촬영 당시는 흥미로운 시기였죠 570 00:42:15,624 --> 00:42:17,691 런던에서 촬영했는데 571 00:42:18,627 --> 00:42:20,461 촬영이 끝난 후에 572 00:42:20,829 --> 00:42:23,931 제 기억으로는 573 00:42:24,099 --> 00:42:26,500 가진 돈이 몇 파운드뿐이었어요 574 00:42:26,668 --> 00:42:28,702 틴토가 그러더군요 575 00:42:29,504 --> 00:42:32,106 틴토 특유의 말투가 있거든요 576 00:42:33,375 --> 00:42:35,709 '이 돈으로 한편 더 찍을까?' 577 00:42:36,678 --> 00:42:39,480 저야 당연히 찬성이었죠 578 00:42:40,048 --> 00:42:43,017 촬영을 시작했지만 끝내진 못했어요 579 00:42:43,185 --> 00:42:45,186 276 A, 테이크 2 580 00:42:47,622 --> 00:42:49,790 사람이 매시간 죽어 나가요 581 00:42:50,492 --> 00:42:52,393 화장실에서 얘기할까요? 582 00:42:52,561 --> 00:42:56,630 제목인 'DNA'는 디옥시리보핵산의 약자로 583 00:42:56,832 --> 00:42:59,300 생명을 결정짓는 세포죠 584 00:42:59,835 --> 00:43:03,471 그 영화에서 전 주연을 맡았고 585 00:43:03,638 --> 00:43:05,406 상대는 바네사였어요 586 00:43:06,374 --> 00:43:09,810 우리가 구상했던 영화의 주제는 587 00:43:10,378 --> 00:43:12,980 정신병자의 정신적 일탈이었죠 588 00:43:13,381 --> 00:43:16,917 예산이 부족해서 끝마치지는 못했어요 589 00:43:17,819 --> 00:43:22,423 무척 안타까웠어요 상업적이진 않지만 590 00:43:22,557 --> 00:43:24,692 아주 낯설고 독특한 영화가 됐을 겁니다 591 00:43:25,093 --> 00:43:27,995 굉장히 흥미롭고 592 00:43:28,163 --> 00:43:34,201 특히 편집 방식이 아주 독특했어요 593 00:43:34,402 --> 00:43:38,405 전 틴토에게 많은 걸 배웠죠 594 00:43:38,940 --> 00:43:43,077 기술이나 영화 제작뿐 아니라 595 00:43:43,912 --> 00:43:48,415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서도요 596 00:43:48,850 --> 00:43:51,085 도와드릴까요, 숙녀분? 597 00:43:52,921 --> 00:43:55,423 당신이 신사라면 난 숙녀겠죠 598 00:43:56,958 --> 00:43:59,460 그랑 마니에르? 베브 끄리꼬? 599 00:43:59,928 --> 00:44:03,364 리츠 칼튼? 침대 열차? 600 00:44:03,565 --> 00:44:05,232 불평하지 말아요 601 00:44:05,567 --> 00:44:07,368 내가 여기 주인이니까 602 00:44:08,870 --> 00:44:10,938 타란티노 감독은 603 00:44:10,972 --> 00:44:16,076 왜 '살롱 키티' 이전작을 선호할까요? 604 00:44:17,112 --> 00:44:23,484 그 작품들은 고다르 영화처럼 전위적이고 605 00:44:25,987 --> 00:44:30,791 스릴러라는 장르를 재창조했다는 점에서 606 00:44:30,992 --> 00:44:33,461 누벨 바그로 보는 게 맞아요 607 00:44:33,628 --> 00:44:36,330 쿠엔틴은 그 점을 간파했던 거고 608 00:44:36,498 --> 00:44:38,666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죠 609 00:44:39,835 --> 00:44:43,938 하지만 초기작을 접하지 않은 이들은 610 00:44:45,107 --> 00:44:48,676 그렇게 해석하지 못하고 611 00:44:48,810 --> 00:44:51,745 엉덩이가 나오는 '올 레이디 두 잇'이나 612 00:44:51,913 --> 00:44:56,617 '열쇠' 등의 영화만 보고 그를 이해하는데 613 00:44:58,820 --> 00:45:03,190 그게 다가 아니죠 614 00:45:03,358 --> 00:45:07,261 틴토 브라스는 마치 그 엉덩이 뒤에 615 00:45:09,264 --> 00:45:12,666 숨어있는 것 같아요 616 00:45:12,834 --> 00:45:19,006 당시 틴토는 꽤 유명한 감독이었어요 617 00:45:19,341 --> 00:45:22,476 '열쇠' 개봉 이후에는 618 00:45:22,677 --> 00:45:26,480 천재 감독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죠 619 00:45:26,882 --> 00:45:30,551 틴토는 그 후 몇 년간 620 00:45:30,719 --> 00:45:35,022 돈이 되지 않는 실험 영화를 만들었는데 621 00:45:35,190 --> 00:45:38,192 결국 그게 지겨워졌는지 622 00:45:38,560 --> 00:45:43,330 다른 장르로 노선을 바꾸더군요 623 00:45:44,699 --> 00:45:46,333 저기로 가 624 00:45:50,539 --> 00:45:51,705 무릎 꿇어 625 00:45:53,241 --> 00:45:54,875 무릎 꿇어 626 00:45:59,714 --> 00:46:02,650 손으로 땅을 짚고 암캐처럼 기어 627 00:46:06,721 --> 00:46:08,022 이리 와 628 00:46:10,559 --> 00:46:12,159 더 빨리 629 00:46:12,327 --> 00:46:14,028 빨리 기어 와 630 00:46:16,364 --> 00:46:18,699 알겠어? 넌 아무것도 아니야 631 00:46:22,504 --> 00:46:24,405 암캐일 뿐이지 632 00:46:25,774 --> 00:46:28,275 내 명령에 복종하는 암캐 633 00:46:31,213 --> 00:46:33,280 반항하는 게 맘에 드는데 634 00:46:33,682 --> 00:46:36,250 품위와 자부심도 마음에 들어 635 00:46:39,087 --> 00:46:41,021 내게 보여줘 636 00:46:45,127 --> 00:46:46,961 그러면 637 00:46:48,730 --> 00:46:50,464 내 권력을... 638 00:46:52,267 --> 00:46:53,634 나눠주지 639 00:46:55,403 --> 00:46:59,373 대부분의 작품에 죽음이 등장해요 640 00:47:00,709 --> 00:47:05,279 '살롱 키티'도 마찬가지죠 641 00:47:05,714 --> 00:47:08,382 어떤 관점에서 보면 끔찍한 영화예요 642 00:47:08,650 --> 00:47:11,652 표현 방식이 직설적이고 무자비하거든요 643 00:47:14,055 --> 00:47:17,291 다양한 형태와 방식을 통해서 644 00:47:17,459 --> 00:47:21,495 섹스가 권력과 죽음의 수단으로 쓰이죠 645 00:47:22,097 --> 00:47:25,099 브라스는 그걸 강렬하게 표현했고요 646 00:47:26,001 --> 00:47:30,070 파졸리니 감독과 상반되는 듯 보이지만 647 00:47:30,238 --> 00:47:35,142 어떤 부분에서는 묘하게 일치하거나 648 00:47:35,310 --> 00:47:37,077 일맥상통해요 649 00:47:45,821 --> 00:47:48,155 섹스와스티카 650 00:47:48,323 --> 00:47:50,291 섹스와스티카 심의 중 651 00:47:50,692 --> 00:47:53,494 '살롱 키티'의 저작권 주장 652 00:47:53,528 --> 00:47:55,763 검열관? 권력의 관리인 653 00:47:55,864 --> 00:47:59,467 '살롱 키티' 장면 삭제 거부 654 00:47:59,768 --> 00:48:02,703 제작자가 30개 장면 삭제 655 00:48:02,938 --> 00:48:05,439 경찰 동원 656 00:48:05,607 --> 00:48:09,376 '살롱 키티' 사건에 경찰 투입 657 00:48:09,544 --> 00:48:14,181 '살롱 키티' 무삭제판 승인 658 00:48:15,317 --> 00:48:18,219 '살롱 키티' 무삭제판 상영 허가 659 00:48:30,332 --> 00:48:35,369 '살롱 키티'는 제 영화 인생에서 660 00:48:36,571 --> 00:48:38,139 매우 뜻깊은 작품이에요 661 00:48:38,540 --> 00:48:44,145 틴토와의 관계 역시 제겐 큰 의미가 있죠 662 00:48:44,179 --> 00:48:49,583 우리는 아주 친했어요 죽이 잘 맞았죠 663 00:48:51,153 --> 00:48:53,187 그는 비범한 사람이에요 664 00:48:53,755 --> 00:48:56,190 쾌락주의자죠 665 00:48:56,525 --> 00:48:59,894 먹는 것도 맘껏 즐겼고 666 00:48:59,928 --> 00:49:03,898 담배도 많이 피우고 술도 많이 마셨어요 667 00:49:04,065 --> 00:49:07,168 하지만 그게 그의 매력이에요 668 00:49:07,202 --> 00:49:11,071 틴토는 내게 필요한 존재였어요 669 00:49:13,942 --> 00:49:16,544 당시 내게는 그랬죠 670 00:49:17,245 --> 00:49:22,450 그때 난 우울증을 앓고 있었어요 671 00:49:23,084 --> 00:49:27,755 틴토는 날 이해했고 극복하게 도와줬죠 672 00:49:27,789 --> 00:49:31,592 하지만 우울증의 영향으로 673 00:49:32,027 --> 00:49:35,062 난 스케치를 관두게 됐어요 674 00:49:36,298 --> 00:49:41,068 내가 그린 스케치도 전부 틴토가 보관하고 있죠 675 00:49:41,069 --> 00:49:44,238 노력하면 기술은 쉽게 익힌다 676 00:49:45,273 --> 00:49:50,211 살인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후회하고 677 00:49:50,579 --> 00:49:53,414 역겹거나 불면증이 올 수 있다 678 00:49:54,649 --> 00:49:57,318 세 번째부터 편안해지고 679 00:49:57,486 --> 00:50:00,387 다섯 번째 이후로는 식욕이 돌아올 거다 680 00:50:00,822 --> 00:50:03,324 재미까지 느끼게 될걸 681 00:50:03,959 --> 00:50:05,493 삶의 자극이 되지 682 00:50:06,595 --> 00:50:08,829 너희도 그럴 것이다 683 00:50:10,732 --> 00:50:11,899 히틀러 만세 684 00:50:11,933 --> 00:50:13,334 히틀러 만세! 685 00:50:14,603 --> 00:50:18,572 사실 영화는 전반적으로 686 00:50:18,573 --> 00:50:21,642 아주 끔찍해요 687 00:50:22,477 --> 00:50:31,418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688 00:50:33,021 --> 00:50:37,358 틴토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689 00:50:37,959 --> 00:50:40,327 미술감독인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690 00:50:40,328 --> 00:50:42,830 하지만 내가 느꼈던 점은 691 00:50:42,831 --> 00:50:45,699 1976년, 살롱 키티 오리지널 세트 페인팅 692 00:50:46,835 --> 00:50:51,505 한계를 시험하고 693 00:50:51,506 --> 00:50:53,674 그걸 뛰어넘으려는 대담성이 있다는 거였죠 694 00:50:53,675 --> 00:50:57,144 나도 그랬던 거 같아요 아직도 기억나는데 695 00:50:57,145 --> 00:51:02,383 친위대장의 집무실 장면이었죠 696 00:51:02,384 --> 00:51:06,187 세트를 디자인할 때 697 00:51:06,221 --> 00:51:09,690 창문을 두 개 달고 698 00:51:09,991 --> 00:51:13,060 바닥은 대리석으로 깔았어요 699 00:51:13,061 --> 00:51:17,631 틴토는 거침없이 세트장에 들어섰죠 700 00:51:17,666 --> 00:51:21,135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701 00:51:21,136 --> 00:51:23,971 암튼 그 친위대장이 702 00:51:24,206 --> 00:51:27,708 책상으로 걸어가는 게 아니라 703 00:51:27,709 --> 00:51:31,712 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져 갑니다 704 00:51:31,713 --> 00:51:35,316 그 장면이 기발하다고 생각했죠 705 00:51:35,383 --> 00:51:37,418 힘러의 권력이지 706 00:51:39,755 --> 00:51:41,589 당신은 미쳤어 707 00:51:43,058 --> 00:51:45,860 난 독일 장교들의 잠자리 버릇을 알아 708 00:51:48,029 --> 00:51:49,530 리벤트로프 709 00:51:50,332 --> 00:51:53,067 괴벨스, 카이텔, 요들 710 00:51:54,603 --> 00:51:57,338 하인리히 힘러까지 711 00:51:58,573 --> 00:52:00,875 그들의 약점도 알지 712 00:52:02,344 --> 00:52:04,512 개개인의 약점 말이야 713 00:52:06,348 --> 00:52:08,249 마약 중독자 714 00:52:09,451 --> 00:52:11,752 발기부전, 성도착증 715 00:52:12,421 --> 00:52:14,221 도벽과 배신 716 00:52:15,123 --> 00:52:16,590 각자의 적들 717 00:52:16,958 --> 00:52:18,926 출세주의자, 겁쟁이 718 00:52:20,028 --> 00:52:22,229 상사는 어떻게 생각하죠? 719 00:52:22,864 --> 00:52:25,733 앞으로 그들은 생각할 시간도 없을 거야 720 00:52:27,135 --> 00:52:28,369 히틀러 만세! 721 00:52:28,370 --> 00:52:31,272 내가 생각해낸 계획은 아니지만 722 00:52:32,574 --> 00:52:35,309 난 그들을 없앨 수 있어 723 00:52:36,111 --> 00:52:38,078 그것도 내가 원할 때 724 00:52:38,380 --> 00:52:40,648 당신의 힘을 과신하는 것 같네요 725 00:52:41,049 --> 00:52:43,584 아니야, 사실이지 726 00:52:44,219 --> 00:52:46,620 내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이야 727 00:52:47,756 --> 00:52:50,157 내 말이 옳아 잘 들어 728 00:52:50,392 --> 00:52:53,060 국가 사회주의 따윈 관심 없어 729 00:52:53,261 --> 00:52:56,630 지도자들도 다 나와 똑같아 730 00:52:57,432 --> 00:53:00,101 그들이 원하는 건 권력이야 731 00:53:00,469 --> 00:53:03,003 이상도 없고 믿음도 없어 732 00:53:04,139 --> 00:53:07,174 '살롱 키티'는 아주 의미가 커요 733 00:53:07,342 --> 00:53:11,245 한 단계 진일보한 작품이죠 새 영화 언어를 시도했고 734 00:53:11,413 --> 00:53:13,481 거대 제작사와 함께 작업했고 735 00:53:13,949 --> 00:53:16,250 해외로 수출도 했어요 736 00:53:16,351 --> 00:53:20,321 '살롱 키티'를 통해서 737 00:53:20,322 --> 00:53:25,793 감독으로서의 이력을 더 공고히 하게 됐죠 738 00:53:25,961 --> 00:53:29,997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고 739 00:53:30,332 --> 00:53:33,367 밥 구치오네라는 제작자를 알게 됐어요 740 00:53:33,602 --> 00:53:38,506 밥은 이탈리아에 와서 '살롱 키티'를 관람했고 741 00:53:38,707 --> 00:53:41,342 영화를 다 보고 나서 742 00:53:41,676 --> 00:53:44,779 내게 전화해 영화 제작을 제안했어요 743 00:53:45,847 --> 00:53:47,681 바로 '칼리귤라'였죠 744 00:54:11,540 --> 00:54:15,843 그의 작품은 나름의 가치가 있고 745 00:54:16,077 --> 00:54:19,213 틴토 브라스는 기억할 만한 감독이에요 746 00:54:19,381 --> 00:54:23,717 놀라운 건 '칼리귤라'가 평가절하 됐다는 거예요 747 00:54:23,885 --> 00:54:28,089 당시 이탈리아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748 00:54:28,857 --> 00:54:30,758 일으킨 작품이거든요 749 00:54:31,359 --> 00:54:36,430 '칼리귤라'는 유일한 포르노 서사 영화예요 750 00:54:36,731 --> 00:54:39,667 촬영 전에 배우와 제작진이 751 00:54:39,668 --> 00:54:42,103 함께 모여 식사를 했어요 752 00:54:42,104 --> 00:54:46,674 기다란 테이블 끝에 밥 구치오네가 앉았죠 753 00:54:46,842 --> 00:54:52,880 뭐라고 해야할까요? 재미있는 분이었어요 754 00:54:52,881 --> 00:54:54,515 전 틴토 옆에 앉았고요 755 00:54:54,516 --> 00:54:58,619 구치오네는 아주 뿌듯해 보였어요 756 00:54:58,620 --> 00:55:03,524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757 00:55:03,525 --> 00:55:07,728 성공한 사람들이었고 758 00:55:08,230 --> 00:55:10,231 영국 최고의 배우들이었죠 759 00:55:10,232 --> 00:55:14,068 존 길구드, 피터 오툴 760 00:55:14,069 --> 00:55:18,873 말콤과 저도 당시에 꽤 유명했어요 761 00:55:18,874 --> 00:55:24,378 최고의 배우진과 최고의 디자이너라며 762 00:55:24,379 --> 00:55:27,715 아주 좋아했어요 763 00:55:28,216 --> 00:55:32,153 이탈리아의 유명한 디자이너가 참여했고 764 00:55:32,387 --> 00:55:35,256 감독은 틴토 브라스였죠 765 00:55:35,457 --> 00:55:39,727 틴토가 속삭였어요 '최악의 영화가 될 거야' 766 00:55:41,730 --> 00:55:45,065 그게 틴토와의 첫 만남이었죠 767 00:55:45,100 --> 00:55:49,069 그는 기존의 모든 체제에 저항하고 768 00:55:49,104 --> 00:55:53,007 도전적인 태도로 삶을 대해요 769 00:55:53,008 --> 00:55:57,311 한 마디로 말썽꾸러기죠 770 00:56:05,921 --> 00:56:09,023 밥 구치오네는 고어 비달을 만났죠 771 00:56:09,291 --> 00:56:13,694 잘 나가는 성인잡지의 발행인이니 772 00:56:13,862 --> 00:56:17,598 작가를 설득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을 거예요 773 00:56:17,766 --> 00:56:19,700 '쓰고 싶은 걸 써라' 774 00:56:19,868 --> 00:56:22,536 제작비는 얼마든지 주겠다고 한 거죠 775 00:56:22,704 --> 00:56:26,173 고상한 지성인인 비달이 그와 손을 잡게 된 겁니다 776 00:56:26,341 --> 00:56:32,880 비달에게 각본 수정을 일곱 번이나 요구했는데 777 00:56:33,014 --> 00:56:36,150 매번 요구를 들어줬어요 778 00:56:36,318 --> 00:56:39,787 날 위해 각본을 수정했죠 779 00:56:41,690 --> 00:56:47,027 틴토 브라스를 촬영 감독으로 고용했어요 780 00:56:47,195 --> 00:56:52,199 비달의 각본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781 00:56:53,168 --> 00:56:56,203 제작현장에서 그런 일은 아주 흔해요 782 00:56:56,505 --> 00:56:59,206 작가와 감독이 자주 충돌하죠 783 00:56:59,407 --> 00:57:01,041 틴토 브라스가 784 00:57:02,878 --> 00:57:07,214 영화를 만든다고 하더군요 785 00:57:08,884 --> 00:57:12,486 그는 실력 있는 연출가이자 촬영감독이었죠 786 00:57:12,654 --> 00:57:15,589 기술도 뛰어나고요 787 00:57:18,593 --> 00:57:21,529 그는 각본대로 하겠다고 약속했죠 788 00:57:21,930 --> 00:57:25,065 둘의 생각이 달랐을 거예요 789 00:57:25,233 --> 00:57:28,869 현존하는 작가들은 다루기가 어렵죠 790 00:57:29,871 --> 00:57:32,907 고인과 일하는 게 차라리 나을 거예요 791 00:57:33,575 --> 00:57:36,110 틴토를 선택한 건 792 00:57:36,111 --> 00:57:40,247 성적 묘사에 두려움이 없어서일 거예요 793 00:57:40,248 --> 00:57:44,084 구치오네는 확실히 에로 영화를 원했어요 794 00:57:44,085 --> 00:57:49,690 고급스럽고 수위가 낮은 포르노물을 원했죠 795 00:57:49,691 --> 00:57:53,527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796 00:57:53,562 --> 00:57:59,366 고어 비달의 훌륭한 각본을 가지고 797 00:57:59,935 --> 00:58:02,937 최고의 작품이 나오기를 바랐어요 798 00:58:02,938 --> 00:58:07,708 최고의 각본가를 비롯해 훌륭한 팀을 데리고 799 00:58:07,809 --> 00:58:13,247 소프트 포르노물을 제작하려던 거죠 800 00:58:14,049 --> 00:58:17,952 어떻게 보면 리처드 닉슨의 얘기고 801 00:58:18,120 --> 00:58:20,488 또 그 밖에 여러... 802 00:58:22,491 --> 00:58:24,825 - 지도자 말인가요? - 맞아요 803 00:58:25,627 --> 00:58:28,562 구치오네가 원했던 건... 804 00:58:29,664 --> 00:58:33,801 기본적으로 구치오네는 취향이란 게 없었죠 805 00:58:33,802 --> 00:58:36,604 결국에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806 00:58:36,605 --> 00:58:38,439 취향 따위는 없었어요 807 00:58:38,840 --> 00:58:42,843 틴토는 취향이 있었죠 808 00:58:43,278 --> 00:58:46,413 구치오네가 불화를 일으켰어요 809 00:58:46,581 --> 00:58:49,650 영화 제작이 끝난 후에 810 00:58:49,918 --> 00:58:55,122 '칼리귤라'가 원하는 만큼 에로틱하지 않다면서 811 00:58:55,357 --> 00:58:58,759 브라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어요 812 00:58:59,294 --> 00:59:01,662 편집권을 박탈한 겁니다 813 00:59:01,963 --> 00:59:06,000 나라면 완전히 색다르게 완성했을 거예요 814 00:59:06,601 --> 00:59:09,370 전에 없던 영화가 됐겠죠 815 00:59:10,705 --> 00:59:13,340 이미지는 당연히 동일하고요 816 00:59:13,842 --> 00:59:15,609 이미지는 내 것이지만 817 00:59:15,777 --> 00:59:19,880 영화는 구치오네 거죠 818 00:59:20,549 --> 00:59:22,283 그의 의도대로 찍은 거니까요 819 00:59:22,617 --> 00:59:25,486 치열한 소송이 벌어졌어요 820 00:59:25,787 --> 00:59:30,658 저작권을 놓고 브라스가 구치오네를 고소했죠 821 00:59:30,859 --> 00:59:34,061 이 소송의 진정한 의미는 822 00:59:34,296 --> 00:59:37,031 예술 작품의 소유권이 823 00:59:37,232 --> 00:59:41,335 돈을 투자한 제작자에게 있는지 824 00:59:41,503 --> 00:59:45,573 촬영한 감독에게 있는지를 가린다는 점에 있죠 825 00:59:45,740 --> 00:59:50,878 구치오네를 상대로 벌인 소송은 826 00:59:51,012 --> 00:59:52,913 혁신적인 사건이었어요 827 00:59:53,081 --> 00:59:55,216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승소했고 828 00:59:55,584 --> 00:59:58,919 감독의 저작권이 인정됐습니다 829 00:59:59,321 --> 01:00:02,423 감독 자신이 촬영한 작품에 권리가 있고 830 01:00:02,657 --> 01:00:06,427 만약 완성된 작품에 만족하지 않으면 831 01:00:06,661 --> 01:00:09,864 즉, 편집 결과에 만족하지 않으면 832 01:00:10,365 --> 01:00:13,768 개봉하지 않을 권리도 가지는 거예요 833 01:00:14,002 --> 01:00:17,605 내가 편집하지 않은 영화는 내 작품이 아니에요 834 01:00:18,206 --> 01:00:20,241 편집은 아주 중요한 과정이죠 835 01:00:20,575 --> 01:00:22,877 영화가 만들어지는 건 836 01:00:23,044 --> 01:00:26,747 촬영 단계가 아니에요 837 01:00:27,215 --> 01:00:29,049 가장 중요한 건 편집 단계죠 838 01:00:29,251 --> 01:00:32,119 내가 편집하지 않으면 내 영화가 아니에요 839 01:00:32,387 --> 01:00:35,923 구치오네는 포르노 제작자나 840 01:00:36,091 --> 01:00:38,793 탐욕가일지는 몰라도 841 01:00:39,127 --> 01:00:41,061 바보는 아니에요 842 01:00:41,363 --> 01:00:44,765 그는 작품을 이탈리아 밖으로 빼돌려 843 01:00:45,033 --> 01:00:46,734 런던으로 보냈어요 844 01:00:46,935 --> 01:00:49,904 필름 안에 필름을 숨기는 방식으로 845 01:00:50,105 --> 01:00:52,940 네거티브를 훔쳤고 846 01:00:53,208 --> 01:00:55,910 런던으로 가서 또 소송을 벌였죠 847 01:00:56,912 --> 01:00:58,813 소유권 분쟁이었어요 848 01:00:58,980 --> 01:01:04,585 하지만 이번에는 브라스가 패소합니다 849 01:01:04,886 --> 01:01:09,490 영화를 놓고 갈등이 생긴 거죠 850 01:01:09,491 --> 01:01:13,761 제작자의 권력과 851 01:01:13,795 --> 01:01:17,131 틴토의 창의성 간의 싸움이었어요 852 01:01:17,132 --> 01:01:22,169 틴토의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잃는 건 853 01:01:22,170 --> 01:01:24,271 정말 힘든 일이었을 거예요 854 01:01:24,272 --> 01:01:27,808 감독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겠죠 855 01:01:27,809 --> 01:01:32,513 틴토는 전에 없이 많은 예산을 들여 856 01:01:32,514 --> 01:01:38,586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마음껏 창조해냈어요 857 01:01:38,587 --> 01:01:40,621 '칼리귤라'에서 말이죠 858 01:01:40,622 --> 01:01:46,026 그런 작품을 빼앗겼다는 것 자체가 859 01:01:46,027 --> 01:01:50,297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을 거예요 860 01:02:04,312 --> 01:02:06,981 전 제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861 01:02:07,015 --> 01:02:10,851 데뷔 초기에 작품을 함께 했던 감독이 862 01:02:10,852 --> 01:02:17,458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863 01:02:17,459 --> 01:02:24,331 대담하고 흥미로운 사람이었다는 점에서요 864 01:02:24,466 --> 01:02:26,133 전 운이 좋았어요 865 01:02:26,301 --> 01:02:28,202 틴토는 평범하지 않아요 866 01:02:28,870 --> 01:02:30,738 '자유를 사랑해요' 867 01:02:30,906 --> 01:02:34,208 파졸리니가 섹스 장면을 촬영할 때 이렇게 말했죠 868 01:02:34,543 --> 01:02:38,412 저 역시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869 01:02:38,880 --> 01:02:46,353 위선과 무지 두려움에 가려져 870 01:02:46,555 --> 01:02:49,423 그간 표현되지 못했던 모든 걸 표현할 생각이에요 871 01:02:49,758 --> 01:02:52,326 완전히 발가벗은 섹스죠 872 01:02:52,527 --> 01:02:54,161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873 01:02:54,162 --> 01:02:56,831 2001년 1월 틴토를 기념하고자 874 01:02:56,998 --> 01:02:59,500 그의 영화 회고전을 기획했어요 875 01:02:59,668 --> 01:03:04,171 '육체의 천국'이란 타이틀을 달았는데 876 01:03:04,372 --> 01:03:07,608 틴토가 무척 좋아했죠 877 01:03:07,776 --> 01:03:10,411 이런 타이틀을 붙인 이유는 878 01:03:10,579 --> 01:03:17,118 그는 순수한 쾌락과 기쁨의 아이콘이니까요 879 01:03:17,119 --> 01:03:21,922 틴토 브라스의 에로티시즘은 여타 감독들과는 달라요 880 01:03:22,090 --> 01:03:25,259 우리는 많은 감독들이 고민하는 881 01:03:25,427 --> 01:03:28,629 에로스와 타나토스와 연관지어서 882 01:03:28,797 --> 01:03:32,633 질병과 모호함, 성폭력에 대한 얘기도 나누려 해요 883 01:03:32,801 --> 01:03:36,403 '살롱 키티'나 '칼리귤라'처럼 884 01:03:36,571 --> 01:03:39,707 폭력적이고 모호한 영화를 만들었지만 885 01:03:39,875 --> 01:03:45,079 그 작품들은 성보다는 무정부주의에 대한 영화죠 886 01:03:45,247 --> 01:03:49,617 그는 밝고 즐거운 에로 영화를 만들어서 887 01:03:49,785 --> 01:03:54,955 우리에게 에로티시즘의 유쾌함을 선사했어요 888 01:03:56,057 --> 01:04:01,328 이 회고전은 그의 초기작을 다시 살펴보고 889 01:04:01,496 --> 01:04:05,800 기발하고 향락적인 에로티시즘 이전의 890 01:04:05,967 --> 01:04:10,171 그의 작품세계를 돌아보려는 겁니다 891 01:04:10,338 --> 01:04:13,941 그는 누벨바그로 일컫는 1960년대 892 01:04:14,176 --> 01:04:17,845 즉, 현대 영화의 제작 방법을 개발한 893 01:04:18,013 --> 01:04:20,581 영화 세대의 일원이에요 894 01:04:20,749 --> 01:04:22,583 그는 1933년 생으로 895 01:04:22,751 --> 01:04:26,587 고다르나 트뤼포보다 더 젊었었죠 896 01:04:26,755 --> 01:04:29,356 이들 감독 세대는... 897 01:04:33,028 --> 01:04:36,997 이번 회고전을 통해 그의 초기 실험작을 살펴봤는데 898 01:04:37,165 --> 01:04:39,533 대중적이고 추상적인 스타일로 899 01:04:40,702 --> 01:04:43,871 정치색도 있지만 무정부주의적이에요 900 01:04:44,506 --> 01:04:49,877 에로영화로 전향하기 이전의 색채랄 수 있죠 901 01:04:50,045 --> 01:04:52,046 그의 선택이 옳았다고 봐요 902 01:04:52,214 --> 01:04:55,950 그는 에로티시즘에서 방향을 찾았어요 903 01:04:56,618 --> 01:05:00,287 그의 초기작은 일반적인 흐름을 좇았지만 904 01:05:00,455 --> 01:05:03,791 에로영화들을 통해 905 01:05:03,959 --> 01:05:06,794 그의 개인적인 스타일을 완성했죠 906 01:05:07,162 --> 01:05:13,534 이번 회고전은 그의 작품을 재발견하고 907 01:05:13,735 --> 01:05:16,871 그가 어떤 감독인지를 재고시켜 드릴 겁니다 908 01:05:17,072 --> 01:05:22,877 '육체의 천국'은 에로티시즘의 밝고 909 01:05:24,212 --> 01:05:25,412 긍정적인 면을 축하하는 910 01:05:25,580 --> 01:05:30,584 관능적이고 즐거운 헌사가 될 겁니다 911 01:05:31,219 --> 01:05:33,487 바타일이 죽음과 대조되는 삶의 증거로 912 01:05:33,655 --> 01:05:36,891 에로티시즘을 정의한다면 913 01:05:38,160 --> 01:05:42,563 브라스의 영화는 섹스가 삶이라고 정의하죠 914 01:05:42,731 --> 01:05:46,434 '엉덩이 찬양'의 시학 915 01:05:58,280 --> 01:06:01,916 뒤집어진 심장 모양의 호화로운 구체 916 01:06:02,083 --> 01:06:04,084 두 개의 반구 917 01:06:04,286 --> 01:06:07,755 중심을 따라 파인 골이 유혹의 미소를 보내고 918 01:06:08,623 --> 01:06:13,694 그 경사를 따라 지옥의 계곡이 펼쳐지며 919 01:06:13,895 --> 01:06:17,865 천국의 쾌락을 선사하네 920 01:06:18,133 --> 01:06:21,602 순수하고 둥그런 형체 921 01:06:21,636 --> 01:06:24,405 콩팥의 곡선을 그리며 922 01:06:24,606 --> 01:06:28,442 내 손안에 가득 들어오는 충만감 923 01:06:29,377 --> 01:06:31,946 틴토는... 924 01:06:33,915 --> 01:06:39,286 사물이나 금지된 것들의 925 01:06:39,755 --> 01:06:41,956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어 했고 926 01:06:42,124 --> 01:06:46,160 아주 훌륭하게 해냈죠 927 01:06:58,507 --> 01:07:03,844 성은 브라스의 삶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였어요 928 01:07:04,012 --> 01:07:08,249 벌써 고등학교 때부터 매음굴에 드나들었죠 929 01:07:08,416 --> 01:07:13,087 거길 출입하려고 신분증을 위조하기도 했고 930 01:07:13,288 --> 01:07:19,293 아버지 서재에서 책을 훔쳐 팔기도 했어요 931 01:07:19,761 --> 01:07:22,997 그의 영화에서도 종종 언급되는데 932 01:07:23,165 --> 01:07:25,866 예를 들면 '파프리카'에서 그랬죠 933 01:07:26,034 --> 01:07:30,971 베니스에는 매음굴과 영화관이 33개씩 있었죠 934 01:07:31,139 --> 01:07:33,340 매음굴에 제일 먼저 가고 935 01:07:33,508 --> 01:07:37,812 그다음이 영화관 다시 매음굴로 가요 936 01:07:38,013 --> 01:07:41,715 욕구 해소를 위해서죠 937 01:07:43,718 --> 01:07:45,286 좋을 때였어요 938 01:07:45,620 --> 01:07:49,890 매음굴은 자신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939 01:07:50,125 --> 01:07:54,962 성적으로 뿐아니라 사회적으로도요 940 01:07:55,130 --> 01:07:59,967 그는 매음굴은 아지트처럼 말하곤 해요 941 01:08:00,168 --> 01:08:04,371 만남의 장소나 문화 교류가 일어나는 장소처럼요 942 01:08:08,143 --> 01:08:12,079 '커다랗고 둥근 목과 통통한 어깨 위로' 943 01:08:13,048 --> 01:08:16,417 '당당하고도 우아하게' 944 01:08:16,585 --> 01:08:18,552 '머리를 움직인다 위풍당당한 그대여' 945 01:08:19,521 --> 01:08:22,323 보들레르 당신이 보낸 건가? 946 01:08:22,491 --> 01:08:25,760 내 성기를 뜨겁게 하는 이 풍만한 육체를? 947 01:08:27,195 --> 01:08:31,265 난 10년간 매음굴의 단골이었어요 948 01:08:31,433 --> 01:08:37,605 나중에는 '매음굴의 왕'같은 존재가 되었죠 949 01:08:37,773 --> 01:08:40,841 법대 학위가 있으신데... 950 01:08:41,042 --> 01:08:44,278 - 맞아요 - 사실입니다 951 01:08:44,446 --> 01:08:46,213 대학을 두 군데나 다녔죠 파두아에서 다니다가 952 01:08:46,381 --> 01:08:49,617 페라라에서 졸업했어요 953 01:08:49,785 --> 01:08:53,521 대학을 옮긴 이유는... 954 01:08:54,890 --> 01:08:57,358 수업이나 교수와는 상관없어요 955 01:08:57,526 --> 01:09:02,963 당시 파두아의 매음굴을 다 없애버려서 956 01:09:03,131 --> 01:09:06,967 매음굴이 남아있던 페라라로 이사 간 거죠 957 01:09:07,135 --> 01:09:09,637 매음굴 때문에 이사를요? 958 01:09:09,871 --> 01:09:12,773 교육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니까요 959 01:09:14,376 --> 01:09:18,078 아까 대사 할 때 손가락을 넣었나? 960 01:09:18,280 --> 01:09:20,948 - 앞뒤 모두 말이야? - 꼭 그래야 해요? 961 01:09:22,984 --> 01:09:24,785 구멍이 더 생기겠어요 962 01:09:46,408 --> 01:09:48,242 더 높이 세워 963 01:09:48,610 --> 01:09:50,511 브라스가 한 일은 964 01:09:50,679 --> 01:09:53,614 엄청난 일탈이었어요 965 01:09:55,517 --> 01:09:58,519 이탈리아 문화에 수용될 수는 없죠 966 01:09:58,920 --> 01:10:01,522 숭고한 형식을 매개로 967 01:10:02,290 --> 01:10:06,293 천박하다고 여겨지는 주제를 표현했어요 968 01:10:14,703 --> 01:10:16,337 그만해요 969 01:10:16,605 --> 01:10:17,872 커피 다 됐어요 970 01:10:18,140 --> 01:10:22,343 우아한 스타일과 고상한 언어가 만나 971 01:10:22,677 --> 01:10:26,514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냈지만 972 01:10:27,115 --> 01:10:29,884 엉덩이가 부각되어 거북함을 심어줬죠 973 01:10:30,685 --> 01:10:33,954 덕분에 브라스는 배척되고 소외됐어요 974 01:10:35,190 --> 01:10:37,525 '엉덩이 감독'으로 치부되고 말죠 975 01:10:39,828 --> 01:10:43,063 인간의 신체 부위 중에서 엉덩이는 976 01:10:43,231 --> 01:10:44,999 천박한 것으로 인식되는데 977 01:10:45,500 --> 01:10:47,735 브라스는 굴하지 않아요 978 01:10:48,003 --> 01:10:52,640 웃음을 잃지 않고 신념을 추구하면서 979 01:10:52,874 --> 01:10:55,209 경쾌함과 활기를 유지하죠 980 01:10:56,211 --> 01:10:59,880 삶에 대한 시각과 미학을 결합했다고 할까요? 981 01:11:00,048 --> 01:11:04,385 하지만 그 유쾌함 또한 용서할 수 있는 게 아니죠 982 01:11:05,220 --> 01:11:11,258 아름답고 숭고한 것을 타락시켰으니까요 983 01:11:11,426 --> 01:11:13,260 만약 파졸리니였다면 984 01:11:14,863 --> 01:11:16,664 모두가 받아들였을 거예요 985 01:11:16,865 --> 01:11:21,769 그러나 숭고한 것과 저급한 신체를 결부시켜놓고 986 01:11:22,003 --> 01:11:24,338 농담하고 즐거워하는 건 987 01:11:24,506 --> 01:11:26,207 용납될 수 없는 거죠 988 01:11:26,408 --> 01:11:29,076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틴토 브라스는 989 01:11:31,046 --> 01:11:33,047 평가절하되는 겁니다 990 01:11:37,786 --> 01:11:39,120 모리치오? 991 01:11:39,287 --> 01:11:44,024 어디 예쁜 아가씨 없나? 992 01:12:00,942 --> 01:12:03,310 1983년, 열쇠 993 01:12:23,298 --> 01:12:26,300 안토니오니와 작업할 때 994 01:12:26,468 --> 01:12:29,503 브라스와 같은 스튜디오를 썼어요 995 01:12:29,671 --> 01:12:32,840 난 밀라노 사람이라 그 지역은 잘 모르는데 996 01:12:33,074 --> 01:12:36,610 카페에서 틴토를 만났죠 997 01:12:36,845 --> 01:12:42,917 대뜸 '열쇠'라는 영화의 오디션을 제안하더군요 998 01:12:43,919 --> 01:12:47,154 대사를 영어로 해야 했는데 999 01:12:47,756 --> 01:12:49,623 난 영어를 못했어요 1000 01:12:50,659 --> 01:12:52,793 선생을 붙여준다며 1001 01:12:52,961 --> 01:12:55,162 영어로 된 대본을 주더군요 1002 01:12:55,330 --> 01:13:00,267 하지만 영어가 전혀 늘지 않았어요 1003 01:13:00,435 --> 01:13:05,039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 싶어서 1004 01:13:05,273 --> 01:13:07,007 오디션을 봤죠 1005 01:13:07,175 --> 01:13:10,010 리키 토나찌가 조감독이었는데 1006 01:13:10,178 --> 01:13:15,182 그 친구가 상대의 대사를 읽어줬어요 1007 01:13:15,383 --> 01:13:21,789 베니스의 유명한 카페 플롤리안처럼 꾸며놓고는 1008 01:13:21,790 --> 01:13:24,492 테이블에 앉아 오디션을 봤죠 1009 01:13:24,659 --> 01:13:29,363 난 영어를 못하니 그냥 말을 지어내기로 했어요 1010 01:13:30,832 --> 01:13:34,168 내 차례가 되면 다리를 차달라고 했죠 1011 01:13:34,369 --> 01:13:35,903 리키는 영어를 했거든요 1012 01:13:36,071 --> 01:13:39,206 내 다리를 차길래 아무렇게나 지껄였죠 1013 01:13:49,885 --> 01:13:53,220 곱슬머리인데다 검은색이라 1014 01:13:53,388 --> 01:13:55,523 배역에도 전혀 어울리지 않았어요 1015 01:13:56,057 --> 01:13:59,326 어쨌든 오디션을 보고 틴토와 작별인사를 했죠 1016 01:14:03,765 --> 01:14:07,668 그런데 미용사가 오더니 머리를 자르려고 하더군요 1017 01:14:07,836 --> 01:14:11,572 전 어차피 안 될 거로 생각해서 1018 01:14:11,740 --> 01:14:15,009 머리를 못 자르게 했어요 1019 01:14:15,510 --> 01:14:17,545 그런데 3주 후에 전화로 이러는 겁니다 1020 01:14:17,712 --> 01:14:19,747 '말도 안 되는 이상한 대사였지만' 1021 01:14:19,948 --> 01:14:23,384 '한 번 해봅시다' 1022 01:14:23,852 --> 01:14:26,787 이 영화의 주제는 1023 01:14:27,756 --> 01:14:30,091 성적 황홀경과 1024 01:14:30,292 --> 01:14:32,193 감각적 쾌락입니다 1025 01:14:32,194 --> 01:14:36,230 1993년 열쇠 촬영장 틴토 브라스 1026 01:14:36,898 --> 01:14:39,433 그것을 믿는 즐거움과 1027 01:14:39,868 --> 01:14:41,936 불륜의 쾌락 1028 01:14:42,737 --> 01:14:45,306 도를 넘는 질투를 그려낼 겁니다 1029 01:14:46,041 --> 01:14:51,545 제 생각에 이 영화가 성공한 요인은 1030 01:14:52,047 --> 01:14:54,615 그게 제 모습이라는 걸 1031 01:14:54,783 --> 01:14:57,318 관객들도 느꼈기 때문일 거예요 1032 01:14:57,319 --> 01:14:57,952 1983년 열쇠 스테파니아 산드렐리 1033 01:14:58,587 --> 01:15:01,388 - 당신의 에로틱한 면이요? - 네, 그럴 수 있죠 1034 01:15:01,556 --> 01:15:05,993 섹스, 에로티시즘, 사랑 모두 삶의 일부예요 1035 01:15:06,128 --> 01:15:09,997 그런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표현하는 게 1036 01:15:10,165 --> 01:15:13,968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1037 01:15:14,302 --> 01:15:17,104 흥행할 거라고는 1038 01:15:17,305 --> 01:15:20,407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1039 01:15:21,777 --> 01:15:23,644 상상도 못 했죠 1040 01:15:23,845 --> 01:15:26,080 첫 주 매출액을 보고 1041 01:15:27,082 --> 01:15:29,283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어요 1042 01:15:29,451 --> 01:15:32,853 밀라노는 극장 앞에 경찰이 지키고 있어서 1043 01:15:33,088 --> 01:15:35,823 눈에 띄지 않으려고 숨어다녔죠 1044 01:15:38,960 --> 01:15:41,495 어쨌든 그때 깨달은 건 1045 01:15:41,696 --> 01:15:47,701 이 영화는 가족과 연인을 위한 소프트 포르노였다는 거예요 1046 01:15:47,969 --> 01:15:53,474 많은 분들이 '정치적 쾌락'을 다뤘던 1047 01:15:53,642 --> 01:15:55,943 초기 작품과는 달리 1048 01:15:56,111 --> 01:15:58,379 왜 단순한 성적 쾌락만을 다뤘는지 질문하는데 1049 01:15:58,780 --> 01:16:02,383 '단순하다'는 단어에는 오류가 있어요 1050 01:16:02,551 --> 01:16:05,786 성적 쾌락이 더 천박한 게 아니거든요 1051 01:16:05,954 --> 01:16:10,357 제가 표현하는 성적 쾌락은 1052 01:16:11,293 --> 01:16:15,162 개인의 자유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에요 1053 01:16:16,898 --> 01:16:22,636 자유로운 개인이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죠 1054 01:16:22,971 --> 01:16:25,172 공동체의 소속원이 자유롭지 못하면 1055 01:16:25,474 --> 01:16:29,710 사회 또한 자유롭지 못해요 1056 01:16:29,878 --> 01:16:33,180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개인이 일으킨 혁명은 1057 01:16:33,381 --> 01:16:35,683 결국 끔찍한 독재로 전락하고 말죠 1058 01:16:35,884 --> 01:16:38,486 아버지는 인간의 성에 대해 많이 다루죠 1059 01:16:39,721 --> 01:16:43,991 그런 작품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요 1060 01:16:44,226 --> 01:16:47,328 그분은 금기로부터 자유롭고 1061 01:16:47,496 --> 01:16:49,163 숨지 않으시죠 1062 01:17:10,919 --> 01:17:14,855 '엉덩이는 위대하고 표정이 있는 열쇠' 1063 01:17:15,424 --> 01:17:17,091 '예술의 한 요소이며' 1064 01:17:17,259 --> 01:17:21,429 '비난과 모욕이 아닌 기쁨과 자유의 동의어이다' 1065 01:17:21,596 --> 01:17:24,198 '기존 체제의 부조리한 질서를' 1066 01:17:24,433 --> 01:17:27,802 '거부하고 전복시키는 사상적 일탈이며' 1067 01:17:27,969 --> 01:17:32,640 '분노, 반란, 저항, 도발 수치, 모독을 담은' 1068 01:17:32,874 --> 01:17:35,443 '유쾌하고 즐거운 그릇이다' 1069 01:17:35,644 --> 01:17:37,745 '그것은 자유이며' 1070 01:17:37,946 --> 01:17:39,914 '진실의 이미지' 1071 01:17:40,115 --> 01:17:42,450 '무정부주의의 정수이다' 1072 01:17:56,798 --> 01:17:59,500 에로스를 한마디로 묘사하기는 어렵죠 1073 01:17:59,668 --> 01:18:03,404 내 인생에서 늘 함께 해왔고 1074 01:18:03,572 --> 01:18:05,806 내 영화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 1075 01:18:06,241 --> 01:18:10,344 어떤 작품이든 이야기를 풀어낼 때 1076 01:18:11,780 --> 01:18:13,747 기본이 되는 점이죠 1077 01:18:17,853 --> 01:18:22,089 에로스라는 요소는 1078 01:18:23,158 --> 01:18:27,128 틴토의 모든 작품에 들어가야 해요 1079 01:18:30,265 --> 01:18:32,533 개인적인 생각에는 1080 01:18:32,534 --> 01:18:38,639 그의 비범한 재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1081 01:18:39,508 --> 01:18:41,809 그 점이 한계이기도 해요 1082 01:18:42,477 --> 01:18:47,448 그가 만들어내는 모든 작품이 1083 01:18:48,216 --> 01:18:51,051 포르노물이 돼버리니까요 1084 01:18:54,189 --> 01:18:58,125 네, 그런 면에서 부끄러움이 없어요 1085 01:18:58,460 --> 01:18:59,794 거침이 없죠 1086 01:18:59,795 --> 01:19:03,731 하지만 그는 여성을 사랑해요 1087 01:19:03,899 --> 01:19:06,467 여성을 존중하죠 1088 01:19:06,468 --> 01:19:10,037 아내 틴타와의 관계나 1089 01:19:10,138 --> 01:19:14,041 그 둘의 끈끈한 관계를 보면 1090 01:19:16,411 --> 01:19:19,680 틴토라는 사람은 1091 01:19:19,915 --> 01:19:24,218 사고방식이 일반인과 굉장히 다른 것 같아요 1092 01:19:24,486 --> 01:19:26,720 남들과 다르죠 1093 01:19:27,055 --> 01:19:31,592 그는 예술가예요 정말 훌륭한 분이죠 1094 01:19:33,361 --> 01:19:38,065 생명력이 강처럼 유려하고 삶을 사랑해요 1095 01:19:38,266 --> 01:19:41,702 그는 원하는 걸 마음껏 창조해야 해요 1096 01:19:43,105 --> 01:19:45,439 전 페미니스트지만 1097 01:19:45,440 --> 01:19:49,009 틴토를 비판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1098 01:19:49,744 --> 01:19:53,714 틴토 감독과의 만남은 참 멋진 경험이었고 1099 01:19:53,915 --> 01:19:56,050 인상 깊고 뭉클했어요 1100 01:19:56,218 --> 01:20:00,588 아주 뜻깊었죠 1101 01:20:01,289 --> 01:20:05,092 그 만남을 평생 잊지 못해요 1102 01:20:05,293 --> 01:20:09,964 아들이 18살이 되었을 때 영화를 보여줬어요 1103 01:20:10,966 --> 01:20:13,567 아들이 그러더군요 '훌륭한 영화네요' 1104 01:20:13,769 --> 01:20:16,370 '시사하는 바가 있어요' 1105 01:20:16,538 --> 01:20:21,642 '좋은 작품인데 왜 그렇게 걱정했어요?' 1106 01:20:21,810 --> 01:20:24,645 '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예요' 1107 01:20:24,880 --> 01:20:26,714 '재미있게 봤어요' 1108 01:20:26,915 --> 01:20:28,816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더라고요 1109 01:20:29,050 --> 01:20:35,456 수위 높은 장면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1110 01:20:35,624 --> 01:20:40,261 그는 영화 속에서 현대의 여성상을 드러내요 1111 01:20:40,462 --> 01:20:42,997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고 1112 01:20:43,165 --> 01:20:46,167 자신의 잠재된 성애를 깨닫고 있죠 1113 01:20:46,334 --> 01:20:50,004 '성적 대상'으로서의 여성성을 뒤집는 거예요 1114 01:20:50,172 --> 01:20:52,840 그의 영화에선 여성이 주체가 되죠 1115 01:20:53,008 --> 01:20:57,111 하루는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1116 01:20:57,279 --> 01:21:01,415 드 로렌티스 영화였나 기억은 잘 안 나네요 1117 01:21:01,583 --> 01:21:04,752 당시에는 모든 게 새로웠어요 1118 01:21:05,687 --> 01:21:10,658 아름답고 인공적인 빛이 창으로 새어 들어왔죠 1119 01:21:10,826 --> 01:21:13,694 감독님이 저를 조명 앞에 세우더니 1120 01:21:13,862 --> 01:21:16,297 이렇게 말했어요 1121 01:21:16,465 --> 01:21:20,201 '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고' 1122 01:21:20,368 --> 01:21:24,672 '성적인 장면을 찍을 각오가 되어 있나?' 1123 01:21:24,840 --> 01:21:26,841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전 그랬죠 1124 01:21:27,676 --> 01:21:30,511 '뭐든지 할게요, 선생님' 1125 01:21:31,046 --> 01:21:32,947 섹스라는 주제는 1126 01:21:33,148 --> 01:21:36,550 정치, 철학, 역사, 수학 1127 01:21:36,718 --> 01:21:39,820 과학 같은 주제만큼이나 1128 01:21:39,988 --> 01:21:42,156 문화적으로 중요해요 1129 01:21:42,524 --> 01:21:44,658 섹스도 문화죠 1130 01:21:44,826 --> 01:21:49,463 그 자체로는 무의미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1131 01:21:49,464 --> 01:21:54,568 인간에게 허락된 가장 황홀한 쾌락의 원천일 뿐이죠 1132 01:21:54,736 --> 01:21:59,840 그런데 문화가 개입하면 얘기가 달라져요 1133 01:21:59,975 --> 01:22:03,043 쾌락의 원천이 광기의 원천이 되고 1134 01:22:03,211 --> 01:22:07,548 금기, 분노, 공포와 좌절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1135 01:22:07,716 --> 01:22:11,685 법과 계율 칙령 같은 것 때문에요 1136 01:22:22,731 --> 01:22:25,499 다리 펴고 누워 1137 01:22:28,370 --> 01:22:30,371 비켜, 안나 1138 01:22:30,705 --> 01:22:32,673 누워 1139 01:22:32,841 --> 01:22:34,542 끼워봐 1140 01:22:34,709 --> 01:22:36,844 다리 사이에 1141 01:22:38,613 --> 01:22:40,614 손으로 들고 있어 1142 01:22:43,685 --> 01:22:45,619 - 왼손잡이야? - 아니요 1143 01:22:45,787 --> 01:22:48,389 그럼 오른손으로 잡아 1144 01:22:49,624 --> 01:22:52,026 손 치워봐 밑을 잡아 1145 01:22:52,194 --> 01:22:54,361 손 치워 밑을 잡으라고 1146 01:22:54,529 --> 01:22:56,197 제기랄 1147 01:22:56,198 --> 01:23:00,301 종종 가짜 성기를 붙여야 했어요 1148 01:23:00,469 --> 01:23:05,473 고문이 따로 없다고 수백 번 불평했죠 1149 01:23:05,607 --> 01:23:09,543 10분마다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없으니까 1150 01:23:10,045 --> 01:23:13,914 9시부터 1시까지는 붙이고 있어야 했죠 1151 01:23:14,082 --> 01:23:16,584 이렇게 앉을 수도 없어요 1152 01:23:18,720 --> 01:23:22,456 쉴 때도 이런 자세로 있어야 했죠 1153 01:23:22,724 --> 01:23:25,292 떨어지면 다시 붙여야 하니까요 1154 01:23:27,662 --> 01:23:31,899 새벽 4시에 성기를 분장할 줄이야 1155 01:23:32,067 --> 01:23:35,503 - 새벽 2시야 - 말이 그렇다는 거지 1156 01:23:36,004 --> 01:23:37,505 여기 있네 1157 01:23:37,672 --> 01:23:39,974 안나의 립스틱이야 1158 01:23:41,810 --> 01:23:42,843 색깔 좋다 1159 01:23:43,011 --> 01:23:45,679 - 손가락으로 해야겠군 - 그렇게 해 1160 01:23:47,415 --> 01:23:50,284 - 생긴 게 좀... - 요란 떨지 마 1161 01:23:50,452 --> 01:23:53,087 농담이야 정말 좋아 1162 01:23:54,256 --> 01:23:56,791 - 이 순간만을 기다렸어 - 더 진하게 칠해 1163 01:23:59,361 --> 01:24:01,629 깨문 것 같네 1164 01:24:07,836 --> 01:24:09,837 고무 성기요 1165 01:24:10,272 --> 01:24:12,039 틴토 브라스는 끝났다! 1166 01:24:18,680 --> 01:24:20,614 틴토 브라스는 끝났다! 1167 01:24:20,782 --> 01:24:24,185 넥타이인가요, 혀인가요? 1168 01:24:26,188 --> 01:24:30,224 늙고 음란한 엉덩이 성도착자는 1169 01:24:30,358 --> 01:24:33,828 TV쇼에서 원하는 인물이죠 1170 01:24:34,029 --> 01:24:37,164 음부 디자이너로 불려요 1171 01:24:37,365 --> 01:24:40,000 이건 통역하지 않아도 됩니다 1172 01:24:40,335 --> 01:24:43,237 방금 하신 말은 방송 금지예요 1173 01:24:43,238 --> 01:24:45,739 그런 종류의 TV쇼에 1174 01:24:45,907 --> 01:24:49,009 딱 어울리는 인물이에요 1175 01:24:49,211 --> 01:24:52,913 육체와 언어를 통해 1176 01:24:53,081 --> 01:24:56,016 고급스러운 포르노의 1177 01:24:56,151 --> 01:24:59,220 정점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1178 01:24:59,387 --> 01:25:01,489 5월에 장미가 피고 1179 01:25:02,257 --> 01:25:04,325 제비꽃이 피고 1180 01:25:04,593 --> 01:25:06,093 음부는 남근을 만나 피지 1181 01:25:06,261 --> 01:25:08,662 전 음부를 가장 좋아해요 1182 01:25:08,764 --> 01:25:09,830 맙소사 1183 01:25:09,998 --> 01:25:12,333 방송에 나가면 안 되는 말이에요 1184 01:25:12,334 --> 01:25:14,602 미리 말씀드렸잖아요 1185 01:25:14,603 --> 01:25:19,840 틴토는 이탈리아 영화의 장르뿐 아니라 1186 01:25:20,041 --> 01:25:21,909 영화계 전반에 혁신을 가져왔어요 1187 01:25:22,210 --> 01:25:28,949 작품을 벗어나서 자기 자신을 아이콘으로 만드는 데도 1188 01:25:29,751 --> 01:25:33,087 성공했고요 1189 01:25:35,257 --> 01:25:39,460 영화와 함께 명언도 만들었는데 1190 01:25:39,628 --> 01:25:45,299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문장이 되었죠 1191 01:25:45,534 --> 01:25:47,535 '엉덩이는 영혼의 거울이다' 1192 01:25:47,702 --> 01:25:52,206 영화를 초월하는 획기적인 발상 아닌가요? 1193 01:26:05,053 --> 01:26:07,655 '엉덩이는 영혼의 거울이다' 1194 01:26:08,590 --> 01:26:12,460 '이 문장은 엉덩이 숭배를 나타내는' 1195 01:26:12,761 --> 01:26:14,795 '재담일 뿐 아니라' 1196 01:26:14,963 --> 01:26:19,467 '윤리적, 미학적, 철학적 요소를 아우르는' 1197 01:26:19,634 --> 01:26:22,169 '시적 통합이다' 1198 01:26:22,337 --> 01:26:25,739 '극단적인 형식의 예찬 속에서' 1199 01:26:26,241 --> 01:26:31,745 '현실 세계를 표류하는 이들의 구명보트가 되고' 1200 01:26:31,746 --> 01:26:36,150 '추한 현실에서 우리를 구원할 것이며' 1201 01:26:36,318 --> 01:26:39,620 '권력의 거짓과 위선에서 우리를 구할 것이다' 1202 01:26:39,788 --> 01:26:45,593 '존재의 부조리함에서 진실한 감각을 선사할 것이다' 1203 01:26:47,129 --> 01:26:49,830 언제나 인상 깊었던 점은 1204 01:26:52,534 --> 01:26:55,369 작품의 일관성이에요 1205 01:26:55,537 --> 01:27:00,508 성은 표현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죠 1206 01:27:01,510 --> 01:27:03,677 브라스의 정사 신은 1207 01:27:03,845 --> 01:27:07,214 굉장히 화려한 방식으로 표현돼요 1208 01:27:07,783 --> 01:27:09,884 거울, 크리스털 1209 01:27:10,685 --> 01:27:12,553 꽃병, 구체 같은 소품이 쓰이고 1210 01:27:12,954 --> 01:27:15,723 섹스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죠 1211 01:27:16,725 --> 01:27:21,862 연기하는 배우는 물론 관객도 몰입하게 돼요 1212 01:27:22,130 --> 01:27:25,299 그런 연출이 관건인 거죠 1213 01:27:25,467 --> 01:27:27,668 좋은 예가 거울이에요 1214 01:27:27,869 --> 01:27:31,472 브라스가 공간을 연출할 때 1215 01:27:31,673 --> 01:27:33,908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1216 01:27:34,075 --> 01:27:37,878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해요 1217 01:27:38,713 --> 01:27:40,381 한눈에 다 보이죠 1218 01:27:40,549 --> 01:27:44,385 눈에 보이는 육체를 더 크게 만들고 1219 01:27:44,886 --> 01:27:47,021 배가시키고 확대해요 1220 01:27:48,723 --> 01:27:51,325 시야가 과도하게 넓어지죠 1221 01:27:51,493 --> 01:27:54,862 포르노와 에로티시즘의 관계는 1222 01:27:55,030 --> 01:27:57,498 오럴섹스와 펠라티오의 관계와 같아요 1223 01:27:57,666 --> 01:28:00,434 단어의 차이일 뿐이에요 1224 01:28:00,669 --> 01:28:03,504 의미가 의의를 만들고 1225 01:28:03,705 --> 01:28:07,007 뭔가를 표현하거나 이야기하는 방식이 1226 01:28:07,209 --> 01:28:08,709 차이를 만들죠 1227 01:28:11,847 --> 01:28:13,914 정치학 1228 01:28:13,915 --> 01:28:17,451 '사회가 억압하는 것을 예술이 표출한다' 1229 01:28:18,086 --> 01:28:21,255 '형편없는 결과를 피하고자' 1230 01:28:21,790 --> 01:28:24,225 '에로티시즘이라는' 1231 01:28:24,559 --> 01:28:26,794 '형식적 수단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' 1232 01:28:27,028 --> 01:28:29,597 '그런 위선적인 장치로 인해' 1233 01:28:29,765 --> 01:28:34,435 '섹스의 동물적 요소가 제거된다' 1234 01:28:34,936 --> 01:28:38,806 '엉덩이의 쾌락보다 아름다움이 앞설 수 없다' 1235 01:28:39,040 --> 01:28:44,912 '이는 즐거움의 원천인 동물적 본성의 왜곡이다' 1236 01:28:45,247 --> 01:28:48,749 '엉덩이는 오직 외설적이어야 한다' 1237 01:28:49,317 --> 01:28:51,819 '수치심 없이 드러내야 한다' 1238 01:28:52,053 --> 01:28:55,423 '도의, 명예, 순결 정절로부터' 1239 01:28:55,624 --> 01:29:00,428 '죽을 때까지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' 1240 01:29:00,762 --> 01:29:04,465 '권력이 만들어낸 비이성적인 덕목 때문에' 1241 01:29:05,000 --> 01:29:08,068 '우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을' 1242 01:29:08,336 --> 01:29:11,138 '수치스럽게 여기고 억압한다' 1243 01:29:11,573 --> 01:29:15,342 '그리하여 뻔뻔한 권력만이 영속하며' 1244 01:29:15,744 --> 01:29:18,112 '우리를 망가뜨린다' 1245 01:29:25,587 --> 01:29:29,623 틴토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1246 01:29:29,925 --> 01:29:32,126 런던의 소호라고 해요 1247 01:29:32,527 --> 01:29:36,497 왜냐하면 70년대까지... 1248 01:29:36,498 --> 01:29:38,999 실제로도 그랬는데요 1249 01:29:39,034 --> 01:29:41,602 소호에는 세 가지가 유명했어요 1250 01:29:41,603 --> 01:29:44,872 음식, 섹스, 영화죠 1251 01:29:44,973 --> 01:29:48,809 틴토를 정의하는 세 가지 요소와 같아요 1252 01:29:49,010 --> 01:29:53,214 틴토 자신도 아주 잘 알고 있었죠 1253 01:29:53,815 --> 01:29:58,619 그가 식사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아요 1254 01:29:58,787 --> 01:30:02,389 함께 식사하는 것 자체가 멋진 경험이죠 1255 01:30:03,825 --> 01:30:06,026 연기해본 적 있나? 1256 01:30:07,062 --> 01:30:08,496 아니요, 선생님 1257 01:30:09,498 --> 01:30:12,700 선생님 말고 틴토라고 불러 1258 01:30:13,001 --> 01:30:14,802 미인대회 나간 적 있어? 1259 01:30:14,970 --> 01:30:16,337 전 배우가 꿈이에요 1260 01:30:18,340 --> 01:30:19,907 숭고한 직업이지 1261 01:30:20,075 --> 01:30:23,711 - 뽑는 기준은 뭔가요? - 엉덩이죠 1262 01:30:23,879 --> 01:30:27,214 다들 알고 있어요 1263 01:30:27,215 --> 01:30:31,752 엉덩이를 보자고 하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으니 1264 01:30:32,187 --> 01:30:35,723 속임수를 쓰죠 동전을 던진 다음 1265 01:30:35,924 --> 01:30:39,593 지원자가 그걸 주우려고 허리를 굽힐 때 1266 01:30:40,829 --> 01:30:45,032 얼마만큼 보여주는지가 중요해요 1267 01:30:45,200 --> 01:30:49,003 각오와 신념을 엿볼 수 있거든요 1268 01:30:49,104 --> 01:30:51,572 타고난 끼도 볼 수 있고요 1269 01:30:55,343 --> 01:30:56,577 안나 라누티 1270 01:30:57,946 --> 01:31:01,215 자네는 여배우의 영혼을 갖고 있나? 1271 01:31:09,758 --> 01:31:11,892 직접 판단해보세요 1272 01:32:20,796 --> 01:32:22,496 제 영혼이 어떤가요? 1273 01:32:22,764 --> 01:32:24,765 자네 엉덩이의 거울이지 1274 01:32:25,200 --> 01:32:28,502 가서 앉아 촬영 얘기 좀 해볼까 1275 01:32:32,307 --> 01:32:37,511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적합한 여배우죠 1276 01:32:37,679 --> 01:32:39,613 어떤 영감이요? 1277 01:32:41,316 --> 01:32:44,285 어떤 영감? 말 그대로 영감이죠 1278 01:32:45,120 --> 01:32:47,288 참 좋아요 1279 01:32:47,956 --> 01:32:51,459 기분이 너무 좋아요 1280 01:32:51,526 --> 01:32:53,027 - 뭐라고? - 행복하다고요 1281 01:32:53,228 --> 01:32:55,796 그래, 나도 기분 좋아 10565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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