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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3 00:04:54,243 --> 00:04:56,954 - 이 서방은. - 퇴근했죠. 44 00:04:57,111 --> 00:04:59,683 - 안 데려다주고? - 걔도 고단해요. 45 00:05:00,579 --> 00:05:02,196 - 일찍 들어와 쉬라니까. 46 00:05:10,040 --> 00:05:12,259 - 국 넘기지 말고 끓거든 뚜껑 열어 넣어. 47 00:05:12,695 --> 00:05:15,801 - 이모 뭐 하시고요. - 니 언니 좀 올려다보고 내려올게. 48 00:05:16,102 --> 00:05:20,031 아픈 애잖아. 하긴 뭐해. 49 00:05:20,618 --> 00:05:22,782 다 너희 집 볼 일이지 내 볼일 볼 게 뭐가 있니. 50 00:05:23,262 --> 00:05:24,720 아이그 지겨워 아이그 지겨워. 51 00:05:37,414 --> 00:05:41,900 얘. 이 서방 알디 모르디? 52 00:05:43,180 --> 00:05:47,864 이 서방 알아 몰라. - 몰라요 모릅디다 아직 몰라. 53 00:05:47,964 --> 00:05:50,732 - 아직 몰라? - 몰라요. 54 00:05:50,832 --> 00:05:53,785 - 이상하다. 알 텐데. 55 00:05:53,885 --> 00:05:57,724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거 아니니. 56 00:05:57,953 --> 00:06:00,344 그 기집애랑 완전히 끝난 척 하느라고 어? 57 00:06:02,772 --> 00:06:06,036 아직도 나한테 화내고 있는 거니. 58 00:06:06,136 --> 00:06:09,442 참 고맙다. 마음대로 해라. 59 00:06:09,542 --> 00:06:10,927 나는 후회 없으니까. 60 00:06:56,778 --> 00:06:59,073 - 네 여보세요. 61 00:06:59,173 --> 00:07:03,187 여보세요. - 나 허민경이야. 62 00:07:03,287 --> 00:07:06,340 - 누구라고요. - 허민경. 63 00:08:18,800 --> 00:08:20,831 - 저 왔습니다. 64 00:08:20,931 --> 00:08:23,990 지현이 들어왔나 보네요. 65 00:08:24,161 --> 00:08:25,414 - 일찍 들어왔어. 66 00:08:28,540 --> 00:08:31,483 - 옷만 바꿔 입고 금방 나와. 저녁부터 먹자. 67 00:08:33,011 --> 00:08:35,163 - 내가 닦을 테니까 애 깨워서 데리고 나와. 68 00:08:35,272 --> 00:08:37,008 - 그러세요. - 나 일어났어요. 69 00:08:37,063 --> 00:08:40,628 - 일어났네. - 좀 주무셨어요. 70 00:08:41,068 --> 00:08:42,794 - 네. - 잘했네. 71 00:08:43,217 --> 00:08:45,430 상 보자. - 네. 72 00:08:47,811 --> 00:08:51,053 - 얘 그거 죽 안 먹는 인물들 거다 어? 73 00:08:51,139 --> 00:08:52,683 저 들고 있어. 아냐 아냐. 74 00:08:52,748 --> 00:08:54,330 큰 상에다 놔 일단. - 예. 75 00:08:54,753 --> 00:08:57,601 - 저 이리와 이것 좀 닦으세요. 76 00:08:57,701 --> 00:08:58,392 - 네. 77 00:09:09,206 --> 00:09:11,406 - 푹 잤어? - 네. 78 00:09:12,379 --> 00:09:15,027 - 너 잔다고 너희 아버지 우리 숨도 못 쉬게 하셨단다. 79 00:09:15,344 --> 00:09:17,401 - 뭐. 시끄러워 조용히 해. 80 00:09:17,501 --> 00:09:19,148 아버지가 더 시끄럽던데. 81 00:09:21,135 --> 00:09:23,153 - 푹 잤다더니 제대로 못 잔 거야 그럼. 82 00:09:23,217 --> 00:09:25,086 - 아니 처음에요. 잠들기 전에. 83 00:09:25,337 --> 00:09:27,235 잘 잤어요. 세상 모르고 잤어. 84 00:09:27,772 --> 00:09:30,198 - 자고 나오니까 얼굴이 좀 낫다. 85 00:09:30,298 --> 00:09:32,880 - 최 서방 회사 인가한거 너 알아. 86 00:09:33,882 --> 00:09:36,132 - 알아요. - 인가 떨어졌어? 87 00:09:36,698 --> 00:09:39,708 - 네 벌써 신문에도 나오고 방송 나왔는데 모르셨어요? 88 00:09:39,780 --> 00:09:41,992 - 몰랐지 언제 떨어졌는데. - 오늘요. 89 00:09:42,485 --> 00:09:44,532 - 잘됐네. 그거 잘됐네. 90 00:09:44,875 --> 00:09:47,617 - 축하는 해줬어? 지현이 너 말이야. 91 00:09:47,947 --> 00:09:50,594 - 했어요. - 시큰둥하게 굴지 마. 92 00:09:51,031 --> 00:09:53,591 - 그래 그러지 마. 그 나이에 대단한 일이야. 93 00:09:53,942 --> 00:09:56,210 - 대단한 일이지 그럼. 94 00:09:56,310 --> 00:09:59,449 - 뭐 알았어. - 대단하다면서요. 95 00:09:59,549 --> 00:10:02,196 - 내가 대단하다고 하면 대단한 거야? 96 00:10:02,536 --> 00:10:04,255 - 그럼요. - 이 맛에 산다. 97 00:10:06,880 --> 00:10:10,786 - 아버님 어머님 보면 부부 일심동체 모델 같아요. 98 00:10:10,843 --> 00:10:11,536 - 맞아요. 99 00:10:12,336 --> 00:10:15,852 - 그럼 종혁 씨는 이제부터 정식으로 사장님이네요 여보. 100 00:10:16,120 --> 00:10:18,145 당신은 축하 인사 제대로 챙겼어? 101 00:10:18,739 --> 00:10:22,833 - 아버지 어머니도 최서방 오거든 잊어버리지 마시고 아는 척 하세요. 102 00:10:23,255 --> 00:10:25,491 증권에서 오픈을 하는 게 더 쉬운 일 아니에요. 103 00:10:25,612 --> 00:10:27,928 - 아 그래 알아. 아는척 해야지 그럼. 104 00:10:28,938 --> 00:10:31,549 - 지현이 너 최서방 가볍게 생각하지마. 105 00:10:31,599 --> 00:10:36,433 그래도 되는 상대 아니야. 너 때문에 신경 쓸 일 만들지 말고 잘해 괜히. 106 00:10:37,106 --> 00:10:39,362 두고 봐. 뭐든 이룰 수 있는 친구야. 107 00:10:40,126 --> 00:10:42,181 아무한테나 차례오는 결혼 상대 아니야. 108 00:10:52,385 --> 00:10:54,180 - 네. - 일찍 들어왔더라. 109 00:10:56,409 --> 00:10:58,757 - 그랬어요. - 차 보냈으니까 타고 나와. 110 00:10:58,800 --> 00:11:01,037 거의 도착할 때 됐을 거야. 111 00:11:01,137 --> 00:11:03,572 - 지금 저녁 먹는 중이에요. 112 00:11:05,120 --> 00:11:07,587 - 나는 지금 저녁 두 번째로 먹으러 가는 중이야. 113 00:11:08,678 --> 00:11:10,264 바쁜 중에도 오늘 대단하다. 114 00:11:12,413 --> 00:11:14,327 종일 전화도 못한 거 보면 알겠지. 115 00:11:14,427 --> 00:11:17,350 - 저녁 먹으러 간다면서 난 나가서 뭐 하는 건데요. 116 00:11:18,115 --> 00:11:20,445 - 나와 나와 보면 알아 끊어. 117 00:11:27,300 --> 00:11:31,424 - 아무한테나 차례오는 결혼 상대 아닌 사람이 차 보냈다고 나오래요. 118 00:11:31,988 --> 00:11:35,480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차 오면 그냥 타고 가야 하고. 119 00:11:36,045 --> 00:11:38,100 내 형편 같은 건 거의 묻지도 않아요. 120 00:11:38,562 --> 00:11:39,667 - 그런 정돈 참아. 121 00:11:39,767 --> 00:11:42,680 - 그사람 넥타이나 구두 같은 기분이 들단 말이에요. 122 00:11:43,417 --> 00:11:45,136 - 과장하지마. 스타일이 그런거지. 123 00:11:45,359 --> 00:11:47,655 아 어떤 놈이 넥타이 구두한테 그렇게 치성을 드려. 124 00:11:48,516 --> 00:11:50,160 - 그건 오래비 말이 맞어. 125 00:11:59,977 --> 00:12:02,819 - 쓸데없이 예민해서 쓸데없이 까탈하게 피곤하게 만들지 마. 126 00:12:02,919 --> 00:12:04,972 - 나를 자기 재산이라고 하는 사람이에요. 127 00:12:05,072 --> 00:12:07,942 - 그것도 트집이야. - 사람을 어떻게 재산이라고 말해. 128 00:12:08,364 --> 00:12:10,637 - 최 서방한테 재산은 이미 재산의 의미가 아니야. 129 00:12:11,224 --> 00:12:14,401 그럴 정도로 갖고 있는 사람이 너를 재산이라고 했다면 그건 그 이상 130 00:12:14,760 --> 00:12:16,200 저 전부를 의미하는 거야. 131 00:12:16,300 --> 00:12:17,264 머리 그렇게 나빠? 132 00:12:17,865 --> 00:12:20,850 - 자기가 가진 재산 중에 하나로 추가되는 뜻으로 들렸어. 133 00:12:21,100 --> 00:12:23,780 - 틀렸어 아니야. - 그런 말도 너무 싫어. 134 00:12:23,901 --> 00:12:27,274 - 안녕하십니까. - 최 사장 뭐타고 오 기사가 왔어? 135 00:12:27,374 --> 00:12:29,523 - 네 이사님 차 타고 가셨습니다 부장님. 136 00:12:29,780 --> 00:12:34,192 자 타시죠. - 갔다 와. 137 00:12:43,342 --> 00:12:44,103 - 박지현. 138 00:12:48,460 --> 00:12:50,288 - 웬일이야? - 소유자. 139 00:12:50,388 --> 00:12:54,354 물색 없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. - 그렇다 치고 어쨌든 앉아. 140 00:12:54,411 --> 00:12:58,444 할 수 없잖아. - 어떻게 된건데. 141 00:12:59,403 --> 00:13:01,599 - 종혁씨 너 찾는 전화 내가 받았었어. 142 00:13:02,014 --> 00:13:03,315 일찍 들어갔다 그러다가 143 00:13:03,508 --> 00:13:04,811 지나가는 말로 괜히 144 00:13:05,220 --> 00:13:09,040 어디 근사한 스카이라운지에서 칵테일 한 잔 사주세요 했더니 이렇게 된 거야. 145 00:13:09,218 --> 00:13:11,407 - 너도 없는데 글쎄 그 소리를 할 거니. 146 00:13:11,960 --> 00:13:15,193 너 어떻게 하고 나갔는데 종혁씨 보고 술 사 달라는 소리 할 거냐고. 147 00:13:15,954 --> 00:13:18,372 - 그만 좀 해라. 지나가는 말이라고 했잖아. 148 00:13:19,296 --> 00:13:22,687 그렇게 바쁜 사람이 설마 단번에 그럽시다 할 줄 몰랐다고. 149 00:13:23,089 --> 00:13:25,138 이렇게 된 건 나도 생각 밖이란 말이야. 150 00:13:25,383 --> 00:13:26,142 - 됐어. 151 00:13:27,475 --> 00:13:31,125 아 근데 종혁 씨는 어디로 또 저녁 먹으러 움직인다 그러던데. 152 00:13:31,297 --> 00:13:34,238 - 금방 온다고 마시고 있으래. 우리 뭐 시키자. 153 00:13:35,778 --> 00:13:39,359 - 너 신경질 났지. 니들하고 상관 있는 줄 몰랐어. 154 00:13:39,874 --> 00:13:42,332 - 말 안 했어? - 나와보면 안 되더라. 155 00:13:43,955 --> 00:13:46,307 - 나는 멘하탄 주세요. 현경아 너 뭐. 156 00:13:46,661 --> 00:13:49,202 - 브라운 카우요. 넌 피나 콜라다? 157 00:13:51,776 --> 00:13:56,013 - 얘가 하도 악악 거려서 사전 설명하려고 전화했는데 너 꺼놨더라. 158 00:13:56,414 --> 00:13:57,055 - 어 참. 159 00:14:06,546 --> 00:14:10,621 - 나 아직도 내막 제대로 모르지만 너 얕게 굴어. 160 00:14:11,756 --> 00:14:15,320 국경은 없을 수 있지만 계산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게 결혼이야. 161 00:14:15,909 --> 00:14:17,570 사랑과 결혼은 별개의 문제야. 162 00:14:18,164 --> 00:14:20,956 아직도 그걸 분리 독립 못 시키고 있다면 시대착오다. 163 00:14:21,399 --> 00:14:24,813 - 분리 독립이냐 아니냐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 문제지. 164 00:14:24,971 --> 00:14:26,500 시대 핑계 댈 거없어. 165 00:14:27,098 --> 00:14:29,771 - 시대가 개인의 선택 까지 영향을 끼치니까 그렇지. 166 00:14:31,652 --> 00:14:35,721 너 옛날에는 겉보리 서 말 만 있어도 처가 덕 안 본다 그랬어. 167 00:14:36,179 --> 00:14:39,658 처가 덕 보는 게 수치였다고. 그런데 지금 어떠니? 168 00:14:40,060 --> 00:14:44,300 이제는 처가 떠. 어우 원더풀 그러잖아. 169 00:14:44,649 --> 00:14:48,948 우리 아버지 세대만 해도 여자들 돈벌이 한다 그럼 남자 길길이 뛰었어. 170 00:14:49,681 --> 00:14:52,457 지금 노골적으로 맞벌이 하는 여자 원해. 171 00:14:52,772 --> 00:14:54,160 이게 현상이야. 172 00:14:54,540 --> 00:15:01,850 여자도 남자와 평등하게 자기 발전 능력 발휘 차원이 아니라 벌이 단순한 돈벌이로 말이야. 173 00:15:02,740 --> 00:15:03,263 니네들 174 00:15:03,363 --> 00:15:06,049 지금 이 사회에서 돈을 압도하는 가치가 뭐니. 175 00:15:06,629 --> 00:15:10,511 한번 내놔봐. - 괜히 되지도 않는 썰 풀 생각 말고 그만둬. 176 00:15:10,920 --> 00:15:13,192 니 얘기 듣고 있으면 세상 살기 싫어져. 177 00:15:13,693 --> 00:15:20,355 사람도 죽이고 의미도 죽이고 가치도 죽이고 인간도 죽이고 다 죽이고 살려놓는 거 너 돈 밖에 없잖아. 178 00:15:20,836 --> 00:15:22,292 - 돈에 한이 맺혀서 그래. 179 00:15:23,183 --> 00:15:27,276 아침에 보리 삶아 먹고 점심 굶고 저녁 죽만 먹고 한번 커봐. 180 00:15:27,710 --> 00:15:31,919 - 그랬어도 너 성공했어. 어쨌든 공부도 했고 작가 됐잖아. 181 00:15:32,983 --> 00:15:34,656 - 고졸. - 어때. 182 00:15:35,242 --> 00:15:37,842 누구보다 머리 좋고 똑똑한데. 183 00:15:37,942 --> 00:15:40,280 - 박지현 내 충고 들어. 184 00:15:40,960 --> 00:15:44,190 너 돈 애야. 꿈꾸지 말고 까불지도 마. 185 00:15:44,755 --> 00:15:47,126 사랑이 뭔데. 사랑 별거 아니야. 186 00:15:47,500 --> 00:15:50,068 그냥 근거 없는 느낌일 뿐이고 환각일 뿐이야. 187 00:15:50,168 --> 00:15:51,300 믿을 거 못 돼 너. 188 00:15:55,659 --> 00:16:00,438 - 천천히 해. - 최종혁 근사하잖아. 189 00:16:01,314 --> 00:16:03,684 어쨌든 모든 게 평생 개런티 아니야. 190 00:16:04,359 --> 00:16:06,905 너 그게 우리 모든 여자의 꿈인 거 몰라서 그래. 191 00:16:07,456 --> 00:16:09,297 - 여자가 기껏 그거 밖에 안 돼? 192 00:16:09,519 --> 00:16:12,401 모든 여자의 꿈이 최종혁 같은 남자랑 결혼하는 거게 193 00:16:13,140 --> 00:16:14,445 - 너도 까불지 마. 194 00:16:14,880 --> 00:16:17,218 - 소위 작가라는 게 한심하다 한심해. 195 00:16:17,468 --> 00:16:20,268 우린 좀 달라보자 어? 196 00:16:20,368 --> 00:16:24,116 - 미안해요. -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. 197 00:16:24,216 --> 00:16:26,843 - 많이 늦지는 않았어요. 아홉시 반이니까. 198 00:16:26,943 --> 00:16:31,650 - 준수한데요 뭐. - 집에 들어가서 뭐 했어. 199 00:16:31,750 --> 00:16:35,626 - 잠 잤어요. - 머리 아픈 건 나았어? 200 00:16:35,726 --> 00:16:38,499 - 나았어요. - 나 술잔 비었는데. 201 00:16:38,599 --> 00:16:42,718 - 어 시켜요. 마시고 싶은 만큼 마셔요 들. 202 00:16:42,818 --> 00:16:45,222 어째 현경 씨는 안 마시고 있는 거 같네요. 203 00:16:45,539 --> 00:16:48,583 - 종혁 씨가 내야 할 술값이 신경 쓰여서 술이 안 받네요. 204 00:16:49,937 --> 00:16:52,696 - 그런데 신경 써준 사람도 다 있네요. 205 00:16:52,796 --> 00:16:54,628 어 나 블러드메리. 유자씨. 206 00:16:54,728 --> 00:16:56,560 - 같은 걸로요. - 당신. 207 00:16:56,660 --> 00:16:58,250 - 난 됐어요. 현경아. 208 00:16:58,350 --> 00:17:01,182 - 어 나도 됐어. 안 땡긴다 오늘. 209 00:17:01,282 --> 00:17:03,662 - 왜 그래요. - 그런 날도 있어요. 210 00:17:05,305 --> 00:17:09,146 - 본인가 난거 아버님 어머니께 말씀 드렸어? 211 00:17:10,894 --> 00:17:13,405 - 오빠가요. 오빠가 말씀드렸어요. 212 00:17:14,660 --> 00:17:17,619 - 뭐라고 하셔? - 대단하다구요. 213 00:17:18,700 --> 00:17:21,189 - 대단하다고 하셔? 214 00:17:21,289 --> 00:17:24,781 - 잠깐만요. - 그것만 받고 꺼. 215 00:17:24,882 --> 00:17:27,059 - 종혁 씨 찾을까 봐 켜놓은 거예요. 216 00:17:27,780 --> 00:17:30,200 - 알아요. - 네 여보세요. 217 00:17:30,495 --> 00:17:32,873 - 이강욱이요. 218 00:17:32,973 --> 00:17:38,130 지금 어디. 아직 시내에 있는 거야. 219 00:17:38,230 --> 00:17:42,620 - 네 그런데요. - 내 전화 받기 싫은 거 이해해요. 220 00:17:42,720 --> 00:17:44,300 만나자고 할 염치도 없어요. 221 00:17:45,222 --> 00:17:46,180 부탁하는데 222 00:17:46,960 --> 00:17:48,240 이메일 주소는 223 00:17:48,520 --> 00:17:49,960 알려줄 수 있겠소. 224 00:17:51,778 --> 00:17:53,368 - 잠깐만요. - 누구야? 225 00:17:53,546 --> 00:17:56,128 - 금방 돌아와요. - 나중에 통화하자 그러면 될 거 아니야. 226 00:17:56,756 --> 00:17:59,596 - 정 감독일 거예요. 통화하기로 했거든요. 227 00:17:59,696 --> 00:18:01,853 얘 정 감독이지? - 언제? 228 00:18:02,393 --> 00:18:04,915 - 아까 너 샤워할 때. 229 00:18:05,380 --> 00:18:08,127 - 그래? 뭐 때문에 통화하는 거야? 230 00:18:08,385 --> 00:18:10,591 - 작품 때문에. 231 00:18:10,691 --> 00:18:12,798 - 그건 왜요. 232 00:18:16,640 --> 00:18:19,640 편지는 괜찮다고 허락 받았어요? 233 00:18:20,164 --> 00:18:24,300 - 지현 씨. - 약속했고 지켜야겠으면 지키세요. 234 00:18:25,929 --> 00:18:27,940 나 지금 친구들하고 그 사람하고 235 00:18:28,200 --> 00:18:29,796 같이 있어요 끊을게요. 236 00:18:30,161 --> 00:18:33,041 - 그런 일 있었던 거 알았으면 나갔을 거예요. 237 00:18:37,660 --> 00:18:38,840 몰랐어요. 238 00:18:44,289 --> 00:18:46,837 주소 좀 압시다. 가르쳐주세요. 239 00:18:53,832 --> 00:18:57,164 - 원고 독촉이지? - 웃긴다. 240 00:18:57,930 --> 00:19:01,676 - 베스트 만들기도 바쁠 텐데 원고 미리 받아서 뭐 하자는 거야. 241 00:19:01,976 --> 00:19:05,621 - 수정 시키려고. 1차 2차 3차 수정 시키려고. 242 00:19:06,455 --> 00:19:07,180 - 그런데 243 00:19:07,698 --> 00:19:09,422 감독 전화 받았는데 당신 244 00:19:09,860 --> 00:19:11,110 왜 이렇게 굳어? 245 00:19:13,155 --> 00:19:14,276 - 나 나요? 246 00:19:15,309 --> 00:19:17,808 - 아무 생각 없이 네 여보세요 했다가 247 00:19:18,619 --> 00:19:22,596 굳으면서 다른 손으로 전화기 옮겨 들고 이번에는 차분하게 248 00:19:23,248 --> 00:19:24,291 네 그런데요. 249 00:19:25,589 --> 00:19:27,566 그런 다음에 전화기 들고 밖으로 나가고. 250 00:19:28,636 --> 00:19:33,975 일 전화라기보다는 남들이 알면 안 되는 관계처럼 느껴지는데? 251 00:19:34,890 --> 00:19:36,769 - 굉장히 예리하네요. 종혁 씨. 252 00:19:39,145 --> 00:19:42,948 - 아 이상하지 않았어요? - 몰자면 몰릴 수도 있는데. 253 00:19:43,335 --> 00:19:47,733 지현이가 정 감독하고 남이 알면 안 되는 관계 그건 천만에 이니까 254 00:19:47,833 --> 00:19:49,389 종혁 씨가 틀린 거예요. 255 00:19:51,647 --> 00:19:54,919 - 그래요? - 지현이 너 피곤하겠다. 256 00:19:55,556 --> 00:19:56,822 와 술 다 깨네. 257 00:19:57,488 --> 00:20:01,286 종혁 씨가 너 전화 오는 거 싫어하니까 쫄아서 소리도 못 내고 나가서 받고 258 00:20:01,760 --> 00:20:04,142 불쌍해 죽겠는데 얼토당토 않게. 259 00:20:04,693 --> 00:20:08,015 야 너 결혼하지 마. - 종혁 씨 의처증 있어 얘. 260 00:20:16,957 --> 00:20:19,679 - 들어왔습니다 아버님. - 오냐 어서 오너라. 261 00:20:19,958 --> 00:20:22,871 아유 한참 재미있는데 노는 날 다시 봅시다. 262 00:20:22,936 --> 00:20:23,638 - 응 그래. 263 00:20:24,597 --> 00:20:25,380 - 저 아버님 264 00:20:25,580 --> 00:20:29,098 염려해 주시고 지원해 주신 덕분에 예상보다 인가 빨리 떨어졌습니다. 265 00:20:29,642 --> 00:20:32,112 앞으로는 모든 게 다 제 무한책임이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. 266 00:20:32,141 --> 00:20:34,109 열심히 하겠습니다. - 알면 됐어. 267 00:20:35,277 --> 00:20:37,741 지현이 앉아라. - 응 그래. 268 00:20:38,185 --> 00:20:39,260 얘 앉어. 269 00:20:40,417 --> 00:20:43,539 - 애를 데리고 오려면 이른 시간에 데려왔다 보내든지. 270 00:20:43,639 --> 00:20:46,716 언제 보내려고 데리고 와. 어른들 기다리시잖아. 271 00:20:46,931 --> 00:20:49,200 - 전화드렸어요. - 앉아. 272 00:20:51,737 --> 00:20:55,149 - 이 사람하고 같이 있었어요. 잠깐 들러서 인사 드리고 간다고 해서요. 273 00:20:55,444 --> 00:20:56,174 - 잘했어. 274 00:20:56,839 --> 00:20:59,515 좋은 날 마무리 너희 둘이 같이 한 것도 의미 있고 275 00:20:59,960 --> 00:21:02,741 또 아버지께 나란히 인사 드리는 것도 생각 잘했어. 276 00:21:03,249 --> 00:21:08,996 쓰네 안 쓰네도 아버지 신경 많이 쓰셨고 한 해 안 하네도 이것저것 너 몰래 많이 하셨어. 277 00:21:09,484 --> 00:21:12,068 - 어떻게 잘 알아 본 것처럼 얘기해. 278 00:21:12,662 --> 00:21:15,497 - 이 나이가 되면 눈 감고 있어도 다 보인다고. 279 00:21:15,720 --> 00:21:17,965 더러 전화하시는 소리도 들었죠. 280 00:21:18,624 --> 00:21:23,416 - 오픈해 보면 오픈한다고 준비할 때가 훨씬 편했다는 걸 알게다. 281 00:21:24,509 --> 00:21:28,771 너무 성급하게 그러지 말고 차근차근 신중하고 철저하게 해. 282 00:21:29,532 --> 00:21:31,907 네 실수는 곧 애비 실수가 된다. 283 00:21:32,841 --> 00:21:35,998 너 혼자 아무리 날고 기어도 회사 대표는 처음이야. 284 00:21:36,435 --> 00:21:41,380 경험 부족의 판단 미스에 또 심심치 않게 당하거나 맥힐 일이 있을 거다. 285 00:21:42,131 --> 00:21:45,835 - 각오하고 있습니다. - 제대로 자문 받을 인력도 확보해 두고. 286 00:21:46,035 --> 00:21:46,541 - 예. 287 00:21:51,388 --> 00:21:52,040 - 그 288 00:21:52,863 --> 00:21:58,305 너는 뭐 일은 늘 한다고 그러는데 어찌 방송한다는 소식은 없어? 289 00:21:59,925 --> 00:22:02,911 - 이제 곧 나올 거예요. 찍기 시작했어? 290 00:22:02,939 --> 00:22:06,658 - 다음 주에 시작한데요. - 네 어머니 좋아하는 거 써라. 291 00:22:06,944 --> 00:22:09,925 저번 건 어렵다고 그러더라. - 그래 어렵더라. 292 00:22:10,763 --> 00:22:13,893 - 결혼하기 전에 뭐 똘똘한 거 하나 써서 남기고 끝을 내. 293 00:22:15,462 --> 00:22:18,892 골 빠지게 그거는 왜 쓰고 있어. 남 써내는 거 구경이나 하지. 294 00:22:18,992 --> 00:22:21,539 - 아 차 안 드시고요. 잠자리인데 뭘. 295 00:22:21,618 --> 00:22:23,573 - 저 따라 들어가요? - 괜찮아. 296 00:22:23,601 --> 00:22:26,324 얘 보내고 들어와. - 안녕히 주무세요. 297 00:22:28,022 --> 00:22:30,032 - 얘 너도 인사드려야지. 298 00:22:31,880 --> 00:22:34,749 아니 주무시러 들어가시는데 멍하니 보고 있어. 299 00:22:36,641 --> 00:22:37,860 - 타이밍을 놓쳤지? 300 00:22:41,761 --> 00:22:45,264 - 지금 막 현관문 잠그는 중이야. 301 00:22:47,920 --> 00:22:49,098 그래. 잠깐 있어. 302 00:22:49,655 --> 00:22:52,171 나 방에 들어가서 하자. 지금 들어가는 중이야. 303 00:22:52,558 --> 00:22:54,114 주무세요. - 어 그래. 304 00:22:57,340 --> 00:22:59,421 - 사람 이러다 도는거구나 싶다. 305 00:23:00,106 --> 00:23:02,391 완전히 어느 돼지 같은 날이야. 306 00:23:02,491 --> 00:23:04,677 나 개조하니까 돼지로 바꿨어. 307 00:23:05,240 --> 00:23:06,038 남의 남자랑 308 00:23:06,138 --> 00:23:09,302 며칠 눈 맞아 받는 벌 치고는 너무 독한 거 아니니? 309 00:23:10,840 --> 00:23:15,614 생전 처음 보는 사람한테 따귀 얻어맞아 공범자였던 남자는 후아유 310 00:23:15,714 --> 00:23:16,711 너 누구냐 그래. 311 00:23:17,476 --> 00:23:24,730 눈 딱 감고 잠이나 퍼 자려고 들어왔더니 친구 입방정에 도로 끌려 나가 찍소리 못하고 두 시간 벌 서 312 00:23:25,240 --> 00:23:26,484 그게 끝인가 싶더니. 313 00:23:26,842 --> 00:23:28,992 술값 낸 남자 자기 집에 같이 가지. 314 00:23:29,677 --> 00:23:33,200 현경아 죽을 것 같아 죽겠어. 315 00:23:35,879 --> 00:23:38,098 - 핸드폰도 꺼놨니? - 그래. 316 00:23:38,745 --> 00:23:40,980 - 내 거 안 받으려고? - 누구꺼든. 317 00:23:41,522 --> 00:23:45,844 조용히 있고 싶어. - 들어오라고 안 하고 싶니. 318 00:23:46,052 --> 00:23:48,669 - 아니. 들여놓기 싫어. 319 00:23:49,285 --> 00:23:52,727 - 우리 대화가 필요해 이 선생. - 때론 대화보다 침묵이 나을 수 있어. 320 00:23:54,300 --> 00:23:56,344 우리 지금 서로 봐줄 기분 아니야. 321 00:23:56,924 --> 00:23:59,308 이럴 때 얘기하면 감정만 악화되고 322 00:24:00,731 --> 00:24:02,767 서로 으르렁 거리며 상처만 입히게 돼. 323 00:24:03,387 --> 00:24:05,767 나중에 하자. - 나중에 언제. 324 00:24:05,863 --> 00:24:06,977 - 나중에. - 언제. 325 00:24:07,034 --> 00:24:10,001 - 얘기하고 싶어질때. - 그게 언젠데. 326 00:24:10,565 --> 00:24:13,687 - 몰라. 잘가 나 들어가. 327 00:25:26,496 --> 00:25:28,141 - 지금 편지가 왔습니다. 328 00:26:19,140 --> 00:26:20,502 - 편지가 왔습니다. 329 00:26:44,156 --> 00:26:47,519 - 몹시 지치는 기분입니다. 330 00:26:49,020 --> 00:26:51,448 다시는 번거롭게 안 하겠습니다. 331 00:26:52,263 --> 00:26:53,829 나도 약속합니다. 332 00:26:56,134 --> 00:26:58,412 - 안 그렇다는 말은 맞지가 않아요. 333 00:26:59,697 --> 00:27:01,700 그 사람한테는 한 약속도 약속이지만 334 00:27:02,631 --> 00:27:03,968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는 335 00:27:04,260 --> 00:27:05,620 두려움도 커요. 336 00:27:08,703 --> 00:27:10,776 - 두렵다는 의미가 뭔가요? 337 00:27:10,876 --> 00:27:12,850 무엇을 두려워하는 건데요. 338 00:27:15,500 --> 00:27:18,719 - 나는 겁쟁이라 모든 것이 두려워요. 339 00:27:19,521 --> 00:27:24,375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누구한테도 나쁜 짓 하고 싶지 않고 340 00:27:25,783 --> 00:27:28,146 누구도 쓸쓸하게 만들어주고 싶지 않아요. 341 00:27:30,769 --> 00:27:33,300 - 그 누구들의 나는 포함되지 않는군요. 342 00:27:35,046 --> 00:27:36,580 아주 쓸쓸합니다. 343 00:27:38,418 --> 00:27:39,418 - 많은 시간 344 00:27:40,084 --> 00:27:41,205 그대를 생각하고 345 00:27:41,763 --> 00:27:43,497 그대 꿈꾸기 바라면서 346 00:27:44,095 --> 00:27:45,320 잠자리에 듭니다. 347 00:27:46,189 --> 00:27:47,640 쓸쓸해하지 말아요. 348 00:27:49,109 --> 00:27:51,260 함께 있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말은 349 00:27:51,859 --> 00:27:52,880 틀렸어요. 350 00:27:55,727 --> 00:27:58,623 - 함께할 수 없는 사랑은 초라하고 비참하죠. 351 00:28:00,615 --> 00:28:02,924 웬일이세요? 베스트 촬영 끝났어요. 352 00:28:03,489 --> 00:28:05,933 - 베스트가 문제요 지금 박작가? 353 00:28:06,033 --> 00:28:09,591 - 뭐가 잘못됐어요? - 미니 원고 말이요. 354 00:28:09,691 --> 00:28:11,775 정말 박 작가가 썼어요. 355 00:28:11,825 --> 00:28:13,278 누구 다른 사람이 쓴 거 아닌가? 356 00:28:15,240 --> 00:28:18,942 - 큰오빠네 가족하고 재수 막내 얘기는 현경이가. 357 00:28:19,218 --> 00:28:21,699 -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. 아주 훌륭해요. 358 00:28:23,044 --> 00:28:26,354 이야 나 이 5회 분 다섯 편 읽고 어제 날밤 세웠어요. 359 00:28:26,912 --> 00:28:28,982 한숨도 못 잤다고 흥분해서. 어? 360 00:28:29,362 --> 00:28:31,906 첫 신부터 그림이 그냥 다 팍팍 들어서 나다니는데. 361 00:28:32,280 --> 00:28:33,948 이야. 젠장 하이가 돼서. 362 00:28:34,048 --> 00:28:36,683 죽어도 잠이 와야지. - 정말이세요? 363 00:28:36,996 --> 00:28:41,260 - 아니 이런 재능 가지고 여태 왜 딴 골목을 헤매고 다녔는지가 궁금해요. 364 00:28:42,294 --> 00:28:44,848 아 근데 나 작가 유 작가 어디 가고 혼자 있어요. 365 00:28:45,084 --> 00:28:45,575 - 아 예. 366 00:28:46,133 --> 00:28:48,355 현경이는 목욕 가고 유자는 아직 안 나왔어요. 367 00:28:48,641 --> 00:28:52,520 그런데 감독님 정말이세요. 대본 정말 괜찮은 거예요? 368 00:28:53,121 --> 00:28:56,613 - 뭐 중간중간에 문제가 좀 되는 데는 찍으면서 손 봐도 되고. 369 00:28:57,060 --> 00:28:59,220 전체적으로 책 좋아요. 370 00:28:59,825 --> 00:29:02,730 - 어디 손봐야 되는데요. - 아 뭐 그건 지금 얘기할 거 없고. 371 00:29:02,773 --> 00:29:04,864 - 지금부터 손은 봐야죠 연속물인데. 372 00:29:05,301 --> 00:29:08,016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면서 써야 줄기가 연결이 되죠. 373 00:29:08,640 --> 00:29:10,155 - 아 그 정도 아니에요. 374 00:29:10,255 --> 00:29:13,513 그 정도 아니니까 걱정 말고 그냥 이어 쓰라고 응? 375 00:29:13,677 --> 00:29:16,340 커피는 안 줘요? - 커피는 드리는데요. 376 00:29:16,420 --> 00:29:18,965 어디 어디가 이상해요? 부분 부분 디테일이에요. 377 00:29:18,980 --> 00:29:21,051 아니면 포석 자체가 문제인가요? 378 00:29:21,151 --> 00:29:22,634 - 아 걱정하지 마요. 379 00:29:23,078 --> 00:29:25,672 찍으면서 잘라내고 고쳐놓고 그러면 되니까. 380 00:29:26,386 --> 00:29:28,170 - 누가요 감독님이요? 381 00:29:30,702 --> 00:29:33,980 - 어 내가 작가인가 왜 내가 해요? 382 00:29:34,321 --> 00:29:39,201 박 작가가 손 봐줘야지. 나 대본 손 안 대니까 걱정 마요. 383 00:29:40,391 --> 00:29:44,713 - 만약 제 동의하에 제 손을 거치지 않은 대본 수정이 있을 때는요. 384 00:29:45,142 --> 00:29:47,222 저작권 침해로 감독님 고소할 거예요. 385 00:29:47,600 --> 00:29:50,796 - 아이고 아이고. 무서워 죽겄네 떨려 죽겄어. 386 00:29:51,770 --> 00:29:54,789 - 아이 나 그런거 안하는 사람이니까 걱정말고 커피나 줘요. 387 00:29:56,159 --> 00:29:58,324 - 베스트는 어떨 것 같아요? 388 00:29:58,424 --> 00:29:59,271 - 아 참. 389 00:29:59,342 --> 00:30:02,800 그 소작가 베스트 후배 놈한테 넘겨야겠는데요. 390 00:30:04,720 --> 00:30:08,096 미니 원고 나오기 시작하니까 베스트는 의욕이 없어. 391 00:30:08,354 --> 00:30:10,716 - 유자 김새요 감독님 그러지 마세요. 392 00:30:11,052 --> 00:30:14,546 - 야 날아갈것같다. 어 감독님 오셨어요. 393 00:30:14,789 --> 00:30:16,977 - 어이구. - 너 때에서 무게 나가는 거 아니? 394 00:30:17,179 --> 00:30:19,369 때밀고 재면 300그램 가볍게 나온다. 395 00:30:19,827 --> 00:30:22,720 아주 가뿐해요. 미니 대본 다 보셨어요? 396 00:30:23,745 --> 00:30:26,044 - 나 작가 등대장 좋던데요. 397 00:30:26,144 --> 00:30:27,624 환상의 콤비야 어? 398 00:30:28,483 --> 00:30:31,080 낄낄거리고 웃을 때는 전부 나 작가 대목이더군. 399 00:30:31,833 --> 00:30:35,887 - 제가 좀 웃길 수는 있죠. - 나 작가 시트콤으로 뻗어보지. 400 00:30:36,103 --> 00:30:38,600 - 떼거지로 모여서 작업하는 거 취미 없어요. 401 00:30:38,700 --> 00:30:41,536 그래서 우리 책 어때요 감독님? 402 00:30:41,636 --> 00:30:44,528 - 좋아요. 좋다 그랬어요. 403 00:30:44,628 --> 00:30:47,545 80점에서 85점 사이. 404 00:30:48,620 --> 00:30:52,103 탁월한 거죠. - 와우. 405 00:30:52,622 --> 00:30:54,557 어거지로 좋아할래도 안된다. 406 00:30:55,015 --> 00:30:58,035 역시 시놉 오케이 받았다는 소식이 생애 최고였나보다. 407 00:31:09,177 --> 00:31:11,018 - 들어가. - 언제 오니? 408 00:31:11,490 --> 00:31:14,344 - 내일 늦게든 모레 아침이든 가봐서 되는데로. 409 00:31:30,671 --> 00:31:33,688 들어가. - 운전 조심해. 410 00:31:34,634 --> 00:31:35,544 - 그래 걱정마. 411 00:31:37,508 --> 00:31:41,658 - 강욱아 우리 깨고 말자. 412 00:31:43,847 --> 00:31:45,860 정말 치사하고 아니고야 못 봐주겠다. 413 00:31:45,960 --> 00:31:48,174 뭐 한 놈이 성낸다고 너 진짜 대단하다. 414 00:31:48,911 --> 00:31:51,321 어떻게 하다 내가 이런 적반하장을 당하는 거지? 415 00:31:52,620 --> 00:31:54,897 - 간다. - 너 언제까지 폼 잡을 거야. 416 00:31:56,700 --> 00:31:59,284 아주 어려워서 몸 둘 곳은 모르겠어요. 417 00:31:59,384 --> 00:32:01,745 제가 뭘 그렇게 엄청나게 잘못했나요. 418 00:32:01,845 --> 00:32:03,702 언제쯤 사면이 될까요 선생님. 419 00:32:12,154 --> 00:32:15,111 내가 바람 폈어요? 내가 약속 위반했어요? 420 00:32:15,806 --> 00:32:20,325 간호사들 보기 민망해 죽겠어요. 쟤들 다 나한테 문제 있는 걸 알 거예요. 421 00:32:20,720 --> 00:32:23,391 우리 집에서는 왜 선생님 통 안 오시느냐고 난리고요. 422 00:32:32,678 --> 00:32:33,354 - 깰래? 423 00:32:36,048 --> 00:32:38,568 깨자면 기꺼이 동의할게. 424 00:32:40,228 --> 00:32:44,541 우리 안 되겠지 그렇지. 너나 우습게 보여서 안 되겠지. 425 00:32:45,603 --> 00:32:48,091 청주 안간다. 들어가자. 426 00:32:48,191 --> 00:32:49,480 들어가서 얘기하자. 427 00:32:56,552 --> 00:32:58,641 - 어 바빠서 연락도 못했다 별일 없지? 428 00:32:58,899 --> 00:33:02,067 - 나는 별일 없다. 나는 별일 없는데 너는 별일 없니? 429 00:33:02,529 --> 00:33:04,069 - 나는 날마다가 별일이야. 430 00:33:04,290 --> 00:33:07,013 오프해 놓고 지금까지 날마다 한두 곳씩 꼭 에러야. 431 00:33:07,651 --> 00:33:11,145 미치겠다. - 네 약혼녀 혹시 최근에 태국 갔다 왔니? 432 00:33:12,013 --> 00:33:14,205 - 그래 왜? - 혼자 갔어? 433 00:33:14,700 --> 00:33:16,267 - 그래. 인마 왜 그래. 434 00:33:16,726 --> 00:33:20,450 - 나 만날 시간 있니? - 무슨 일인지 알아야지. 435 00:33:20,535 --> 00:33:22,380 시간 내기 쉽지 않아. 무슨 일이야. 436 00:33:23,821 --> 00:33:24,605 - 네 약혼녀 437 00:33:25,206 --> 00:33:27,700 태국에서 어떤 남자하고 동행이었던거 너 알아? 438 00:33:34,461 --> 00:33:35,970 태국 관광 많이들 가잖아. 439 00:33:36,464 --> 00:33:38,732 뭐 방송국 사보 여 기자가 신혼여행 갔는데 440 00:33:39,312 --> 00:33:41,892 관광 코스가 니 약혼녀하고 거의 같다 되나 봐. 441 00:33:42,791 --> 00:33:45,423 방송국 다니니까 박지현이 누군지 정도는 알 수 있지. 442 00:33:45,938 --> 00:33:47,557 한동네 사람이라 할 수 있으니까. 443 00:33:47,850 --> 00:33:51,084 - 그 지현이 봤다는 여기자 너하고 직접 아는 사람이야? 444 00:33:51,284 --> 00:33:53,314 - 아니야. 연애 보고 물어온 거야. 445 00:33:53,879 --> 00:33:56,241 그런데 그거 말고 여성 뒤쪽에서도 말들이 있다더라. 446 00:33:56,341 --> 00:33:57,673 - 무슨 말이 어떻게. 447 00:33:57,773 --> 00:34:00,560 - 남자 쪽도 말거리가 될 만한 사람이라더라. 448 00:34:01,029 --> 00:34:04,100 그 남자도 약혼한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도 만만하진 않고. 449 00:34:04,608 --> 00:34:07,198 아무튼 여행 중에. - 니들 그렇게 엉성하게 만드니? 450 00:34:08,101 --> 00:34:12,014 남자 동행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거기까지 비약해서 기삿거리 되는 거야? 451 00:34:12,360 --> 00:34:15,668 니들 하는 일이 참 쉬워서 좋겠다. - 우리 그렇게 쉽지 않아. 452 00:34:15,725 --> 00:34:20,128 - 신변 안전 때문에 경호 겸 관광 안내겸 방콕 지사 대리 하나 쭉 붙여놨어. 453 00:34:20,480 --> 00:34:23,043 무슨 헛소리 하는 거야 지금. - 경호 겸 안내? 454 00:34:23,317 --> 00:34:23,768 - 그래. 455 00:34:24,782 --> 00:34:27,070 - 경호 겸 안내하는 남자하고 손 잡고 다니니? 456 00:34:32,540 --> 00:34:35,023 누가 확실히 봤대 증거 있어? 457 00:34:36,300 --> 00:34:38,761 그냥 말이잖아. 말로 사람도 죽일 수 있어. 458 00:34:38,860 --> 00:34:42,422 - 우리 쉽게 하는 거 아니야. 단지 누가 뭘 봤다더라. 459 00:34:42,873 --> 00:34:45,746 그것만 갖고 기사 썼다간 신문사가 열 개라도 못 당해. 460 00:34:46,300 --> 00:34:50,280 나름대로 열심히 조사하고 추적해서 어느 정도 그림이 맞춰지면 이건 꺼리다. 461 00:34:50,380 --> 00:34:50,994 아니다. 462 00:34:51,033 --> 00:34:53,192 - 담당 기자 누구야 네가 컨트롤할 수 있어 없어. 463 00:34:53,292 --> 00:34:55,679 - 일단 덮으랬어. 일단은 덮어는 놨는데. 464 00:34:55,716 --> 00:34:57,683 - 알단이 아니라 완전히 폐기 처분하라 그래. 465 00:34:57,783 --> 00:35:00,238 - 그런데 니들 결혼은 왜 연기한 거야. 연기했다면서? 466 00:35:00,338 --> 00:35:03,240 - 기사 못 나가. 한 줄이라도 흘리면 너 나한테 죽어. 467 00:35:03,340 --> 00:35:06,177 사실 여부하고 상관없어 알았어? 468 00:35:06,277 --> 00:35:08,180 - 너 알고 있었니? 469 00:35:09,080 --> 00:35:11,342 - 알고 있었던 것도 없고 모르고 있었던 것도 없어. 470 00:35:11,693 --> 00:35:13,777 그 사람 옆에 줄곧 지사 애들 붙어 있었고. 471 00:35:14,240 --> 00:35:16,400 내가 모르는 동행 같은 거 있을 수 없어. 472 00:35:18,265 --> 00:35:19,850 날조가 아닌 착오야 아니야. 473 00:35:22,303 --> 00:35:24,379 - 완전한 헛소문도 없지는 않아. 474 00:35:24,479 --> 00:35:26,497 그런데 직업까지 나와 있더라? 475 00:35:26,597 --> 00:35:28,515 잘 나가는 성형외과 의사래. 476 00:35:33,620 --> 00:35:35,300 - 너 지금 나 뭘로 보는 거야? 477 00:35:36,900 --> 00:35:39,474 니 신문에 나가는 광고 다 회수 한다. 478 00:35:40,200 --> 00:35:42,681 - 나한테 떠밀지 말고 네 분명한 의사를 말해. 479 00:35:43,355 --> 00:35:45,685 깨고 싶으면 깨고 싶다 분명히 말해버리고 깨자고. 480 00:35:46,632 --> 00:35:49,535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올렸다 내렸다. 481 00:35:49,599 --> 00:35:51,708 니 감정에 따라서 출렁거리기 정말 고단해. 482 00:35:55,218 --> 00:35:57,140 - 너한테 놀라고 있는 중이라고 그래. 483 00:35:58,545 --> 00:36:01,491 전에는 삐져도 이틀이 안 갔는데 너무 오래 삐져 있으니까. 484 00:36:02,496 --> 00:36:04,942 이건 삐진 게 아니구나. 485 00:36:05,042 --> 00:36:08,701 겁이 나기 시작해. 그래서 아무렇게나 나불 거리게 돼. 486 00:36:08,994 --> 00:36:11,560 - 나는 니 그 아무렇게나가 참 싫은 사람이야. 487 00:36:14,160 --> 00:36:17,702 아무렇게나 말해버리고 아무렇게나 소리 지르고 아무렇게나 빈정되고. 488 00:36:19,823 --> 00:36:22,849 그러고는 그런 의미 아니고 별 뜻 없었고 그냥 해본 건데. 489 00:36:23,472 --> 00:36:25,175 뭘 그걸 갖고 쩨쩨게 그러냐 그래. 490 00:36:27,441 --> 00:36:29,684 당한 사람은 아직 기막힌 채론데. 491 00:36:30,178 --> 00:36:33,834 - 변한 건 너지 나는 안 변했어. 아무렇게나는 전에도 마찬가지였어. 492 00:36:34,480 --> 00:36:37,299 지금 그걸 트집 잡는 건 니가 변했기 때문이라고. 493 00:36:37,299 --> 00:36:41,120 - 전에도 싫었었어. 결혼하면 고쳐달라고 부탁할 참이었어. 494 00:36:46,292 --> 00:36:48,200 우리 너무 많이 망가진 것 같다. 495 00:36:49,520 --> 00:36:52,200 물론 원인 제공은 내가 했고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496 00:36:53,280 --> 00:36:55,706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평생 살 순 없어. 497 00:36:55,792 --> 00:36:58,685 - 너 끊임없이 딴 생각하고 있는 소리가 들려 딴 생각하지 마. 498 00:36:58,754 --> 00:37:01,180 그럼 안 그래. - 소리 좀 지르지마 질색이란 말이야. 499 00:37:30,715 --> 00:37:33,883 - 야 유자도 좋다고 그랬잖아. 뭘 걱정하는 거야. 500 00:37:34,305 --> 00:37:37,679 - 한 번에 좋다니까 오히려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인 거 있지. 501 00:37:38,168 --> 00:37:40,684 - 날마다 매맞던 여자 안 맞으면 이상한 것처럼. 502 00:37:41,027 --> 00:37:44,036 - 암튼 이건 일단 통과된 걸로 치고 앞으로 나갈 거야. 503 00:37:44,430 --> 00:37:48,020 이제 11부 남았어. 다음 주 중에 3부 만들 수 있을까? 504 00:37:48,100 --> 00:37:52,107 그럼 반은 하는 셈인데. - 감독한테 고무적인 얘기도 들었겠다. 505 00:37:52,171 --> 00:37:56,040 가속도 붙어서 가능하지 않을까? 가다 꼭 맥히지만 않으면 말이야. 506 00:37:57,203 --> 00:38:04,096 무슨 펑 하수도 싱크 뚫는 것처럼 쓰다 꼭 맥혔을 때 펑 뚫어주는 그런 거 있으면 정말 좋은데 그지? 507 00:38:04,224 --> 00:38:06,747 - 첫 신에서부터 다섯 신 내리 니거야. 508 00:38:07,078 --> 00:38:07,707 - 알아. 509 00:38:08,140 --> 00:38:12,582 근데 지현아 오늘 하루쯤 룰루랄라 좀 놀면 어떨까. 510 00:38:13,104 --> 00:38:15,785 두더지처럼 틀어박혀서 우리 너무 일만 하지 않았니. 511 00:38:16,351 --> 00:38:17,615 - 룰루랄라 뭐하면서 놀아. 512 00:38:18,381 --> 00:38:21,840 - 하다못해 시외버스 타고 어디 호수 구경이라도 갔으면 좋겠다. 513 00:38:22,215 --> 00:38:24,241 - 반은 써 놓고 가자 어? 514 00:38:24,363 --> 00:38:26,364 호수 구경 가기에는 아직 바람이 차. 515 00:38:26,529 --> 00:38:29,756 토스트 먹을까? - 호수를 토스트로 진정시켜라. 516 00:38:30,852 --> 00:38:33,340 - 한쪽 두쪽? - 한쪽 두 쪽? 517 00:38:33,390 --> 00:38:36,883 너 그건 나한테 실례야. 다섯 쪽 네 쪽 이래야. 518 00:38:37,260 --> 00:38:40,131 너 사람 뭘로 보냐? 나 많이 안 먹어. 519 00:38:40,253 --> 00:38:43,021 세 쪽 이면 충분해 충분. 이렇게 만들어야지. 520 00:38:43,145 --> 00:38:44,685 - 세 쪽? - 어. 521 00:38:44,790 --> 00:38:48,024 좀 많지만 일단 간은 보자. 522 00:38:48,124 --> 00:38:50,180 - 내가 받을게. 523 00:38:54,273 --> 00:38:56,918 네. 나예요. 524 00:38:57,710 --> 00:39:01,134 - 지금 뭐 하고 있어? - 현경이랑 빵 좀 구워먹으려고요. 525 00:39:01,660 --> 00:39:04,617 - 기분이 괜찮은 거 같은데 일이 잘 되나 보지? 526 00:39:04,717 --> 00:39:06,877 - 원고 다섯 회 분 넘겼다고 했죠 왜. 527 00:39:07,843 --> 00:39:10,509 - 어. - 좀 전에 정 감독 왔었거든요. 528 00:39:10,852 --> 00:39:13,096 원고 너무 좋대요. - 어. 529 00:39:13,748 --> 00:39:15,490 - 안 바빠요? 한가해요? 530 00:39:15,745 --> 00:39:18,888 - 다 왔어. 아예 작업실 나와버리는 걸로 하고 내려와. 531 00:39:19,174 --> 00:39:20,990 - 어딘데요? - 다 왔다니까. 532 00:39:21,320 --> 00:39:23,608 현관이야 빨리 내려와. 533 00:39:23,708 --> 00:39:25,896 - 나 나가 현경아. 534 00:39:26,454 --> 00:39:28,355 와 있다고 빨리 내려오래. - 어 그래? 535 00:39:28,469 --> 00:39:31,320 빨리 내려가 봐. - 이러는데 질려 정말. 536 00:39:31,570 --> 00:39:34,254 내가 이러는 거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직도 제대로 모르니. 537 00:39:34,282 --> 00:39:36,836 돌머리 중에도 돌머리야. - 투덜거리지 마. 538 00:39:37,160 --> 00:39:42,006 그냥 최종혁은 그렇다 베냇병이다 그러라니까. 539 00:39:42,150 --> 00:39:46,808 - 베냇병이다. - 그대신 키 크고 잘생겼으니까 봐준다. 540 00:39:48,062 --> 00:39:48,720 - 내일 봐. 541 00:39:51,200 --> 00:39:54,505 혹시 모르니까 우리 호수 데려다 줄 수 없나 물어볼까. 542 00:39:54,770 --> 00:39:58,164 - 그럴 시간이 어디 있겠니. - 아무튼 일단 물어는 볼게. 543 00:39:58,450 --> 00:40:00,462 - 됐어 신경 쓰지 마. 544 00:40:00,562 --> 00:40:02,021 - 갈게. - 어. 545 00:40:15,640 --> 00:40:18,334 - 다시 들어올 일 없지? - 어디 가요? 546 00:40:18,434 --> 00:40:19,698 - 어디 좀 갈려고. - 어디요? 547 00:40:19,727 --> 00:40:20,137 - 교회. 548 00:40:20,237 --> 00:40:22,351 - 현경이 어디 호수 보러 가고 싶다 그랬는데. 549 00:40:22,379 --> 00:40:24,034 - 안돼 다른 사람 끼는거 재미없어 가자. 550 00:40:31,946 --> 00:40:33,923 내가 운전할 거야. 월요일날 회사로 출근하면 돼. 551 00:40:33,987 --> 00:40:34,802 - 네 알겠습니다. 552 00:40:43,494 --> 00:40:46,734 - 강남 넘어가서 백화점에 잠깐 세우고 당신 속옷 사고 그러자. 553 00:40:48,592 --> 00:40:50,794 속옷은 갈아입어야 할 거 아니야. 554 00:40:50,894 --> 00:40:53,048 - 어디 가는데요? - 어디든. 555 00:40:53,148 --> 00:40:55,940 어디가 중요할 건 없잖아. 나랑 가는데. 556 00:40:59,318 --> 00:41:02,527 오늘 가서 쉬고 내일 오든지 아니면 모레 아침에 오든지 557 00:41:02,627 --> 00:41:03,218 그럴 거야. 558 00:41:03,633 --> 00:41:06,785 - 일도 해야 하고 집에도 아무 얘기 안 하고 나왔어요. 559 00:41:06,980 --> 00:41:09,940 - 집에 연락 드리면 되고. 일은 하루 이틀 밀어도 돼. 560 00:41:15,388 --> 00:41:16,643 - 자꾸만 이렇게 561 00:41:17,290 --> 00:41:19,830 머리 없는 애가 되는 느낌 주는 거 좋을 거 없어요. 562 00:41:20,546 --> 00:41:23,502 이런저런 계획인데 싫으냐 좋으냐 왜 물어도 안 봐요. 563 00:41:24,218 --> 00:41:26,759 - 지금 어디 가는데 오늘 안 와. 싫어 좋아. 564 00:41:29,266 --> 00:41:31,339 좋으면 다행이고 싫어도 할 수 없어. 565 00:41:31,475 --> 00:41:34,474 같이 있고 싶어. - 현경이 데려가요. 566 00:41:34,537 --> 00:41:36,440 - 다른 사람 필요 없어. 벨트 매. 567 00:41:42,559 --> 00:41:43,192 원고 568 00:41:43,740 --> 00:41:44,480 잘 썼다 569 00:41:44,580 --> 00:41:45,220 그랬다고? 570 00:41:46,841 --> 00:41:49,680 - 좋대요. - 얼마 동안 쓴 거지? 571 00:41:50,460 --> 00:41:52,884 - 쓴 날짜만 따지면 12일 걸렸어요. 572 00:41:53,120 --> 00:41:53,860 열 이틀. 573 00:41:54,140 --> 00:41:57,728 평균 이틀에 한 편 썼고 중간에 이틀은 하루씩 쉬었고. 574 00:41:58,986 --> 00:42:01,475 - 잘 나간다 그러더니 잘 써져서 그랬구나. 575 00:42:01,575 --> 00:42:03,972 그래서 당신도 자신 있는 거야? 576 00:42:04,395 --> 00:42:06,886 - 우리 일은요. 상 위에 올렸나 봐요 알아요. 577 00:42:06,936 --> 00:42:09,940 그러기 전에 누구도 몰라요. - 그거 참 깝깝한 일이다. 578 00:42:15,676 --> 00:42:17,953 - 가는 건 좋은데 잠자는 건 싫어요. 579 00:42:18,053 --> 00:42:20,085 오늘 와요. - 오늘 안와. 580 00:42:20,152 --> 00:42:21,284 - 와요. - 안와. 581 00:42:21,503 --> 00:42:22,988 - 아버지 외박 못 하게 해요. 582 00:42:24,218 --> 00:42:26,780 - 태국 갔을 때는 일주일 동안이나 외박했잖아. 583 00:42:26,873 --> 00:42:29,326 - 그건 여행이에요. 584 00:42:29,426 --> 00:42:31,333 - 여행이었다. 585 00:42:33,180 --> 00:42:35,235 이건 뭐고? 586 00:42:35,335 --> 00:42:38,661 이것도 여행이야. 587 00:42:39,195 --> 00:42:40,134 짧은 여행. 588 00:42:48,782 --> 00:42:51,097 - 얘기해서 시원해진 거 있니? 589 00:42:51,197 --> 00:42:55,952 - 아니 없어. - 결국은 시간이 해결 해줄거야. 590 00:42:56,052 --> 00:42:59,105 올라오면 전화할거지? - 그래. 591 00:42:59,205 --> 00:43:01,040 - 갔다와. 타. 592 00:43:01,140 --> 00:43:05,417 - 집으로 들어가지? 593 00:43:05,667 --> 00:43:09,034 - 글쎄 그래야겠지. 들어가 책이나 보지 뭐. 594 00:43:11,923 --> 00:43:12,545 강욱아 595 00:43:15,163 --> 00:43:16,732 부르고 싶어 불렀는데 596 00:43:18,200 --> 00:43:21,594 잘 가 하면 가서 영 안 올 거 같고. 597 00:43:22,245 --> 00:43:25,508 갔다 와 그럼 오기 싫은데 어거지로 올거같고. 598 00:43:27,197 --> 00:43:28,057 그렇다. 599 00:43:29,519 --> 00:43:31,022 - 잘가 그래도 와야 하고 600 00:43:31,580 --> 00:43:32,280 갔다 와 601 00:43:32,380 --> 00:43:33,589 그래도 와야 해. 602 00:43:34,618 --> 00:43:35,773 병원이 있으니까. 603 00:43:39,002 --> 00:43:41,499 그리고 니가 있으니까. 604 00:44:00,794 --> 00:44:03,073 - 정말 꼭 가야 해요? 605 00:44:03,173 --> 00:44:05,353 다음에 가면 안 돼요? 606 00:44:05,381 --> 00:44:08,126 좀 더 여유 있을 때. - 여유 없을 게 뭐 있어. 607 00:44:08,155 --> 00:44:10,988 나 여유 많아. - 나요 내가 없어서 그래요. 608 00:44:11,533 --> 00:44:13,120 5부 까지 잘 썼다 그러니까. 609 00:44:13,148 --> 00:44:15,940 곧장 6부 7부 계속 막 써야 할것 같아서 마음이 급해요. 610 00:44:16,291 --> 00:44:18,239 이번에는 좀 이상하게 잘 써지거든요. 611 00:44:18,440 --> 00:44:23,002 잘 써질 때 빨리 빨리 후다닥 써야지 중간에 딴일 끼면 리듬 깨지고 김빠져요. 612 00:44:23,109 --> 00:44:23,582 - 그러니까 613 00:44:23,940 --> 00:44:26,540 지금 내가 반갑지 않게 끼어드는 딴 일이라는 거야? 614 00:44:27,471 --> 00:44:29,668 - 아무도 없이 우리 단둘이 어디 가서 뭐 해요? 615 00:44:29,904 --> 00:44:30,946 - 가서 할 일 많아. 616 00:44:31,426 --> 00:44:35,437 밥 해먹고 청소하고 얘기하고 낚시하고 낮잠 자고 할 거 많아. 617 00:44:40,896 --> 00:44:41,620 빨리 타. 618 00:44:56,140 --> 00:45:00,260 - 지금 현재 이 시점에서 당신 나 어떻게 생각하니? 619 00:45:06,672 --> 00:45:09,120 얘기를 좀 하자고. 620 00:45:09,220 --> 00:45:11,324 얘기가 필요해. 621 00:45:25,360 --> 00:45:27,631 별로 길게 안왔으니까 피곤할 건 없지? 622 00:45:28,240 --> 00:45:31,196 과일 좀 씻어라. 포도 맛있어 보이더라. 623 00:45:34,160 --> 00:45:37,238 저녁은 어떻게 할래? 내려가서 먹자. 624 00:45:37,817 --> 00:45:39,524 공 치러 한번 왔었는데 먹을만 해. 625 00:45:47,020 --> 00:45:49,872 아버님이세요? 네 저 종혁입니다. 626 00:45:50,926 --> 00:45:53,310 예 지금 지현이 저하고 같이 있습니다. 627 00:45:53,410 --> 00:45:55,477 - 아 그래? 같이 있어? 628 00:45:55,577 --> 00:46:00,491 최서방이랑 같이 있대. - 둘이 저녁 들어와 먹냐고 물어봐요. 629 00:46:00,682 --> 00:46:03,295 - 어? 아이 글쎄. 630 00:46:03,995 --> 00:46:06,950 그건 좀 가만 있어 봐. 631 00:46:07,050 --> 00:46:09,304 지 엄마하고 상의 좀 해보고. 632 00:46:09,404 --> 00:46:12,403 최서방이 우리 얘 오늘 안 들여보낸대. 633 00:46:13,520 --> 00:46:14,188 - 왜요? 634 00:46:14,983 --> 00:46:18,465 - 춘천 쪽이래 주말이니까 뭐 같이 있고 싶다 뭐 그거지 뭐. 635 00:46:18,974 --> 00:46:20,980 -여태 그런 일 없었는데 왜요. 636 00:46:21,763 --> 00:46:24,902 - 직접 물어봐. - 아이 곤란하다고 그러세요. 637 00:46:24,952 --> 00:46:27,086 덜컥 오냐 그러라 그러는 거 아니에요. 638 00:46:27,365 --> 00:46:29,587 성북동에서 알아봐요 우리 우스워져요. 639 00:46:34,970 --> 00:46:37,468 - 안 된다는데. 안 된대. 640 00:46:39,032 --> 00:46:41,305 지 엄마가 한 번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. 641 00:46:41,584 --> 00:46:45,825 나는 권리 없어. -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. 642 00:46:46,318 --> 00:46:49,900 예.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버님. 643 00:46:50,482 --> 00:46:51,509 안녕히 계십시오. 644 00:46:55,440 --> 00:46:57,360 당신 말대로 외박을 싫어하시는군. 645 00:46:58,863 --> 00:47:02,448 자기는 딸 외박시켜 먹고 사는 부모 아니고는 좋을 일이 아니지만 646 00:47:03,260 --> 00:47:06,498 당신도 성격이 까다롭고 부모님도 깐깐하시고. 647 00:47:07,000 --> 00:47:11,909 난 그거 좋아. 그런데 그러고 서 있어. 648 00:47:12,810 --> 00:47:14,853 지식이 다른 여비서야 앉아. 649 00:47:22,081 --> 00:47:26,775 - 여기까지 나올 거 없잖아요. - 나하고 이런 공간에 있는 게 거북해? 650 00:47:28,218 --> 00:47:29,381 - 편하지 않아요. 651 00:47:30,069 --> 00:47:31,439 - 남자하고 단둘이 652 00:47:32,221 --> 00:47:33,708 이런 공간에 있어 본 적 653 00:47:34,840 --> 00:47:35,627 없어? 654 00:47:39,992 --> 00:47:40,942 이쯤 되면 655 00:47:41,885 --> 00:47:46,540 편안하게 손도 잡고 기대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그래도 되는 거 아니야. 656 00:47:47,146 --> 00:47:48,224 당신은 말이야 657 00:47:48,324 --> 00:47:49,834 약혼할 때나 지금이나 658 00:47:50,380 --> 00:47:51,220 똑같은 거리 659 00:47:51,685 --> 00:47:54,224 항상 10m쯤 떨어진 채로 나를 쳐다보고 있어. 660 00:47:56,143 --> 00:47:57,856 한 발자국도 가까워진 적이 없어. 661 00:47:58,479 --> 00:48:03,065 내가 한 발짝 다가들면 한 발짝 물러나고 두 발짝 다가들면 두 발짝 물러나는 느낌이야. 662 00:48:04,428 --> 00:48:05,660 그동안 조금도 663 00:48:05,940 --> 00:48:09,170 한 발짝 두 발짝 가까워질 만큼의 변화도 없는 거야? 664 00:48:10,130 --> 00:48:11,283 - 종혁씨는. - 나는. 665 00:48:11,314 --> 00:48:13,926 - 아직 한 집에서 같이 살 사람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요. 666 00:48:16,559 --> 00:48:17,028 - 왜? 667 00:48:17,500 --> 00:48:18,802 - 종혁씨 자체 668 00:48:19,457 --> 00:48:25,719 종혁 씨 주변 배경 모두가 불편하고 나를 긴장시키거나 재미가 없게 만들어요. 669 00:48:26,946 --> 00:48:31,081 내가 들어갈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 잘못 끼워진 단추라는 느낌 많아요. 670 00:48:31,525 --> 00:48:35,299 우리 두 사람은 성장 배경도 너무 틀리고 성격도 다르고 671 00:48:36,009 --> 00:48:39,074 생각하는 방법도 너무 틀려서 쉽게 안 섞여 들 거예요. 672 00:48:39,482 --> 00:48:42,060 - 방법을 얘기해 봐. - 방법 같은 건 없어요. 673 00:48:43,244 --> 00:48:44,162 종혁 씨도 674 00:48:44,809 --> 00:48:46,229 쉽게 달라질 사람 아니고 675 00:48:46,265 --> 00:48:49,510 난 나대로 고집쟁이라 다른 사람 되기 힘들어요. 676 00:48:51,106 --> 00:48:54,000 우린 다 태어난 대로 살다가 죽는 것 같아요. 677 00:48:56,615 --> 00:48:58,960 - 내가 당신한테 그렇게 형편없어? 678 00:48:59,060 --> 00:49:02,045 -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. 679 00:49:02,281 --> 00:49:04,200 어떤 여자가. - 당신이 하고 있잖아. 680 00:49:05,802 --> 00:49:07,914 - 내 타입이 아니라는 말은 할 수 있어요. 681 00:49:08,014 --> 00:49:10,184 내 타입은 아니에요. - 뭐가 당신 타입인데. 682 00:49:10,219 --> 00:49:14,051 - 지배자 같은 투 싫어요. 일방적인 것도 싫고 명령조 도 싫어요. 683 00:49:14,360 --> 00:49:16,430 - 그렇게 싫으면서 결혼은 왜 한 됐어? 684 00:49:18,100 --> 00:49:22,585 - 시원한 꼴 아무것도 없는데. 그래 화려한 결혼이라도 해보자 그래서요. 685 00:49:26,160 --> 00:49:30,419 - 내 생각에는 우리 사회의 거리는 이런 시간을 너무 안 가져서 좁혀지지 않는 거야. 686 00:49:30,620 --> 00:49:34,142 밀어내지 마. 당신 방콕에서 나 겁나게 밀어냈었지. 687 00:49:34,840 --> 00:49:38,060 너무 창피해서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어버릴까 생각했었어. 688 00:49:38,839 --> 00:49:40,853 당신 처음부터 나 밥맛없어했어. 689 00:49:41,147 --> 00:49:43,985 상당히 많이 비꼬고 할퀴어댔지. 690 00:49:45,171 --> 00:49:48,363 당신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거 다 받아준 거야. 691 00:49:48,463 --> 00:49:51,275 당신 그거 인정하지? 692 00:49:51,375 --> 00:49:55,300 - 인정해요. - 당신은 내 여자야. 693 00:49:58,822 --> 00:49:59,817 - 키스한다. 694 00:50:03,185 --> 00:50:04,740 얼굴 또 힘주면 죽을줄 알아. 695 00:50:33,260 --> 00:50:34,914 눈 감아줘서 고마워. 696 00:50:39,340 --> 00:50:44,600 어때?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지지 않았어? 697 00:50:46,760 --> 00:50:48,860 가만히 있어. 698 00:50:48,960 --> 00:50:51,260 - 묻었어요. 699 00:50:53,640 --> 00:50:54,950 - 닦아주는 거 아니야. 700 00:51:07,260 --> 00:51:09,701 다섯 발자국만 움직이면 침대가 있지만 701 00:51:13,940 --> 00:51:14,920 그냥 갑시다. 702 00:51:18,040 --> 00:51:20,135 내려가 커피 한 잔 마시고 뜨자. 703 00:51:20,235 --> 00:51:22,580 손 씻고 나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. 704 00:51:59,420 --> 00:52:00,654 갑자기 인심이 좋아졌지? 705 00:52:04,140 --> 00:52:08,460 사람 바뀐 거 아니야? - 시장 잔뜩 봐둔거 어떻게 해요? 706 00:52:09,173 --> 00:52:11,973 - 여기 일한 사람들 먹으라고 하면돼. 707 00:52:12,073 --> 00:52:12,640 해줄게. 708 00:52:56,960 --> 00:52:58,698 -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? 709 00:53:00,888 --> 00:53:04,502 - 나한테 뭐가 궁금할 때도 있어? 710 00:53:04,874 --> 00:53:06,499 당신 나한테 관심 없잖아. 711 00:53:09,340 --> 00:53:14,686 머리를 잘라도 모르고 새 양복을 입어도 모르고 처음엔 넥타이도 몰라보고 712 00:53:17,480 --> 00:53:20,722 - 머리는 자른 표 날 때까지 안 두니까 모르고 713 00:53:21,429 --> 00:53:23,340 양복은 늘 새 거니까 모르고 714 00:53:23,840 --> 00:53:26,335 넥타이도 볼 때마다 처음 보는 거 같아요. 715 00:53:29,757 --> 00:53:33,800 - 무슨 생각 궁금해? 716 00:53:35,000 --> 00:53:36,600 - 말 안해줘도 돼요. 717 00:53:38,980 --> 00:53:41,220 - 내가 좀 돈 놈이 아닌가 하고 있었어. 718 00:53:43,120 --> 00:53:46,327 - 왜요? - 그런 게 있어. 719 00:53:46,427 --> 00:53:47,938 당신은 알 필요 없어. 720 00:53:53,420 --> 00:53:57,986 관심 가져줘서 고마워. 앞으로도 계속 그래줬으면 좋겠고. 721 00:54:00,058 --> 00:54:03,411 하루에 10cm씩이라도 다가와줬으면 좋겠고 722 00:54:06,265 --> 00:54:07,415 내일 만날 때는 723 00:54:08,047 --> 00:54:10,441 오늘 만났던 것까지 합쳐진 두께로 만납시다. 724 00:54:12,260 --> 00:54:13,530 당신 참 묘해. 725 00:54:15,440 --> 00:54:16,959 늘 똑같거나 비슷해 726 00:54:18,799 --> 00:54:22,229 조금 더 가까워졌다거나 조금 더 친숙해졌다거나 727 00:54:22,920 --> 00:54:24,403 그런 게 느껴지지가 않아 728 00:54:24,431 --> 00:54:25,333 아까도 말했지만. 729 00:54:25,544 --> 00:54:28,345 - 10 미터요? - 10 미터. 730 00:54:29,900 --> 00:54:32,672 - 내가 핸드폰 받을 때 그것만 받고 꺼 731 00:54:32,772 --> 00:54:34,520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. 732 00:54:35,605 --> 00:54:38,800 음식 시킬 때 덮어놓고는 이거 먹어 하지 말아요. 733 00:54:39,300 --> 00:54:43,500 피곤해 죽겠다는데 겨울 바다 같은 데 가자고 억지 쓰지 말아요. 734 00:54:43,740 --> 00:54:47,775 전화 연결 안 된다고 우리 집에까지 알려서 총동원령 내리지 말아요. 735 00:54:48,491 --> 00:54:51,698 자기 일만 중요한 거고 내 일은 일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지 말아요. 736 00:54:52,000 --> 00:54:54,422 자기 운전기사한테 반말하지 말아요. 737 00:54:55,959 --> 00:54:59,084 - 그 친구 나하고 동갑이야. - 훨씬 위로 보여요. 738 00:54:59,298 --> 00:55:03,062 또 동갑이라도 그래요. 왜 사장이라고 꼭 반말해야 해요? 739 00:55:04,220 --> 00:55:06,620 종혁 씨 아직 새파란데 불상사 나와요. 740 00:55:07,919 --> 00:55:12,030 - 또 있어? - 나한테 너라는 소리도 하지 말아요. 741 00:55:12,735 --> 00:55:15,022 반말까진 봐주겠는데 너란 소리는 싫어요. 742 00:55:15,287 --> 00:55:20,720 안 고치면 나도 종혁아 이랬니 저랬니 할 거고 우리 네 살 차이밖에 안 나요. 743 00:55:20,800 --> 00:55:23,820 네 살 차이에 마흔 살 차이 처럼 나는 거 우스워요. 744 00:55:24,162 --> 00:55:27,200 - 그건 아주 사소한 문제들이야. 745 00:55:29,013 --> 00:55:31,822 그것 때문에 내가 당신한테 푸대접 받는 거야? 746 00:55:33,020 --> 00:55:38,399 응? - 이 남자 참 싫다는 생각 들 때 꽤 있어요. 747 00:55:42,860 --> 00:55:46,500 - 그걸 왜 이제야 말해. - 생긴대로 살아라 그랬죠 뭐. 748 00:55:52,555 --> 00:55:56,880 - 길게든 짧게든 지금까지 여자가 당신 빼고 두 사람 있었어. 749 00:55:58,800 --> 00:56:02,855 하나는 대학 졸업반 때 둘째 숙모님께서 주선하셔서 선을 봤는데 750 00:56:03,969 --> 00:56:05,320 피아노 하는 여자였어. 751 00:56:06,446 --> 00:56:08,220 아버지 어머니는 좋아하셨었지. 752 00:56:08,849 --> 00:56:11,694 여러 가지 면에서 나하고 격이 맞는다고 생각하셨던 게지. 753 00:56:13,579 --> 00:56:17,440 딱 이 여자다 싶은 것도 아니고 딱 이여자가 아니다 그런 것도 아니고 그저 그랬는데. 754 00:56:19,300 --> 00:56:29,220 한 번 보고 싫다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세 번은 만나보라고 하셔서 세 번 만나고 또 세 번 만나고 또 세 번 만나고 그러면서 스무 번쯤 만났을 거야. 755 00:56:29,300 --> 00:56:30,680 반년 만에 끝냈으니까. 756 00:56:31,618 --> 00:56:35,819 생긴 것도 그 정도면 잘생겼고 체력도 탄탄하고 성격도 발랄하고. 757 00:56:37,380 --> 00:56:39,500 붙임성도 좋고 다 괜찮았는데. 758 00:56:40,921 --> 00:56:44,200 평생 같이 지내기에는 어쩐지 좀 지루하겠더라. 759 00:56:44,880 --> 00:56:47,525 아버님 노발대발하시고 어머니 실망하시고. 760 00:56:48,012 --> 00:56:51,220 어쨌든 반년 만에 없었던 일로 만들었었어. 761 00:56:52,500 --> 00:56:54,013 - 고해성사 안 해도 돼요. 762 00:56:54,392 --> 00:56:58,678 - 또 하나는 미국에 있을 때 같은 유학생이었는데 그 여자분은 꽤 괜찮았었어. 763 00:56:59,220 --> 00:57:03,258 주말은 같이 보내면서 거의 반은 부부처럼 살았었는데 어느 날 764 00:57:04,040 --> 00:57:06,740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생겼다면서 끝내자더군. 765 00:57:08,220 --> 00:57:13,501 그래서 끝냈어. 어이는 없었지만 별로 타격은 안 받았어. 766 00:57:13,916 --> 00:57:14,977 끝내놓고 보니까 767 00:57:16,252 --> 00:57:19,624 나는 성생활의 덕을 봤고 그 여자는 경제적인 덕을 본 거고. 768 00:57:19,724 --> 00:57:21,060 상무 상조한 거더라고. 769 00:57:21,480 --> 00:57:22,800 그리고 그 다음에 770 00:57:23,100 --> 00:57:25,759 까다로우면서도 재밌는 여자를 만났는데 771 00:57:26,380 --> 00:57:27,870 그게 바로 당신이야. 772 00:57:28,128 --> 00:57:30,141 - 재밌다는 말은 못 들어봤어요. 773 00:57:30,241 --> 00:57:31,707 - 까다로운 게 재밌어. 774 00:57:34,398 --> 00:57:38,320 이제 나는 당신한테 말 안 하고 있는 거 없어. 775 00:57:40,220 --> 00:57:42,699 - 다음은 니 차례다 그러는 것처럼 들려요. 776 00:57:42,935 --> 00:57:44,360 - 음,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. 777 00:57:45,040 --> 00:57:46,871 당신은 영리하기 때문에 778 00:57:48,040 --> 00:57:51,040 말 안 하고 있는 게 있다면 그건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 거야. 779 00:57:51,180 --> 00:57:52,680 당신 판단을 믿어. 780 00:57:55,960 --> 00:57:58,659 긁어 부스럼 같은거 안 만들어. 781 00:57:58,759 --> 00:58:01,200 나도 누구 못지않게 얕거든. 70137