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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ll language subtitles for Desperate Souls, Dark City and the Legend of Midnight Cowboy (2022)-Korea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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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hese are the user uploaded subtitles that are being translated: 1 00:00:25,069 --> 00:00:26,387 먼지투성이 거리에서 2 00:00:26,487 --> 00:00:30,448 제가 반쯤 벗고 뛰는 장면이 있었어요 3 00:00:30,992 --> 00:00:34,869 기온이 46도나 되는 텍사스 한복판이라서 4 00:00:35,413 --> 00:00:37,038 다들 땀을 뻘뻘 흘렸죠 5 00:00:37,582 --> 00:00:40,000 아무튼 그렇게 마지막 장면을 찍었는데 6 00:00:40,918 --> 00:00:44,462 다들 작은 승합차로 거기까지 갔거든요 7 00:00:44,922 --> 00:00:46,381 주차한 곳으로 가서 8 00:00:48,259 --> 00:00:50,995 승합차 주변을 맴도는데 9 00:00:51,095 --> 00:00:56,558 햇빛 속에서 웬 그림자가 나오더군요 10 00:00:56,726 --> 00:00:57,934 존이었어요 11 00:00:58,102 --> 00:00:59,227 존은... 12 00:01:03,107 --> 00:01:06,693 존은 몸을 떨고 있었죠 13 00:01:08,237 --> 00:01:10,905 제가 존한테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14 00:01:11,741 --> 00:01:12,641 이렇게 대답했죠 15 00:01:13,159 --> 00:01:15,770 '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?' 16 00:01:15,870 --> 00:01:19,941 '우리가 만든 영화는 접시닦이가' 17 00:01:20,041 --> 00:01:23,752 '뉴욕에서 수많은 여자와 놀아나는 내용인데' 18 00:01:24,211 --> 00:01:27,797 '다들 이 영화를 보고 뭐라고 할까?' 19 00:01:28,758 --> 00:01:33,887 그래서 제가 말했죠 존이 완전히 이성을 잃었고 20 00:01:34,096 --> 00:01:36,958 저도 막막했지만 친구를 위로하고 싶었거든요 21 00:01:37,058 --> 00:01:39,809 존의 어깨를 잡고 말했죠 '존' 22 00:01:40,895 --> 00:01:42,046 눈을 마주치며 말했어요 23 00:01:42,146 --> 00:01:45,383 '우린 예술가로서의 여생을' 24 00:01:45,483 --> 00:01:48,193 '이 위대한 걸작의 그림자 속에서 살 겁니다' 25 00:01:53,199 --> 00:01:55,367 존이 고개를 들며 말했죠 '그리 생각하나?' 26 00:01:57,662 --> 00:02:01,539 전 무조건 장담한다고 했어요 27 00:02:03,834 --> 00:02:05,502 그 말밖에는... 28 00:02:06,879 --> 00:02:08,838 존을 위로할 말은 그것뿐이라서요 29 00:02:09,215 --> 00:02:12,550 그래서 그렇게 황당한 말을 내뱉었죠 30 00:02:13,552 --> 00:02:15,678 근데 그 말대로 됐네요 31 00:03:15,732 --> 00:03:16,632 {\an5}원더 우먼 32 00:04:25,768 --> 00:04:27,045 시작하죠 33 00:04:27,145 --> 00:04:28,478 촬영 시작합니다 34 00:04:30,189 --> 00:04:31,272 이게 다 뭐죠? 35 00:04:33,275 --> 00:04:35,068 - 모르나 봐? - 난 파란색이 잘 받죠 36 00:04:35,069 --> 00:04:38,863 멍청한 카우보이 스타일은 뉴욕에서 한물갔어 37 00:04:38,385 --> 00:04:44,203 {\an4}존 보이트의 스크린 테스트 38 00:04:39,823 --> 00:04:43,910 멋을 아는 여자가 너 같은 놈을 만나겠어? 39 00:04:44,620 --> 00:04:47,163 그거야 네 생각이지 네가 뭘 알아? 40 00:04:47,665 --> 00:04:50,208 말을 탄 지는 얼마나 됐나, 카우보이? 41 00:04:52,378 --> 00:04:54,295 염병할 시비를 거는군 42 00:04:55,047 --> 00:04:56,490 뭐가 그리 까칠해? 43 00:04:56,590 --> 00:04:58,925 공연 전에 말했잖아 말은 안 타 봤다고 44 00:04:59,426 --> 00:05:04,952 {\an4}왈도 솔트의 육성 각본가 45 00:04:59,677 --> 00:05:02,178 그럼 카우보이 옷은 왜 입는데? 46 00:05:03,389 --> 00:05:04,889 그건 뭐 하러 입지? 47 00:05:05,432 --> 00:05:06,641 나랑 잘 어울려서 48 00:05:07,893 --> 00:05:09,435 꼬실 때 도움이 되지 49 00:05:10,437 --> 00:05:11,938 - 꼬신다니... - 그쪽은 뭘 꼬시지? 50 00:05:12,565 --> 00:05:13,815 뭘 꼬시냐고? 51 00:05:14,859 --> 00:05:16,317 내가 뭘 꼬실 것 같은데? 52 00:05:17,069 --> 00:05:20,014 염병할, 난 종마야 알기나 해? 53 00:05:20,114 --> 00:05:21,322 고향이 어디지? 54 00:05:24,410 --> 00:05:25,410 텍사스 55 00:05:26,287 --> 00:05:27,287 텍사스 어디? 56 00:05:29,540 --> 00:05:30,874 여기저기 57 00:05:32,334 --> 00:05:34,257 그쪽에도 TV가 있나? 58 00:05:34,357 --> 00:05:35,446 본 적은 있지 59 00:05:35,546 --> 00:05:40,618 좋아, 그럼 아버지가 널 보면 뭐라고 생각하실지... 60 00:05:40,718 --> 00:05:43,078 아버지는 없으니 신경 끄셔 61 00:05:43,178 --> 00:05:44,371 - 어머님은? - 어머니? 62 00:05:44,471 --> 00:05:47,041 어머니도 없으니 그것도 신경 꺼 63 00:05:47,141 --> 00:05:48,228 할머님은 어때? 64 00:05:48,328 --> 00:05:49,767 그쪽 할머니는 어떤데? 65 00:05:52,521 --> 00:05:54,397 베트남 아이들은? 66 00:05:55,566 --> 00:05:57,593 - 미치겠군 - TV에서 널 보면 67 00:05:57,693 --> 00:05:58,902 널 뭐라고 생각할까? 68 00:07:21,235 --> 00:07:23,262 존 슐레진저 감독은 69 00:07:23,362 --> 00:07:28,616 어떤 운동을 펼치려고 그 영화를 만든 게 아니에요 70 00:07:28,742 --> 00:07:30,660 그 영화를 만든 이유는 71 00:07:31,829 --> 00:07:34,664 당시 그 문화 속에서 72 00:07:35,249 --> 00:07:39,361 영화로 담기에 좋은 장면들을 알아봤기 때문이죠 73 00:07:39,461 --> 00:07:40,613 이해가 되시려나요? 74 00:07:40,713 --> 00:07:42,364 한심하다는 뜻이 아니라 75 00:07:40,827 --> 00:07:46,512 {\an4}제니퍼 솔트 배우, 각본가 왈도 솔트의 딸 76 00:07:42,464 --> 00:07:46,619 존은 그런 세상의 위력을 알아봤다는 뜻이에요 77 00:07:46,719 --> 00:07:53,000 42번가의 미드나잇 카우보이는 누구도 보지 못한 이미지였고 78 00:07:53,100 --> 00:07:56,644 모피 코트 차림의 돈 많은 여자와 잠자리하러 가는 남자는 79 00:07:57,187 --> 00:07:59,298 아무도 못 봤거든요 80 00:07:59,398 --> 00:08:00,440 정말이지... 81 00:08:01,025 --> 00:08:04,136 그게 그 영화가 너무도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죠 82 00:08:04,236 --> 00:08:06,070 다들 처음 보는 영화였잖아요 83 00:08:07,531 --> 00:08:09,308 전부 존 슐레진저의 아이디어였죠 84 00:08:09,408 --> 00:08:11,534 거리를 걷는데 시체가 나오는 장면도요 85 00:08:12,161 --> 00:08:16,664 러시아워에 다들 그 시체를 돌아서 가죠 86 00:08:18,959 --> 00:08:20,918 그게 존의 아이디어였고 제가 볼 때는 87 00:08:21,920 --> 00:08:26,075 존은 당시 문화와 어느 정도 거리를 뒀기 때문에 88 00:08:26,175 --> 00:08:28,342 그 문화에 끌렸던 것 같아요 89 00:08:34,975 --> 00:08:38,978 걸어가는 거 안 보여? 90 00:08:39,271 --> 00:08:42,216 엿이나 먹어, 이 개자식아! 누구한테 건방을 떨어? 91 00:08:42,316 --> 00:08:43,649 썩 꺼져! 92 00:08:47,488 --> 00:08:48,305 신경 쓰지 마 93 00:08:48,405 --> 00:08:51,266 실은 저러면 보험료도 타 먹고 좋지 94 00:08:51,366 --> 00:08:54,395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제가 기억하기에 95 00:08:54,495 --> 00:08:57,773 제가 본 영화 중에는 최초로 96 00:08:57,873 --> 00:08:59,316 진짜 뉴욕을 담아냈죠 97 00:08:59,416 --> 00:09:02,319 특히 매디슨가와 5번가를 배경으로요 98 00:09:02,419 --> 00:09:05,155 진짜 뉴욕 같았고 영화 '이스터 퍼레이드'처럼 99 00:09:05,255 --> 00:09:07,157 주디 갈랜드가 나타나서 노래하지도 않았죠 100 00:09:07,257 --> 00:09:10,619 뉴욕의 여느 동네처럼 역겹고 지저분했어요 101 00:09:10,719 --> 00:09:15,059 존에겐 진정성이 가장 중요했을 겁니다 102 00:09:13,319 --> 00:09:17,393 {\an6}애덤 홀랜더의 육성 촬영 감독 103 00:09:15,535 --> 00:09:18,267 어느 캐릭터가 104 00:09:19,019 --> 00:09:20,879 무언가를 걸친 모습이 105 00:09:20,979 --> 00:09:24,232 그 사람의 본모습이라고 믿어야만 했죠 106 00:09:56,932 --> 00:09:58,558 여긴 내 전용 입구야 107 00:10:01,061 --> 00:10:02,228 보행 금지 108 00:11:18,222 --> 00:11:19,263 또 너냐? 109 00:11:19,723 --> 00:11:22,543 내가 다시는 얼씬도 하지 말랬지? 110 00:11:22,643 --> 00:11:25,045 맨날 도둑질만 하네 당장 꺼져! 111 00:11:25,145 --> 00:11:26,630 그만해, 절름발이를 괴롭히면 쓰나 112 00:11:26,730 --> 00:11:28,648 절름발이고 나발이고 관심 없어! 113 00:11:47,044 --> 00:11:48,317 {\an8}플레이펜 114 00:11:48,418 --> 00:11:51,754 {\an8}더 트위스티드 섹스 115 00:11:56,718 --> 00:12:00,080 1960년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116 00:12:00,180 --> 00:12:06,753 수많은 상황과 위기와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뒤엉켜 있었죠 117 00:12:06,853 --> 00:12:08,839 그런데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118 00:12:08,939 --> 00:12:10,924 뻔한 내용은 다루지 않아요 119 00:12:11,024 --> 00:12:17,113 반문화나 베트남 전쟁 마약은 다루지 않죠 120 00:12:17,489 --> 00:12:20,350 실은 굉장히 희한합니다 121 00:12:20,450 --> 00:12:24,563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느 남성 매춘부이고 122 00:12:24,663 --> 00:12:28,525 또 다른 주인공은 정체를 알 수 없잖아요 123 00:12:28,625 --> 00:12:30,584 술고래라는 것만 빼고요 124 00:12:31,086 --> 00:12:33,947 아무튼 둘 다 실패자예요 125 00:12:34,047 --> 00:12:37,117 화려한 매력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서 126 00:12:37,217 --> 00:12:40,845 그야말로 평범한 캐릭터의 극치라고 할 수 있죠 127 00:12:42,097 --> 00:12:44,348 하지만 그런 설정을 통해 128 00:12:44,516 --> 00:12:47,768 시대정신을 표현해 냅니다 129 00:12:48,687 --> 00:12:50,964 그게 바로 걸작의 비결이에요 130 00:12:51,064 --> 00:12:54,343 시대에 충실함으로써 그 시대를 표현했죠 131 00:12:54,443 --> 00:12:57,820 그 시대에 충실했다는 걸 달리 표현하자면 132 00:12:57,988 --> 00:13:01,449 아마도 그 영화의 장점으로 꼽히는 것들은 133 00:13:03,201 --> 00:13:07,455 당대에 관한 감독과 제작진의 인식이 134 00:13:07,622 --> 00:13:10,859 결여된 덕분에 탄생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135 00:13:10,959 --> 00:13:14,295 본인이 사는 시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136 00:13:15,380 --> 00:13:16,740 제 가장 큰 바람은 137 00:13:16,840 --> 00:13:21,010 서로에 대한 인간의 잔인함을 책으로 담아내는 겁니다 138 00:13:19,633 --> 00:13:23,333 {\an6}제임스 리오 헐리히의 육성 미드나잇 카우보이 저자 139 00:13:21,344 --> 00:13:23,596 온 세상을 울릴 정도로요 140 00:13:26,058 --> 00:13:29,727 누가 당대를 표현해 냈다면 보통은 우연한 결과죠 141 00:13:30,312 --> 00:13:34,857 런던에 사는 미국인 화가가 조언해 주더군요 142 00:13:35,233 --> 00:13:39,763 그 책을 아는 사람이 저더러 꼭 읽어 보래요 143 00:13:39,863 --> 00:13:44,075 {\an4}존 슐레진저의 육성 144 00:13:41,281 --> 00:13:42,948 영화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면서요 145 00:13:43,533 --> 00:13:48,120 저도 그 책을 읽고서 훌륭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죠 146 00:13:46,744 --> 00:13:48,938 {\an6}모두의 식사를 위한 스테이크 플로리다행 노스이스트 옐로버드 147 00:13:49,039 --> 00:13:52,708 제가 미국으로 가서 영화를 만들 거라면 148 00:13:53,126 --> 00:13:55,211 그 영화를 만들어야겠더군요 149 00:14:01,426 --> 00:14:04,637 존이 그 작품에 매료된 이유를 알겠어요 150 00:14:04,888 --> 00:14:08,583 주인공인 두 실패자는 흠이 많은 캐릭터라서 151 00:14:06,433 --> 00:14:09,473 {\an6}도미닉 살바토레 리조 1886년-1959년 152 00:14:08,664 --> 00:14:09,584 존의 마음에 들었죠 153 00:14:10,060 --> 00:14:15,215 또 다른 유형의 인간관계와 애정을 다룬 내용이잖아요 154 00:14:15,315 --> 00:14:17,566 존은 늘 그런 주제에 끌렸는데 155 00:14:18,026 --> 00:14:21,278 그건 본인이 게이라는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죠 156 00:14:21,738 --> 00:14:24,365 존은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거든요 157 00:14:24,908 --> 00:14:29,688 전통적인 가족과는 다른 유형의 158 00:14:29,788 --> 00:14:32,665 친밀한 관계도 존재한다고요 159 00:14:33,291 --> 00:14:35,319 존은 가정에 충실한 사나이였지만요 160 00:14:35,419 --> 00:14:37,211 너보다 더 무식한 분이셨어 161 00:14:37,504 --> 00:14:39,656 당신 이름도 못 쓰셨지 162 00:14:39,756 --> 00:14:43,676 '미드나잇 카우보이'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돌아서 163 00:14:44,261 --> 00:14:47,429 존 슐레진저는 무척 긴장했을 거예요 164 00:14:48,265 --> 00:14:53,686 존이 게이 남성으로서 그런 세상을 몰랐던 건 아니지만 165 00:14:54,563 --> 00:14:58,107 그런 세상을 공개적으로 다루는 건 166 00:14:58,942 --> 00:15:02,220 그 어떠한 주류 문화에서도 시도된 적 없었거든요 167 00:15:02,320 --> 00:15:06,574 그분이 본인의 정체성을 온전히 받아들이셨는지는 모릅니다 168 00:15:04,678 --> 00:15:10,037 {\an4}이안 부루마 작가 존 슐레진저의 조카 169 00:15:06,774 --> 00:15:10,453 제가 볼 때는 당대의 대다수 동성애자처럼 170 00:15:11,037 --> 00:15:13,607 쉽진 않으셨을 거예요 그건 확실하죠 171 00:15:13,707 --> 00:15:16,876 그분이 자라시던 시절에도 동성애는 형사 범죄였으니까요 172 00:15:17,085 --> 00:15:19,237 그래도 가족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셨죠 173 00:15:19,337 --> 00:15:23,116 제 조부모님께선 삼촌이 학생일 때 174 00:15:23,216 --> 00:15:24,993 성 정체성을 인정해 주셨거든요 175 00:15:25,093 --> 00:15:27,094 게다가 그분은 겉보기에 176 00:15:27,512 --> 00:15:31,849 너무 티 나게 굴지만 않는다면 177 00:15:32,184 --> 00:15:34,560 눈초리를 쉽게 피하실 수 있었죠 178 00:15:37,272 --> 00:15:39,800 저는 오 남매 중 맏이였어요 179 00:15:39,900 --> 00:15:41,901 딸 셋에 아들 둘이었는데 180 00:15:42,152 --> 00:15:45,029 그 시절 우리 가족은 무척 화목했죠 181 00:16:00,337 --> 00:16:04,965 전 8살부터 9살까지 기숙 학교에서 지냈어요 182 00:16:05,133 --> 00:16:06,800 그건 끔찍한 결정이었죠 183 00:16:06,480 --> 00:16:09,042 {\an8}나는 학교가 싫어요 184 00:16:07,052 --> 00:16:11,889 그 학교엔 아이바 불리라는 별난 교장이 있었어요 185 00:16:12,516 --> 00:16:18,296 이름부터 끝내주는데 정문 쪽 벚나무에 경례를 시켰죠 186 00:16:18,396 --> 00:16:20,272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... 187 00:16:23,485 --> 00:16:26,153 당시엔 히틀러의 영향력이 굉장히 컸고 188 00:16:26,571 --> 00:16:28,515 나치당이 떠오르던 시기라서 189 00:16:28,615 --> 00:16:32,034 전 학교에서 심각한 박대를 당했습니다 190 00:16:33,078 --> 00:16:36,690 애들끼리 슐레진저 쫓기 놀이를 했는데 191 00:16:36,790 --> 00:16:38,290 무슨 유대인 학살 같았죠 192 00:16:38,541 --> 00:16:41,502 영국인은 반유대주의 빼면 시체나 다름없었잖아요 193 00:16:42,170 --> 00:16:45,073 예민하고 꿈 많은 소년이 괴롭힘을 당했는데 194 00:16:45,173 --> 00:16:49,134 그 수위가 너무 심해서 두 번쯤 도망치셨다고 하더군요 195 00:16:52,806 --> 00:16:57,434 굉장히 특별하고 흥미로운 작품이었죠 196 00:16:58,144 --> 00:17:00,688 그야말로 독창적인 캐릭터잖아요 197 00:17:01,439 --> 00:17:03,800 그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는 198 00:17:03,900 --> 00:17:06,178 게이 설정이 강하게 와닿진 않았죠 199 00:17:06,278 --> 00:17:08,362 그 영화의 주제는 외로움이잖아요 200 00:17:10,824 --> 00:17:15,536 저는 중산층 소년이 잘해야 하는 일엔 소질 없었죠 201 00:17:15,870 --> 00:17:18,398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럭비 실력보다 202 00:17:18,498 --> 00:17:21,250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203 00:17:22,294 --> 00:17:23,528 럭비를 못하셨군요? 204 00:17:23,628 --> 00:17:26,156 럭비 실력이 형편없었고 싫어하기도 했죠 205 00:17:26,256 --> 00:17:29,493 늘 체형 때문에 스크럼의 두 번째 줄에 섰는데 206 00:17:29,593 --> 00:17:30,744 그걸 질색했거든요 207 00:17:30,844 --> 00:17:35,306 존은 많은 노동자 계급 아이처럼 소외감을 느꼈어요 208 00:17:50,697 --> 00:17:55,284 많은 노동자 계급이 전시에 군 복무를 했는데요 209 00:17:55,619 --> 00:17:58,313 국방의 의무를 다한 전쟁 이후로는 210 00:17:58,413 --> 00:18:01,733 전쟁 이전의 계급 체계로 돌아가지 않으려 했죠 211 00:18:01,833 --> 00:18:03,250 다들 변화를 원했어요 212 00:18:07,172 --> 00:18:09,366 더 담대한 일에 집중하고자 했고 213 00:18:09,466 --> 00:18:14,219 대다수가 살아가는 인생에 더 다가서고자 했죠 214 00:18:14,929 --> 00:18:17,973 저 개자식들한테 짓밟히진 말자는 교훈을 얻었지 215 00:18:20,727 --> 00:18:23,354 전쟁 전에 짓밟힌 사람들은 끝내 일어서지 못했어 216 00:18:24,856 --> 00:18:28,150 누구든 날 괴롭혀 보라지 어림도 없으니까 217 00:18:29,944 --> 00:18:33,656 존은 다큐멘터리 감독 학교 출신입니다 218 00:18:33,865 --> 00:18:38,311 존은 참여자나 활동가보다는 관찰자에 가까웠죠 219 00:18:38,411 --> 00:18:39,563 내 목소리 떨렸어, 빅? 220 00:18:39,663 --> 00:18:42,039 아니야, 크리스틴 그저 멋지더라 221 00:18:42,374 --> 00:18:43,900 초기 작품에 나타나듯 222 00:18:44,000 --> 00:18:47,544 존은 사실주의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223 00:18:48,004 --> 00:18:49,672 그러한 사실주의 때문에 224 00:18:50,340 --> 00:18:53,868 본인과는 다른 계급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다뤘죠 225 00:18:53,968 --> 00:18:56,246 - 저 둘은 신부 들러리지? - 맞아 226 00:18:56,346 --> 00:18:59,499 그렇구나, 답이 없네 저 불쌍한 것들 227 00:18:59,599 --> 00:19:01,042 '사랑의 유형'은 제 첫 영화예요 228 00:19:01,142 --> 00:19:02,961 당대 분위기에 충실한 작품이었죠? 229 00:19:03,061 --> 00:19:05,297 1960년대의 시대상을 그렸잖아요 230 00:19:05,397 --> 00:19:07,757 글쎄요 그런 작품은... 231 00:19:07,857 --> 00:19:10,552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'싱크대 사실주의'죠 232 00:19:10,652 --> 00:19:12,887 네, 그런 소설이나 연극, 영화가 있었잖아요 233 00:19:12,987 --> 00:19:14,014 맞아요 234 00:19:14,114 --> 00:19:17,601 물론 그 시초에 토니 리차드슨과 존 오스본이 235 00:19:17,701 --> 00:19:21,896 '성난 얼굴로 돌아보라'로 후배들을 위한 길을 닦았고 236 00:19:21,996 --> 00:19:24,123 전 제법 늦게 등장했어요 237 00:19:24,499 --> 00:19:27,027 동료들은 저를 썩 반기지 않았죠 238 00:19:27,127 --> 00:19:29,487 전 사실 '프리 시네마' 운동에 동참하지 않았어요 239 00:19:29,587 --> 00:19:32,824 다들 저를 그 운동과 엮곤 하지만 240 00:19:32,924 --> 00:19:36,135 저는 TV 출신이라서 그 운동과는 상관없었죠 241 00:19:36,803 --> 00:19:38,830 한번은 린지 앤더슨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242 00:19:38,930 --> 00:19:41,348 'TV보다는 더 높은 목표를 세워야지' 243 00:19:42,100 --> 00:19:44,502 린지를 진심으로 존경했어요 244 00:19:44,602 --> 00:19:48,147 늘 반대파를 이끄시던 분이잖아요 245 00:19:48,690 --> 00:19:50,967 언변이 뛰어나고 똑똑한 분이셨는데 246 00:19:51,067 --> 00:19:54,679 제가 그분과 같은 수준이라고 느꼈던 적은 없어요 247 00:19:54,779 --> 00:19:58,323 물론 세월이 흐르며 그 생각이 바뀌긴 했지만요 248 00:20:01,911 --> 00:20:06,790 산업화 시대에 잉글랜드 북부에서 촬영한 영화들의 초점은 249 00:20:07,125 --> 00:20:10,919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시위가 아니었어요 250 00:20:14,549 --> 00:20:17,118 주위 환경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251 00:20:17,218 --> 00:20:19,704 캐릭터 자체에 흥미를 느꼈을 뿐인데 252 00:20:19,804 --> 00:20:22,097 존은 그걸 풍부한 유머로 표현했죠 253 00:20:36,154 --> 00:20:37,112 다이애나 254 00:20:38,782 --> 00:20:40,991 그간 당신 생각을 많이 했어 255 00:20:41,618 --> 00:20:42,826 감동이네 256 00:20:43,995 --> 00:20:45,537 당신이 한 얘기도 257 00:20:45,997 --> 00:20:47,289 내가 뭐라고 했던가? 258 00:20:47,707 --> 00:20:51,210 그래 이탈리아가 좋다면서 259 00:20:51,461 --> 00:20:54,254 그럼 좋아 죽겠어 260 00:20:55,256 --> 00:20:57,283 줄리는 훌륭한 연기로 오스카를 수상했죠 261 00:20:57,383 --> 00:20:58,660 그 영화는 오스카를 세 개나 탔어요 262 00:20:58,760 --> 00:20:59,660 좋네 263 00:21:04,849 --> 00:21:10,354 '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'는 엄청난 대서사시로 제작했는데 264 00:21:11,397 --> 00:21:13,216 원작에 너무 충실했나 봐요 265 00:21:13,316 --> 00:21:16,068 소설이 워낙 명작이라서 존중하고 싶었거든요 266 00:21:16,569 --> 00:21:19,404 런던에서 대규모 시사회를 열었는데 267 00:21:19,739 --> 00:21:21,281 반응이 그저 그랬어요 268 00:21:21,491 --> 00:21:24,144 그 직후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269 00:21:24,244 --> 00:21:27,871 거긴 냄새부터 고약하더군요 270 00:21:28,373 --> 00:21:32,861 뉴욕에서 개봉한 날은 재앙 그 자체였죠 271 00:21:32,961 --> 00:21:34,863 그 시사회엔 부모님도 모시고 갔어요 272 00:21:34,963 --> 00:21:37,422 뉴욕에서 대규모 자선 행사도 겸했거든요 273 00:21:37,674 --> 00:21:40,326 근데 반응이 처참했고 영 안 풀렸어요 274 00:21:40,426 --> 00:21:42,245 '뉴욕 타임스'도 그 분위기를 읽고서 275 00:21:42,345 --> 00:21:46,499 그야말로 가루가 될 때까지 우릴 탈탈 털었죠 276 00:21:46,599 --> 00:21:48,642 그 영화가 망하다니 믿을 수 없었어요 277 00:21:49,060 --> 00:21:50,920 다들 그 분위기를 눈치챘죠 278 00:21:51,020 --> 00:21:54,424 심지어 연예계를 잘 모르시는 우리 부모님마저요 279 00:21:54,524 --> 00:21:56,342 제가 플라자 호텔 파티에 가자고 했더니 280 00:21:56,442 --> 00:22:00,654 두 분은 피곤하다며 그냥 숙소로 돌아가셨어요 281 00:22:01,072 --> 00:22:04,324 저는 플라자 호텔로 갔는데 282 00:22:04,909 --> 00:22:08,370 드넓은 연회장에 테이블이 텅 비어 있었죠 283 00:22:08,913 --> 00:22:10,831 다음 날 비행기에 올라서 284 00:22:11,124 --> 00:22:13,693 처음으로 할리우드에 갔는데 285 00:22:13,793 --> 00:22:18,213 MGM 영화사의 홍보부장이 제 옆에 앉더니 286 00:22:18,548 --> 00:22:19,965 자꾸만 그러더군요 287 00:22:20,550 --> 00:22:23,703 '다음 작품은 신중하게 만들어야 해요' 288 00:22:23,803 --> 00:22:25,747 '미드나잇 카우보이는 뭐 하는 영화죠?' 289 00:22:25,847 --> 00:22:27,749 '아주 희한한 작품 같던데요' 290 00:22:27,849 --> 00:22:29,224 '제발 조심해요' 291 00:23:14,479 --> 00:23:16,798 존은 미국에 매료됐어요 292 00:23:16,898 --> 00:23:20,776 뉴욕과 미국 도시의 드라마에 푹 빠진 거죠 293 00:23:22,737 --> 00:23:26,823 존이 큰 흥미를 느낀 이유는 저도 알 것 같네요 294 00:23:29,160 --> 00:23:31,896 아마 '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'가 295 00:23:31,996 --> 00:23:33,439 썩 성공하지 못한 탓에 296 00:23:33,539 --> 00:23:35,233 존은 강한 믿음을 품었겠죠 297 00:23:35,333 --> 00:23:39,044 본인이 무조건 확신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요 298 00:23:39,754 --> 00:23:43,908 그래서 성공 못 한다면 아쉽긴 하겠지만 299 00:23:44,008 --> 00:23:48,929 그 이야기와 주제를 진심으로 믿기에 300 00:23:49,222 --> 00:23:50,555 영화로 만들겠다는 거죠 301 00:23:55,478 --> 00:23:58,172 1958년 중반이었다면 302 00:23:58,272 --> 00:24:01,134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도 못 올렸을 겁니다 303 00:24:01,234 --> 00:24:02,943 그런 작품은 절대로 못 만들었죠 304 00:24:03,486 --> 00:24:06,973 그런데 1960년대는 자유분방했고 비틀스로도 충분했으며 305 00:24:07,073 --> 00:24:09,475 사람들의 생활과 상황도 달랐고 306 00:24:09,575 --> 00:24:12,703 심지어 마약도 조금은 달랐으니까요 307 00:24:12,829 --> 00:24:14,397 그 시기를 가른 경계선에는 308 00:24:14,497 --> 00:24:16,816 '미드나잇 카우보이'도 확실히 포함됐어요 309 00:24:16,916 --> 00:24:18,026 덤벼 보시지! 310 00:24:18,126 --> 00:24:20,820 당시 사회에서 벌어지던 일도 그 경계를 갈랐죠 311 00:24:20,920 --> 00:24:22,238 특히 미국 사회 내에서요 312 00:24:22,338 --> 00:24:25,450 연합군이 베트콩 243명을 추가로 사살했습니다 313 00:24:25,550 --> 00:24:28,453 그건 1960년대를 바꾼 요인 중 하나였어요 314 00:24:28,553 --> 00:24:31,013 영화나 우리의 삶도 그래서 바뀌었죠 315 00:24:31,139 --> 00:24:35,350 베트남 전쟁은 한 세대의 청년을 일깨웠어요 316 00:24:35,685 --> 00:24:37,879 그전에는 다들 태평하게 풍선껌이나 씹으면서 317 00:24:37,979 --> 00:24:39,088 어른이 되길 기다렸죠 318 00:24:39,188 --> 00:24:40,798 저야 이미 죽은 목숨이겠죠 319 00:24:40,898 --> 00:24:43,458 베트남 전쟁이 끝난 이유는 320 00:24:43,558 --> 00:24:45,178 수많은 청년이 나서서 321 00:24:45,278 --> 00:24:48,155 어른들이 전쟁을 끝내게끔 자극한 덕분이에요 322 00:24:48,406 --> 00:24:50,866 그 일을 계기로 해서 323 00:24:51,993 --> 00:24:55,897 우린 목소리를 높여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겁니다 324 00:24:55,997 --> 00:24:57,398 전 짐승 신세가 싫었고 325 00:24:57,498 --> 00:25:00,542 누가 짐승이 되는 꼴도 보기 싫었습니다 326 00:25:00,960 --> 00:25:03,655 당시엔 국기도 못 태웠거든요 327 00:25:03,755 --> 00:25:07,048 그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국기 소각은 불법이었죠 328 00:25:07,175 --> 00:25:09,827 하지만 베트남 전쟁은 엄청난 상징이었어요 329 00:25:09,927 --> 00:25:11,788 진정으로 옳은 일을 지지하자는 겁니다 330 00:25:11,888 --> 00:25:14,207 겉으로만 옳은 일을 지지할 게 아니라요 331 00:25:14,307 --> 00:25:16,626 국기는 무척 중요하니 조심스레 다뤄야 하지만 332 00:25:16,726 --> 00:25:20,797 이유 없이 수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333 00:25:20,897 --> 00:25:23,065 물론 창피하다고 해서 전쟁을 끝낼 순 없지만요 334 00:25:34,160 --> 00:25:39,956 미국과 유럽, 혹은 동아시아의 커다란 차이점은 335 00:25:40,124 --> 00:25:42,944 미국인들에게는 336 00:25:43,044 --> 00:25:47,172 1940년대와 50년대가 막대한 번영의 시대였다는 겁니다 337 00:25:47,173 --> 00:25:52,511 미국인들은 전시에 유럽인만큼 고생하지 않았죠 338 00:25:53,387 --> 00:25:58,683 전후 초기 영화사의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339 00:25:59,018 --> 00:26:01,337 전 세계 관객이 340 00:26:01,437 --> 00:26:05,466 영국과 일본은 물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까지 341 00:26:05,566 --> 00:26:08,636 자신들이 겪은 고난을 다룬 342 00:26:08,736 --> 00:26:11,571 대담하고 사실적인 영화를 반겼다는 겁니다 343 00:26:11,823 --> 00:26:14,892 전후 초기 유럽의 명작 영화들은 344 00:26:14,992 --> 00:26:18,370 실제 도시의 폐허에서 촬영되기도 했죠 345 00:26:29,882 --> 00:26:34,078 물론 실제로 1960년대를 보면 346 00:26:34,178 --> 00:26:36,513 1960년대의 호시절에도 347 00:26:37,515 --> 00:26:40,168 영화 속 전쟁의 묘사는 348 00:26:40,268 --> 00:26:42,879 명작이건 졸작이건 독특한 작품이건 349 00:26:42,979 --> 00:26:44,938 상당히 케케묵었죠 350 00:26:46,023 --> 00:26:49,177 특정한 사람들을 배우로 기용했고 351 00:26:49,277 --> 00:26:52,930 야외 촬영에는 특정 장소를 동원했고 352 00:26:53,030 --> 00:26:56,366 영화 속 대부분 요소는 촬영용 세트나 353 00:26:56,993 --> 00:27:00,704 할리우드 스튜디오 내의 야외 촬영지에서 만들어 냈거든요 354 00:27:01,107 --> 00:27:04,557 {\an8}1963년 11월 22일 355 00:27:01,164 --> 00:27:03,149 그러다 현실이 들이닥쳤죠 356 00:27:03,249 --> 00:27:05,151 케네디 대통령이 357 00:27:05,251 --> 00:27:08,336 중부 표준시 기준 오후 1시에 사망했습니다 358 00:27:08,796 --> 00:27:13,842 동부 표준시 기준 2시로 약 38분 전이군요 359 00:27:19,223 --> 00:27:23,044 프랑스에선 거리에서 영화를 촬영했고 360 00:27:23,144 --> 00:27:26,897 행인을 동원해서 영화에 출연시켰는데 361 00:27:26,898 --> 00:27:29,967 할리우드에선 그런 걸 허용한 적이 없었어요 362 00:27:30,067 --> 00:27:33,528 공상 과학이나 판타지 영화를 연출할 때는 363 00:27:33,905 --> 00:27:36,990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내야 했죠 364 00:27:37,200 --> 00:27:40,061 그런데 영화의 배경이 이 세상이라면 365 00:27:40,161 --> 00:27:43,622 영화를 이 세상으로 가져오면 되잖아요 366 00:27:43,915 --> 00:27:46,651 지금은 그게 너무나 뻔한 얘기지만 367 00:27:46,751 --> 00:27:53,215 당시 할리우드에선 심각한 철학적 난제였다네요 368 00:27:53,591 --> 00:27:57,787 존은 확실히 유럽의 시각을 미국에 널리 알렸지만 369 00:27:57,887 --> 00:28:02,125 앞서 그런 시도를 했던 미국의 감독들이 없었더라면 370 00:28:02,225 --> 00:28:03,709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371 00:28:03,809 --> 00:28:05,586 존은 이미 다져진 땅에 씨앗을 뿌린 거죠 372 00:28:05,686 --> 00:28:07,755 당시 미국인 감독들은 373 00:28:07,855 --> 00:28:11,634 이탈리아의 신사실주의나 프랑스의 누벨바그를 인지했으니 374 00:28:11,734 --> 00:28:15,320 존의 영화가 미국 대중에게 낯설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375 00:28:21,369 --> 00:28:22,937 조심해, 하스켈 저거 진짜야! 376 00:28:23,037 --> 00:28:29,402 베트남 전쟁은 저항 의식과 사실주의를 일깨웠고 377 00:28:29,502 --> 00:28:32,212 사람들은 도망치기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죠 378 00:28:34,257 --> 00:28:36,701 뉴욕엔 세 명의 위대한 스승이 계셨어요 379 00:28:36,801 --> 00:28:41,038 리 스트라스버그와 스텔라 애들러 샌포드 마이즈너까지 380 00:28:41,138 --> 00:28:45,725 그 세 분의 스승은 스타니슬랍스키를 연구하셨죠 381 00:28:45,977 --> 00:28:47,560 게다가 명배우들도 있었어요 382 00:28:47,937 --> 00:28:52,091 말론 브란도, 지미 딘에 엘리아 카잔까지요 383 00:28:52,191 --> 00:28:55,777 우린 바로 그분들의 자식이죠 384 00:28:59,198 --> 00:29:04,103 더스틴은 매사에 현실성을 추구하며 고집해요 385 00:29:04,203 --> 00:29:06,105 그 느낌이 어떻고 386 00:29:06,205 --> 00:29:07,899 겉으로 어떻게 보이든지 간에 387 00:29:07,999 --> 00:29:10,333 생생한 현실로 살아 있기를 바라죠 388 00:29:11,210 --> 00:29:13,128 그건 저도 마찬가지고요 389 00:29:19,760 --> 00:29:22,830 경찰 제복 입는 게 즐거운 사람은 390 00:29:22,930 --> 00:29:24,749 뇌를 갈아 치워야 한다고 봐요 391 00:29:24,849 --> 00:29:25,833 썩 꺼져! 392 00:29:25,933 --> 00:29:26,876 재밌죠 393 00:29:26,976 --> 00:29:30,087 사실 처음엔 제 얘기는 털어놓기 싫지만 394 00:29:30,187 --> 00:29:31,964 다 관련된 일화라서요 395 00:29:31,856 --> 00:29:35,321 {\an4}더스틴 호프만, 2019년 글렌 프랑켈과의 인터뷰 396 00:29:32,021 --> 00:29:34,592 전 '졸업'을 찍기 싫었어요 397 00:29:34,692 --> 00:29:37,720 그 당시엔 예술가 동료들과 어울렸는데 398 00:29:37,820 --> 00:29:40,097 그때는 예술가들의 시대였고 399 00:29:40,197 --> 00:29:42,532 광고를 찍으면 비밀로 하던 시절이었죠 400 00:29:43,694 --> 00:29:47,890 그때는 밥 딜런도 블리커가에 살았는데 401 00:29:44,841 --> 00:29:48,482 {\an4}예? 다운타운 서클 인 더 스퀘어 극장 1966년 작 402 00:29:48,011 --> 00:29:51,317 백수 예술가로서 아무 작품이나 하지 않는 건 403 00:29:51,417 --> 00:29:52,860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었어요 404 00:29:52,960 --> 00:29:55,128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면 몰라도요 405 00:29:56,130 --> 00:29:59,492 그래서 저는 '졸업'의 오디션도 보기 싫었는데 406 00:29:59,592 --> 00:30:00,660 그것도 말하자면 길죠 407 00:30:00,760 --> 00:30:01,801 맙소사 408 00:30:02,428 --> 00:30:03,165 왜 그래? 409 00:30:03,265 --> 00:30:05,055 절대 안 됩니다 로빈슨 부인 410 00:30:05,514 --> 00:30:06,556 뭐가 문제인데? 411 00:30:06,849 --> 00:30:08,266 로빈슨 부인 설마... 412 00:30:08,601 --> 00:30:09,678 설마 제가... 413 00:30:09,778 --> 00:30:10,678 뭘? 414 00:30:11,354 --> 00:30:13,646 제가 그런 짓을 할까 봐요? 415 00:30:14,106 --> 00:30:15,065 어떤 짓? 416 00:30:15,274 --> 00:30:17,760 - 몰라서 물으세요? - 모르겠는데 417 00:30:17,860 --> 00:30:21,055 '미드나잇 카우보이'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418 00:30:21,155 --> 00:30:23,057 제가 먼저 출연하겠다고 했죠 419 00:30:23,157 --> 00:30:26,993 슐레진저가 어떤 예술가인지 보여 주는 일화인데 420 00:30:27,244 --> 00:30:30,606 본인은 '졸업'을 봤다면서 저를 거부했대요 421 00:30:30,706 --> 00:30:33,442 '졸업'에 나온 배우는 안 된다면서요 422 00:30:33,542 --> 00:30:34,402 그랬군요 423 00:30:34,502 --> 00:30:36,779 아마 제작자인 헬먼이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424 00:30:36,879 --> 00:30:39,448 '그 영화 완전 대박 터졌잖아' 425 00:30:39,548 --> 00:30:41,909 '그 친구가 관객을 동원할 거야' 426 00:30:42,009 --> 00:30:44,844 그래도 슐레진저는 주저했고 저를 안 만나려고 했죠 427 00:30:45,054 --> 00:30:47,373 그랬군요 그 의견을 존중하셨나요? 428 00:30:47,473 --> 00:30:49,792 - 당신을 거부했던 걸요 - 네, 그럼요 429 00:30:49,892 --> 00:30:51,502 근데 제가 이렇게 사정했죠 430 00:30:51,602 --> 00:30:54,687 '제발 감독과의 미팅만 주선해 주세요' 431 00:30:55,606 --> 00:30:58,551 제가 피차 잘 아는 42번가에서 만나자고 했어요 432 00:30:58,651 --> 00:31:01,595 그쪽엔 혼 앤드 하다트라는 식당이 있었거든요 433 00:31:01,695 --> 00:31:02,578 알죠 434 00:31:02,678 --> 00:31:04,155 25센트 동전으로... 435 00:31:05,324 --> 00:31:07,101 그런 식당을 뭐라고 하죠? 436 00:31:07,201 --> 00:31:08,686 - '오토매트'요 - 맞아요 437 00:31:08,786 --> 00:31:10,980 25센트 동전을 넣고 뚜껑을 열면 438 00:31:11,080 --> 00:31:12,731 작은 샌드위치가 나오잖아요 439 00:31:12,831 --> 00:31:13,315 네 440 00:31:13,415 --> 00:31:16,501 슐레진저는 영 애매한 시간에 절 만나 주기로 했는데 441 00:31:16,794 --> 00:31:19,363 - 전 며칠간 면도도 안 했어요 - 그러셨군요 442 00:31:19,463 --> 00:31:23,174 누더기를 걸친 채 아무렇게나 하고 갔죠 443 00:31:23,509 --> 00:31:26,537 그렇게 식당으로 갔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444 00:31:26,637 --> 00:31:32,350 드디어 만나 주기라도 해서 어찌나 기뻤던지요 445 00:31:32,768 --> 00:31:35,421 처음엔 서로가 탐탁지 않았던 것 같아요 446 00:31:35,521 --> 00:31:38,148 근데 슐레진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447 00:31:38,732 --> 00:31:41,860 주변에 사람이 좀 있었는데 둘러보며 말했죠 448 00:31:42,027 --> 00:31:43,403 '이런 데 제법 잘 어울리는군' 449 00:31:44,530 --> 00:31:46,406 - 딱 그렇게 말했다니까요? - 그러셨군요 450 00:31:46,866 --> 00:31:50,144 실력이 꽤 좋군 밥벌이로 삼아도 되겠어 451 00:31:50,244 --> 00:31:52,662 그러다 우리 아버지처럼 꼽추나 되라고요? 452 00:31:52,872 --> 00:31:55,483 나야 절름발이지 그분은 말년에 어떠셨게요? 453 00:31:55,583 --> 00:31:58,569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비교적 쉽게 만들었어요 454 00:31:58,669 --> 00:32:01,713 솔직히 그 작품에 동질감을 느꼈거든요 455 00:32:01,881 --> 00:32:04,132 전 동네의 못난이 같았어요 456 00:32:04,383 --> 00:32:06,494 학교에선 왕따였고 457 00:32:06,594 --> 00:32:09,137 동아리에 들지도 않았고 주변에만 맴돌았죠 458 00:32:09,471 --> 00:32:11,874 여드름 상태도 정말 안 좋았고요 459 00:32:11,974 --> 00:32:14,976 좋은 여드름이란 게 있을지는 몰라도요 460 00:32:15,227 --> 00:32:18,547 저는 키도 제일 작아서 비참한 유년기를 보냈어요 461 00:32:18,647 --> 00:32:21,717 그래서 랫소는 이미 제 내면에 존재했으니 462 00:32:21,817 --> 00:32:24,444 인위적으로 파고들 필요가 없었죠 463 00:32:24,778 --> 00:32:26,764 랫소의 걸음걸이만 정하면 됐어요 464 00:32:26,864 --> 00:32:28,724 그래서 뉴욕의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465 00:32:28,824 --> 00:32:30,601 걸음걸이가 특이한 사람을 봤는데 466 00:32:30,701 --> 00:32:34,746 절뚝이는 걸음걸이가 참 좋다고 생각했죠 467 00:32:35,206 --> 00:32:36,732 그 남자를 고른 건 468 00:32:36,832 --> 00:32:39,693 절뚝이는 걸음걸이가 눈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469 00:32:39,793 --> 00:32:42,196 몇 블록이나 그 사람을 따라다니다가 470 00:32:42,296 --> 00:32:45,574 건널목 신호를 기다리는 걸 봤거든요 471 00:32:45,674 --> 00:32:47,592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자 472 00:32:47,801 --> 00:32:49,344 그 사람이 가장 먼저 길을 건넜는데 473 00:32:50,179 --> 00:32:52,096 그때 바로 저 사람이다 싶었죠 474 00:32:53,516 --> 00:32:55,876 막스 폰 시도우에겐 베리만 감독이 있었듯이 475 00:32:55,976 --> 00:32:58,811 저도 저만의 베리만 감독을 찾고 있었어요 476 00:32:59,313 --> 00:33:01,981 그런 낭만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서 477 00:33:02,274 --> 00:33:04,067 저만의 감독을 찾은 거예요 478 00:33:04,527 --> 00:33:08,279 저도 어떤 감독에게 특별한 배우가 되고 싶었죠 479 00:33:09,448 --> 00:33:13,701 그때 존 슐레진저의 '사랑의 유형'을 봤어요 480 00:33:13,994 --> 00:33:16,454 존 슐레진저는 그때까지 481 00:33:17,164 --> 00:33:19,749 다큐멘터리를 100편쯤 연출했을 거예요 482 00:33:36,267 --> 00:33:38,768 BBC 다큐멘터리를 100편이나 만들었죠 483 00:33:39,270 --> 00:33:40,228 그러고 나서 484 00:33:41,105 --> 00:33:46,943 슐레진저가 만든 '사랑의 유형'이라는 영화는 485 00:33:47,778 --> 00:33:53,476 너무나 신선하고 사실적이며 중요하게 다가왔어요 486 00:33:53,576 --> 00:33:55,686 당대를 기록한 작품이니까요 487 00:33:55,786 --> 00:33:59,789 그날 극장을 나서서 존 슐레진저의 이름을 적었죠 488 00:34:00,708 --> 00:34:02,026 같이 일하고 싶어서요 489 00:34:02,126 --> 00:34:05,821 전 당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에이전트를 구했어요 490 00:34:05,921 --> 00:34:08,631 로스앤젤레스의 에이전트라니 대단한 일이었죠 491 00:34:10,134 --> 00:34:13,886 젊은 배우에겐 아주 뜻깊은 순간이에요 492 00:34:14,680 --> 00:34:18,933 그때 거리에서 키엘 마틴을 만났거든요 493 00:34:19,935 --> 00:34:21,269 키엘한테 안부를 물으니 494 00:34:21,645 --> 00:34:23,730 끝내주게 잘 지낸대요 495 00:34:24,898 --> 00:34:30,403 '훌륭한 배역의 1순위 후보에 올랐거든' 496 00:34:30,571 --> 00:34:32,238 '존 슐레진저 작품인데' 497 00:34:32,406 --> 00:34:34,407 '자세한 얘기는 못 해' 498 00:34:34,575 --> 00:34:36,602 근데 전 눈치가 워낙 빨랐죠 499 00:34:36,702 --> 00:34:39,704 제 에이전트한테 연락해서 '미드나잇 카우보이'를 찍는지 500 00:34:40,247 --> 00:34:42,999 존 슐레진저가 연출하는지 물으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501 00:34:43,375 --> 00:34:46,570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한다길래 전 이렇게 물어봤죠 502 00:34:46,670 --> 00:34:49,339 '캐스팅 감독은 누굽니까?' 503 00:34:50,966 --> 00:34:52,133 마리언 도허티라더군요 504 00:34:53,344 --> 00:34:54,594 마리언 도허티라니 505 00:34:55,846 --> 00:34:58,931 저는 부탁이니 마리언한테 연락해서 506 00:34:59,141 --> 00:35:02,336 제가 당장 날아간다고 전해 달랬어요 507 00:35:02,436 --> 00:35:04,129 누가 이런 짓을 할까요? 508 00:35:04,229 --> 00:35:05,631 기도도 살짝 했답니다 509 00:35:05,731 --> 00:35:07,440 말이 안 되잖아요 510 00:35:07,650 --> 00:35:12,179 제발 마리언과 잠시만 단둘이 있게 해 달랬죠 511 00:35:12,279 --> 00:35:14,765 마리언한테 사과할 수 있게요 512 00:35:14,865 --> 00:35:18,785 지금쯤 경찰은 주차 위반 딱지나 떼고 있겠죠 513 00:35:19,703 --> 00:35:20,620 갑시다 514 00:35:20,913 --> 00:35:23,232 제가 말했죠 '마리언, 잘 들어요' 515 00:35:23,332 --> 00:35:25,416 '이 말만은 하고 싶었어요' 516 00:35:25,668 --> 00:35:28,628 '그때 연기는 진심으로 미안합니다' 517 00:35:28,921 --> 00:35:30,281 '나한테 실망한 거 알아요' 518 00:35:30,381 --> 00:35:34,509 '당신한테 편지도 다섯 통쯤 써 뒀어요' 519 00:35:34,677 --> 00:35:36,886 '기회를 또 달라고요' 520 00:35:38,097 --> 00:35:40,264 마리언이 절 보며 대답했죠 521 00:35:41,308 --> 00:35:43,059 '그 편지를 보내지 그랬어요' 522 00:35:43,394 --> 00:35:44,294 '근데' 523 00:35:45,534 --> 00:35:46,630 '다 지나간 일이니까요' 524 00:35:46,730 --> 00:35:48,689 '존 슐레진저를 만나 볼래요?' 525 00:35:52,861 --> 00:35:54,722 마리언과 함께 약속 장소로 가니 526 00:35:54,822 --> 00:36:00,493 존 슐레진저와 제롬 헬먼 왈도 솔트가 있었죠 527 00:36:01,245 --> 00:36:04,315 왈도는 글쓰기를 싫어했어요 훌륭한 작가였지만 528 00:36:04,415 --> 00:36:08,334 실제로 백지를 마주하는 행위 자체를 질색했죠 529 00:36:08,669 --> 00:36:12,656 매번 글쓰기를 미루기 일쑤라서 530 00:36:12,756 --> 00:36:15,743 결국 우리가 전화로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531 00:36:15,843 --> 00:36:18,511 '내일은 대본 10장 제출해 알겠나?' 532 00:36:19,054 --> 00:36:22,875 그럼 그러겠다고 해 놓고서 다음 날 아침이면 533 00:36:22,975 --> 00:36:25,268 다들 말리부에서 왈도만 기다렸죠 534 00:36:26,145 --> 00:36:27,395 끝내 안 나타나더군요 535 00:36:28,230 --> 00:36:30,633 전화로 올 거냐고 물으면 머릿속에 다 있대서 536 00:36:30,733 --> 00:36:33,651 글로 썼느냐고 물으면 아직 안 썼대요 537 00:36:33,777 --> 00:36:39,407 그런 식으로 마감일에 맞춰 왈도의 글을 끌어내야 했죠 538 00:36:39,783 --> 00:36:41,075 전 이렇게 맹세했어요 539 00:36:41,243 --> 00:36:44,662 무슨 빌어먹을 일이 생겨도 540 00:36:44,997 --> 00:36:47,623 가능한 모든 걸 글로 쓰자고요 541 00:36:47,958 --> 00:36:53,337 그래서 일부러 굼뜬 작가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어요 542 00:36:54,256 --> 00:36:57,993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제 글을 쓰려고요 543 00:36:54,882 --> 00:36:58,718 {\an6}유진 코어의 왈도 솔트 인터뷰 544 00:36:58,093 --> 00:36:59,370 결국엔 대본을 쓰셨죠? 545 00:36:59,470 --> 00:37:00,678 그렇다마다요 546 00:37:01,096 --> 00:37:02,326 닦달하신 보람이 있죠? 547 00:37:02,426 --> 00:37:03,499 네, 당연하죠 548 00:37:03,599 --> 00:37:06,392 다만 그 정도의 파급력은 아무도 예상 못 했어요 549 00:37:06,393 --> 00:37:11,382 아버지는 태생적으로 무언가의 선함에 집중하셨어요 550 00:37:09,605 --> 00:37:15,318 {\an4}미드나잇 카우보이의 제니퍼 솔트 551 00:37:11,482 --> 00:37:15,094 선한 아버지의 천성은 552 00:37:15,194 --> 00:37:17,779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드러났죠 553 00:37:19,323 --> 00:37:22,142 타인의 상호 작용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요 554 00:37:22,242 --> 00:37:23,435 아버지는 너그러우셨어요 555 00:37:23,535 --> 00:37:26,355 '선하다'라는 표현은 너무 감미로운지 몰라도 556 00:37:26,455 --> 00:37:28,190 어쨌든 너그러운 분이셨고 557 00:37:28,290 --> 00:37:31,334 사람들의 장점을 찾아내시던 분이라서 558 00:37:31,585 --> 00:37:36,339 그런 인연들을 귀하게 여기셨을 법하죠 559 00:37:36,882 --> 00:37:39,342 아버지가 블랙리스트에 오르셨던 건 560 00:37:39,593 --> 00:37:41,469 이상주의 때문이었다고 봐요 561 00:37:41,491 --> 00:37:43,751 {\an5}진실은 562 00:37:42,346 --> 00:37:44,248 그 역시도 아버지의 천성이었죠 563 00:37:44,348 --> 00:37:48,544 아버지의 너그러운 천성을 논하자면 564 00:37:48,644 --> 00:37:53,715 블랙리스트에 오른 계기였던 생전의 정치 활동에 565 00:37:53,815 --> 00:37:57,344 무척 치열하고 진지하게 임하셨던 것 같아요 566 00:37:57,444 --> 00:37:59,888 단순히 유명인들을 추종했다거나 567 00:37:59,988 --> 00:38:01,682 그 무리에 합류해서 568 00:38:01,782 --> 00:38:05,147 멋진 공산당 모임에서 미인이나 만나려던 건 아니었죠 569 00:38:02,151 --> 00:38:06,429 {\an5}솔트, 조사 거부하다 570 00:38:05,410 --> 00:38:07,730 아마 그런 사람이 많았을 테지만 571 00:38:07,841 --> 00:38:10,981 {\an5}솔트는 오늘 증언에서 공산당 가입 여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572 00:38:07,842 --> 00:38:10,524 아버지는 전사처럼 임하셨고 573 00:38:10,624 --> 00:38:15,545 그게 바로 암흑기를 이겨 내신 비결이었어요 574 00:38:11,081 --> 00:38:15,496 그러나 조사위원회는 솔트가 1945년 공산당 당원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575 00:38:16,797 --> 00:38:18,756 아버지의 발목을 잡은 건... 576 00:38:19,383 --> 00:38:23,052 실제로 발목을 잡은 건 중독 문제였어요 577 00:38:23,679 --> 00:38:26,806 아무래도 아버지에게 중독은... 578 00:38:28,350 --> 00:38:30,643 요즘엔 그런 걸 '자기 위안'이라고 하죠 579 00:38:30,811 --> 00:38:33,589 아버지는 그렇게 현실에 대처하신 거예요 580 00:38:33,689 --> 00:38:35,549 워낙 힘들게 자라셨던 데다 581 00:38:35,649 --> 00:38:39,819 가정사가 참 희한하고 엉망진창이었거든요 582 00:38:40,571 --> 00:38:46,143 네, 아버지는 근사한 울타리 둘린 집에서 583 00:38:46,243 --> 00:38:49,912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지 못하셨어요 584 00:38:51,748 --> 00:38:54,026 그 영화를 통해 부각하고자 했던 건 585 00:38:54,126 --> 00:38:56,069 사람들의 내면이 메말라 버린 이유였죠 586 00:38:56,169 --> 00:38:58,238 수많은 사람의 내면이 메말라 버렸는데 587 00:38:58,338 --> 00:39:05,245 결국 조 벅과 잠자리를 갖는 서글픈 이들은 588 00:39:05,345 --> 00:39:08,165 다들 상처받은 사람들이잖아요 589 00:39:08,265 --> 00:39:09,265 고맙습니다 부인 590 00:39:09,933 --> 00:39:12,393 정말이지 힘든 세상이었어요 591 00:39:12,895 --> 00:39:16,314 당시 세상을 지배한 건 592 00:39:18,108 --> 00:39:19,108 상업이라든지 593 00:39:19,610 --> 00:39:22,137 모든 사람이 새롭게 맺은 594 00:39:22,237 --> 00:39:27,267 텔레비전, 광고, 물질이나 돈과의 관계였는데요 595 00:39:27,367 --> 00:39:31,203 다들 새롭게 자각한 그러한 현실이 596 00:39:31,538 --> 00:39:34,483 폭발적으로 번져 나가자 모두가 겁에 질렸죠 597 00:39:34,044 --> 00:39:35,566 {\an5}냉소주의 그게 진실 아닌가? 598 00:39:34,583 --> 00:39:37,402 다들 기억하시다시피 반발도 일어났잖아요 599 00:39:37,502 --> 00:39:39,488 1960년대와 70년대에요 600 00:39:39,588 --> 00:39:43,591 빌어먹을 호텔에 외로운 여인들만 득실댄다니 601 00:39:43,884 --> 00:39:48,872 아버지는 그 주변을 파헤치고 디테일을 끌어내선 602 00:39:48,972 --> 00:39:50,765 여기저기에 배치하셨죠 603 00:39:50,800 --> 00:39:53,759 {\an5}뮤추얼 오브 뉴욕 604 00:39:51,099 --> 00:39:54,920 그걸 글로 표현해서 존에게 들려주셨는데 605 00:39:55,020 --> 00:39:57,897 그 내용이 대본에도 담겼어요 606 00:39:58,190 --> 00:40:00,483 - 또 누굴 만날까 봐... - 세상에! 607 00:40:00,901 --> 00:40:02,302 끔찍하군요! 608 00:40:02,402 --> 00:40:04,195 - 말도 안 돼요 - 정말 끔찍해요! 609 00:40:05,280 --> 00:40:09,601 그 위력은 강렬했지만 단순한 이미지에 불과했죠 610 00:40:09,701 --> 00:40:12,641 {\an5}파리 호텔 내 방은 여기 611 00:40:09,701 --> 00:40:10,519 {\an6}그림 출처 왈도 솔트: 각본가의 여정 612 00:40:10,619 --> 00:40:13,788 문화적 시각적인 발상들을 613 00:40:14,206 --> 00:40:16,441 존을 위해 풀어내신 거예요 614 00:40:16,541 --> 00:40:18,527 존은 아버지의 협업자로서 615 00:40:18,627 --> 00:40:21,879 그게 전체 이야기의 중요한 일부임을 알았거든요 616 00:40:22,589 --> 00:40:23,923 존은 그걸 이해했죠 617 00:40:24,925 --> 00:40:27,927 두 분이 함께 일하면서 그렇게 됐나 봐요 618 00:40:28,929 --> 00:40:31,138 왈도의 인생 경험에는 619 00:40:32,182 --> 00:40:33,933 좋든 나쁘든 620 00:40:34,559 --> 00:40:37,353 일종의 분노가 서려 있었는데요 621 00:40:37,896 --> 00:40:40,606 왈도는 그걸 지혜로 탈바꿈했죠 622 00:40:40,857 --> 00:40:44,344 왈도는 현명하며 무척 인간적인 사내였는데 623 00:40:44,444 --> 00:40:48,098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원리를 파악하고 있었어요 624 00:40:48,198 --> 00:40:51,476 아버지께서 블랙리스트를 극복하고 625 00:40:51,576 --> 00:40:53,953 작가로서 영화계에 복귀하신 능력도 626 00:40:54,621 --> 00:40:58,457 마찬가지로 그 이상주의에서 비롯된 거예요 627 00:40:59,710 --> 00:41:04,422 자신에게 솔직하기만 하면 다 잘될 거라는 믿음요 628 00:41:09,803 --> 00:41:13,290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다 629 00:41:13,390 --> 00:41:16,919 쉽게 말해 내가 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 630 00:41:17,019 --> 00:41:18,253 난 그런 취향이었거든 631 00:41:18,353 --> 00:41:24,176 {\an4}존 슐레진저와 조카 이안 부루마의 대화 632 00:41:21,815 --> 00:41:24,275 이런 생각은 한 적 없어 633 00:41:24,276 --> 00:41:30,140 내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영화를 만들어서 634 00:41:30,240 --> 00:41:32,742 동성애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자고 635 00:41:33,118 --> 00:41:36,537 다만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는데 636 00:41:37,956 --> 00:41:40,233 내가 솔직해질수록 637 00:41:40,333 --> 00:41:45,337 남들을 일깨울 확률도 커지더구나 638 00:41:45,505 --> 00:41:46,464 괜찮아요? 639 00:41:56,141 --> 00:41:57,975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640 00:41:58,477 --> 00:42:01,103 벼랑 끝에 선 이들의 이야기로 641 00:42:01,563 --> 00:42:03,298 극단적인 처지에 놓여서 642 00:42:03,398 --> 00:42:06,358 그들이 어떤 일을 겪어도 우린 받아들일 수 있었지 643 00:42:06,902 --> 00:42:10,514 그런 상황이 정상이 아니란 걸 알기에 644 00:42:10,614 --> 00:42:12,406 우린 수용할 수 있었던 거야 645 00:42:15,160 --> 00:42:17,312 난 오랫동안 646 00:42:17,412 --> 00:42:20,164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소속감을 못 느꼈다 647 00:42:20,457 --> 00:42:24,794 내 성적 취향도 그 원인 중 하나겠지 648 00:42:25,504 --> 00:42:31,175 다큐멘터리를 연달아 만들 때는 내가 괴짜라고 느꼈어 649 00:42:33,094 --> 00:42:36,206 카메라맨과 보조 카메라맨은 650 00:42:36,306 --> 00:42:40,142 늘 나더러 커밍아웃을 하랬지 651 00:42:40,727 --> 00:42:45,272 더 요란하게 굴면서 게이라는 걸 인정하라는 거야 652 00:42:46,149 --> 00:42:47,358 난 그러지 않았다 653 00:42:48,068 --> 00:42:52,363 그때는 힘든 시기였거든 654 00:42:53,698 --> 00:42:57,952 처음엔 나의 성 정체성이 썩 편하지 않더구나 655 00:43:01,248 --> 00:43:03,650 딴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고 656 00:43:03,750 --> 00:43:06,585 그저 마음이 편치 않았어 657 00:43:08,004 --> 00:43:11,215 아마 그 시절엔 남성에게 성적으로 접근하면 658 00:43:11,550 --> 00:43:15,287 지금과는 달리 맞아서 멍이 들거나 659 00:43:15,387 --> 00:43:17,581 더한 꼴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을 텐데요 660 00:43:17,681 --> 00:43:21,267 1950년대엔 그런 위험이 얼마나 남아 있었죠? 661 00:43:22,352 --> 00:43:26,188 글쎄, 동성애는 불법이었으니까 662 00:43:26,648 --> 00:43:33,612 남성끼리 그 어떠한 성행위를 하다가 걸리면 663 00:43:35,240 --> 00:43:38,492 감옥에 갈 수 있었고 실제로 그런 사람도 많았단다 664 00:43:40,245 --> 00:43:43,873 게다가 소름 끼치게도 665 00:43:45,208 --> 00:43:49,378 사복 차림의 경찰이 666 00:43:49,921 --> 00:43:53,966 공중화장실에서 사람들을 부추기곤 했어 667 00:43:55,677 --> 00:43:58,413 경찰이 함정을 판 거야 668 00:43:58,513 --> 00:44:05,102 성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현행범으로 잡으려고 669 00:44:06,479 --> 00:44:12,109 그런 사례가 공공연해서 다들 너무나 부당하다고 했지 670 00:44:13,904 --> 00:44:18,574 근데 경찰의 그런 수작에 넘어간 사람도 있단다 671 00:44:19,618 --> 00:44:21,911 동성애자 폭행 사건은 672 00:44:22,370 --> 00:44:27,400 당시 기자들이 잘 보도하지 않았어 673 00:44:27,500 --> 00:44:29,585 썩 꺼지란 말이야! 674 00:44:30,545 --> 00:44:34,048 '미드나잇 카우보이'가 대성공을 거두고 675 00:44:34,424 --> 00:44:36,409 대작들의 연출을 제안받던 시기에 676 00:44:36,509 --> 00:44:39,788 '미드나잇 카우보이'를 제작한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에서 677 00:44:39,888 --> 00:44:41,164 차기작으로 뭘 하고 싶냐기에 678 00:44:41,264 --> 00:44:43,542 '사랑의 여로'를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679 00:44:43,642 --> 00:44:45,794 영화 내용을 묻길래 대본을 보냈는데 680 00:44:45,894 --> 00:44:48,004 시대를 한참 앞서간 내용이었죠 681 00:44:48,104 --> 00:44:51,800 솔직히 '미드나잇 카우보이'도 그만큼 시대를 앞섰는데 682 00:44:51,900 --> 00:44:55,486 지금이라면 많은 사람이 두 작품에 눈살을 찌푸릴걸요 683 00:44:56,655 --> 00:44:58,640 지금은 '미드나잇 카우보이'를 절대 못 만들죠 684 00:44:58,740 --> 00:45:00,074 - 과연 그럴까요? - 그럼요 685 00:45:00,283 --> 00:45:02,159 지금은 어림도 없어요 686 00:45:03,870 --> 00:45:05,996 저는 문전박대나 당하겠죠 687 00:45:07,415 --> 00:45:10,834 '사랑의 여로'는 당시 무척 앞서간 작품이에요 688 00:45:11,711 --> 00:45:14,823 삼각관계를 그리는 내용인데 689 00:45:14,923 --> 00:45:18,910 나이 많은 게이 유대인 의사와 690 00:45:19,010 --> 00:45:20,036 나이 많은 여인 사이에 691 00:45:20,136 --> 00:45:22,388 젊은 양성애자 남자가 끼였죠 692 00:45:22,639 --> 00:45:26,376 썩 일반적인 내용은 아니잖아요 693 00:45:26,476 --> 00:45:29,671 유나이티드 에이전트 측에서 대본을 대충 봤나 봐요 694 00:45:29,771 --> 00:45:33,133 제작비가 고작 200만 달러니까 695 00:45:33,233 --> 00:45:35,276 그냥 만들라고 한 것 같기도 하고요 696 00:45:35,777 --> 00:45:40,698 영화사가 완성작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거든요 697 00:45:40,824 --> 00:45:42,491 다들 겁에 질렸죠 698 00:45:43,702 --> 00:45:45,661 제가 볼 때 그 이유는 699 00:45:46,454 --> 00:45:50,958 전형적인 게이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라면 700 00:45:51,626 --> 00:45:54,294 관객이 용인할 수 있지만 그런 식으로... 701 00:45:54,546 --> 00:45:55,864 아버지 말씀이 기억나네요 702 00:45:55,964 --> 00:45:58,658 그 영화를 준비할 때 어떤 내용이냐고 물으시기에 703 00:45:58,758 --> 00:46:01,578 제가 설명해 드렸더니 704 00:46:01,678 --> 00:46:04,972 굳이 유대인 설정까지 넣어야 하느냐고 하셨죠 705 00:46:05,974 --> 00:46:06,708 그러게요 706 00:46:06,808 --> 00:46:10,378 '미드나잇 카우보이'엔 동성애 장면이 두 번 등장하죠 707 00:46:10,478 --> 00:46:13,882 밥 발라반이 영화관에서 구강성교를 하는 장면과 708 00:46:13,982 --> 00:46:16,608 타우니가 조 벅을 꼬시는 장면요 709 00:46:17,027 --> 00:46:18,595 일부 평론가들은 710 00:46:18,695 --> 00:46:22,531 동성애가 매우 부정적으로 묘사됐다고 비판하는데요 711 00:46:22,657 --> 00:46:23,391 안 돼요 712 00:46:23,491 --> 00:46:25,200 제 생각은 다릅니다 713 00:46:25,660 --> 00:46:29,272 존은 힘든 현실을 보여 주고자 했던 것 같아요 714 00:46:29,372 --> 00:46:31,316 당시 동성애는 여전히 형사 범죄였고 715 00:46:31,416 --> 00:46:33,584 폭력에 노출될 위험도 컸으니까요 716 00:46:34,127 --> 00:46:36,920 두 주인공의 관계를 보면 717 00:46:37,213 --> 00:46:42,077 동성애 코드를 담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어요 718 00:46:42,177 --> 00:46:45,387 은밀하게든 노골적으로든요 719 00:46:47,140 --> 00:46:49,876 영화만 봐선 몰라요 물론 다른 상황에서는 720 00:46:49,976 --> 00:46:52,420 두 사람이 그런 관계가 됐을 수도 있고 721 00:46:52,520 --> 00:46:53,797 랫소가 살아남았더라면 722 00:46:53,897 --> 00:46:56,132 성적인 관계로 발전했을지 누가 알겠어요? 723 00:46:56,232 --> 00:46:58,593 다만 존은 그 측면을 일부러 배제했을 겁니다 724 00:46:58,693 --> 00:47:00,595 존이 보여 주고자 했던 건 725 00:47:00,695 --> 00:47:02,696 두 남성 간의 애정이었거든요 726 00:47:04,866 --> 00:47:08,035 성적인 측면을 중점으로 다뤘더라면 727 00:47:08,328 --> 00:47:10,370 커밍아웃에 관한 영화가 됐을 텐데 728 00:47:10,663 --> 00:47:12,273 그런 전개도 충분히 타당했겠지만 729 00:47:12,373 --> 00:47:15,376 존이 흥미를 느낀 주제는 그게 아니었어요 730 00:47:17,003 --> 00:47:21,632 존은 이례적인 인간관계에 흥미를 느꼈거든요 731 00:47:27,722 --> 00:47:29,681 성적인 관계로 발전했더라면 732 00:47:29,849 --> 00:47:32,226 어떤 측면에선 덜 이례적인 영화가 됐겠죠 733 00:47:32,644 --> 00:47:36,464 모호함이나 시사하는 바도 덜했을 테고요 734 00:47:36,564 --> 00:47:39,843 존이 그 영화에서 동성애 주제를 회피했다는 게 735 00:47:39,943 --> 00:47:41,845 꼭 비난은 아닙니다 736 00:47:41,945 --> 00:47:43,946 애초에 그런 내용은 못 다뤘으니까요 737 00:47:44,989 --> 00:47:49,227 그보다 훨씬 더 무난한 주제도 738 00:47:49,327 --> 00:47:52,788 1960년대 후반엔 상식을 벗어나는 거였죠 739 00:47:53,498 --> 00:47:56,776 저는 중산층으로서 너무도 억눌려 살았어요 740 00:47:56,876 --> 00:47:59,962 실은 이성애자가 되는 치료까지 받았죠 741 00:47:59,882 --> 00:48:04,615 {\an4}에드먼드 화이트의 육성 어느 소년의 고백 저자 742 00:48:00,588 --> 00:48:04,550 1960년 이전에는 743 00:48:04,968 --> 00:48:08,413 그 누구도 동성애를 옹호하지 않았거든요 744 00:48:08,513 --> 00:48:12,850 프루스트마저 동성애가 끔찍한 질병이라고 했죠 745 00:48:13,184 --> 00:48:15,018 딱 유대교처럼요 746 00:48:16,396 --> 00:48:18,981 게이나 유대인이나 똑같이 나빴고 747 00:48:19,232 --> 00:48:22,317 제아무리 깨우친 사람이라도 748 00:48:22,694 --> 00:48:24,945 다들 동성애는 규탄했어요 749 00:48:26,030 --> 00:48:28,266 전 일명 '플라스틱 히피'였는데요 750 00:48:28,366 --> 00:48:31,978 낮에는 '타임지'에서 일하고 751 00:48:32,078 --> 00:48:34,898 밤은 그리니치빌리지에서 보냈거든요 752 00:48:34,998 --> 00:48:38,375 퇴근하면 집에서 잠깐 눈 좀 붙였다가 753 00:48:39,043 --> 00:48:43,281 일어나서 히피 스타일로 차려입은 후에 754 00:48:43,381 --> 00:48:46,758 밖에서 새벽 4시까지 낯선 남자들과 어울렸어요 755 00:48:47,677 --> 00:48:49,120 스톤월 항쟁 이전에는 756 00:48:49,220 --> 00:48:53,599 재킷과 넥타이 차림으로 백악관 앞에서 행진이나 했죠 757 00:48:54,767 --> 00:49:01,106 그래서 마침내 게이들이 반격하자 다들 깜짝 놀란 겁니다 758 00:49:01,399 --> 00:49:05,110 다만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게이들이 아닌 759 00:49:05,445 --> 00:49:10,282 흑인과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드래그 퀸들이 나섰죠 760 00:49:10,909 --> 00:49:13,911 그 사람들은 무척 강인했고 싸움에 익숙했거든요 761 00:49:14,370 --> 00:49:15,829 그중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762 00:49:16,372 --> 00:49:18,066 일부는 성 노동자로 763 00:49:18,042 --> 00:49:22,359 {\an4}마샤 P. 존슨 활동가 1992년 7월 6일 피살 764 00:49:18,166 --> 00:49:22,002 살해된 후 허드슨강에 시신이 버려지기도 했죠 765 00:49:22,879 --> 00:49:24,213 스톤월 항쟁 때 766 00:49:24,464 --> 00:49:27,033 '게이는 좋은 것'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죠 767 00:49:27,133 --> 00:49:28,451 다들 비웃었어요 768 00:49:28,551 --> 00:49:32,095 '흑인은 아름답다'라는 구호를 대놓고 차용한 건데 769 00:49:32,222 --> 00:49:35,641 게이가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770 00:49:35,934 --> 00:49:40,270 한때는 게이들이 사교 모임을 가질 때마다 771 00:49:40,813 --> 00:49:44,650 다들 즐겁게 편히 쉬다가도 772 00:49:44,859 --> 00:49:47,595 누군가 이렇게 외치곤 했죠 '우린 너무 역겨워' 773 00:49:47,695 --> 00:49:48,904 마사 774 00:49:58,122 --> 00:50:00,692 베트남 전쟁의 핵심은 775 00:50:00,792 --> 00:50:05,462 모든 사회 통념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리는 데 776 00:50:05,463 --> 00:50:07,782 꼭 필요한 요소였다는 겁니다 777 00:50:07,882 --> 00:50:11,369 왜냐하면 미국의 기득권 전체가 778 00:50:11,469 --> 00:50:16,974 베트남 전쟁은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개입이라고 했거든요 779 00:50:16,975 --> 00:50:21,645 구정 대공세가 펼쳐진 1968년 초에는 780 00:50:21,896 --> 00:50:24,591 월터 크롱카이트가 못 이길 전쟁이라고 선언했죠 781 00:50:24,691 --> 00:50:27,025 바로 그때를 시작으로 782 00:50:27,235 --> 00:50:30,221 모든 사회 통념과 권위자들이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783 00:50:30,321 --> 00:50:31,806 제가 모욕 안 한 집단 있나요? 784 00:50:31,906 --> 00:50:36,436 그거야말로 동성애 운동의 필수적인 선행 조건이었죠 785 00:50:36,536 --> 00:50:42,066 그때까지만 해도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786 00:50:42,166 --> 00:50:45,627 단 하나의 관점만이 사회적으로 용인됐거든요 787 00:50:45,837 --> 00:50:48,072 유일하게 건전한 동성애자는 788 00:50:48,172 --> 00:50:50,992 이성애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고요 789 00:50:51,092 --> 00:50:53,176 이게 '픽시'의 작품일까요? 790 00:50:55,888 --> 00:50:58,500 정의를 부탁드리죠 아마 전문가이실 텐데요 791 00:50:56,016 --> 00:51:00,596 {\an4}육군-매카시 청문회 1954년 792 00:50:58,640 --> 00:51:01,435 - '픽시'를 정의해 주세요 - 네, 제가 설명을... 793 00:51:01,570 --> 00:51:06,167 {\an4}조지프 N. 웰치 미 육군 수석 고문 794 00:51:01,728 --> 00:51:03,713 제가 설명해 드리죠 의원님 795 00:51:03,813 --> 00:51:07,274 '픽시'는 호모의 가까운 친척입니다 796 00:51:08,610 --> 00:51:12,055 로이 콘과 상원 의원 조지프 매카시 797 00:51:12,155 --> 00:51:13,989 영화도 무척 중요한데요 798 00:51:14,157 --> 00:51:17,492 최초의 게이 키스 장면은 '사랑의 여로'에 등장하죠 799 00:51:17,869 --> 00:51:22,523 이성애자 관객들이 경악하던 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800 00:51:22,623 --> 00:51:24,943 아마 그 순간 지그필드 극장에선 801 00:51:25,043 --> 00:51:28,905 게이 관객들이 그 장면을 보며 환호했을 겁니다 802 00:51:29,005 --> 00:51:33,008 동성애를 대중의 영역으로 이끈 작품으로는 803 00:51:33,009 --> 00:51:37,288 성향을 숨겼던 동성애자 배우 더크 보가드의 '희생자'나 804 00:51:37,388 --> 00:51:41,475 레즈비언을 다룬 윌리엄 와일러의 '아이들의 시간'이 있어요 805 00:51:41,476 --> 00:51:43,711 '아이들의 시간' 제작에 참여한 아서 크림은 806 00:51:43,811 --> 00:51:48,007 몇 년 후 '미드나잇 카우보이'의 제작을 허가하기도 했죠 807 00:51:48,107 --> 00:51:51,818 동성애는 사실 정신병으로 808 00:51:53,071 --> 00:51:55,557 전염병에 가까운 규모로 전파됐습니다 809 00:51:55,657 --> 00:51:57,475 '미드나잇 카우보이' 때문에 존이 긴장한 건 810 00:51:56,658 --> 00:52:02,537 {\an4}찰스 소카리데스 박사 811 00:51:57,575 --> 00:52:00,353 웬 멍청한 정신과 의사 친구가 812 00:52:00,453 --> 00:52:02,704 동성애의 위험성을 경고한 탓이었죠 813 00:52:02,705 --> 00:52:04,941 그래서 존이 먼저 814 00:52:05,041 --> 00:52:07,944 제한 상영 가 등급을 요청한 겁니다 815 00:52:08,044 --> 00:52:11,880 존은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816 00:52:12,382 --> 00:52:14,450 동성애를 더 받아들일 줄 알았죠 817 00:52:14,550 --> 00:52:19,122 물론 그 영화에서 그나마 동성애 친화적인 건 818 00:52:19,222 --> 00:52:21,890 존 보이트의 반쯤 벗은 몸뿐이었지만요 819 00:52:22,141 --> 00:52:23,809 제가 동성애자인 이유요? 820 00:52:24,268 --> 00:52:26,754 그러다 '미드나잇 카우보이'를 촬영하기 821 00:52:26,854 --> 00:52:29,757 1년 전인 1967년으로 건너뛰면 822 00:52:29,857 --> 00:52:33,761 마이크 윌리스가 만든 CBS 다큐멘터리에서 823 00:52:33,861 --> 00:52:39,225 찰스 소카리데스 같은 사람들이 동성애 혐오 발언을 쏟아내죠 824 00:52:39,325 --> 00:52:42,812 동시에 그 다큐멘터리의 서두에 825 00:52:42,912 --> 00:52:46,983 아주 매력적인 금발 청년이 이렇게 말해요 826 00:52:47,083 --> 00:52:50,252 '저는 동성애자인데 그래도 괜찮습니다' 827 00:52:52,046 --> 00:52:55,950 이어서 1970년에 개봉한 '밴드의 소년들'은 828 00:52:56,050 --> 00:53:01,164 미국의 동성애 영화사에서 빠질 수 없는 첫 작품인데요 829 00:52:57,218 --> 00:53:01,304 {\an4}감독 윌리엄 프레드킨 830 00:53:01,264 --> 00:53:05,809 자기 혐오적 영화라며 싫어한 게이 활동가도 많았지만 831 00:53:05,810 --> 00:53:08,421 사실 그 영화는 사상 최초로 832 00:53:08,521 --> 00:53:12,342 스크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게이 캐릭터가 833 00:53:12,442 --> 00:53:15,219 게이답게 행동하고 유머 감각이 넘치며 834 00:53:15,319 --> 00:53:16,471 앙칼지기도 했죠 835 00:53:16,571 --> 00:53:18,697 그이는 미드나잇 카우보이여야 한다고 836 00:53:20,324 --> 00:53:23,478 하지만 문화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미는 837 00:53:23,578 --> 00:53:25,495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겁니다 838 00:53:27,331 --> 00:53:30,652 1960년대의 시국으로 인해 게이들의 삶이 839 00:53:30,752 --> 00:53:35,172 이후 50년과 비교해서 더 급변한 시점인데요 840 00:53:35,757 --> 00:53:39,494 동성애자들은 흑인 민권 운동을 본보기로 삼았지만 841 00:53:39,594 --> 00:53:42,929 안타깝게도 평등 보장 측면에선 842 00:53:43,139 --> 00:53:47,476 흑인보다 우리 동성애자들이 더 큰 성과를 거뒀죠 843 00:53:48,269 --> 00:53:51,422 다양한 해방이 동시에 이뤄졌는데요 844 00:53:51,522 --> 00:53:55,984 지금 생각해 보면 재밌죠 전 성전환자라서 845 00:53:57,320 --> 00:54:02,892 그런 해방 운동에 제 자리는 없었던 것 같거든요 846 00:54:02,992 --> 00:54:06,119 다만 이것만은 이미 알고 있었죠 847 00:54:06,370 --> 00:54:08,606 사실 인지는 하되 확신은 없었죠 848 00:54:08,706 --> 00:54:10,415 저는 고등학생 때 849 00:54:10,875 --> 00:54:14,002 제가 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850 00:54:14,837 --> 00:54:18,924 전교생의 최소 3분의 1은 게이인 줄 알았어요 851 00:54:19,300 --> 00:54:21,619 온갖 유형의 게이들이 다 모여 있었는데 852 00:54:21,719 --> 00:54:26,348 누가 급식소에서 비어트리스 릴리 성대모사를 해도 853 00:54:27,225 --> 00:54:32,046 그 친구의 성 정체성을 언급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854 00:54:32,146 --> 00:54:34,523 전부 문화적 환상이었죠 855 00:54:36,025 --> 00:54:37,359 단장이나 해야지 856 00:54:37,652 --> 00:54:40,779 미모의 금발 여성을 낚아챌 것처럼 857 00:54:41,906 --> 00:54:45,367 그러다 기분 째지면 휙 돌아서는 거지 858 00:54:47,870 --> 00:54:50,038 여기 있었구나 이 잘생긴 놈아! 859 00:54:51,040 --> 00:54:52,123 쓸 만하네 860 00:54:56,170 --> 00:54:57,379 카우보이치고는 861 00:54:59,298 --> 00:55:01,591 몸집이 큰 성인 남자인데 862 00:55:01,884 --> 00:55:05,705 중성미가 있는 앳된 얼굴이잖아요 863 00:55:05,805 --> 00:55:07,790 다들 새 보안관이 필요하겠어 864 00:55:07,890 --> 00:55:09,542 게다가 카우보이 복장이라니 865 00:55:09,642 --> 00:55:13,854 동성애적 매력의 완벽한 조합이죠 866 00:55:14,689 --> 00:55:19,317 존은 매춘부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는데요 867 00:55:19,777 --> 00:55:22,263 심지어 그 매춘부는 카우보이 콘셉트잖아요 868 00:55:22,363 --> 00:55:25,475 조 벅이 어떤 망상을 하든지 간에 869 00:55:25,575 --> 00:55:29,244 카우보이 콘셉트의 매춘부는 지극히 게이 이미지죠 870 00:55:29,704 --> 00:55:35,125 존이 그 영화를 만들기 한참 전부터 그랬어요 871 00:55:35,877 --> 00:55:37,945 다만 그걸 대놓고 표현할 순 없으니 872 00:55:38,045 --> 00:55:41,824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점을 암시한 건지도 몰라요 873 00:55:41,924 --> 00:55:45,328 평범한 미국의 관객들에게 874 00:55:45,428 --> 00:55:48,805 실은 그 영화의 진짜가 동성애라는 걸 감추면서요 875 00:55:53,352 --> 00:55:56,547 당시는 서부극이 더는 제작되지 않을 때였죠 876 00:55:56,647 --> 00:56:00,843 마지막 서부극 '와일드 번치'는 1969년 작품이었으니 877 00:56:00,943 --> 00:56:04,154 누가 봐도 서부극의 쇠퇴기였어요 878 00:56:04,989 --> 00:56:09,393 애빌린에서 도지시티로의 대규모 소몰이도 879 00:56:09,493 --> 00:56:12,495 1890년대 무렵엔 확실히 사그라들고 있었죠 880 00:56:13,039 --> 00:56:15,358 고되고 끔찍한 데다 881 00:56:15,458 --> 00:56:18,861 돈도 못 벌고 멋없는 위험한 직업이니 882 00:56:18,961 --> 00:56:21,212 다들 기피했으니까요 883 00:56:21,922 --> 00:56:25,535 그런데도 선망의 대상이 된 건 특이한 일이에요 884 00:56:25,635 --> 00:56:29,220 하지만 그 스타일과 모자부터 885 00:56:29,847 --> 00:56:34,168 앙상한 체구로 온갖 신체적 고난을 이겨 내는 것까지 886 00:56:34,268 --> 00:56:37,672 그 조합을 영화로 옮기기란 무척 쉬운 일이었죠 887 00:56:37,772 --> 00:56:41,050 지금껏 4,800km 넘게 이 길을 따라왔습니다 888 00:56:41,150 --> 00:56:44,303 영화계는 카우보이를 너무나 사랑했어요 889 00:56:44,403 --> 00:56:46,556 그런 영화를 만들기란 식은 죽 먹기였죠 890 00:56:46,656 --> 00:56:49,616 배우들을 사막 한가운데 데려다 놓기만 하면 891 00:56:49,909 --> 00:56:51,451 그림이 나오잖아요 892 00:56:56,749 --> 00:57:00,669 존 웨인이 유명했지만 진 오트리도 있었죠 893 00:57:03,506 --> 00:57:06,993 노래하는 카우보이도 나왔고 모자는 갈수록 커졌으며 894 00:57:07,093 --> 00:57:09,886 의상은 갈수록 화려해졌어요 895 00:57:10,096 --> 00:57:14,500 이처럼 과도한 로코코 양식이 절정에 달할 때 896 00:57:14,600 --> 00:57:17,878 '라이프 매거진'에서 진짜 카우보이를 취재했는데 897 00:57:17,978 --> 00:57:22,857 그 주인공은 공허한 눈빛을 자랑했죠 898 00:57:23,609 --> 00:57:29,015 말보로는 마초 남성을 노린 담배 회사가 되기로 했고 899 00:57:29,115 --> 00:57:32,242 카우보이는 말보로의 상징이 됐어요 900 00:57:32,910 --> 00:57:36,314 그렇게 미국의 카우보이는 무너져 내렸고 901 00:57:36,414 --> 00:57:39,582 아메리칸드림도 많은 면에서 붕괴했죠 902 00:57:50,803 --> 00:57:54,081 조 벅은 어릴 적 자신의 우상이 됐어요 903 00:57:54,181 --> 00:57:55,625 영화 속 카우보이잖아요 904 00:57:55,725 --> 00:57:57,350 텍사스 출신으로 905 00:57:57,643 --> 00:58:00,171 카우보이들의 본고장에서 왔지만 906 00:58:00,271 --> 00:58:03,523 극 중 여러 번 언급하듯 진짜 카우보이는 아니에요 907 00:58:03,649 --> 00:58:07,345 영화 속 카우보이를 연기하는 인물을 연기하니 908 00:58:07,445 --> 00:58:09,612 이중 연기인 셈이죠 909 00:58:09,864 --> 00:58:11,948 인제 어떡할래 카우보이? 910 00:58:14,577 --> 00:58:18,288 한번은 TV로 서부극을 볼 때 911 00:58:18,998 --> 00:58:20,191 어머니께서 들르셨는데 912 00:58:20,291 --> 00:58:24,294 그 서부극 내용을 보시더니 태연하게 말씀하셨죠 913 00:58:24,503 --> 00:58:27,073 '원주민은 자기 땅을 지키고자 싸울 권리가 있었어' 914 00:58:27,173 --> 00:58:29,200 전 깜짝 놀라서 되물었죠 915 00:58:29,300 --> 00:58:31,259 그 말씀은 절대 못 잊어요 916 00:58:32,678 --> 00:58:35,414 사람들은 서부극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이해했죠 917 00:58:35,514 --> 00:58:37,416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요 918 00:58:37,516 --> 00:58:38,892 셰인! 919 00:58:39,185 --> 00:58:41,170 서부극의 모든 요소는 은유였어요 920 00:58:41,270 --> 00:58:42,880 돌아와! 921 00:58:42,980 --> 00:58:45,716 1960년대에 서부극이 부흥한 건 922 00:58:45,816 --> 00:58:48,359 오직 그 장르를 통해서만 923 00:58:48,569 --> 00:58:52,556 감독들이 베트남 전쟁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924 00:58:52,656 --> 00:58:54,141 당시 전쟁 영화는 없었거든요 925 00:58:54,241 --> 00:58:57,077 존 웨인의 '그린베레'가 유일한 영화죠 926 00:59:17,932 --> 00:59:20,751 카우보이 집중포화의 정점은 927 00:59:20,851 --> 00:59:24,463 두 카우보이가 출마한 1964년 대선이었어요 928 00:59:24,563 --> 00:59:26,439 우선 린든 존슨은 929 00:59:26,816 --> 00:59:29,719 진정한 옛 카우보이 이미지였죠 930 00:59:29,819 --> 00:59:31,846 농장을 운영하던 텍사스인이니까요 931 00:59:31,946 --> 00:59:33,806 그런데 경쟁 후보인 배리 골드워터도 932 00:59:33,906 --> 00:59:36,559 애리조나 출신의 서부인이었고 933 00:59:36,659 --> 00:59:39,603 카우보이 부츠 따위를 신기도 했거든요 934 00:59:39,703 --> 00:59:41,313 놈들이 움직이면 죽여라 935 00:59:41,413 --> 00:59:43,983 그 선거의 쟁점은 누구 손에 총을 쥐여 주느냐 936 00:59:44,083 --> 00:59:46,292 누가 말을 가장 빨리 몰 수 있느냐였죠 937 00:59:50,923 --> 00:59:54,785 베트남 파병 군인은 다들 서부극을 보며 자랐으니 938 00:59:54,885 --> 00:59:58,789 베트콩이 지배하는 지역을 원주민 거주지로 여겼고 939 00:59:58,889 --> 01:00:00,916 헬기엔 원주민 이름을 붙였어요 940 01:00:01,016 --> 01:00:02,209 대단하지 않나요? 941 01:00:02,309 --> 01:00:04,086 놈들이 이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겠어! 942 01:00:04,186 --> 01:00:07,339 몇몇 감독은 서부극에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943 01:00:07,439 --> 01:00:09,482 샘 페킨파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944 01:00:09,650 --> 01:00:13,528 그런 감독들은 당대 시국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죠 945 01:00:14,822 --> 01:00:17,433 '법은 누가 만드는가? 권력은 늘 옳은가?' 946 01:00:17,533 --> 01:00:20,811 '그 인종 전쟁에서 상대는 미개한가?' 947 01:00:20,911 --> 01:00:22,871 베트콩의 정체는 아무도 몰랐잖아요 948 01:00:24,498 --> 01:00:27,250 베트남 전쟁은 수많은 감독이 949 01:00:27,501 --> 01:00:30,003 서부극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었죠 950 01:00:33,632 --> 01:00:36,535 '알라모' 같은 영화처럼 951 01:00:36,635 --> 01:00:40,873 미국과 멕시코 간의 갈등에 빗대어 표현한 겁니다 952 01:00:40,973 --> 01:00:42,599 자네가 짐 보이로군 953 01:00:43,225 --> 01:00:45,252 체구나 체형은 듣던 대로고 954 01:00:45,352 --> 01:00:47,838 이 칼도 자자한 명성에 걸맞네 955 01:00:47,938 --> 01:00:49,181 내가 보이인데 956 01:00:49,281 --> 01:00:50,607 난 데이비드 크로켓일세 957 01:00:51,483 --> 01:00:52,521 그러셔? 958 01:00:52,621 --> 01:00:53,803 그쪽 얘기야 많이 들었지 959 01:00:53,903 --> 01:00:55,054 나도 자네 얘기 많이 들었네 960 01:00:55,154 --> 01:00:57,723 정치적 인물이 된 존 웨인은 961 01:00:57,823 --> 01:01:00,059 베트남에 강한 동질감을 느껴서 962 01:01:00,159 --> 01:01:01,477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어요 963 01:01:01,577 --> 01:01:05,356 물론 존은 팬이 많았지만 소수의 청년 사이에선 964 01:01:01,753 --> 01:01:05,060 {\an6}더스티와 듀크 영웅들의 선택 965 01:01:05,915 --> 01:01:10,168 존은 고작해야 조롱거리였고 심지어 악마화됐어요 966 01:01:10,753 --> 01:01:14,865 정복과 제국의 영광을 향한 무분별한 욕구를 967 01:01:14,965 --> 01:01:17,091 상징하는 인물이 된 겁니다 968 01:01:17,092 --> 01:01:19,745 뉴욕에선 품위 있고 돈 많은 여자라면 969 01:01:19,845 --> 01:01:21,664 그런 카우보이 개수작은 거들떠보지도 않아 970 01:01:21,764 --> 01:01:23,207 다들 거리에서 널 비웃는다고 971 01:01:23,307 --> 01:01:25,209 참으로 적절한 그림이었죠 972 01:01:25,309 --> 01:01:29,421 할리우드가 웨인에게 오스카 남우 주연상을 줄 때 973 01:01:29,521 --> 01:01:33,050 동시에 '미드나잇 카우보이'도 오스카를 수상했잖아요 974 01:01:33,150 --> 01:01:36,402 - 왜냐하면... - 존 웨인도 호모라고 할래? 975 01:01:38,364 --> 01:01:42,533 그 대사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왈도 솔트가 썼어요 976 01:01:44,161 --> 01:01:47,940 웨인은 공산주의자 의혹이 있는 작가들을 박멸하자며 977 01:01:48,040 --> 01:01:49,775 활발한 운동을 펼쳤고 978 01:01:49,875 --> 01:01:54,754 영화계는 물론 이 세상에서 그 작가들을 없애고자 했죠 979 01:01:56,298 --> 01:01:59,326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선전을 보면 980 01:01:56,673 --> 01:02:00,573 {\an6}일본인 강제 수용소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니타 981 01:01:59,426 --> 01:02:00,677 착한 독일인이 등장해요 982 01:02:00,678 --> 01:02:02,387 착한 독일인과 나치를 구분했죠 983 01:02:02,805 --> 01:02:04,389 하지만 착한 일본인은 없었어요 984 01:02:04,723 --> 01:02:08,685 베트남인이 그 뒤를 이어받았죠 985 01:02:08,718 --> 01:02:15,186 {\an8}베트남은 동양의 서부와 같다 986 01:02:10,062 --> 01:02:11,672 베트남 전쟁의 상대는 987 01:02:11,093 --> 01:02:15,026 {\an6}뉴욕 타임스 매거진 1964년 1월 11일 988 01:02:11,796 --> 01:02:15,134 원주민과 유사한 유색 인종이었잖아요 989 01:02:15,234 --> 01:02:17,819 그 사람들을 왜 쏘죠? 저를 차별한 것도 아닌데요 990 01:02:25,825 --> 01:02:30,522 마틴 루서 킹 주니어 경야 1968년 5월 (경야: 장례식에서 고인을 기리기 위한 기도 의식) 991 01:02:30,833 --> 01:02:35,128 한 가지 기억나는 건 시내의 분위기가 992 01:02:35,504 --> 01:02:40,383 시카고 협약 이후로 변했다는 겁니다 993 01:02:41,051 --> 01:02:43,720 별안간 굉장히 암울해졌거든요 994 01:02:43,887 --> 01:02:46,123 평화와 사랑을 주창하다가 995 01:02:46,223 --> 01:02:49,335 무장 저항이 눈 깜빡할 새 시작됐죠 996 01:02:49,435 --> 01:02:51,128 저도 그걸 목격했고요 997 01:02:51,228 --> 01:02:52,395 세상에! 998 01:02:55,430 --> 01:02:56,463 {\an5}킹 박사 피살 999 01:03:10,331 --> 01:03:13,692 뉴욕 소방 총장인 흑인 로버트 라워리는 1000 01:03:13,792 --> 01:03:16,278 할렘에 만연한 반감을 고려할 때 1001 01:03:16,378 --> 01:03:19,964 이러한 소요의 발생은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1002 01:03:24,344 --> 01:03:30,266 시카고 1003 01:03:42,154 --> 01:03:44,614 전 입대 불가라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았어요 1004 01:03:45,074 --> 01:03:48,143 그때를 생각하면 양가감정은 여전하지만 1005 01:03:48,243 --> 01:03:49,535 결과적으로 볼 때 1006 01:03:50,162 --> 01:03:53,732 또 입대의 갈림길에 선다면 리차드 드라이퍼스처럼 할 겁니다 1007 01:03:53,832 --> 01:03:59,670 3-4년간 간호조무사로 자원해서 의사들을 돕거나 1008 01:03:59,963 --> 01:04:02,491 혹은 캐나다로 도주해서 1009 01:04:02,591 --> 01:04:04,576 훗날 미국에서 다시 받아 주길 바라겠죠 1010 01:04:04,676 --> 01:04:08,163 돈만 있으면 어떻게든 징병을 피할 수 있었어요 1011 01:04:08,263 --> 01:04:11,682 돈 없는 사람은 입대해서 죽는 수밖에 없었죠 1012 01:04:12,684 --> 01:04:16,463 당시 제인 폰다가 저를 집요하게 설득해서 1013 01:04:16,563 --> 01:04:18,674 같이 시위하자고 하면 저도 따라나섰죠 1014 01:04:18,774 --> 01:04:21,776 그때는 다들 자매애와 형제애로 뭉쳤고 1015 01:04:22,653 --> 01:04:24,779 똑같은 대의를 위해 함께 싸웠거든요 1016 01:04:25,155 --> 01:04:27,266 자유나 해방을 위해서요 1017 01:04:27,366 --> 01:04:30,436 다만 저는 그 당시에 제 직업과 미래 1018 01:04:30,536 --> 01:04:34,481 살면서 이루고자 하는 일과 제 꿈에 집중했거든요 1019 01:04:34,581 --> 01:04:36,624 그래서 많은 일을 흘려보냈는데 1020 01:04:37,751 --> 01:04:40,154 그때는 젊음을 핑계로 댈 수 있었죠 1021 01:04:40,254 --> 01:04:42,156 로버트 케네디가 총에 맞았을 때 1022 01:04:42,256 --> 01:04:45,576 저는 '미드나잇 카우보이' 촬영장에 있었어요 1023 01:04:45,676 --> 01:04:49,554 처음으로 존 보이트와 함께 촬영장을 찾은 날이었죠 1024 01:04:49,930 --> 01:04:55,476 그래서 그 당시는 상당히 정치적인 시기였어요 1025 01:04:55,811 --> 01:04:58,088 전 정치 활동을 활발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1026 01:04:58,188 --> 01:04:59,423 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1027 01:04:59,523 --> 01:05:02,718 옳은 편에 서는 게 너무도 쉬웠을 뿐이죠 1028 01:05:02,818 --> 01:05:07,556 저는 늘 좌파를 지지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랐거든요 1029 01:05:07,656 --> 01:05:09,808 그래서 올바른 행진에 동참했고 1030 01:05:09,908 --> 01:05:12,118 멋진 손팻말도 들었고 1031 01:05:12,453 --> 01:05:15,538 올바른 발언만 하긴 했지만 1032 01:05:16,123 --> 01:05:18,082 실질적인 문제가 닥쳤을 때 1033 01:05:18,542 --> 01:05:22,837 저는 솔직히 입맛 뻥끗거린 거예요 1034 01:05:24,214 --> 01:05:25,824 제가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었죠 1035 01:05:25,924 --> 01:05:31,762 전 블랙리스트에 오른 아버지의 딸이었으니까요 1036 01:05:32,389 --> 01:05:35,224 그 남자야 그 남자뿐이라고 1037 01:05:38,478 --> 01:05:43,191 존 보이트와는 첫 만남 직후부터 사귀었어요 1038 01:05:44,026 --> 01:05:47,737 제가 존의 집으로 찾아가서 1039 01:05:48,363 --> 01:05:51,433 텍사스 억양을 배웠거든요 1040 01:05:51,533 --> 01:05:53,826 크레이지 애니 배역을 준비할 때요 1041 01:05:58,916 --> 01:06:03,377 '미드나잇 카우보이' 개봉 직후의 일인데요 1042 01:06:03,962 --> 01:06:09,717 당시 애비 호프먼의 저서 '이유 없는 혁명'을 읽었거든요 1043 01:06:10,052 --> 01:06:14,222 그 책이 참 좋았어요 마음에 쏙 들었죠 1044 01:06:15,015 --> 01:06:19,086 아버지가 애비와 그 책의 영화화를 논의하셨는데 1045 01:06:19,186 --> 01:06:21,755 어느 날 전화를 받아 보니 애비 호프먼이더군요 1046 01:06:21,855 --> 01:06:25,024 제겐 마치 영화배우와의 통화 같았어요 1047 01:06:25,275 --> 01:06:26,844 그때 애비가 말했죠 1048 01:06:26,944 --> 01:06:33,241 '나랑 생각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거든' 1049 01:06:33,534 --> 01:06:36,895 '너도 참 멋지더라 나랑 점심이나 먹을래?' 1050 01:06:36,995 --> 01:06:38,788 저야 좋다고 했죠 1051 01:06:39,998 --> 01:06:42,776 애비 덕분에 이피족의 모든 행보가 1052 01:06:42,876 --> 01:06:46,754 지극히 합당하며 정당하게 보였는데요 1053 01:06:47,256 --> 01:06:51,952 물론 애비가 저를 만나서 친해지려 한 이유는 1054 01:06:52,052 --> 01:06:54,679 존 보이트를 만나고 싶어서였죠 1055 01:06:55,055 --> 01:07:00,226 혁명가들은 늘 다양한 방식으로 유명인의 지지를 구하니까요 1056 01:07:00,477 --> 01:07:05,424 존은 예나 지금이나 다들 잘 아시다시피 1057 01:07:05,524 --> 01:07:09,052 두려움 없이 강경하게 자기 뜻을 밝히는 사람인데요 1058 01:07:09,152 --> 01:07:12,571 존은 그 만남을 진심으로 즐겼죠 참 얄궂게도요 1059 01:07:13,407 --> 01:07:16,143 존 보이트가 애비 호프먼과 참 좋은 시간을 보냈고 1060 01:07:16,243 --> 01:07:17,728 두 사람은 죽이 잘 맞았죠 1061 01:07:17,828 --> 01:07:21,330 실없고 세련된 존의 유머 감각 덕분에요 1062 01:07:23,208 --> 01:07:25,960 저도 애비한테 홀딱 반했어요 1063 01:07:26,503 --> 01:07:32,008 애비가 달 착륙을 함께 보자며 자기 옥상으로 초대했는데 1064 01:07:32,175 --> 01:07:34,010 다들 LSD를 복용했어요 1065 01:07:34,636 --> 01:07:37,831 근데 다들 무척 슬퍼했죠 1066 01:07:37,931 --> 01:07:41,251 달 착륙은 중요한 뉴스라서 1067 01:07:41,351 --> 01:07:44,061 다들 그 사건에만 주목할까 봐요 1068 01:07:44,563 --> 01:07:45,964 우린 그 옥상에서 1069 01:07:46,064 --> 01:07:49,233 애비와 함께 달 착륙을 지켜봤죠 1070 01:07:50,193 --> 01:07:53,222 정부는 우리 전화를 도청한 걸 진작 인정했습니다 1071 01:07:53,322 --> 01:07:56,407 피고 8인을 상대로 이 자리에 있는 마이크보다 1072 01:07:56,658 --> 01:07:58,310 더 많은 마이크로 도청했죠 1073 01:07:58,410 --> 01:08:02,496 우린 시카고 7인의 재판에 초청받았어요 1074 01:08:02,914 --> 01:08:03,956 실제로 참석했죠 1075 01:08:05,083 --> 01:08:06,459 애비는 수감됐어요 1076 01:08:06,752 --> 01:08:09,503 애비는 존 보이트더러 1077 01:08:09,963 --> 01:08:14,925 '미드나잇 카우보이'로의 오스카 후보 지명을 거부하랬죠 1078 01:08:11,013 --> 01:08:11,880 {\an5}이피! 시카고, 8월 25일 1079 01:08:11,980 --> 01:08:13,372 {\an5}재판을 중단하라! 1080 01:08:13,472 --> 01:08:14,833 {\an5}불법 도청 증거 자료 재판을 중단하라 1081 01:08:15,177 --> 01:08:17,553 아카데미를 인질로 삼으려던 거였어요 1082 01:08:17,971 --> 01:08:22,642 존은 무척이나 고뇌했지만 1083 01:08:23,435 --> 01:08:25,645 끝내 그럴 순 없었죠 1084 01:08:26,063 --> 01:08:29,440 1960년대인 그 당시엔 1085 01:08:30,025 --> 01:08:33,861 옆 사람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사랑의 시대였고 1086 01:08:34,696 --> 01:08:39,768 마약과 섹스, 로큰롤이 전부였으니까요 1087 01:08:39,868 --> 01:08:42,661 우린 그 영화에 너무도 집중한 나머지... 1088 01:08:44,206 --> 01:08:47,208 하지만 그 모든 건... 1089 01:08:48,585 --> 01:08:50,670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였어요 1090 01:08:50,837 --> 01:08:52,281 굉장히 혼란스러웠죠 1091 01:08:52,381 --> 01:08:55,158 그 시작은 존 케네디의 죽음이었고요 1092 01:08:55,258 --> 01:08:58,886 여기저기 곪아 터지며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는데 1093 01:08:59,471 --> 01:09:05,002 '미드나잇 카우보이'의 본질은 그러한 하위문화와 1094 01:09:05,102 --> 01:09:08,688 더 어두운 세상으로의 여정을 다뤘다는 거예요 1095 01:09:08,897 --> 01:09:14,318 워홀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정도를 몰랐죠 1096 01:09:28,917 --> 01:09:33,614 뉴욕은 마치 자북극처럼 1097 01:09:33,714 --> 01:09:36,366 온 세상의 괴짜들을 끌어모았어요 1098 01:09:36,466 --> 01:09:40,579 어느 고립된 곳의 괴짜라면 1099 01:09:40,679 --> 01:09:42,331 뉴욕으로 향하고자 했죠 1100 01:09:42,431 --> 01:09:44,056 온갖 괴짜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1101 01:09:44,433 --> 01:09:47,628 워홀의 영화 '트래쉬'를 봤어요 1102 01:09:47,728 --> 01:09:48,545 그래요? 1103 01:09:48,645 --> 01:09:51,923 저는 그 영화가 진정한 '미드나잇 카우보이'라고 했죠 1104 01:09:52,023 --> 01:09:53,540 꾸밈이 없잖아요 1105 01:09:53,640 --> 01:09:54,259 그렇군요 1106 01:09:54,359 --> 01:09:57,486 슐레진저의 영화는 더 낭만적인 버전이죠 1107 01:09:58,905 --> 01:10:03,826 포르노와 소위 진지한 예술은 그 경계가 모호했는데 1108 01:10:04,077 --> 01:10:07,981 앤디 워홀이나 폴 모리세이의 영화가 그 예시죠 1109 01:10:08,081 --> 01:10:09,540 '히트'나 '육체'처럼요 1110 01:10:12,335 --> 01:10:14,571 1960년대에는 조금 더 자유로웠죠 1111 01:10:14,671 --> 01:10:16,255 모든 게 변하던 시기니까요 1112 01:10:17,716 --> 01:10:20,911 포르노그래피를 굉장히 좁게 정의해서 1113 01:10:21,011 --> 01:10:24,889 성적 흥분을 유도하려는 의도에 집중한다면 1114 01:10:25,098 --> 01:10:28,460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물론 '육체'나 '히트'도 1115 01:10:28,560 --> 01:10:29,836 포르노그래피와는 거리가 멀어요 1116 01:10:29,936 --> 01:10:33,298 대부분의 뉴요커는 늘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았죠 1117 01:10:33,398 --> 01:10:37,511 당시에는 하드코어 포르노도 극장에서 상영해서 1118 01:10:37,611 --> 01:10:40,029 교양 있는 사람들이 관람하던 시절이었어요 1119 01:10:41,239 --> 01:10:44,434 '미드나잇 카우보이'처럼 뉴욕의 파티 문화를 그리려면 1120 01:10:44,534 --> 01:10:48,730 존 슐레진저처럼 그 문화를 잘 알아야만 해요 1121 01:10:48,830 --> 01:10:51,400 존은 누구든 파티에 환영한다고 했고 1122 01:10:51,500 --> 01:10:52,943 아무나 다 들여보냈죠 1123 01:10:53,043 --> 01:10:56,086 전 초록색 원숭이를 어깨에 얹은 초록 머리 여자도 봤어요 1124 01:10:56,713 --> 01:10:57,989 다들 자유롭더군요 1125 01:10:58,089 --> 01:10:59,866 자유롭게 기행을 펼쳤고 1126 01:10:59,966 --> 01:11:01,702 자유롭게 정체성을 표출했죠 1127 01:11:01,802 --> 01:11:04,079 남이 이해 못 해도 신경 안 쓰던데 1128 01:11:04,179 --> 01:11:06,096 전 그런 사람들이 너무 무서웠어요 1129 01:11:07,390 --> 01:11:12,587 제가 존을 뉴욕의 술집 맥시스 캔자스시티로 데려가서 1130 01:11:12,687 --> 01:11:18,067 폴 모리세이나 앤디 워홀 같은 다채로운 사람들을 소개했죠 1131 01:11:21,238 --> 01:11:23,989 폴 덕분에 많은 영화가 탄생했는데요 1132 01:11:24,090 --> 01:11:27,708 {\an6}마이클 칠더스의 육성 1133 01:11:24,407 --> 01:11:30,162 폴은 착하고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라서 1134 01:11:30,163 --> 01:11:32,816 약쟁이들을 질색했어요 1135 01:11:32,916 --> 01:11:34,901 질 나쁜 드래그 퀸 약쟁이부터 1136 01:11:35,001 --> 01:11:37,320 불량하게 그 술집 화장실에서 1137 01:11:37,420 --> 01:11:40,673 마약이나 하던 사람들까지 전부 싫어했죠 1138 01:11:48,640 --> 01:11:52,961 앤디 워홀은 존과 '미드나잇 카우보이'를 질투했어요 1139 01:11:53,061 --> 01:11:57,591 물론 앤디 워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였지만 1140 01:11:57,691 --> 01:12:01,819 주류의 인정을 간절히 갈구했거든요 1141 01:12:02,946 --> 01:12:06,657 워홀이 '팩토리'를 만든 건 1142 01:12:08,368 --> 01:12:13,080 다양한 세계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었어요 1143 01:12:13,832 --> 01:12:17,960 미지의 쾌락과 부정한 섹스 1144 01:12:18,962 --> 01:12:22,256 방탕한 축제를 미국의 대중에게 소개하되 1145 01:12:22,465 --> 01:12:25,551 그 무엇도 보여 주진 않고 암시만 했죠 1146 01:12:28,805 --> 01:12:31,917 조나스 메카스와 아돌파스 형제는 1147 01:12:32,017 --> 01:12:35,212 1950년대에 다양한 영화를 선보이면서 1148 01:12:35,312 --> 01:12:38,965 수많은 감독을 양성했는데요 1149 01:12:39,065 --> 01:12:42,803 그 감독들은 서로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었죠 1150 01:12:42,903 --> 01:12:46,890 누군가는 영화의 프레임을 손으로 직접 그렸고 1151 01:12:46,990 --> 01:12:50,826 또 누군가는 파운드 푸티지를 만드는가 하면 1152 01:12:51,328 --> 01:12:53,814 무성 영화를 다시 촬영하거나 1153 01:12:53,914 --> 01:12:58,276 극장용 볼거리를 연출한 사람도 있었어요 1154 01:12:58,376 --> 01:13:01,530 그 시초는 앤디 워홀이 아닌 1155 01:13:01,630 --> 01:13:04,449 잭 스미스의 '황홀한 피조물들'이죠 1156 01:13:04,549 --> 01:13:09,454 압류 및 폐기 처분을 당한 획기적인 명작인데요 1157 01:13:09,554 --> 01:13:14,000 처음으로 로어이스트사이드를 불타오르게 한 작품이죠 1158 01:13:14,100 --> 01:13:16,560 범성애 드래그 문화도요 1159 01:13:17,729 --> 01:13:21,091 앤디 워홀은 그 분야의 후발 주자였는데요 1160 01:13:21,191 --> 01:13:24,386 세간의 시선을 모았던 '엠파이어'는 1161 01:13:24,486 --> 01:13:27,863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12시간짜리 야경을 담았죠 1162 01:13:28,239 --> 01:13:30,809 '먹기', '잠', '키스' 같은 영화들 역시 1163 01:13:30,909 --> 01:13:34,828 시네마의 정수를 훌륭하게 담아냈고요 1164 01:13:36,831 --> 01:13:38,290 그리고... 1165 01:13:40,627 --> 01:13:42,670 제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죠? 1166 01:13:51,388 --> 01:13:54,598 앤디 워홀의 '블로우 잡'이 떠오르는데요 1167 01:13:54,808 --> 01:13:57,711 그 작품은 제가 컬럼비아 대학에 다닐 때 1168 01:13:57,811 --> 01:13:59,645 매년 극장에서 상영됐었죠 1169 01:13:59,813 --> 01:14:01,021 그럼 해마다 1170 01:14:02,440 --> 01:14:04,467 수십 명의 성난 남학생 사교 클럽 회원들이 1171 01:14:04,567 --> 01:14:06,845 중간에 요란하게 퇴장하곤 했어요 1172 01:14:06,945 --> 01:14:10,990 구강성교를 받는 사람의 얼굴만 나오니까요 1173 01:14:11,950 --> 01:14:13,935 황홀한 표정으로 하늘만 바라볼 뿐 1174 01:14:14,035 --> 01:14:18,372 하체는커녕 가슴 아래로는 아무것도 안 보이죠 1175 01:14:19,541 --> 01:14:21,041 참 흥미로운 게 1176 01:14:21,334 --> 01:14:24,362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빈부 격차를 다루잖아요 1177 01:14:24,462 --> 01:14:26,114 시계는 안 돼요 제발요! 1178 01:14:26,214 --> 01:14:28,617 미드나잇 카우보이는 가난해서 그런 일을 하지만 1179 01:14:28,717 --> 01:14:30,327 부자들을 상대로 해야 해요 1180 01:14:30,427 --> 01:14:31,745 돈이 필요하니까요 1181 01:14:31,845 --> 01:14:34,039 그러한 주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고서도 1182 01:14:34,139 --> 01:14:37,167 영화 속에선 빈자와 부자가 한데 어울리죠 1183 01:14:37,267 --> 01:14:39,961 최소 공통분모인 섹스를 통해서요 1184 01:14:40,061 --> 01:14:43,840 프랑스 혁명 당시 부자에 관한 영화를 만들더라도 1185 01:14:43,940 --> 01:14:46,343 그 기저를 조명해야만 1186 01:14:46,443 --> 01:14:48,303 흥미로운 영화가 됐을 텐데요 1187 01:14:48,403 --> 01:14:50,529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그런 계산이 없죠 1188 01:14:50,780 --> 01:14:56,853 그러면서도 인정을 잃지 않고 1189 01:14:56,953 --> 01:14:58,772 가난한 이들을 포함하면서 1190 01:14:58,872 --> 01:15:02,416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부여해요 1191 01:15:02,792 --> 01:15:05,044 그들의 삶과 고민을 조명하면서요 1192 01:15:09,799 --> 01:15:11,717 여긴 난방이 안 돼 1193 01:15:11,885 --> 01:15:14,621 난 겨울이 오면 플로리다에 갈 거니까 1194 01:15:14,721 --> 01:15:18,375 관객은 그런 인물들을 보며 연민을 느끼지 않고 1195 01:15:18,475 --> 01:15:20,168 구제하려고 들지도 않아요 1196 01:15:20,268 --> 01:15:22,102 현실적인 인물들이니까요 1197 01:15:22,687 --> 01:15:26,925 저는 바로 그 자체가 1198 01:15:27,025 --> 01:15:29,485 영화사에서 혁신적인 개념 같아요 1199 01:15:32,655 --> 01:15:34,865 '사운드 오브 뮤직'의 로버트 와이즈 1200 01:15:41,706 --> 01:15:44,666 수상작은 '미드나잇 카우보이' 1201 01:15:53,218 --> 01:15:56,970 제가 아카데미를 수상했다면 주제넘은 결과였겠죠 1202 01:15:57,680 --> 01:15:59,056 첫 후보 지명이었으니까요 1203 01:15:59,641 --> 01:16:03,477 더스틴과 제가 받았으면 하고 응원하긴 했지만 1204 01:16:03,770 --> 01:16:07,424 실은 진심으로 존 웨인이 받길 바랐어요 1205 01:16:07,524 --> 01:16:11,819 저는 존의 성공을 처음부터 지켜봤으니까요 1206 01:16:13,363 --> 01:16:17,908 제가 존을 찾아가서 껴안고 말했죠 1207 01:16:18,159 --> 01:16:20,994 '축하합니다, 웨인 씨 신의 가호가 있기를' 1208 01:16:22,539 --> 01:16:26,484 그거야말로 1960년대 말에 충돌했던 1209 01:16:26,584 --> 01:16:30,822 두 지각판 사이의 긴장감을 완벽히 보여 주는 사례죠 1210 01:16:30,922 --> 01:16:35,118 존 웨인이 '진정한 용기'로 그 나이에 아카데미를 수상했을 때 1211 01:16:35,218 --> 01:16:40,790 게이들의 삶의 일면을 진솔히 다룬 영화가 나왔잖아요 1212 01:16:40,890 --> 01:16:42,432 감독님도 놀라셨을 겁니다 1213 01:16:42,617 --> 01:16:47,458 {\an4}이안 부루마 작가 존 슐레진저의 조카 1214 01:16:43,476 --> 01:16:47,229 그 영화가 확실히 분기점이었죠 1215 01:16:47,438 --> 01:16:51,608 너무도 대담하고 새롭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 1216 01:16:51,860 --> 01:16:54,220 어느 정도 주류의 인정을 받았잖아요 1217 01:16:54,320 --> 01:16:55,764 주류가 변했으니까요 1218 01:16:55,864 --> 01:16:57,281 그 점이 분명히 드러났죠 1219 01:16:58,658 --> 01:17:03,146 그 영화의 제한 상영 가를 두고 말이 참 많았는데요 1220 01:17:03,246 --> 01:17:05,414 성적인 내용 때문이었죠 1221 01:17:05,707 --> 01:17:08,526 명심해야 할 점은 당시에도 여전히 1222 01:17:08,626 --> 01:17:11,112 진보적인 정신과 의사들마저 1223 01:17:11,212 --> 01:17:15,533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는 정신병으로 여겼다는 거예요 1224 01:17:15,633 --> 01:17:18,927 실은 그런 의사 중 한 명이 1225 01:17:19,679 --> 01:17:22,624 그 영화의 프로듀서에게 그렇게 설명하면서 1226 01:17:22,724 --> 01:17:25,001 제한 상영 가를 요청하라며 조언했을 겁니다 1227 01:17:25,101 --> 01:17:28,171 훗날 그 일화는 전설이 됐어요 1228 01:17:28,271 --> 01:17:31,007 심의를 거쳐 제한 상영 가를 받았는데 1229 01:17:31,107 --> 01:17:34,010 제작진의 반항심이 다시금 드러난 일화죠 1230 01:17:34,110 --> 01:17:37,263 제한 상영 가를 받고서도 아카데미를 수상했으니까요 1231 01:17:37,363 --> 01:17:39,307 실은 복잡한 이야기라고 봅니다 1232 01:17:39,407 --> 01:17:41,267 왜 제한 상영 가를 받았는지 모르겠네요 1233 01:17:41,367 --> 01:17:46,413 미성년자 관람 불가에 맞춰 편집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1234 01:17:47,207 --> 01:17:51,084 다만 그러지 않은 건 아주 훌륭한 판단이었어요 1235 01:17:51,628 --> 01:17:53,629 어떻게 보면 영악한 판단이기도 했죠 1236 01:17:54,455 --> 01:18:01,093 미드나잇 카우보이는 개봉 첫 주 코로넷 극장의 티켓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1237 01:18:01,346 --> 01:18:04,999 감독이 제한 상영 가 영화를 찍자고 하더라고요 1238 01:18:05,099 --> 01:18:07,085 줄리 크리스티가 젖꼭지 가리개를 떼선 1239 01:18:07,185 --> 01:18:09,295 촬영장에서 휙 던졌다며 1240 01:18:09,395 --> 01:18:13,049 감독이 저더러 공사를 아예 하지 말래요 1241 01:18:13,149 --> 01:18:15,927 원한다면 팬티는 입어도 된다네요 1242 01:18:16,027 --> 01:18:17,903 앤 로스가 제 구세주였죠 1243 01:18:18,488 --> 01:18:19,973 모피 코트를 입혀 줬거든요 1244 01:18:20,073 --> 01:18:23,184 촬영 첫날 슐레진저가 절 보더니 이렇게 말했죠 1245 01:18:23,284 --> 01:18:26,620 '끝내주게 기발하군, 앤! 여우 털을 걸치고 뒹군다니!' 1246 01:18:26,996 --> 01:18:29,149 제가 남자 배우한테 구강성교를 하는 장면이 1247 01:18:29,249 --> 01:18:30,859 유별나다고 생각했냐고요? 1248 01:18:30,959 --> 01:18:33,252 아뇨, 실제 행위를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1249 01:18:34,212 --> 01:18:36,364 누가 말해 줘서 알았는지는 몰라도 1250 01:18:36,464 --> 01:18:39,424 제가 나온 장면 때문에 제한 상영 가를 받은 건 알았죠 1251 01:18:39,801 --> 01:18:42,537 그 후로 오랫동안 TV에서 그 영화를 보면... 1252 01:18:42,637 --> 01:18:44,638 TV에서 자주 방영했거든요 1253 01:18:44,889 --> 01:18:48,168 그런데 86분 정도로 편집해 놨더군요 1254 01:18:48,268 --> 01:18:51,462 그 장면을 내보낼 수 없으니 제 캐릭터는 아예 잘렸죠 1255 01:18:51,562 --> 01:18:53,214 그 영화가 오스카를 수상한 후에 1256 01:18:53,314 --> 01:18:55,842 심의 위원회 사람들이 다시 찾아와선 1257 01:18:55,942 --> 01:19:00,263 영화에서 딱 한 프레임만 잘라 내게 해 주면 1258 01:19:00,363 --> 01:19:04,267 재편집 버전으로 쳐서 등급을 바꿔 주겠대요 1259 01:19:04,367 --> 01:19:05,852 저랑 존은 결사반대했죠 1260 01:19:05,952 --> 01:19:07,812 평론가 케네스 터랜이 1261 01:19:07,912 --> 01:19:11,415 그 영화와 시대적 변화를 논할 때 1262 01:19:11,749 --> 01:19:13,443 그 대상이 '성인 관객'이라고 했지만 1263 01:19:13,543 --> 01:19:16,920 사실 그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'젊은 관객'을 뜻했죠 1264 01:19:23,469 --> 01:19:27,222 '졸업'도 '미드나잇 카우보이'처럼 많은 금기를 깬 영화예요 1265 01:19:29,642 --> 01:19:33,186 감독의 의도는 결말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1266 01:19:33,855 --> 01:19:36,382 잔인하리만치 곧바로 1267 01:19:36,482 --> 01:19:38,384 그 커플의 불행한 미래가 그려지죠 1268 01:19:38,484 --> 01:19:41,721 동화 같은 분위기가 완전히 깨지잖아요 1269 01:19:41,821 --> 01:19:44,390 여자와 남자가 서로 천생연분을 만나서 1270 01:19:44,490 --> 01:19:46,059 함께 도망치기까지 하니 1271 01:19:46,159 --> 01:19:47,936 낭만적이고 흥미진진하지만 1272 01:19:48,036 --> 01:19:51,079 두 사람의 관계는 비참해질 게 뻔하죠 1273 01:19:57,670 --> 01:20:01,532 그 작품의 화려한 외면에도 주목할 만하다고 봐요 1274 01:20:01,632 --> 01:20:05,536 특히나 벅 헨리처럼 훌륭한 작가의 대본이고 1275 01:20:05,636 --> 01:20:07,471 명배우 더스틴이 출연하니까요 1276 01:20:07,847 --> 01:20:12,001 황당한 소리 같지만 로맨틱 코미디 같은 면도 있었죠 1277 01:20:12,101 --> 01:20:14,921 웃기지는 않아도 관객을 쉽게 사로잡고 1278 01:20:15,021 --> 01:20:18,148 더 안달하게 만드는 영화인데 1279 01:20:18,483 --> 01:20:22,152 그런 영화에 빠지면 더 흠뻑 빠지는 법이잖아요 1280 01:20:27,158 --> 01:20:29,534 존은 본인이 만드는 영화를 제대로 파악했죠 1281 01:20:29,994 --> 01:20:32,313 그 동성애 장면도 완강하게 연출했는데 1282 01:20:32,413 --> 01:20:36,583 그걸 허락하지 않을 프로듀서와는 결코 손잡지 않았을 거예요 1283 01:20:37,418 --> 01:20:38,736 존에겐 그럴 용기가 있었는데 1284 01:20:38,836 --> 01:20:42,214 그 용기는 제리 헬먼이 북돋운 것 같아요 1285 01:20:43,549 --> 01:20:45,868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에서 영화 제작비를 댔지 1286 01:20:44,720 --> 01:20:49,477 {\an4}데이비드 피커 제작부장,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1287 01:20:45,968 --> 01:20:50,430 부자 친구들 돈으로 마음껏 만든 작품이 아니에요 1288 01:20:50,431 --> 01:20:53,459 수백만 달러를 투입했고 스타 배우들을 기용한 데다 1289 01:20:53,559 --> 01:20:56,645 정식 영화사에서 제작한 작품이니까요 1290 01:20:57,105 --> 01:21:02,969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의 대표였던 데이비드 피커는 1291 01:21:03,069 --> 01:21:07,348 확실히 진보적인 인물이었어요 1292 01:21:07,448 --> 01:21:09,600 영화사 대표치고는요 1293 01:21:09,700 --> 01:21:11,952 반면 그 시기에는 1294 01:21:12,245 --> 01:21:16,373 예술가에게 예술을 허락하는 게 1295 01:21:16,833 --> 01:21:20,335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이었어요 1296 01:21:20,711 --> 01:21:23,614 그래서 규정이 썩 엄격하지 않았고 1297 01:21:23,714 --> 01:21:27,509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욕망이 1298 01:21:27,802 --> 01:21:29,636 시대정신에 깃들어 있었죠 1299 01:21:31,180 --> 01:21:35,600 그러니까 데이비드 피커는 분명 1300 01:21:36,477 --> 01:21:39,229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 거예요 1301 01:21:49,657 --> 01:21:52,075 데니스 호퍼의 영화가 그 포문을 열었죠 1302 01:21:52,285 --> 01:21:54,536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으니까요 1303 01:21:55,830 --> 01:21:59,025 물론 영화사 임원들은 그 누구도 1304 01:21:59,125 --> 01:22:03,029 그 영화의 성공 요인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1305 01:22:03,129 --> 01:22:06,240 다만 누가 봐도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죠 1306 01:22:06,340 --> 01:22:12,762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뮤지컬 영화들과 달리요 1307 01:22:13,222 --> 01:22:16,141 '페인트 유어 왜건' 같은 영화를 만들던 시절이잖아요 1308 01:22:18,269 --> 01:22:21,271 '헬로 돌리' 같은 초대형 뮤지컬이 1309 01:22:21,689 --> 01:22:25,150 상업적으로 완전히 실패했죠 1310 01:22:25,860 --> 01:22:31,364 마틴 스코세이지나 저는 독립 영화로 시작했는데 1311 01:22:32,241 --> 01:22:34,784 웬일인지 그 작품들로 돈을 좀 벌면서 1312 01:22:35,119 --> 01:22:37,913 영화사들이 우리한테 도박을 건 거예요 1313 01:22:38,039 --> 01:22:40,874 우리 같은 청년들이 뭘 하는 건지는 몰라도 1314 01:22:41,000 --> 01:22:44,695 돈 버는 비결은 잘 아는 눈치라는 거죠 1315 01:22:44,795 --> 01:22:47,631 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지는 모르겠지만요 1316 01:22:47,632 --> 01:22:50,326 지금이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라는 말은 아닙니다만 1317 01:22:50,426 --> 01:22:52,219 그건 사실 아닙니까? 1318 01:22:53,679 --> 01:22:55,998 1960년대 미국의 영화감독들을 살펴보면 1319 01:22:56,098 --> 01:22:57,375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어요 1320 01:22:57,475 --> 01:23:00,227 코폴라, 스코세이지 드 팔마 같은 감독들이 1321 01:23:00,353 --> 01:23:03,021 갑작스레 자유를 얻으면서 1322 01:23:03,147 --> 01:23:05,106 개인적인 작업을 할 수 있었죠 1323 01:23:05,483 --> 01:23:07,651 미국에 진출한 해외 감독도 많았어요 1324 01:23:07,944 --> 01:23:12,030 폴란스키와 존 밀로시 포르만처럼요 1325 01:23:12,406 --> 01:23:13,808 그 감독들이 건너온 건 1326 01:23:13,908 --> 01:23:18,396 할리우드에서 제작비와 제작 수단을 제안한 동시에 1327 01:23:18,496 --> 01:23:22,582 그들이 미국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 때문이었죠 1328 01:23:23,042 --> 01:23:26,779 살짝 과장하자면 '미드나잇 카우보이' 덕분에 1329 01:23:26,879 --> 01:23:29,673 '비열한 거리'가 탄생했다고 할 수도 있으려나요? 1330 01:23:30,883 --> 01:23:34,704 '미드나잇 카우보이'가 왜 혁신이었는지 알 것 같아요 1331 01:23:34,804 --> 01:23:37,055 특히 뉴욕을 묘사한 방식이 그렇죠 1332 01:23:38,057 --> 01:23:42,628 젊고 진보적이었던 존 린지 뉴욕 시장은 1333 01:23:42,728 --> 01:23:45,673 뉴욕을 영화 촬영지로 개방하려 했어요 1334 01:23:45,773 --> 01:23:49,051 당시 뉴욕에서 영화를 찍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는데 1335 01:23:49,151 --> 01:23:51,137 린지가 그 장벽을 확 낮췄죠 1336 01:23:51,237 --> 01:23:54,765 물론 '미드나잇 카우보이'는 환락의 도시 영화지만 1337 01:23:54,865 --> 01:23:58,186 환락의 도시 뉴욕에서 제작된 영화 중에 1338 01:23:58,286 --> 01:24:00,245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작품도 많죠 1339 01:24:09,714 --> 01:24:12,283 소위 '블랙스플로이테이션' 영화도 있었는데 1340 01:24:12,383 --> 01:24:15,218 '비련의 110번가'는 정말이지... 1341 01:24:15,595 --> 01:24:20,583 뉴욕을 굉장히 악하게 묘사한 그 작품은 1342 01:24:20,683 --> 01:24:22,585 주로 야외에서 촬영했죠 1343 01:24:22,685 --> 01:24:24,545 그리고 '택시 드라이버'는 1344 01:24:24,645 --> 01:24:29,274 뉴욕을 폭력의 지옥으로 그린 완벽한 예시고요 1345 01:24:30,484 --> 01:24:33,445 제가 볼 때 '택시 드라이버'는... 1346 01:24:34,363 --> 01:24:35,739 할 말이 참 많네요 1347 01:24:41,954 --> 01:24:43,913 짐승들은 밤에 활동을 시작한다 1348 01:24:45,249 --> 01:24:48,736 매춘부, 걸레, 남색 동성애자, 호모, 약쟁이들 1349 01:24:48,836 --> 01:24:51,405 미국은 뉴욕을 사랑한 적 없을 겁니다 1350 01:24:51,505 --> 01:24:52,797 역겹고 타락했지 1351 01:24:52,798 --> 01:24:55,868 뉴욕이 파산 직전에 몰렸을 때 1352 01:24:55,968 --> 01:24:59,471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뉴욕을 구제하지 않겠다고 했죠 1353 01:24:59,472 --> 01:25:01,916 역사상 가장 유명한 타블로이드 헤드라인인데 1354 01:25:00,265 --> 01:25:03,542 {\an6}포드가 뉴욕에게: 죽어라 구제안 거부 선언 1355 01:25:02,099 --> 01:25:03,501 '택시 드라이버'는 그 순간을 담았어요 1356 01:25:03,601 --> 01:25:06,144 그 양말 속에 글록 38 권총은 없겠지? 1357 01:25:06,230 --> 01:25:07,140 글록 38? 1358 01:25:07,240 --> 01:25:08,521 없지 1359 01:25:09,649 --> 01:25:10,982 아무것도 없어 1360 01:25:12,568 --> 01:25:14,527 제길 진짜 카우보이였군 1361 01:25:15,279 --> 01:25:16,905 난 명예 제대 했어 1362 01:25:17,740 --> 01:25:19,741 1973년 5월에 1363 01:25:22,745 --> 01:25:25,246 군 보급품 라이터는 구리다니까 1364 01:25:28,968 --> 01:25:33,342 우리가 인민이다 1365 01:25:34,382 --> 01:25:36,466 '택시 드라이버'엔 랫소 같은 인물이 없죠 1366 01:25:37,051 --> 01:25:39,161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1367 01:25:39,261 --> 01:25:42,889 랫소는 감성적인 캐릭터예요 1368 01:25:50,458 --> 01:25:51,925 {\an8}육군 참전 용사 1369 01:26:37,664 --> 01:26:39,788 {\an5}제발 도와주세요 굶주린 노숙자입니다 1370 01:26:51,500 --> 01:26:55,295 눈길이 닿는 곳마다 기괴한 풍경이 펼쳐졌고 1371 01:26:55,838 --> 01:27:00,508 이상에 미치지 못한 삶에 꽃들이 피어났죠 1372 01:26:59,958 --> 01:27:04,565 {\an4}제임스 리오 헐리히의 육성 미드나잇 카우보이 저자 1373 01:27:02,762 --> 01:27:06,832 셔우드 앤더슨이 쓴 글 중에 1374 01:27:06,932 --> 01:27:09,309 과수원을 도는 사과 일꾼들 얘기가 있죠 1375 01:27:08,724 --> 01:27:11,904 {\an5}제발 도와주세요, 앞이 안 보입니다 감사합니다, 신의 가호가 있기를 1376 01:27:09,827 --> 01:27:13,062 전문적인 사과 일꾼들이 먼저 과수원을 돌며 1377 01:27:13,063 --> 01:27:16,258 완벽하게 동그랗고 빨간 사과를 전부 따는데 1378 01:27:16,358 --> 01:27:21,154 수확할 가치가 없는 사과는 그냥 남겨 뒀어요 1379 01:27:21,697 --> 01:27:23,933 그럼 모양이 희한하고 1380 01:27:24,033 --> 01:27:27,535 어딘가 달고 빨갛게 익지 않은 사과만 남죠 1381 01:27:28,120 --> 01:27:33,192 일꾼들이 사과를 딴 후에 과수원을 찾는 이들은 1382 01:27:33,292 --> 01:27:37,113 전문 일꾼들이 놓친 달콤한 사과를 맛보는 1383 01:27:37,213 --> 01:27:38,922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죠 1384 01:27:40,758 --> 01:27:42,967 왠지 제 생각에는 1385 01:27:44,011 --> 01:27:48,332 불완전한 사과의 작지만 달콤한 그 부위에 1386 01:27:48,432 --> 01:27:50,850 인간성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1387 01:27:55,606 --> 01:27:59,734 본인을 모든 면에서 평범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겠죠 1388 01:28:00,027 --> 01:28:02,054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1389 01:28:02,154 --> 01:28:06,241 우리 주변의 평범함 속에 녹아들길 바랄 겁니다 1390 01:28:06,575 --> 01:28:09,562 다만 남들과는 전혀 다른 달콤한 면이 있다는 게 1391 01:28:09,662 --> 01:28:11,287 우리 인생의 비밀이죠 1392 01:28:22,508 --> 01:28:24,285 전 진심으로 슬퍼요 1393 01:28:24,385 --> 01:28:25,953 다들 인생이 고달프고 1394 01:28:26,053 --> 01:28:29,097 빈민과 불우한 아이들이 워낙 많잖아요 1395 01:28:29,265 --> 01:28:30,890 저는 그게 슬퍼요 1396 01:28:32,059 --> 01:28:36,046 그 시기에는 그 무엇도 1397 01:28:36,146 --> 01:28:38,982 우리의 토대가 되어 주지 못했죠 1398 01:28:39,233 --> 01:28:41,051 저도 그 시절에는 1399 01:28:41,151 --> 01:28:45,389 저를 밟고 서지 말라며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었어요 1400 01:28:45,489 --> 01:28:47,433 그런 사람도 없었는데요 1401 01:28:47,533 --> 01:28:52,313 전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것들이 지워졌다고 생각하는데 1402 01:28:52,413 --> 01:28:54,289 그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1403 01:28:57,001 --> 01:28:59,043 준비, 액션! 1404 01:29:00,087 --> 01:29:03,089 적당한 때와 장소에 1405 01:29:03,299 --> 01:29:04,674 적절한 인물이 필요한데요 1406 01:29:05,175 --> 01:29:07,828 '미드나잇 카우보이'의 개봉 당시에는 1407 01:29:07,928 --> 01:29:11,665 극장을 비롯한 영화계 전반에서 1408 01:29:11,765 --> 01:29:14,142 거대한 예술적 소요가 벌어지고 있었죠 1409 01:29:14,476 --> 01:29:18,422 덕분에 '미드나잇 카우보이' 같은 영화가 탄생했는데요 1410 01:29:18,522 --> 01:29:20,523 우린 운이 좋았습니다 1411 01:29:20,858 --> 01:29:23,177 존과 왈도 솔트가 그 자리에 있었고 1412 01:29:23,277 --> 01:29:25,638 더스틴 호프만과 존 보이트도 있었잖아요 1413 01:29:25,738 --> 01:29:29,141 그 영화의 모든 요소 간에는 접점이 있었어요 1414 01:29:29,241 --> 01:29:31,868 그 영화를 만든 사람은 1415 01:29:32,536 --> 01:29:34,313 각자 무언가를 이바지했죠 1416 01:29:34,413 --> 01:29:38,859 존 보이트는 조 벅 캐릭터에 커다란 인간성을 부여했잖아요 1417 01:29:38,959 --> 01:29:40,736 조 벅을 다른 배우가 연기했더라면 1418 01:29:40,836 --> 01:29:42,920 전혀 다른 캐릭터가 됐을지도 몰라요 1419 01:29:43,255 --> 01:29:47,034 존도 조 벅을 연기하며 즐거워했는데 1420 01:29:47,134 --> 01:29:52,472 조 벅이라는 캐릭터는 재밌는 면이 있다고 했어요 1421 01:29:53,474 --> 01:29:58,504 조 벅의 순진함과 얼뜨기 같은 사고방식을 1422 01:29:58,604 --> 01:29:59,839 존도 사랑했거든요 1423 01:29:59,939 --> 01:30:04,093 덕분에 친해지고 싶고 지켜보고 싶은 캐릭터가 됐죠 1424 01:30:04,193 --> 01:30:08,639 조 벅이 혼란에 빠지거나 사고에 휘말리는 모습을 1425 01:30:08,739 --> 01:30:09,947 지켜보고 싶어지잖아요 1426 01:30:10,199 --> 01:30:11,517 굉장히 부담스럽네요 1427 01:30:11,617 --> 01:30:15,187 완벽하고 시적이며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거든요 1428 01:30:15,287 --> 01:30:20,234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 영화를 보면 1429 01:30:20,334 --> 01:30:22,027 조를 연민하게 되고 1430 01:30:22,127 --> 01:30:23,753 랫소를 연민하게 됩니다 1431 01:30:24,546 --> 01:30:26,255 그 둘을 둘러싼 세상을 보면 1432 01:30:26,840 --> 01:30:30,009 그 세상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걱정돼서 1433 01:30:30,302 --> 01:30:31,678 지켜 주고 싶죠 1434 01:30:32,596 --> 01:30:35,848 그런데 두 사람은 어떻게든 버텨 냅니다 1435 01:30:36,350 --> 01:30:40,311 수많은 끔찍한 역경과 1436 01:30:40,688 --> 01:30:44,232 수많은 위험과 실수에도 불구하고요 1437 01:30:44,900 --> 01:30:47,735 그 모든 걸 극복하는 두 사람을 계속 응원하게 되고 1438 01:30:48,320 --> 01:30:50,321 그 여정을 함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1439 01:30:57,287 --> 01:30:58,981 더스틴은 클린턴가 출신이래요 1440 01:30:59,081 --> 01:30:59,940 네, 더스틴은... 1441 01:31:00,040 --> 01:31:02,417 더스틴 같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 1442 01:31:02,543 --> 01:31:05,670 워낙 다채롭게 연기해서 1443 01:31:05,796 --> 01:31:08,949 랫소를 지켜보고 싶어지죠 1444 01:31:09,049 --> 01:31:12,369 한없이 매력적인 인물인 데다 1445 01:31:12,469 --> 01:31:14,580 모든 행보가 의외잖아요 1446 01:31:14,680 --> 01:31:18,349 조 벅과의 만남까지 모든 게 예상 밖이었죠 1447 01:31:18,517 --> 01:31:20,919 그거야말로 명작의 비결인데 1448 01:31:21,019 --> 01:31:25,106 과연 그게 오롯이 당대 문화의 영향일까요? 1449 01:31:26,025 --> 01:31:28,151 영화 자체가 훌륭하기도 했잖아요 1450 01:31:31,071 --> 01:31:35,033 대략 그 시기에 마이클 칠더스를 만나셨죠? 1451 01:31:36,326 --> 01:31:37,770 - 네 - 감독님의 동반자요 1452 01:31:37,870 --> 01:31:42,191 네, 올해로 34년째 함께하고 있어요 1453 01:31:42,291 --> 01:31:47,378 이렇게 오랜 관계는 평생 처음입니다 1454 01:31:47,713 --> 01:31:50,423 이토록 길고 강렬한 관계는 처음이죠 1455 01:31:50,799 --> 01:31:53,452 아주 살며시 시작됐지만요 1456 01:31:53,552 --> 01:31:55,887 누가 소개팅을 시켜 줬어요 1457 01:31:56,180 --> 01:32:00,876 그날 오후 '타임지'에서 존에 관한 기사를 봤는데 1458 01:32:00,976 --> 01:32:04,004 때로 변덕스럽고 까탈스럽게 군다길래 1459 01:32:04,104 --> 01:32:07,716 아주 끔찍한 인간이겠거니 했어요 1460 01:32:07,816 --> 01:32:10,260 그래서 배우 친구를 데리고 나가면서 1461 01:32:10,360 --> 01:32:13,305 제가 탁자 밑으로 한 번만 차면 둘이 같이 나가고 1462 01:32:13,405 --> 01:32:15,808 두 번 차면 그 친구만 나가라고 했죠 1463 01:32:15,908 --> 01:32:17,059 근데 한 번만 찼어요 1464 01:32:17,159 --> 01:32:22,163 존은 매력과 유머가 넘치는 멋진 사람이었죠 1465 01:32:23,957 --> 01:32:25,083 저는... 1466 01:32:28,253 --> 01:32:30,322 전 우리 관계가 참 자랑스러웠어요 1467 01:32:30,422 --> 01:32:33,007 그이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었죠 1468 01:32:33,258 --> 01:32:38,038 저는 오랫동안 그이를 아끼고 사랑했어요 1469 01:32:38,138 --> 01:32:40,124 우린 늘 함께였고 1470 01:32:40,224 --> 01:32:45,212 전 세계를 여행하며 생애 최고의 시간을 보냈죠 1471 01:32:45,312 --> 01:32:49,232 2000년에 이곳 팜스프링스에서 1472 01:32:49,650 --> 01:32:51,510 그이한테 뇌졸중이 왔을 때 1473 01:32:51,610 --> 01:32:54,278 제가 3년간 간병했는데요 1474 01:32:54,571 --> 01:32:56,223 제 평생 최고의 3년이었죠 1475 01:32:56,323 --> 01:32:59,893 우린 서로에 관해 더 깊이 알게 됐거든요 1476 01:32:59,993 --> 01:33:03,897 존은 얼마 지나서 말을 못 하게 됐어요 1477 01:33:03,997 --> 01:33:06,442 몸이 마비됐거든요 1478 01:33:06,542 --> 01:33:10,294 그래도 눈빛으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1479 01:33:10,712 --> 01:33:14,006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일상을 함께했죠 1480 01:33:17,386 --> 01:33:18,433 나 젖었어 1481 01:33:18,736 --> 01:33:20,555 뭐가 어째? 1482 01:33:21,431 --> 01:33:23,599 오줌 싸서 의자가 다 젖었다고 1483 01:33:24,643 --> 01:33:26,018 뭐 그런 일로... 1484 01:33:26,436 --> 01:33:28,646 그런 일로 울어서 뭐 해? 1485 01:33:30,899 --> 01:33:34,261 드디어 플로리다로 가는데 다리도, 엉덩이도 아프고 1486 01:33:34,361 --> 01:33:36,404 가슴이랑 얼굴도 아파 1487 01:33:36,697 --> 01:33:40,032 그거로는 부족한지 온통 오줌까지 지리다니 1488 01:33:41,827 --> 01:33:42,994 웃겨? 1489 01:33:43,162 --> 01:33:45,121 난 죽겠단 말이야 1490 01:33:46,290 --> 01:33:51,919 그냥 예정에 없던 휴게소에 들른 셈 쳐 1491 01:34:07,895 --> 01:34:09,187 일으켜 줄게 1492 01:34:14,943 --> 01:34:16,986 바지 치수가 어떻게 돼? 1493 01:34:18,015 --> 01:34:19,822 {\an8}할인 중 1494 01:34:27,122 --> 01:34:32,611 우정과 의리에 관한 영화인데 1495 01:34:32,711 --> 01:34:37,491 제가 볼 때는 그래서 길이 남은 것 같아요 1496 01:34:37,591 --> 01:34:41,219 아마 그래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거겠죠 1497 01:34:41,803 --> 01:34:44,680 내 부츠는? 망할 부츠 어디 있어? 1498 01:34:47,059 --> 01:34:48,059 저쪽에 1499 01:34:52,606 --> 01:34:53,731 왜 벗겨져 있어? 1500 01:34:54,566 --> 01:34:55,858 내가 벗겼지 1501 01:34:58,278 --> 01:34:59,445 왜 벗겼는데? 1502 01:34:59,780 --> 01:35:01,890 왜 벗겼겠어? 자라고 벗겼지 1503 01:35:01,990 --> 01:35:02,933 환장하겠네 1504 01:35:03,033 --> 01:35:07,479 그저 두 빈털터리에 관한 영화로 1505 01:35:07,579 --> 01:35:11,499 너무도 강렬했던 그 핵심 가치가 없었다고 칩시다 1506 01:35:12,042 --> 01:35:14,653 호프만과 보이트 모두 1507 01:35:14,753 --> 01:35:18,923 영화 속에서 아름답게 그려 낸 그 핵심이 없었더라면 1508 01:35:20,008 --> 01:35:21,952 이토록 오래 사랑받진 못했겠죠 1509 01:35:22,052 --> 01:35:26,347 그런데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가 1510 01:35:26,682 --> 01:35:29,809 인간의 헌신에 관한 욕구라서 1511 01:35:30,102 --> 01:35:34,423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가요 1512 01:35:34,523 --> 01:35:37,650 이런 작품이 탄생해서 참 다행입니다 1513 01:35:39,403 --> 01:35:41,779 그냥 아무 데나 둬 1514 01:35:44,992 --> 01:35:47,603 그러다 마침내 그 여정을 통해 1515 01:35:47,703 --> 01:35:49,438 서로 우정을 맺으며 1516 01:35:48,054 --> 01:35:50,542 {\an4}유진 코어의 왈도 솔트 인터뷰 1517 01:35:49,538 --> 01:35:50,997 두 남자는 하나가 되고 1518 01:35:51,290 --> 01:35:55,751 남들이 평생 이루는 것보다 더 많은 걸 이룹니다 1519 01:35:59,548 --> 01:36:00,756 제게 가장 중요한 건 1520 01:36:01,425 --> 01:36:04,953 바로 그러한 교감을 맺는 겁니다 1521 01:36:05,053 --> 01:36:07,388 객석의 모든 관객은 물론 1522 01:36:07,639 --> 01:36:10,141 작가와 캐릭터 간에도요 1523 01:37:35,282 --> 01:37:38,222 미드나잇 카우보이는 360만 달러의 예산으로 1524 01:37:38,322 --> 01:37:40,115 4,48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1525 01:37:40,215 --> 01:37:44,491 코스타 가브라스, 조지 로이 힐 아서 펜과 시드니 폴락을 제치고 1526 01:37:44,591 --> 01:37:47,255 존 슐레진저는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1527 01:37:47,355 --> 01:37:53,268 왈도 솔트는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았다 1528 01:37:53,368 --> 01:37:56,627 이후 존 슐레진저는 미국과 해외에서 영화를 만들었으며 1529 01:37:56,727 --> 01:38:00,299 대성공을 거둔 마라톤 맨으로 더스틴 호프만과 다시 협업했다 1530 01:38:00,399 --> 01:38:05,186 존 보이트는 왈도 솔트가 쓴 귀향으로 1531 01:38:05,286 --> 01:38:09,252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 1532 01:38:09,352 --> 01:38:13,017 제니퍼 솔트는 배우로서 은퇴 후 아버지에 이어 각본가로 성공했다 1533 01:38:13,117 --> 01:38:15,836 솔트와 존 보이트는 동네 식당에서 종종 마주친다 1534 01:38:16,442 --> 01:38:21,729 제임스 리오 헐리히는 1992년 에이즈에 걸렸고 1535 01:38:21,829 --> 01:38:25,942 1년 후 66세의 나이로 목숨을 끊었다 1536 01:38:26,542 --> 01:38:29,885 미드나잇 카우보이의 제한 상영 가 등급은 1537 01:38:29,985 --> 01:38:35,042 그 어떤 내용도 수정하지 않은 채 청소년 관람 불가로 바뀌었다 134717