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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
00:00:00,333 --> 00:00:02,335
[주제곡]
2
00:00:55,221 --> 00:00:57,223
[새 지저귀는 소리]
3
00:01:03,188 --> 00:01:05,190
그만두시옵소서
4
00:01:05,273 --> 00:01:07,108
신하들이 보고 있사옵니다
5
00:01:11,154 --> 00:01:12,489
미안하오
6
00:01:13,448 --> 00:01:14,866
조금만 더 견디시오
7
00:01:18,995 --> 00:01:20,288
- [화살 박히는 소리]
- [군사의 비명]
8
00:01:20,371 --> 00:01:21,414
[원정황후의 놀란 소리]
9
00:01:21,498 --> 00:01:23,792
- [긴장이 감도는 음악]
- [군사들의 신음]
10
00:01:23,875 --> 00:01:26,336
- [상궁의 놀란 소리]
- [양협, 채충순] 폐하!
11
00:01:28,338 --> 00:01:29,506
[채충순의 놀란 숨소리]
12
00:01:38,348 --> 00:01:41,100
[위태로운 음악]
13
00:01:41,184 --> 00:01:42,977
[상궁의 겁먹은 숨소리]
14
00:01:43,061 --> 00:01:44,813
[현종] 누, 누구냐
15
00:01:44,896 --> 00:01:48,149
[박진] 참으로 애틋한
광경이로군요
16
00:01:48,858 --> 00:01:52,487
황제 폐하께서 이토록 아껴 주시니
17
00:01:52,570 --> 00:01:55,990
황후 전하께선
참으로 행복하시겠사옵니다
18
00:01:56,074 --> 00:01:57,659
누구냐고 물었다!
19
00:02:00,078 --> 00:02:02,705
[박진] 남쪽 어느 고을의
백성이옵니다
20
00:02:03,373 --> 00:02:07,085
폐하를 위해
해마다 세를 갖다 바치고
21
00:02:07,168 --> 00:02:09,379
폐하가 계실 궁궐을 지어 바치고
22
00:02:09,462 --> 00:02:11,005
그것으로도 모자라
23
00:02:11,089 --> 00:02:14,259
자식 놈들의 목숨마저 갖다 바치는
24
00:02:14,342 --> 00:02:16,761
그 백성이옵니다!
25
00:02:16,845 --> 00:02:20,056
한데 황제 폐하께선
참으로 태평하시군요
26
00:02:20,140 --> 00:02:24,644
폐하의 명으로 죽어 간 백성들은
까맣게 잊으시고
27
00:02:24,727 --> 00:02:28,523
오로지 황후 전하의 고단함만
어루만지고 계시는군요
28
00:02:30,692 --> 00:02:31,651
무엄하다
29
00:02:31,734 --> 00:02:34,487
[원정황후] 감히 어디서
황제 폐하를 능멸하는 것이냐!
30
00:02:34,571 --> 00:02:36,114
[칼 겨누는 소리]
31
00:02:36,197 --> 00:02:38,241
[채충순] 당장 칼을 내려놓고
엎드리거라
32
00:02:38,867 --> 00:02:40,660
감히 누구에게
칼을 겨누는 것이냐!
33
00:02:41,536 --> 00:02:44,455
니놈이 이러고도
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으냐!
34
00:02:44,539 --> 00:02:46,374
[상궁, 양협의 놀란 소리]
35
00:02:46,457 --> 00:02:49,043
- [무사의 기합]
- [현종] 그만! 그만두거라
36
00:02:49,127 --> 00:02:52,088
더는 죄 없는 사람들을
해치지 말거라
37
00:02:57,510 --> 00:02:59,637
원하는 게 뭐냐?
38
00:03:00,388 --> 00:03:02,640
대체 뭘 원하길래
39
00:03:03,224 --> 00:03:05,351
이런 짓까지 벌이는 것이냐?
40
00:03:09,272 --> 00:03:11,482
[박진] 황제의 목숨이오
41
00:03:11,566 --> 00:03:12,442
뭐?
42
00:03:12,525 --> 00:03:16,696
[박진] 온 나라 장정들을
전장으로 내몰고도
43
00:03:16,779 --> 00:03:20,825
외적 하나 제대로 물리치지 못하는
못난 황제의 목숨이오
44
00:03:21,451 --> 00:03:24,495
거란군에 목이 잘린 내 아들놈이
45
00:03:24,579 --> 00:03:26,998
싸늘한 주검으로
돌아오던 이 길에서
46
00:03:27,081 --> 00:03:30,418
황후의 발바닥이나 만지작거리던
47
00:03:30,501 --> 00:03:33,796
가증스러운 황제의 목숨이오!
48
00:03:36,132 --> 00:03:38,760
[상궁, 양협의 떨리는 숨소리]
49
00:03:38,843 --> 00:03:40,220
그럼
50
00:03:43,431 --> 00:03:45,225
부디 잘 가시오
51
00:03:45,308 --> 00:03:47,310
- [박진의 기합]
- [원정황후] 폐하!
52
00:03:47,393 --> 00:03:49,103
- [팍 박히는 소리]
- [박진의 신음]
53
00:03:49,187 --> 00:03:51,481
- [무사들의 신음]
- [지채문] 폐하!
54
00:03:51,564 --> 00:03:53,775
- [고조되는 음악]
- [박진] 어서 황제를 죽여라!
55
00:03:54,609 --> 00:03:56,694
- [무사들의 기합]
- [저마다의 놀란 소리]
56
00:04:03,201 --> 00:04:05,745
[음악이 멈춘다]
57
00:04:07,413 --> 00:04:09,374
폐하, 무사하시옵니까?
58
00:04:09,457 --> 00:04:10,917
[거친 숨소리]
59
00:04:11,584 --> 00:04:14,045
폐하, 제가 저놈을
잡아 오겠사옵니다
60
00:04:16,506 --> 00:04:17,715
[달려가는 발소리]
61
00:04:17,799 --> 00:04:20,927
[원정황후] 폐하, 괜찮으시옵니까?
62
00:04:23,554 --> 00:04:25,723
[둘의 가쁜 숨소리]
63
00:04:31,771 --> 00:04:33,314
[바스락거리는 소리]
64
00:04:34,732 --> 00:04:36,067
[지채문] 저쪽이오
65
00:04:41,322 --> 00:04:42,782
[거친 숨소리]
66
00:04:45,827 --> 00:04:47,912
- 이런, 씨…
- [황보유의의 한숨]
67
00:04:57,964 --> 00:05:01,551
- [무거운 음악]
- [멀어지는 발소리]
68
00:05:06,431 --> 00:05:07,724
[신음]
69
00:05:07,807 --> 00:05:09,976
[거친 숨소리]
70
00:05:13,104 --> 00:05:16,482
[고통스러운 신음]
71
00:05:19,193 --> 00:05:21,404
- [탁 내던지는 소리]
- [신음]
72
00:05:29,412 --> 00:05:31,706
[쓸쓸한 음악]
73
00:05:36,836 --> 00:05:38,379
천만다행이옵니다
74
00:05:38,963 --> 00:05:42,592
하마터면 정말 큰 화를
당할 뻔하셨사옵니다
75
00:05:44,844 --> 00:05:46,763
믿기지가 않소
76
00:05:47,722 --> 00:05:49,891
거란군도 아니고
77
00:05:49,974 --> 00:05:52,685
고려의 백성이 날 죽이려 하다니
78
00:05:55,813 --> 00:05:58,691
그리 무겁게 받아들이지
마시옵소서
79
00:06:00,193 --> 00:06:02,153
만백성이 벌인 일이 아니옵니다
80
00:06:02,236 --> 00:06:04,072
그저 단 한 명의
81
00:06:04,155 --> 00:06:07,116
극악무도한 자가
벌인 일일 뿐이옵니다
82
00:06:07,992 --> 00:06:09,035
[한숨]
83
00:06:13,998 --> 00:06:15,958
[지채문] 폐하, 송구하옵니다
84
00:06:16,459 --> 00:06:17,877
놓쳤사옵니다
85
00:06:21,547 --> 00:06:22,381
일단 가시지요
86
00:06:22,465 --> 00:06:24,592
한곳에 오래 머물러 계시면
위험하옵니다
87
00:06:24,675 --> 00:06:27,095
그래, 알겠네
88
00:06:28,596 --> 00:06:31,182
[지채문] 다들 정신 바짝 차려라!
89
00:06:31,265 --> 00:06:33,476
불온한 자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!
90
00:06:33,559 --> 00:06:35,561
주변을 철저히 경계하라!
91
00:06:35,645 --> 00:06:37,063
[군사들] 예!
92
00:06:44,862 --> 00:06:48,032
군사들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
헤매다가 전부 흩어졌습니다
93
00:06:48,116 --> 00:06:50,952
고려 국왕은
어느 방향으로 도망쳤느냐?
94
00:06:51,744 --> 00:06:54,539
저도 잘 모르겠사옵니다
95
00:06:55,456 --> 00:06:56,749
저 산 너머로 도망간 거 같은데…
96
00:06:56,833 --> 00:06:59,418
- [야율적로의 힘주는 소리]
- [어두운 음악]
97
00:06:59,502 --> 00:07:01,212
[군사들의 겁먹은 소리]
98
00:07:08,678 --> 00:07:10,012
관아를 찾아라
99
00:07:10,096 --> 00:07:14,267
[호장이 흐느끼며] 살려 주시오
살려 주시오
100
00:07:16,602 --> 00:07:19,814
모르오, 나도 아무 연통 못 받았소
101
00:07:19,897 --> 00:07:21,399
정말 금시초문이오
102
00:07:21,482 --> 00:07:25,069
너희 왕이 개경을 버리고
남쪽으로 도망쳤다
103
00:07:25,153 --> 00:07:29,532
[야율적로] 그리고 어젯밤
인근의 백산이라는 곳을 지났다
104
00:07:33,161 --> 00:07:34,954
어디로 향하는 중이겠느냐?
105
00:07:35,997 --> 00:07:37,623
백산을 지나갔다면
106
00:07:38,291 --> 00:07:40,918
아, 아마 충, 충주로
향하는 길일 거요
107
00:07:41,544 --> 00:07:43,337
- 충주?
- [호장] 그렇소
108
00:07:43,421 --> 00:07:46,174
거긴 절도사가 있는 큰 고을이오
109
00:07:47,717 --> 00:07:49,427
[호장의 겁먹은 소리]
110
00:07:52,597 --> 00:07:54,182
길을 안내해라
111
00:07:57,351 --> 00:08:00,062
- [현종] 호족?
- [채충순] 그렇사옵니다
112
00:08:01,022 --> 00:08:02,982
그자는 보통 백성이 아니옵니다
113
00:08:03,065 --> 00:08:04,901
이런 전란의 와중에도
114
00:08:04,984 --> 00:08:08,446
무장한 사내들을
십수 명씩 부릴 수 있는 자들은
115
00:08:08,529 --> 00:08:09,989
호족들밖엔 없사옵니다
116
00:08:15,453 --> 00:08:17,997
- [다가오는 말발굽 소리]
- [긴장이 감도는 음악]
117
00:08:18,080 --> 00:08:19,582
[지채문] 멈춰라
118
00:08:23,711 --> 00:08:25,129
말발굽 소리다
119
00:08:25,713 --> 00:08:27,465
폐하, 어서
몸을 피하셔야 하옵니다
120
00:08:27,548 --> 00:08:29,050
폐하를 모셔라!
121
00:08:30,927 --> 00:08:32,220
[말 모는 소리]
122
00:08:37,642 --> 00:08:38,559
[장연우] 고려군이다
123
00:08:38,643 --> 00:08:41,187
폐하, 폐하, 통군사인 거 같습니다
124
00:08:41,979 --> 00:08:44,982
- 통군사! 통군사!
- [말 울음]
125
00:08:45,066 --> 00:08:46,817
[멈추는 말발굽 소리]
126
00:08:47,860 --> 00:08:48,778
[현종의 한숨]
127
00:08:52,031 --> 00:08:54,659
[최사위] 폐하!
폐하의 몽진 소식을 듣고
128
00:08:54,742 --> 00:08:56,577
이렇게 달려왔사옵니다
129
00:08:56,661 --> 00:08:58,037
그래
130
00:09:00,081 --> 00:09:00,957
고맙소
131
00:09:04,835 --> 00:09:07,046
지금 충주로 향하는 길이오
132
00:09:08,589 --> 00:09:09,757
폐하
133
00:09:10,424 --> 00:09:13,678
충주는 피하는 것이
좋을 것 같사옵니다
134
00:09:13,761 --> 00:09:15,888
피하라니, 왜 그러시오?
135
00:09:17,098 --> 00:09:18,683
[최사위] 아뢰옵기 황공하오나
136
00:09:18,766 --> 00:09:21,435
그 일대의 호족들이
심상치 않사옵니다
137
00:09:21,519 --> 00:09:24,605
군사를 징발하기 위해
여러 호장들을 만났으나
138
00:09:24,689 --> 00:09:27,817
하나같이 폐하의 명을 받들지 않고
139
00:09:27,900 --> 00:09:29,694
소신을 적대적으로 대했사옵니다
140
00:09:29,777 --> 00:09:33,864
그런 곳으로 행차하셨다간
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옵니다
141
00:09:37,201 --> 00:09:38,536
그럼
142
00:09:39,245 --> 00:09:40,663
어디로 가야 한단 말이오?
143
00:09:45,835 --> 00:09:47,086
[양규의 한숨]
144
00:09:48,421 --> 00:09:50,548
무로대에 있는 거란군의
동태는 어떤가?
145
00:09:50,631 --> 00:09:53,926
무로대에 있는 거란군은
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겁니다
146
00:09:54,010 --> 00:09:56,429
[정성] 그놈들은 본래
본군을 지원하는 예비대입니다
147
00:09:56,512 --> 00:09:58,848
전투력도 낮고 사기도 낮습니다
148
00:09:58,931 --> 00:10:03,019
근래 들어서는 압록강을 넘어
도망치는 자들도 꽤 보였습니다
149
00:10:03,603 --> 00:10:04,562
[양규] 음…
150
00:10:04,645 --> 00:10:06,981
거란 놈들의 주력은
151
00:10:07,064 --> 00:10:09,734
개경에 진주하고 있는
20만의 본군입니다
152
00:10:10,234 --> 00:10:12,486
[김훈] 그간의 전투로
3, 4만이 죽었다 해도
153
00:10:13,487 --> 00:10:15,489
여전히 15만이 넘는 대군입니다
154
00:10:15,573 --> 00:10:17,825
[최질] 그럼
너무 역부족 아니옵니까?
155
00:10:18,951 --> 00:10:21,287
서경에 있는 군사들은
거의 다가 광군들입니다
156
00:10:21,370 --> 00:10:22,955
6위 소속 정예병들은
157
00:10:23,039 --> 00:10:25,499
통주성과 흥화진
그리고 귀주를 다 합해도
158
00:10:25,583 --> 00:10:27,543
3만이 채 되지 않습니다
159
00:10:28,210 --> 00:10:29,545
이걸로 공격이 가능하겠습니까?
160
00:10:29,629 --> 00:10:31,714
정면으로 공격해서는 승산이 없네
161
00:10:31,797 --> 00:10:33,299
[양규] 놈들이 철군을 시작하면
162
00:10:33,382 --> 00:10:36,010
우리가 유리한 곳으로 끌어들여서
싸워야 하네
163
00:10:36,093 --> 00:10:39,263
[보량] 유리한 곳이라면
어딜 말씀하시는 겁니까?
164
00:10:40,765 --> 00:10:43,100
자네가 지키고 있는 귀주네
165
00:10:43,184 --> 00:10:45,436
[의미심장한 음악]
166
00:10:46,687 --> 00:10:49,148
[양규] 귀주에서 흥화진으로
이어지는 산악 지대로
167
00:10:49,231 --> 00:10:50,566
놈들을 몰아넣어야 하네
168
00:10:50,650 --> 00:10:54,111
그럼 거란 놈들은
이 비좁은 산길을 통과하느라고
169
00:10:54,195 --> 00:10:56,572
행렬이 길게 늘어질 걸세
170
00:10:56,656 --> 00:10:58,532
그때가 기회네
171
00:10:59,116 --> 00:11:01,994
[정성] 하오나 대군이 움직일 때는
172
00:11:02,078 --> 00:11:04,747
넓은 길을 따라 행군하는 게
기본입니다
173
00:11:04,830 --> 00:11:06,540
놈들도 그걸 잘 알 텐데
174
00:11:06,624 --> 00:11:08,668
무슨 수로 귀주로
유인한단 말씀이십니까?
175
00:11:08,751 --> 00:11:11,921
이쪽 길이 가장 안전하다고
믿게 만들어야지
176
00:11:14,799 --> 00:11:18,219
[양규] 개경 인근까지
군사들을 촘촘히 매복시키게
177
00:11:18,302 --> 00:11:21,847
지금부턴 거란 놈들의 눈을
철저히 가려야 하네
178
00:11:23,099 --> 00:11:25,643
우리가 감춰야 하는 것은
철저하게 감추고
179
00:11:26,394 --> 00:11:30,773
우리가 보여 주고 싶은 것만
보여 줘야 하네, 알겠는가?
180
00:11:30,856 --> 00:11:32,274
[함께] 예!
181
00:11:34,068 --> 00:11:37,363
[양규] 그럼 이제부터
좀 더 세부적인 작전을 세워 보세
182
00:11:37,446 --> 00:11:39,448
[강감찬] 저, 그 전에
183
00:11:40,491 --> 00:11:43,786
거란군을 철군시킬 방법부터
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?
184
00:11:43,869 --> 00:11:45,955
우리가 방법을 찾지 않아도
185
00:11:46,038 --> 00:11:48,040
놈들은 곧 철군을 시작할 겁니다
186
00:11:48,124 --> 00:11:50,126
[양규] 놈들에겐
이제 시간이 없습니다
187
00:11:50,209 --> 00:11:52,128
[강감찬] 시간이 없다 함은
188
00:11:52,211 --> 00:11:55,423
말을 방목할 시기가
다가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?
189
00:11:55,506 --> 00:11:57,174
[양규] 예, 그렇습니다
190
00:11:57,258 --> 00:11:58,467
거란군은 이제
191
00:11:58,551 --> 00:12:00,845
군사들을 고향으로
돌려보내야 할 시기입니다
192
00:12:00,928 --> 00:12:03,848
만약 전쟁 때문에
생업을 잇지 못하게 된다면
193
00:12:03,931 --> 00:12:06,559
거란의 군사들이
동요하기 시작할 겁니다
194
00:12:07,101 --> 00:12:09,228
[강감찬] 맞는 말씀입니다, 하나
195
00:12:09,311 --> 00:12:11,730
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
196
00:12:12,314 --> 00:12:16,277
이번 전쟁은 거란이 여태까지
치러 온 전쟁과는 다릅니다
197
00:12:16,902 --> 00:12:20,489
거란의 황제가
처음으로 주도한 정벌입니다
198
00:12:20,573 --> 00:12:22,283
- [긴장감 있는 음악]
- 절대로
199
00:12:22,366 --> 00:12:24,201
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
200
00:12:24,785 --> 00:12:28,497
[양규] 그럼 거란군은
개경에 고립되어 자멸할 겁니다
201
00:12:28,581 --> 00:12:32,293
군기가 무너지고 반란이 속출하여
거란군끼리 싸우게 될 겁니다
202
00:12:32,877 --> 00:12:33,794
아니오
203
00:12:33,878 --> 00:12:36,922
그렇게 가만히 앉아서
자멸하진 않을 겁니다
204
00:12:37,006 --> 00:12:40,468
[강감찬] 그 전에 틀림없이
남쪽으로 진격할 겁니다
205
00:12:42,219 --> 00:12:43,053
뭐요?
206
00:12:43,137 --> 00:12:46,474
거란의 황제는 지금
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
207
00:12:46,557 --> 00:12:48,476
[강감찬] 빈손으로
돌아갈 수 없다면
208
00:12:48,559 --> 00:12:52,980
우리 성상 폐하를 잡을 때까지
계속 진격하는 길뿐입니다
209
00:12:53,063 --> 00:12:56,025
그럼 더 많은 고려의 강토가
황폐해지고
210
00:12:56,108 --> 00:12:59,653
더 많은 고려의 백성들이
참살당할 겁니다
211
00:13:09,830 --> 00:13:13,250
[거센 아우성]
212
00:13:13,334 --> 00:13:17,004
모두 물러가라
물러가지 않으면 목을 벨 것이다!
213
00:13:17,087 --> 00:13:19,924
[타초곡기1] 아니
어찌 우리한테 칼을 겨누십니까?
214
00:13:20,007 --> 00:13:23,135
우린 그저 약탈한 것을
나눠 달라는 것뿐입니다!
215
00:13:25,387 --> 00:13:26,972
우리도 고향에
돌아가야 될 거 아니에요 [웃음]
216
00:13:27,056 --> 00:13:28,766
[타초곡기2] 왜 안 나눠 주냐고!
217
00:13:28,849 --> 00:13:29,725
내 이것들을!
218
00:13:29,808 --> 00:13:32,269
- [타초곡기들] 오!
- [군사들이 술렁인다]
219
00:13:32,353 --> 00:13:35,189
[타초곡기들이 낄낄거린다]
220
00:13:36,273 --> 00:13:38,108
[저마다의 성난 소리]
221
00:13:39,276 --> 00:13:41,946
[소란스럽다]
222
00:13:44,365 --> 00:13:46,575
- [장수] 멈춰라!
- [고요해진다]
223
00:13:46,659 --> 00:13:48,077
도통께서 오셨다!
224
00:14:02,466 --> 00:14:04,468
[타초곡기들의 긴장한 소리]
225
00:14:07,429 --> 00:14:10,891
- [타초곡기들의 겁먹은 소리]
- [어두운 음악]
226
00:14:13,227 --> 00:14:15,604
다시 한번 더 이런 일을 벌이면
227
00:14:16,272 --> 00:14:17,356
너희 모두
228
00:14:18,482 --> 00:14:20,150
군령으로 다스리겠다
229
00:14:23,070 --> 00:14:25,364
이제 곧 폐하께서
230
00:14:25,447 --> 00:14:27,324
전리품을 분배하실 것이다
231
00:14:29,076 --> 00:14:31,036
[소배압] 약탈품과 포로들을
232
00:14:31,120 --> 00:14:34,456
너희들에게 골고루
나눠 주실 것이다, 그리고
233
00:14:35,207 --> 00:14:37,251
고향으로 보내 주실 것이다
234
00:14:38,711 --> 00:14:41,881
[타초곡기1] 그, 그게
어, 언제이옵니까?
235
00:14:41,964 --> 00:14:43,382
[소배압] 기다리거라
236
00:14:43,465 --> 00:14:46,093
모든 것은 폐하께서 결정하신다
237
00:14:47,761 --> 00:14:50,180
자,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라
238
00:14:52,224 --> 00:14:53,559
어서!
239
00:14:53,642 --> 00:14:55,644
[저마다의 다급한 소리]
240
00:15:10,159 --> 00:15:11,118
[소배압] 폐하
241
00:15:11,201 --> 00:15:13,662
이제 서서히
철군을 준비해야 하옵니다
242
00:15:16,332 --> 00:15:18,626
도통의 말이 맞사옵니다
243
00:15:18,709 --> 00:15:22,588
[관리] 이제 군사들을 고향으로
돌려보내야 할 때이옵니다
244
00:15:22,671 --> 00:15:25,591
돌아가서 식솔들의 생계를
245
00:15:25,674 --> 00:15:27,551
책임지게 해 줘야 하옵니다
246
00:15:32,681 --> 00:15:33,682
[야율분노] 아니 되옵니다
247
00:15:33,766 --> 00:15:37,937
이대로 철군하시면 폐하의 위신이
땅에 떨어질 것이옵니다
248
00:15:38,020 --> 00:15:40,397
고려를 완전히 굴복시키기 전에는
249
00:15:40,481 --> 00:15:42,316
절대로 철군할 수 없사옵니다
250
00:15:42,399 --> 00:15:44,860
[소배압] 폐하, 철군이 지체되면
251
00:15:44,944 --> 00:15:48,697
점점 더 군사들을 통제하기가
힘들어질 것이옵니다
252
00:15:48,781 --> 00:15:51,200
고향의 식솔들이
굶어 죽을 수도 있는데
253
00:15:51,283 --> 00:15:54,453
어찌 군령에 복종하겠사옵니까
254
00:15:54,536 --> 00:15:56,121
남쪽으로 진격하시옵소서
255
00:15:56,205 --> 00:15:57,414
그럼 모든 게 해결되옵니다
256
00:15:57,498 --> 00:15:58,791
선봉도통!
257
00:15:58,874 --> 00:16:01,502
[야율분노] 개경 이남에 쌓여 있는
재물들을 마음껏 약탈하고
258
00:16:01,585 --> 00:16:04,171
수십만의 포로들을
더 노획할 수 있다면
259
00:16:04,254 --> 00:16:07,174
군사들의 불만은
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옵니다
260
00:16:08,592 --> 00:16:10,135
[장수] 소장들의 생각도
그러하옵니다
261
00:16:10,219 --> 00:16:11,804
대거란국의 군대가
262
00:16:11,887 --> 00:16:14,765
이 작은 고려를 평정하지 못하고
돌아갈 순 없사옵니다!
263
00:16:15,891 --> 00:16:18,519
남쪽으로 진격을
명하여 주시옵소서
264
00:16:19,103 --> 00:16:21,397
[장수들] 진격을
명하여 주시옵소서!
265
00:16:21,480 --> 00:16:24,358
[무거운 음악]
266
00:16:35,244 --> 00:16:37,162
[한숨]
267
00:16:45,838 --> 00:16:47,256
[못마땅한 숨소리]
268
00:16:47,923 --> 00:16:50,175
[야율융서] 추격대는
어찌 되고 있소?
269
00:16:50,259 --> 00:16:52,594
[소배압] 아직
아무 소식이 없사옵니다
270
00:16:52,678 --> 00:16:54,805
앞만 보고 도망치는 자를
따라잡는다는 것은
271
00:16:54,888 --> 00:16:56,682
쉬운 일이 아니옵니다
272
00:16:56,765 --> 00:16:58,851
게다가 우리 거란군은
273
00:16:58,934 --> 00:17:01,812
고려의 남쪽 지리를
전혀 모르옵니다
274
00:17:04,940 --> 00:17:06,275
폐하
275
00:17:07,026 --> 00:17:08,318
냉정하셔야 하옵니다
276
00:17:08,944 --> 00:17:11,363
이제 그만 철군을 준비하시옵소서
277
00:17:13,157 --> 00:17:14,700
경이 나라면 그럴 수 있겠소?
278
00:17:14,783 --> 00:17:18,245
모든 제후국의 비웃음을 사면서
그럴 수 있겠소?
279
00:17:20,581 --> 00:17:22,458
군사들을 잘 먹이시오
280
00:17:23,083 --> 00:17:25,002
수일 안에
고려 국왕이 잡히지 않으면
281
00:17:26,795 --> 00:17:28,589
남쪽으로 진격하겠소
282
00:17:28,672 --> 00:17:30,007
[소배압] 폐하
283
00:17:35,304 --> 00:17:37,139
[야율융서] 늪이로구나
284
00:17:38,015 --> 00:17:40,309
이 작은 나라가 감히
285
00:17:41,435 --> 00:17:43,645
짐을 삼키려고 드는구나
286
00:17:51,278 --> 00:17:53,530
[양규의 한숨] 그래서
287
00:17:53,614 --> 00:17:55,783
생각하시는 계책이 뭡니까?
288
00:17:56,658 --> 00:17:58,368
사신이라도 보내서
289
00:17:58,452 --> 00:18:01,330
거란의 황제와
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겁니까?
290
00:18:02,039 --> 00:18:03,499
[강감찬] 그럼 거란의 황제는
291
00:18:03,582 --> 00:18:07,002
무조건 고려의 항복만을
요구할 겁니다
292
00:18:07,086 --> 00:18:10,172
황제는 지금
그 말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
293
00:18:11,298 --> 00:18:13,509
[양규] 하면
어찌하시겠다는 겁니까?
294
00:18:16,386 --> 00:18:18,388
[강감찬] 도순검사께서
허락하신다면
295
00:18:18,472 --> 00:18:20,474
제가 거란의 황제 몰래
296
00:18:20,557 --> 00:18:23,560
거란군의 도통을
한번 만나 보겠습니다
297
00:18:25,479 --> 00:18:26,814
그자와 함께
298
00:18:26,897 --> 00:18:30,567
거란의 황제를 회유할 만한
명분을 찾아 보겠습니다
299
00:18:30,651 --> 00:18:32,486
그리고 명분이 마련되면
300
00:18:32,569 --> 00:18:35,906
그자가 황제를 설득하여
철군을 시작하게 하겠습니다
301
00:18:35,989 --> 00:18:37,241
[한숨]
302
00:18:38,534 --> 00:18:41,995
적과 내통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?
303
00:18:42,079 --> 00:18:44,373
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
304
00:18:44,456 --> 00:18:45,833
[강감찬] 지금 거란군 안에서
305
00:18:45,916 --> 00:18:48,877
현실을 가장 똑바로
직시할 수 있는 사람은
306
00:18:48,961 --> 00:18:50,212
그자뿐입니다
307
00:18:50,295 --> 00:18:52,840
그리고 황제의 마음을
돌릴 수 있는 사람도
308
00:18:52,923 --> 00:18:54,049
그자뿐입니다
309
00:18:54,133 --> 00:18:55,384
[한숨]
310
00:18:56,051 --> 00:18:59,096
도순검사, 허락해 주십시오
311
00:18:59,179 --> 00:19:00,639
우리도 시간이 없습니다
312
00:19:01,765 --> 00:19:05,144
허락한다면 그자를
어찌 만나실 계획입니까?
313
00:19:05,227 --> 00:19:07,855
[양규] 무슨 수로
적진 한가운데 있는 자에게
314
00:19:07,938 --> 00:19:09,189
말을 전하실 겁니까?
315
00:19:12,776 --> 00:19:14,444
허락만 해 주신다면은
316
00:19:14,528 --> 00:19:17,447
위험은 제가 감수하겠습니다
317
00:19:18,740 --> 00:19:20,951
무모한 생각은 버리십시오
318
00:19:21,034 --> 00:19:23,537
[양규] 그러다가
거란 황제의 눈에 띄면
319
00:19:23,620 --> 00:19:25,164
공은 죽은 목숨입니다
320
00:19:27,791 --> 00:19:29,334
[한숨]
321
00:19:38,594 --> 00:19:39,928
[양규] 나오시오
322
00:19:40,804 --> 00:19:42,723
두 사람은 거란의 사신이오
323
00:19:42,806 --> 00:19:43,807
[놀란 숨소리]
324
00:19:43,891 --> 00:19:45,934
이제 거란 군영으로 돌려보내겠소
325
00:19:48,228 --> 00:19:50,689
[거란 사신의 다급한 숨소리]
326
00:19:52,649 --> 00:19:54,026
[최질] 가자!
327
00:19:57,946 --> 00:19:59,573
[김훈] 자네도 어서 나오게
328
00:20:01,200 --> 00:20:02,326
[다급한 숨소리]
329
00:20:02,409 --> 00:20:03,994
도순검사
330
00:20:04,077 --> 00:20:05,621
저는 여기서 죽여 주십시오
331
00:20:06,705 --> 00:20:07,998
[노전] 부탁드립니다
332
00:20:08,081 --> 00:20:11,251
더는 거란의 신하로 살기 싫습니다
333
00:20:11,335 --> 00:20:13,795
제발 죽여 주십시오
334
00:20:15,130 --> 00:20:18,425
- [노전의 울먹이는 숨소리]
- [무거운 음악]
335
00:20:30,020 --> 00:20:31,688
- [노전의 기합]
- [말 울음]
336
00:20:31,772 --> 00:20:33,732
[멀어지는 말발굽 소리]
337
00:20:35,859 --> 00:20:37,653
믿을 수 있습니까?
338
00:20:39,404 --> 00:20:40,739
믿으십시오
339
00:20:41,573 --> 00:20:45,202
저 사람은 아직 고려의 신하입니다
340
00:20:48,455 --> 00:20:50,749
[계속되는 무거운 음악]
341
00:20:54,503 --> 00:20:57,089
[대도수의 힘겨운 신음]
342
00:21:05,347 --> 00:21:09,059
[거란군이 깔깔거린다]
343
00:21:09,810 --> 00:21:12,938
차라리 날 죽여라
344
00:21:13,021 --> 00:21:16,900
절대로 죽이지 말라는
폐하의 명이오
345
00:21:16,984 --> 00:21:18,902
[아드득 이 가는 소리]
346
00:21:18,986 --> 00:21:21,071
[대도수의 거친 숨소리]
347
00:21:22,990 --> 00:21:25,742
우린 좋은 본보기요
348
00:21:27,327 --> 00:21:29,496
[이현운] 개경의 포로들도
349
00:21:29,579 --> 00:21:32,833
우릴 보면서 많은 걸 깨달을 거요
350
00:21:37,879 --> 00:21:40,048
황제 폐하를 따르는 자와!
351
00:21:40,674 --> 00:21:42,968
거역하는 자의 차이를 말이오!
352
00:21:43,051 --> 00:21:45,679
- [대도수의 신음]
- [포로들이 술렁인다]
353
00:21:45,762 --> 00:21:46,888
[어두운 음악]
354
00:21:46,972 --> 00:21:49,016
날 원망하지 마시오
355
00:21:49,099 --> 00:21:52,060
장군의 아집이 초래한 일이오
356
00:21:52,686 --> 00:21:54,146
[내지르는 소리]
357
00:21:55,772 --> 00:21:58,775
아니, 저건…
358
00:22:00,861 --> 00:22:03,030
[위태로운 음악]
359
00:22:03,113 --> 00:22:05,073
[힘겨운 신음]
360
00:22:08,785 --> 00:22:10,871
[이현운의 다급한 숨소리]
361
00:22:16,793 --> 00:22:18,587
[포로1의 놀란 소리]
362
00:22:27,637 --> 00:22:29,097
[포로2의 놀란 소리]
363
00:22:31,391 --> 00:22:33,143
[이현운의 다급한 숨소리]
364
00:22:45,113 --> 00:22:46,031
[이현운의 한숨]
365
00:22:46,114 --> 00:22:49,576
[이현운] 그런다고
내가 널 못 잡을 것 같으냐
366
00:22:51,203 --> 00:22:52,913
[이현운의 한숨]
367
00:22:52,996 --> 00:22:55,165
도망쳐 봤자 개경 안이다
368
00:22:55,749 --> 00:22:58,376
[대도수] 대체 누군데 그러는가?
369
00:22:58,460 --> 00:23:00,087
장군은 알 거 없소
370
00:23:00,170 --> 00:23:01,755
도통부사!
371
00:23:02,672 --> 00:23:05,133
예부시랑 강감찬의 부인이오
372
00:23:05,717 --> 00:23:07,969
[이현운] 황제 폐하를
기만하고 달아났던
373
00:23:08,053 --> 00:23:10,472
대역죄인의 식솔이란 말이오
374
00:23:10,555 --> 00:23:12,599
- 뭐?
- [이현운] 틀림없소
375
00:23:12,682 --> 00:23:15,352
법회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소
376
00:23:17,104 --> 00:23:20,690
아! 내가 그 부인을 잡아 바치면
377
00:23:20,774 --> 00:23:22,776
폐하께서 아주 크게 기뻐하실 거요
378
00:23:22,859 --> 00:23:24,402
잘하면
379
00:23:24,486 --> 00:23:26,488
거란의 재상이 될 수도 있소!
380
00:23:26,571 --> 00:23:28,240
제발 그만하거라!
381
00:23:28,865 --> 00:23:31,451
너도 고려 사람이 아니더냐!
382
00:23:31,535 --> 00:23:32,869
[이현운] 닥치시오!
383
00:23:32,953 --> 00:23:34,955
내가 왜 고려 사람이오?
384
00:23:35,038 --> 00:23:36,414
난 황제 폐하의 신하요
385
00:23:36,498 --> 00:23:38,834
대거란국의 신하란 말이오!
386
00:23:38,917 --> 00:23:40,001
- 이현운!
- [격정적인 음악]
387
00:23:40,085 --> 00:23:42,003
[이현운의 성난 소리]
388
00:23:42,087 --> 00:23:45,423
[이현운] 장군이나
고려 사람으로 죽으시오, 난!
389
00:23:46,133 --> 00:23:49,052
거란의 신하로 살겠소
390
00:23:49,136 --> 00:23:50,679
[분한 숨소리]
391
00:23:53,140 --> 00:23:55,016
[하 내뱉는 소리]
392
00:23:55,100 --> 00:23:57,769
[이현운이 쯧쯧거린다]
393
00:23:57,853 --> 00:24:00,188
[대도수의 거친 숨소리]
394
00:24:01,022 --> 00:24:03,316
- [대도수] 으아!
- [고조되는 음악]
395
00:24:03,400 --> 00:24:04,401
[이현운의 신음]
396
00:24:07,737 --> 00:24:09,614
장군, 그 칼 내려놓으시오
397
00:24:09,698 --> 00:24:12,117
- [대도수의 힘주는 소리]
- [푹 찌르는 소리]
398
00:24:12,701 --> 00:24:15,662
[대도수] 그만 가거라, 가서
399
00:24:15,745 --> 00:24:17,747
도통사께 용서를 빌거라
400
00:24:17,831 --> 00:24:22,377
- [대도수의 악쓰는 소리]
- [이어지는 격정적인 음악]
401
00:24:22,460 --> 00:24:24,087
[기합]
402
00:24:24,171 --> 00:24:25,672
[힘겨운 숨소리]
403
00:24:28,508 --> 00:24:29,634
[거란군의 놀란 소리]
404
00:24:31,094 --> 00:24:33,597
[거란군, 대도수의 기합]
405
00:24:33,680 --> 00:24:35,098
[대도수의 포효]
406
00:24:35,182 --> 00:24:36,892
[거란군의 힘주는 소리]
407
00:24:38,685 --> 00:24:41,563
[흩어지듯 멈추는 음악]
408
00:24:49,404 --> 00:24:51,072
[소배압] 웬 소란이냐!
409
00:25:01,499 --> 00:25:03,251
[한숨]
410
00:25:07,964 --> 00:25:09,424
[호장의 신음]
411
00:25:13,720 --> 00:25:16,223
- [말 울음]
- [호장의 가쁜 숨소리]
412
00:25:20,060 --> 00:25:22,395
[야율적로] 저 마을은
왜 이리 태평한 것이냐?
413
00:25:22,479 --> 00:25:23,939
그게 무슨 말이오?
414
00:25:24,022 --> 00:25:26,441
너희 왕이
정말 이 길로 도망을 쳤다면
415
00:25:26,524 --> 00:25:28,360
백성들이 저렇게 태평할 수 없다
416
00:25:28,443 --> 00:25:31,613
[야율적로] 겁을 먹고
왕을 따라 도망을 치든가, 아니면
417
00:25:31,696 --> 00:25:34,115
우리 거란군을 피해서
산으로 숨었을 것이다
418
00:25:34,199 --> 00:25:36,368
- [긴장되는 음악]
- [떨리는 숨소리] 속인 거 아니오
419
00:25:36,451 --> 00:25:39,829
백산을 지나서
남쪽으로 향한 거라면
420
00:25:39,913 --> 00:25:42,499
분명 충주로 향한 거란 말이오!
421
00:25:42,582 --> 00:25:44,459
- [야율적로의 기합]
- [호장의 비명]
422
00:25:44,542 --> 00:25:45,418
[말 울음]
423
00:25:45,502 --> 00:25:47,170
[야율적로] 어서 돌아가자!
424
00:25:47,254 --> 00:25:48,922
[야율적로의 기합]
425
00:26:04,145 --> 00:26:07,691
[채충순] 관리들도 안 보이고
노비들도 안 보이옵니다
426
00:26:07,774 --> 00:26:09,818
모두 도망친 듯하옵니다
427
00:26:10,360 --> 00:26:11,403
[한숨]
428
00:26:13,780 --> 00:26:17,325
이 역의 관리도
이 고을의 호족이오?
429
00:26:17,409 --> 00:26:19,953
예, 이 역촌의 호장이옵니다
430
00:26:20,036 --> 00:26:22,289
절도사들을 제외하곤
431
00:26:22,372 --> 00:26:26,042
지방의 관리들 대부분이
그 지역의 호족들이옵니다
432
00:26:27,877 --> 00:26:30,839
[장연우] 저, 폐하
지척에 민가들이 있사옵니다
433
00:26:30,922 --> 00:26:34,134
정 상궁과 양 내관을 보내어
양식을 구해 오라 하겠사옵니다
434
00:26:34,968 --> 00:26:36,261
보내지 마시오
435
00:26:36,803 --> 00:26:38,972
백성들에게 폐를 끼치기는 싫소
436
00:26:39,597 --> 00:26:41,808
- 하오나…
- [현종] 내 말대로 하시오
437
00:26:42,392 --> 00:26:43,768
[장연우] 예, 폐하
438
00:26:44,269 --> 00:26:47,105
[현종]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나
논의하여 봅시다
439
00:26:47,188 --> 00:26:49,190
이제 어디로 가야 하오?
440
00:26:49,858 --> 00:26:51,067
이대로
441
00:26:51,651 --> 00:26:53,403
공주로 향하면 되는 것이오?
442
00:26:53,486 --> 00:26:54,946
일단은
443
00:26:55,030 --> 00:26:58,908
공주 절도사한테 가는 것밖에는
방법이 없사옵니다
444
00:26:58,992 --> 00:27:00,785
[최사위] 그리고 만약
그곳의 호족들도
445
00:27:00,869 --> 00:27:03,246
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면
446
00:27:04,331 --> 00:27:06,499
다시 다른 곳으로 가셔야 하옵니다
447
00:27:07,751 --> 00:27:09,377
그게 어디요?
448
00:27:09,461 --> 00:27:10,628
어디로 가야
449
00:27:11,963 --> 00:27:13,131
[떨리는 숨소리]
450
00:27:13,214 --> 00:27:15,300
내가 환영받을 수 있는 거요?
451
00:27:21,222 --> 00:27:23,433
[원정황후] 그럼 나주로 가시지요
452
00:27:24,309 --> 00:27:26,603
- [현종] 나주?
- [원정황후] 예
453
00:27:26,686 --> 00:27:30,982
나주는 태조 대왕께서
건국의 기반을 닦던 곳입니다
454
00:27:31,066 --> 00:27:35,403
그곳의 여러 호족 가문과
긴밀한 인연을 맺으셨지요
455
00:27:35,987 --> 00:27:40,158
그곳의 사람들은 분명
폐하를 진심으로 반길 것이옵니다
456
00:27:42,577 --> 00:27:43,787
경들의 생각은 어떻소?
457
00:27:43,870 --> 00:27:46,539
[채충순] 전하의 말씀이
옳은 듯하옵니다
458
00:27:46,623 --> 00:27:50,001
그곳이라면 폐하께서 안심하고
머무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
459
00:27:50,085 --> 00:27:51,044
[최사위] 예
460
00:27:51,127 --> 00:27:54,130
게다가 나주는
사통팔달의 요지이고
461
00:27:54,214 --> 00:27:56,466
사람과 물자가 풍부한 곳이옵니다
462
00:27:57,634 --> 00:28:01,137
군사를 다시 모으기에도
그곳이 제격이옵니다
463
00:28:02,680 --> 00:28:04,140
[한숨]
464
00:28:05,767 --> 00:28:08,478
그래, 그럼 나주로 갑시다
465
00:28:09,104 --> 00:28:10,271
[함께] 예, 폐하
466
00:28:10,355 --> 00:28:12,315
[현종의 한숨]
467
00:28:13,149 --> 00:28:14,567
정말
468
00:28:15,235 --> 00:28:17,821
먼 길이 되겠구려
469
00:28:21,366 --> 00:28:24,661
[황보유의] 그럼
예부시랑을 잘 아시겠군요
470
00:28:24,744 --> 00:28:26,871
[김종현] 예
개경으로 올라가시기 전까지는
471
00:28:26,955 --> 00:28:28,665
줄곧 함께 있었습니다
472
00:28:29,290 --> 00:28:31,751
날마다 거란 놈들만
생각하고 계시던 분이셨죠
473
00:28:32,752 --> 00:28:34,629
개경에 올라오신 뒤로도
마찬가지였습니다
474
00:28:34,712 --> 00:28:36,881
[옅은 웃음] 그렇군요
475
00:28:36,965 --> 00:28:39,008
[김종현] 한데
어째 안 보이십니까?
476
00:28:39,092 --> 00:28:41,678
당연히 폐하를
모시고 계실 줄 알았는데
477
00:28:41,761 --> 00:28:43,930
[황보유의] 저도
자세히는 잘 모릅니다
478
00:28:44,013 --> 00:28:46,766
그저 따로 할 일이 있다고만
말씀하셨습니다
479
00:28:46,850 --> 00:28:48,476
[지채문] 멈춰라, 누구냐!
480
00:28:50,979 --> 00:28:54,232
[사내] 쏘지 마시오!
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오
481
00:28:55,400 --> 00:28:56,776
[지채문] 무슨 일이냐?
482
00:28:58,987 --> 00:29:01,698
[사내] 폐하께서 오셨다기에
음식을 좀 장만해 왔소
483
00:29:07,287 --> 00:29:09,956
[잔잔한 음악]
484
00:29:14,210 --> 00:29:16,963
[사내] 역의 쌀독이 빈 지가
오래됐사옵니다
485
00:29:17,046 --> 00:29:20,216
하여 두 분께서
끼니조차 거르실까 봐…
486
00:29:20,300 --> 00:29:23,386
[아낙] 음식이 변변치 않아
송구하옵니다
487
00:29:23,470 --> 00:29:26,598
그저 허기라도 면하시라고
가져왔사옵니다
488
00:29:28,475 --> 00:29:31,227
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려
489
00:29:31,895 --> 00:29:33,021
정말 고맙소
490
00:29:33,104 --> 00:29:35,315
[둘의 당황한 숨소리]
491
00:29:35,982 --> 00:29:39,235
[현종] 내 이 은혜는 잊지 않겠소
492
00:29:39,319 --> 00:29:42,989
[사내] 아휴, 아, 아니옵니다
어찌 그런 말씀을…
493
00:29:44,991 --> 00:29:46,785
어서 드시옵소서
494
00:29:49,788 --> 00:29:51,289
[옅은 한숨]
495
00:30:09,641 --> 00:30:12,477
- [시끌시끌한 소리]
- [장연우의 웃음]
496
00:30:12,560 --> 00:30:14,312
아, 이거, 이거 좀 보시오, 이거
497
00:30:14,395 --> 00:30:16,147
[장연우] 이 쑥떡
윤기 나는 것 좀 보시오
498
00:30:16,231 --> 00:30:18,399
- [사람들의 탄성]
- [장연우의 웃음]
499
00:30:19,108 --> 00:30:20,944
- 어이, 양 내관
- [양협] 예
500
00:30:21,027 --> 00:30:22,779
[장연우] 쑥떡 좀 드시게나, 여기
501
00:30:22,862 --> 00:30:23,905
[양협] 먹고 있습니다
502
00:30:23,988 --> 00:30:26,616
- [양협의 웃음]
- [장연우] 아유, 많이 드시게
503
00:30:26,699 --> 00:30:28,493
[백성] 여기 수수떡 가져왔습니다
504
00:30:28,576 --> 00:30:31,746
- [화기애애한 대화 소리]
- [황보유의의 힘주는 소리]
505
00:30:34,874 --> 00:30:36,459
[지채문] 쓰읍!
506
00:30:38,711 --> 00:30:40,296
[황보유의] 어허, 쓰읍
507
00:30:42,924 --> 00:30:45,468
[현종] 정말 잘 먹었네
508
00:30:45,552 --> 00:30:47,428
[아낙] 황공하옵니다
509
00:30:48,555 --> 00:30:50,098
저…
510
00:30:50,640 --> 00:30:53,685
음식은 입에 맞으셨는지요?
511
00:30:53,768 --> 00:30:55,478
[원정황후] 아주 맛있었네
512
00:30:55,562 --> 00:30:59,732
궁궐의 잔치 때 먹은 음식보다도
훨씬 맛났네
513
00:30:59,816 --> 00:31:02,026
[아낙, 사내의 웃음]
514
00:31:02,694 --> 00:31:06,155
그래, 사는 건 어떻소?
515
00:31:06,239 --> 00:31:08,116
전란으로 많이 힘들지는 않소?
516
00:31:08,783 --> 00:31:11,703
힘들지 않은 백성이
어디 있겠사옵니까
517
00:31:12,370 --> 00:31:14,873
그래도 견딜 만하옵니다
518
00:31:17,709 --> 00:31:20,086
[현종] 이 고을의 호장은
지금 어디 있소?
519
00:31:20,169 --> 00:31:23,172
거란군이 내려온다는
소문을 듣더니
520
00:31:23,256 --> 00:31:26,593
식솔들을 이끌고
어디론가 떠났사옵니다
521
00:31:27,635 --> 00:31:28,928
[한숨]
522
00:31:31,306 --> 00:31:34,601
백성들에겐
평소 어찌 대하던 사람이오?
523
00:31:34,684 --> 00:31:36,019
[사내] 아…
524
00:31:37,228 --> 00:31:38,938
잘해 주시옵니다
525
00:31:42,692 --> 00:31:44,152
[현종] 뭘 어찌 잘해 주오?
526
00:31:48,031 --> 00:31:50,533
괜찮소, 편히 말해 보시오
527
00:31:50,617 --> 00:31:53,828
그래, 솔직히 말해 보게
528
00:31:53,912 --> 00:31:57,290
[원정황후] 폐하께서
물으시는 건데 뭘 주저하는가
529
00:32:01,836 --> 00:32:04,756
참말로 좋, 좋은 분이옵니다
530
00:32:04,839 --> 00:32:08,259
[사내] 역에 딸린 땅들도
골고루 나눠서
531
00:32:08,343 --> 00:32:09,636
경작하게 해 주시고…
532
00:32:09,719 --> 00:32:11,930
[아낙이 울며] 거짓말하지 마시오
533
00:32:12,013 --> 00:32:14,223
- [사내] 이보게!
- [처연한 음악]
534
00:32:14,307 --> 00:32:16,476
[울음]
535
00:32:21,189 --> 00:32:23,524
사람도 아닌 자이옵니다
536
00:32:23,608 --> 00:32:26,486
[아낙] 제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는
537
00:32:26,569 --> 00:32:29,322
세도 깎아 주고
부역도 면해 주지만
538
00:32:29,405 --> 00:32:32,700
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한테는
539
00:32:32,784 --> 00:32:36,663
역에서 죽은 말값까지도
뜯어 가는 자이옵니다
540
00:32:38,164 --> 00:32:41,250
그러고도 걸핏하면 매질이고
541
00:32:43,086 --> 00:32:44,337
흉년에는…
542
00:32:44,420 --> 00:32:46,005
- [사내] 그만하시오!
- [아낙의 울음]
543
00:32:47,173 --> 00:32:49,133
[아낙] 쌀 한 말을 뀌어주고는
544
00:32:49,217 --> 00:32:52,053
이자로 닷 말을 받아 가옵니다
545
00:32:52,136 --> 00:32:54,097
그걸 갚지 못했더니
546
00:32:57,517 --> 00:33:01,020
어린 제 딸년을 빼앗아 갔사옵니다
547
00:33:01,104 --> 00:33:04,190
[사내, 아낙의 울음]
548
00:33:10,196 --> 00:33:11,781
[놀란 숨소리]
549
00:33:14,659 --> 00:33:17,120
어,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소?
550
00:33:17,203 --> 00:33:19,330
그런 일을 왜 당하고만 있소?
551
00:33:20,415 --> 00:33:22,375
그럼 어찌합니까
552
00:33:23,084 --> 00:33:25,586
이 고을에서는 그자가 왕이옵니다
553
00:33:26,546 --> 00:33:30,174
[아낙] 왕께서 그러시는데
누가 막을 수 있사옵니까
554
00:33:30,258 --> 00:33:33,678
- [둘의 흐느끼는 소리]
- [계속되는 처연한 음악]
555
00:33:42,270 --> 00:33:44,147
[떨리는 숨소리]
556
00:33:47,525 --> 00:33:48,484
[채충순] 한번 태어나면
557
00:33:48,568 --> 00:33:51,029
그 고을에서
평생 살아야 하는 것이
558
00:33:51,112 --> 00:33:52,238
고려의 법이옵니다
559
00:33:52,822 --> 00:33:54,198
백성들이 이리저리 떠돌면
560
00:33:54,282 --> 00:33:56,784
나라의 근간을
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옵니다
561
00:33:57,577 --> 00:33:59,037
그래서
562
00:33:59,120 --> 00:34:02,373
도망치지도 못하고 그 고난을
계속 감당해야 하는 것이오?
563
00:34:02,457 --> 00:34:04,208
대체 절도사들은
뭘 하고 있는 것이오!
564
00:34:04,292 --> 00:34:06,586
열 손가락 남짓한 절도사들이
565
00:34:06,669 --> 00:34:09,922
온 고려의 호족들을
감시할 수는 없사옵니다
566
00:34:10,006 --> 00:34:13,092
[채충순] 그리고 설령
그들의 횡포를 알아낸다 해도
567
00:34:13,176 --> 00:34:15,553
모른 척 넘어가기 쉽사옵니다
568
00:34:17,096 --> 00:34:19,348
그들이 협조하지 않으면
569
00:34:19,432 --> 00:34:21,934
세를 거두는 것조차
힘들 테니 말이옵니다
570
00:34:24,020 --> 00:34:25,521
[현종의 한숨]
571
00:34:27,148 --> 00:34:30,610
[현종] 정녕 내가 허수아비였구려
572
00:34:30,693 --> 00:34:33,988
아무것도 모르는
반쪽짜리 황제였구려
573
00:34:41,079 --> 00:34:44,874
[거란 사신] 통주성에 갇혀 있다가
서경으로 압송되었습니다
574
00:34:44,957 --> 00:34:48,795
그런데 고려군의
도순검사란 자가 나타나
575
00:34:48,878 --> 00:34:51,422
저희들을 풀어 주었습니다
576
00:34:53,257 --> 00:34:55,593
그자가 갑자기
풀어 준 이유가 뭐요?
577
00:34:55,676 --> 00:34:57,720
[거란 사신]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
578
00:34:57,804 --> 00:34:59,972
그저 거란의 사신이니
579
00:35:00,056 --> 00:35:02,975
거란 군영으로
돌아가라고만 했습니다
580
00:35:05,186 --> 00:35:07,396
그래, 고생 많았소
581
00:35:08,231 --> 00:35:09,649
어서 가서 폐하를 알현하시오
582
00:35:09,732 --> 00:35:11,776
예, 도통
583
00:35:14,737 --> 00:35:17,490
[소배압] 너는 잠시 남거라
584
00:35:19,200 --> 00:35:21,202
넌 어찌 돌아온 것이냐?
585
00:35:21,285 --> 00:35:24,997
넌 본래 고려의 장수가 아니더냐?
586
00:35:26,499 --> 00:35:29,085
저는 이미
거란의 신하가 된 사람입니다
587
00:35:29,168 --> 00:35:30,753
그러니
588
00:35:30,837 --> 00:35:32,755
더 돌아오기 힘들었을 것이다
589
00:35:36,384 --> 00:35:39,053
[소배압] 고려를 배신한 자이니
590
00:35:39,137 --> 00:35:42,932
마땅히 죽이려 들었을 것이다
591
00:35:44,642 --> 00:35:47,562
통주성의 장수들은
죽이려 했습니다
592
00:35:47,645 --> 00:35:50,523
한데 도순검사가 살려 보냈습니다
593
00:35:50,606 --> 00:35:53,067
[의미심장한 음악]
594
00:35:53,943 --> 00:35:55,778
대신 도통께
595
00:35:55,862 --> 00:35:58,573
은밀하게 이 말을 전하라 했습니다
596
00:36:14,505 --> 00:36:16,132
[양규] 조심하십시오
597
00:36:16,215 --> 00:36:17,341
[강감찬] 걱정 마십시오
598
00:36:17,425 --> 00:36:19,760
절 죽이진 못할 겁니다
599
00:36:19,844 --> 00:36:21,262
그럼
600
00:36:21,345 --> 00:36:23,681
- [강감찬, 강민첨의 기합]
- [말 울음]
601
00:36:31,355 --> 00:36:34,025
[고조되는 음악]
602
00:36:34,108 --> 00:36:35,359
워, 워
603
00:37:03,554 --> 00:37:07,183
[야율분노] 군영을 이탈하는
군사들이 없는지 수시로 살펴라
604
00:37:07,266 --> 00:37:08,434
[장수들이 몽골어로]
605
00:37:12,271 --> 00:37:13,522
[한국어로]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
606
00:37:13,606 --> 00:37:15,024
무슨 일인데 그러느냐?
607
00:37:16,859 --> 00:37:18,778
도통이 군영을 이탈했습니다
608
00:37:18,861 --> 00:37:19,820
뭐?
609
00:37:19,904 --> 00:37:21,530
[장수] 고려인 사신과
밀담을 나누더니
610
00:37:21,614 --> 00:37:24,325
절령 방면으로
황급히 달려갔습니다
611
00:37:24,408 --> 00:37:28,079
[긴장이 감도는 음악]
612
00:37:28,996 --> 00:37:31,374
[소배압] 철군을 돕겠다?
613
00:37:32,083 --> 00:37:35,127
[강감찬] 그렇소, 철군을 위해서
필요한 게 무엇이오?
614
00:37:35,211 --> 00:37:36,587
어떤 명분이면
615
00:37:36,671 --> 00:37:39,590
공이 귀국의 황제 폐하를
설득할 수 있겠소?
616
00:37:39,674 --> 00:37:42,260
네놈들이 그걸
걱정하는 이유가 뭐냐?
617
00:37:42,343 --> 00:37:45,680
[소배압] 우릴 철군시켜 놓고
뭘 할 작정이냐?
618
00:37:45,763 --> 00:37:49,016
압록강을 넘기 전에
모두 섬멸할 것이오
619
00:37:53,980 --> 00:37:58,401
[강감찬] 만약 거란군이 계속
개경에 머문다면은
620
00:37:58,484 --> 00:38:00,736
거란군은 결국 자멸할 것이오
621
00:38:00,820 --> 00:38:03,864
섣불리 남쪽으로 진격한다면은
622
00:38:03,948 --> 00:38:06,075
영원히 고향으로
돌아가지 못할 것이오
623
00:38:06,158 --> 00:38:07,660
닥치지 못하겠는가!
624
00:38:07,743 --> 00:38:11,455
[강감찬] 거란군이 살길은
지금 철군하는 것이오
625
00:38:12,957 --> 00:38:16,127
우리가 원하는 것도
거란군이 철군하는 것이오
626
00:38:17,712 --> 00:38:20,798
자, 이제 말씀해 보시오
627
00:38:21,590 --> 00:38:22,633
무엇이 필요하오?
628
00:38:23,217 --> 00:38:27,555
공이 황제 폐하의 마음을 돌리려면
무슨 명분이 있어야 하오?
629
00:38:36,063 --> 00:38:38,941
[헛웃음] 고려의 항복이다
630
00:38:41,652 --> 00:38:43,154
[음악이 잦아든다]
631
00:38:43,237 --> 00:38:45,531
그럼 돌아가겠소
632
00:38:48,451 --> 00:38:49,827
[소배압] 아니면
633
00:38:50,411 --> 00:38:52,872
[긴장되는 음악]
634
00:38:52,955 --> 00:38:54,373
그만한 명분이다
635
00:38:54,457 --> 00:38:58,544
폐하께서 여러 제후국들에게
위신을 세울 수 있을 만큼
636
00:38:58,627 --> 00:38:59,837
충분한 명분
637
00:39:03,299 --> 00:39:04,300
[강감찬] 그게 무엇이오?
638
00:39:05,593 --> 00:39:06,427
친조다
639
00:39:06,510 --> 00:39:09,138
친조는 항복보다 더한 굴욕이오
640
00:39:09,221 --> 00:39:10,139
받아들일 수 없소
641
00:39:10,222 --> 00:39:12,391
행하고 안 하고는
642
00:39:13,059 --> 00:39:14,143
나중 문제다
643
00:39:14,226 --> 00:39:16,395
[소배압] 다시 한번 친조를 청해라
644
00:39:16,479 --> 00:39:20,441
이번에는 고려 국왕이
거란 땅까지 찾아가겠다 해라
645
00:39:21,025 --> 00:39:25,154
고려의 군주가 직접 국경을 넘어와
646
00:39:25,237 --> 00:39:28,657
폐하의 발아래 엎드리겠다는
서약이라면
647
00:39:29,241 --> 00:39:31,911
내가 폐하를 설득해 볼 수 있다
648
00:39:38,959 --> 00:39:40,378
좋소
649
00:39:41,462 --> 00:39:43,756
성상 폐하의 윤허를 받아
650
00:39:44,465 --> 00:39:45,841
표문을 전하겠소
651
00:39:45,925 --> 00:39:48,344
시간이 없다
사흘 안으로 가져와라
652
00:39:55,434 --> 00:39:58,062
[소배압] 네놈들 뜻대로
되진 않을 거다!
653
00:39:58,145 --> 00:40:00,731
고려군 따위에게 섬멸될
거란군이 아니다
654
00:40:00,815 --> 00:40:04,527
우리가 너희 고려군의 목을
모두 베고
655
00:40:04,610 --> 00:40:07,279
압록강을 유유히 넘어갈 것이다!
656
00:40:07,863 --> 00:40:11,826
[긴장이 고조되는 음악]
657
00:40:23,003 --> 00:40:25,339
[기합 소리]
658
00:40:34,557 --> 00:40:35,683
[한숨]
659
00:40:38,185 --> 00:40:41,063
[강감찬] 자네는 서경으로 가서
도순검사께 이 사실을 전하게
660
00:40:41,147 --> 00:40:42,231
예
661
00:40:43,524 --> 00:40:45,025
자네는 어서 폐하를 찾아가게
662
00:40:45,109 --> 00:40:46,110
예
663
00:40:46,861 --> 00:40:48,446
[강민첨] 공은 안 가십니까?
664
00:40:48,529 --> 00:40:52,199
난 여기 남아서
거란군의 동태를 계속 살피겠네
665
00:40:52,283 --> 00:40:53,701
자, 어서 가게, 어서
666
00:40:54,285 --> 00:40:55,619
[함께] 예
667
00:40:58,789 --> 00:41:01,709
[강민첨, 하공진의 기합]
668
00:41:04,920 --> 00:41:05,880
[한숨]
669
00:41:06,714 --> 00:41:09,383
- [가까워지는 말발굽 소리]
- [기합 소리]
670
00:41:09,467 --> 00:41:12,094
[긴박한 음악]
671
00:41:14,346 --> 00:41:17,475
[거란군, 강감찬의 기합]
672
00:41:23,606 --> 00:41:25,232
[긴장되는 효과음]
673
00:41:26,400 --> 00:41:27,568
[신음]
674
00:41:28,360 --> 00:41:30,821
- [거란군의 기합]
- [말 울음]
675
00:41:30,905 --> 00:41:33,574
[어두운 음악]
676
00:41:34,325 --> 00:41:36,744
[힘겨운 신음]
677
00:41:43,626 --> 00:41:45,127
[거란 군사] 빨리 움직여!
678
00:41:51,717 --> 00:41:54,803
[포로] 거란군들 먹을 건데
대충 하거라
679
00:41:55,804 --> 00:41:59,266
[덕이] 그러다 밥에서 돌 나오면
또 매 맞아요
680
00:42:03,270 --> 00:42:04,146
[한숨]
681
00:42:05,231 --> 00:42:06,649
[강감찬 처] 넌 어디서 잡힌 거냐?
682
00:42:07,608 --> 00:42:08,484
[덕이] 흥화진이요
683
00:42:08,567 --> 00:42:11,111
그럼 거기서부터
계속 끌려다닌 거냐?
684
00:42:12,071 --> 00:42:13,364
[덕이] 예
685
00:42:13,906 --> 00:42:15,616
다른 식구들은?
686
00:42:16,617 --> 00:42:18,911
몰라요, 어찌 됐는지
687
00:42:20,204 --> 00:42:22,790
오라버니랑 같이 잡혔는데
688
00:42:23,707 --> 00:42:26,168
오라버니는 갑자기
어디로 끌려갔어요
689
00:42:27,294 --> 00:42:28,212
[한숨]
690
00:42:28,295 --> 00:42:30,047
[덕이] 사람들 말로는
691
00:42:30,130 --> 00:42:32,299
화살받이 하다가
692
00:42:33,759 --> 00:42:35,469
죽었을 거래요
693
00:42:37,263 --> 00:42:38,305
아이고
694
00:42:39,807 --> 00:42:42,059
[강감찬 처의 혀 차는 소리]
695
00:42:42,142 --> 00:42:43,686
[강감찬 처의 한숨]
696
00:42:43,769 --> 00:42:46,355
나무 관세음보살
697
00:42:47,106 --> 00:42:48,232
[야율분노] 모두 비켜라!
698
00:42:59,827 --> 00:43:01,579
[무거운 음악]
699
00:43:01,662 --> 00:43:03,080
[놀란 숨소리]
700
00:43:13,382 --> 00:43:15,426
[떨리는 숨소리]
701
00:43:26,395 --> 00:43:29,273
니놈에게 기만당한 순간부터
702
00:43:29,356 --> 00:43:31,650
이 전쟁이 어긋나기 시작했다
703
00:43:31,734 --> 00:43:34,153
[야율융서] 니놈만 아니었으면
704
00:43:34,236 --> 00:43:36,238
이 전쟁은 벌써 끝났을 것이다
705
00:43:46,999 --> 00:43:48,375
[야율융서의 거친 기합]
706
00:43:48,459 --> 00:43:49,543
[야율분노] 폐하
707
00:43:49,627 --> 00:43:51,837
죽이기 전에
알아내야 할 것이 있사옵니다
708
00:43:51,920 --> 00:43:54,673
[긴장되는 음악]
709
00:43:54,757 --> 00:43:56,133
아무래도
710
00:43:56,216 --> 00:43:58,010
도통이 이자와
내통한 것 같사옵니다
711
00:43:58,093 --> 00:43:59,303
뭐라?
712
00:43:59,386 --> 00:44:01,138
[야율분노] 이자를 넘겨주시옵소서
713
00:44:01,221 --> 00:44:03,182
소신이 밝혀내겠사옵니다
714
00:44:16,153 --> 00:44:18,614
[강감찬의 신음]
715
00:44:21,075 --> 00:44:23,661
무슨 짓을 해서라도
716
00:44:23,744 --> 00:44:25,371
반드시 자백을 받아 내라
717
00:44:27,539 --> 00:44:28,374
[몽골어로]
718
00:44:28,457 --> 00:44:30,751
[거친 숨소리]
719
00:44:39,093 --> 00:44:42,179
[강감찬의 고통스러운 비명]
720
00:44:44,348 --> 00:44:45,474
[한국어로] 모함이옵니다
721
00:44:45,557 --> 00:44:47,935
[소배압] 소신은
그자를 만나러 나간 것이 아니라
722
00:44:48,018 --> 00:44:50,687
군영 밖으로
정찰을 나간 것이옵니다
723
00:44:50,771 --> 00:44:52,314
한데 왜!
724
00:44:52,398 --> 00:44:54,024
그자를 보고도 잡아 오지 않았소?
725
00:44:54,108 --> 00:44:56,610
소신은 발견하지 못하였사옵니다
726
00:45:04,118 --> 00:45:06,703
[야율융서] 도통과 함께 나갔던
군사들을 모두 데려오시오
727
00:45:06,787 --> 00:45:09,248
직접 그들에게 묻겠소
728
00:45:11,083 --> 00:45:12,918
- 어서!
- [소배압] 폐하
729
00:45:14,420 --> 00:45:15,879
소신은 어떤 경우에도
730
00:45:15,963 --> 00:45:18,715
폐하께 해가 될 일은
하지 않사옵니다
731
00:45:18,799 --> 00:45:20,175
[긴장이 감도는 음악]
732
00:45:20,259 --> 00:45:22,636
소신을 믿어 주시옵소서
733
00:45:22,719 --> 00:45:24,430
소신을 믿고
734
00:45:24,513 --> 00:45:27,099
이번 일은 불문에 부쳐 주시옵소서
735
00:45:27,182 --> 00:45:28,267
뭐요?
736
00:45:28,350 --> 00:45:31,728
[소배압] 소신은 이제껏
폐하만을 위해 살아왔사옵니다
737
00:45:32,312 --> 00:45:34,106
소신이 무슨 일을 하든
738
00:45:34,189 --> 00:45:37,276
그것은 오로지
폐하를 위한 일이옵니다
739
00:45:41,697 --> 00:45:44,199
- 도통
- [소배압] 부탁이옵니다
740
00:45:45,033 --> 00:45:46,618
진심으로
741
00:45:47,536 --> 00:45:50,038
폐하를 위해서이옵니다
742
00:45:51,206 --> 00:45:54,543
[긴장이 고조되는 음악]
743
00:46:02,593 --> 00:46:04,470
- 그게 정말인가?
- [강민첨] 예
744
00:46:04,553 --> 00:46:06,013
말을 달리다 잠시 돌아봤더니
745
00:46:06,096 --> 00:46:09,558
예부시랑이 거란군에게
끌려가고 있었습니다
746
00:46:09,641 --> 00:46:11,143
[양규의 한숨]
747
00:46:11,810 --> 00:46:13,812
- [양규] 도통 그자의 짓인가?
- [강민첨] 아닙니다
748
00:46:13,896 --> 00:46:17,316
도통이 아니라 다른 장수가 이끄는
군사들이었습니다
749
00:46:17,399 --> 00:46:20,694
아무래도
뭔가 잘못된 것 같사옵니다
750
00:46:20,777 --> 00:46:22,404
[깊은 한숨]
751
00:46:25,407 --> 00:46:28,410
[양규] 자넨 지금 즉시
흥화진으로 돌아가게
752
00:46:28,494 --> 00:46:29,745
돌아가서
753
00:46:29,828 --> 00:46:32,039
무로대에 있는 거란군을
잘 묶어 두게
754
00:46:32,748 --> 00:46:35,250
혹시라도 놈들이
남쪽으로 움직이면
755
00:46:35,334 --> 00:46:38,629
공격을 가해서라도
다시 무로대로 돌아가게 만들게
756
00:46:39,588 --> 00:46:41,256
[정성] 예, 알겠습니다
757
00:46:42,216 --> 00:46:44,468
저, 한데…
758
00:46:45,344 --> 00:46:48,388
이젠 표문을 전해도
소용없는 일 아닙니까?
759
00:46:49,056 --> 00:46:50,807
적과 내통하여 만들어진
표문이라는 게
760
00:46:50,891 --> 00:46:53,143
온 천하에 드러난다면
761
00:46:53,227 --> 00:46:57,147
거란주도 그 표문을
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옵니다
762
00:46:58,565 --> 00:47:01,568
예부시랑은 절대로
입을 열지 않을 걸세
763
00:47:02,444 --> 00:47:04,821
[무거운 음악]
764
00:47:04,905 --> 00:47:08,575
그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
더 간절하게
765
00:47:09,076 --> 00:47:11,453
승리를 원하는 사람이네
766
00:47:13,664 --> 00:47:14,957
[한숨]
767
00:47:15,040 --> 00:47:18,043
- [계속되는 무거운 음악]
- [강감찬의 신음]
768
00:47:18,126 --> 00:47:20,295
- [채찍질 소리]
- [거란 장수의 분한 소리]
769
00:47:20,379 --> 00:47:23,257
[거란 장수가 씩씩거린다]
770
00:47:27,010 --> 00:47:30,013
[강감찬의 고통스러운 신음]
771
00:47:31,348 --> 00:47:33,767
제법 질긴 놈이구나
772
00:47:33,850 --> 00:47:37,020
그래, 얼마나 버티나 보자
773
00:47:39,690 --> 00:47:41,525
[고조되는 음악]
774
00:47:41,608 --> 00:47:44,027
- [푹 꽂는 소리]
- [강감찬의 신음]
775
00:47:47,364 --> 00:47:53,495
[강감찬의 절규]
776
00:47:53,579 --> 00:47:55,581
[무겁고 강렬한 음악]
777
00:48:31,158 --> 00:48:34,745
[하공진] 저희 성상께서
다시 한번 친조를 청하시옵니다
778
00:48:34,828 --> 00:48:38,206
[현종] 그자들이 표문을
어찌 받아들일지 몹시 초조하오
779
00:48:38,290 --> 00:48:40,292
[강감찬 처] 이제 그만하고
죽이시오
780
00:48:40,375 --> 00:48:42,294
[소배압] 그자가
뒤늦게라도 입을 열면
781
00:48:42,377 --> 00:48:44,171
폐하께서도 곤경에 처하신다
782
00:48:44,254 --> 00:48:48,175
[박진] 거란군이
황제를 쫓아 내려오고 있소
783
00:48:48,258 --> 00:48:51,094
그놈들이 이 고을까지
침범하기 전에
784
00:48:51,178 --> 00:48:53,513
황제를 잡아 넘겨야 하오
58115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