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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
00:00:47,338 --> 00:00:49,340
[바람이 휭 분다]
2
00:01:01,644 --> 00:01:03,646
[자동차 엔진음]
3
00:01:11,112 --> 00:01:13,114
[새가 지저귄다]
4
00:01:18,578 --> 00:01:20,580
[부드러운 음악]
5
00:01:22,332 --> 00:01:24,334
[세면대에서 물이 졸졸 흐른다]
6
00:01:26,503 --> 00:01:27,796
[순이의 옅은 숨소리]
7
00:01:38,264 --> 00:01:39,891
[순이의 애쓰는 숨소리]
8
00:01:44,854 --> 00:01:46,356
[화장품 뚜껑을 달그락 연다]
9
00:01:57,283 --> 00:01:58,409
[순이의 애쓰는 숨소리]
10
00:02:14,592 --> 00:02:17,762
[한숨 쉬며]
이게 웬 괴물이냐?
11
00:02:32,902 --> 00:02:34,279
[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]
12
00:02:34,362 --> 00:02:36,781
{\an5}(며느리)
밥 먹는데 TV는 왜 틀어 놔?
시끄럽게
13
00:02:36,865 --> 00:02:37,907
(아들)
듣고 있잖아
14
00:02:37,991 --> 00:02:39,075
(순이)
은주는?
15
00:02:39,159 --> 00:02:40,535
어제 전화 왔어요
16
00:02:40,618 --> 00:02:43,246
할머니 잘 있냐고
할머니 보고 싶다고
17
00:02:43,413 --> 00:02:45,707
직접 말하지
그걸 왜 건너서 말해
18
00:02:45,790 --> 00:02:48,543
한국에서 전화하면 여긴 밤이잖아
19
00:02:48,626 --> 00:02:51,087
얘 요즘 이상해
남자친구 생긴 것 같아
20
00:02:51,921 --> 00:02:54,048
뭐? 한국에서?
21
00:02:54,299 --> 00:02:56,426
{\an5}(아들)
아, 얘가, 요즘 단속을
안 했더니, 진짜
22
00:02:56,509 --> 00:02:59,178
아이고, 정말
얘들이 지금 어느 때라고
23
00:02:59,262 --> 00:03:01,222
[전화벨이 울린다]
그런 얘기들을 해?
24
00:03:01,306 --> 00:03:04,309
{\an5}(순이)
아, 열아홉이면
남자 한창 만나야지
25
00:03:04,934 --> 00:03:09,188
뭐, 여기 열서넛 되는 것들
뭐, 길에서 뽀뽀하고 끌어안고
26
00:03:09,314 --> 00:03:10,189
헬로
27
00:03:10,273 --> 00:03:12,066
{\an5}[아들과 순이 대화하는 소리]
(공무원)
헬, 아이, 저, 여보세요?
28
00:03:12,150 --> 00:03:13,026
네
29
00:03:13,109 --> 00:03:15,028
(공무원)
거기 김순이 할머니 댁 맞나요?
30
00:03:15,612 --> 00:03:16,613
맞는데요?
31
00:03:16,696 --> 00:03:18,281
(공무원)
저, 잠깐 통화 좀...
32
00:03:18,364 --> 00:03:19,699
네, 잠깐만요
33
00:03:20,283 --> 00:03:22,744
{\an5}[TV에서 영어가 흘러나온다]
(며느리)
어머니, 한국에서 전화 왔어요
34
00:03:22,827 --> 00:03:24,370
[반가운 숨을 내뱉으며]
은주구나
35
00:03:24,454 --> 00:03:25,538
[작은 소리로]
아니에요
36
00:03:25,622 --> 00:03:28,583
{\an5}(아들)
재영, 어딜 또 가려 그래?
[손자가 영어로 대답한다]
37
00:03:28,708 --> 00:03:30,376
하이, 은주
38
00:03:30,460 --> 00:03:33,004
(공무원)
저기, 김순이 씨 되시죠?
39
00:03:33,087 --> 00:03:35,298
아, 네
40
00:03:36,257 --> 00:03:38,343
제가 김순이 맞는데요
41
00:03:38,426 --> 00:03:41,596
{\an5}(아들)
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거지?
[며느리가 리모컨을 탁 집는다]
42
00:03:41,679 --> 00:03:43,139
[TV 소리가 뚝 멈춘다]
43
00:03:50,855 --> 00:03:53,566
네, 알겠습니다
44
00:04:02,492 --> 00:04:04,035
[며느리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]
45
00:04:05,411 --> 00:04:07,830
(아들)
아니, 누군데 그래요?
46
00:04:08,706 --> 00:04:10,124
(며느리)
무슨 일이신데요?
47
00:04:13,586 --> 00:04:15,588
[비행기 엔진음]
48
00:04:17,173 --> 00:04:18,383
얘
49
00:04:19,217 --> 00:04:21,594
나 한국에 좀 잠깐 보내다오
50
00:04:25,473 --> 00:04:27,475
[공항 안이 시끌벅적하다]
51
00:04:37,944 --> 00:04:39,195
[반가운 웃음]
52
00:04:39,320 --> 00:04:42,282
{\an5}(은주)
할머니!
[은주의 좋아하는 신음]
53
00:04:42,365 --> 00:04:43,825
[순이와 은주의 웃음]
54
00:04:45,159 --> 00:04:47,203
(은주)
그래서 나 중간고사 C 받았잖아
55
00:04:47,287 --> 00:04:48,830
그래도 말 잘하는 줄 알았는데
56
00:04:49,580 --> 00:04:52,792
근데 교수님들은
말씀 좀 어렵게 해 가지고
57
00:04:53,042 --> 00:04:54,127
한국말 안 같아
58
00:04:54,544 --> 00:04:59,299
한 번 하고 두 번 하고
그, 자꾸 하면 익숙해지고
59
00:04:59,382 --> 00:05:01,301
[휴대전화 진동음]
그렇게 배우는 거야
60
00:05:01,384 --> 00:05:02,593
[기어를 달칵 조작한다]
61
00:05:04,345 --> 00:05:06,556
- (며느리) 여보세요?
- (은주) 어, 엄마
62
00:05:06,639 --> 00:05:07,557
(며느리)
만났어?
63
00:05:07,640 --> 00:05:09,100
지금 할머니 모시고 가는 길이야
64
00:05:09,183 --> 00:05:10,310
(며느리)
지금 어디야?
65
00:05:11,269 --> 00:05:14,564
'강원도 화천군...'
66
00:05:14,981 --> 00:05:17,650
{\an5}(며느리)
거기가 어디야?
[순이와 은주가 주소를 읊는다]
67
00:05:17,734 --> 00:05:19,402
(며느리)
할머니 옆에 계시면 좀 바꿔 봐
68
00:05:19,485 --> 00:05:22,322
알았어, 잠깐만, 할머니
69
00:05:22,739 --> 00:05:25,575
어, 그래, 어미야, 응, 나다
70
00:05:26,117 --> 00:05:29,537
어, 오는 데 불편한 거 없었고
밥도 잘 먹었고
71
00:05:29,620 --> 00:05:31,414
약도 다 잘 챙겨 먹었다
72
00:05:31,497 --> 00:05:35,001
{\an5}(며느리)
그냥 은주보고 하라고 하지
왜 굳이 가셔서 고생을 하시고
73
00:05:35,084 --> 00:05:36,836
(순이)
고생 안 한다니까
74
00:05:36,919 --> 00:05:40,256
{\an5}(며느리)
어머니, 그이가 그냥
팔아 버리고 얼른 오시래요
75
00:05:42,800 --> 00:05:46,345
{\an5}(은주)
할머니, 여기 할머니
예전에 살던 데예요?
76
00:05:47,305 --> 00:05:48,222
응
77
00:05:49,515 --> 00:05:50,975
아주 잠깐
78
00:05:53,644 --> 00:05:58,191
{\an5}(은주)
근데 이 집 지금 보면 좀 무서워
막 괴물 나올 것 같아
79
00:05:58,274 --> 00:05:59,650
괴물 나올 것 같아?
80
00:06:02,153 --> 00:06:04,614
(순이)
그때도 그랬어, 처음 봤을 때
81
00:06:05,364 --> 00:06:07,909
아주 딱 괴물이라도
나올 것 같더라고
82
00:06:10,328 --> 00:06:11,788
할머니 몇 살 때?
83
00:06:15,041 --> 00:06:17,251
예전에 너만 할 때
84
00:06:18,544 --> 00:06:20,254
너처럼 예뻤을 때
85
00:06:23,007 --> 00:06:24,133
그때
86
00:06:25,259 --> 00:06:27,261
[의미심장한 음악]
87
00:06:30,556 --> 00:06:32,558
[천둥이 우르릉 친다]
88
00:06:50,785 --> 00:06:53,162
[열쇠가 잘그락거린다]
89
00:06:58,251 --> 00:07:00,670
[늑대들이 사납게 짖는다]
90
00:07:09,428 --> 00:07:12,098
[괴인의 고통스러운 신음]
91
00:07:13,266 --> 00:07:15,643
[괴인의 힘겨운 숨소리]
[늑대들이 사납게 짖는다]
92
00:07:37,123 --> 00:07:39,459
[열쇠가 잘그락거린다]
[손잡이를 탁 민다]
93
00:07:39,584 --> 00:07:41,669
[늑대들이 깨갱거린다]
94
00:07:43,880 --> 00:07:45,423
[괴인의 애쓰는 신음]
95
00:07:51,304 --> 00:07:53,306
[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]
96
00:07:54,765 --> 00:07:55,933
(괴인)
시끄러워!
97
00:07:59,312 --> 00:08:00,438
[괴인의 거친 숨소리]
98
00:08:01,606 --> 00:08:03,399
[괴인의 고통스러운 신음]
99
00:08:03,816 --> 00:08:04,901
[괴인의 옅은 신음]
100
00:08:05,109 --> 00:08:06,611
[쇠막대가 달그락 떨어진다]
101
00:08:06,652 --> 00:08:08,112
[천둥이 우르릉 친다]
102
00:08:08,196 --> 00:08:10,198
[늑대들이 사납게 짖는다]
103
00:08:27,048 --> 00:08:29,050
[순이의 기침]
104
00:08:32,678 --> 00:08:34,805
[정 씨 처의 애쓰는 신음]
105
00:08:39,101 --> 00:08:41,729
{\an5}(순이 모)
아이고, 어떡해요, 저희 때문에
너무 고생이 많으세요
106
00:08:41,854 --> 00:08:43,231
(정 씨 처)
아유, 아니에요
107
00:08:43,272 --> 00:08:46,609
{\an5}(순이 모)
너무 감사해요, 정말 감사합니다
[정 씨 처의 웃음]
108
00:08:46,692 --> 00:08:48,402
{\an5}[순이의 한숨]
(순자)
김순이, 비켜
109
00:08:48,486 --> 00:08:50,196
[밝은 음악]
[순이의 놀란 숨소리]
110
00:08:50,279 --> 00:08:52,281
(순이 모)
운전기사 아저씨 어디 계시니?
111
00:08:52,365 --> 00:08:55,409
{\an5}(정 씨 처)
아유, 네가 작은애인가 보구나?
[동석이 불평한다]
112
00:08:55,493 --> 00:08:58,079
{\an5}(순이 모)
순이야, 이거 내려놔
얼른 들어가서 쉬어
113
00:08:58,454 --> 00:08:59,497
괜찮아
114
00:08:59,580 --> 00:09:01,916
아유, 여기까지만 해
115
00:09:02,792 --> 00:09:05,920
어머, 아이고, 아이고, 아이고
할머니, 이렇게 무거운 걸
116
00:09:06,003 --> 00:09:09,006
{\an5}(동석 할머니)
이웃이 새로 왔는데
당연히 도와야지
117
00:09:09,090 --> 00:09:11,801
[웃으며]
아이고, 같이 하면 쉬운 거여
118
00:09:11,842 --> 00:09:14,136
야, 동석아
그러다 넘어져, 깨져!
119
00:09:14,220 --> 00:09:16,013
[순자가 불평한다]
동미도 뛰지 마!
120
00:09:16,097 --> 00:09:19,308
- (지태) 야, 집 좋다!
- (동석 할머니) 야, 거기 둬
121
00:09:20,393 --> 00:09:22,103
(정 씨)
어이, 어이
122
00:09:22,186 --> 00:09:24,605
어어, 여기, 여기
여기 좀 받쳐 봐, 여기, 여기
123
00:09:27,608 --> 00:09:30,987
아이고, 저기 제가 할게요
그냥 이 사람은 놔두시고요
124
00:09:31,070 --> 00:09:33,531
예, 뭐야, 저...
[정 씨의 애쓰는 신음]
125
00:09:33,948 --> 00:09:35,241
[사람들이 애쓰는 신음]
126
00:09:35,324 --> 00:09:37,326
어때요, 여기 공기 괜찮죠?
127
00:09:37,868 --> 00:09:39,662
집도 이만하면 뭐
[웃음]
128
00:09:39,745 --> 00:09:43,082
{\an5}[순이 모의 힘겨운 숨소리]
아, 우리 아버지 별장도
여기 바로 근처고
129
00:09:43,374 --> 00:09:45,293
근데 이제 담장이
너무 높아 가지고
130
00:09:45,376 --> 00:09:48,546
답답해 보이더라고
그래서 그냥 허물었지, 뭐
131
00:09:48,629 --> 00:09:50,423
[힘겨운 목소리로]
어, 고마워
132
00:09:50,506 --> 00:09:52,675
지태 덕분에
내가 이 은혜는...
133
00:09:52,758 --> 00:09:54,051
(순이)
그런 얘기 하지 마
134
00:09:54,468 --> 00:09:56,137
아유, 놔둬, 왜 이래
아이고, 어?
135
00:09:56,178 --> 00:09:59,181
- (순자) 어, 그거 내 건데?
- (동석) 어, 돼지 오줌보다
136
00:09:59,265 --> 00:10:02,059
{\an5}(정 씨)
어, 어, 넘어져, 넘어져
[순이 모가 얘기한다]
137
00:10:04,103 --> 00:10:05,771
(순이 모)
안 도와주셨으면
138
00:10:05,855 --> 00:10:07,857
우리 세 식구 하루 종일
짐 나를 뻔했어요
139
00:10:07,940 --> 00:10:09,483
{\an5}(정 씨)
[웃으며]
별말씀을
140
00:10:09,567 --> 00:10:12,069
- 많이 드세요, 감사합니다
- (정 씨) 네, 네
141
00:10:12,153 --> 00:10:15,156
{\an5}(순이 모)
순이야, 순자야
감사합니다 그러고 인사드렸어?
142
00:10:15,239 --> 00:10:16,949
- 감사합니다
- 감사합니다
143
00:10:17,033 --> 00:10:18,951
- (정 씨) 그래그래
- 동석이, 동미
144
00:10:19,035 --> 00:10:20,828
'잘 먹겠습니다' 하고 먹었어?
145
00:10:20,911 --> 00:10:22,496
- 잘 먹겠습니다
- 잘 먹겠습니다
146
00:10:22,580 --> 00:10:24,582
아까부터 먹고 있었는데
참, 할머니도
147
00:10:24,665 --> 00:10:27,501
아니, 그런데 그
바깥어른은 어디 가셨나?
148
00:10:29,795 --> 00:10:31,297
[멋쩍은 숨을 들이켠다]
149
00:10:32,089 --> 00:10:34,342
돌아가셨어요, 재작년에
[순이 모의 멋쩍은 웃음]
150
00:10:34,425 --> 00:10:35,426
[사람들이 당황한다]
151
00:10:35,509 --> 00:10:37,970
그냥 뭐, 제가 집에서
원고 교정 일 보면서
152
00:10:38,054 --> 00:10:40,681
애들 키우고
[사람들의 멋쩍은 웃음]
153
00:10:40,973 --> 00:10:42,224
[정 씨의 헛기침]
154
00:10:42,308 --> 00:10:45,770
그나저나 여기 동네 분들
전부 이렇게 식사하면서
155
00:10:46,103 --> 00:10:47,980
제가 좀 인사 좀 드려야 될 텐데
156
00:10:48,314 --> 00:10:50,441
어, 이게 다예요
157
00:10:50,858 --> 00:10:53,986
{\an5}우리네랑 동석 할머니네랑
이렇게 딱 두 집
[정 씨 처의 웃음]
158
00:10:54,278 --> 00:10:57,281
경숙이라고 우리 집에
세 들어 사는 처녀가 하나 있는데
159
00:10:57,573 --> 00:10:59,450
(정 씨 처)
아유, 뭐, 얼굴 보기 힘들어
160
00:10:59,533 --> 00:11:01,744
{\an5}(정 씨)
아니, 그런데
내가 이 동네 온 지
161
00:11:01,827 --> 00:11:03,454
5년이 넘었는데 말이야, 어?
162
00:11:03,704 --> 00:11:06,582
{\an5}아유, 여기 이 안에
처음 들어와 보네, 어
[정 씨의 웃음]
163
00:11:06,666 --> 00:11:11,003
{\an5}(동석 할머니)
그런데 방이 몇 개여? 응?
아이고, 전화도 있어
164
00:11:11,087 --> 00:11:12,213
[정 씨 처의 웃음]
165
00:11:12,296 --> 00:11:13,881
전에 아무도 안 살았어요?
166
00:11:13,964 --> 00:11:15,466
아유
[정 씨의 사레들린 기침]
167
00:11:15,549 --> 00:11:18,260
[정 씨 처의 못마땅한 신음]
[정 씨의 사레들린 기침]
168
00:11:18,344 --> 00:11:20,304
아, 왜, 살았지
169
00:11:20,388 --> 00:11:22,306
하여튼 뭐 하는
양반인지 모르겠는데
170
00:11:22,390 --> 00:11:26,060
생전 밖을 안 나와
제대로 말을 한 번 못 섞어 봤어
171
00:11:26,143 --> 00:11:29,980
그러다가
어, 저기, 이 국 한 그릇만 더
172
00:11:30,064 --> 00:11:30,981
아, 네
173
00:11:31,065 --> 00:11:34,110
{\an5}(동석 할머니)
그러다가 심장 마비로
죽은 거 아니여
174
00:11:34,193 --> 00:11:36,445
죽은 다음에도 한참 못 봤어
175
00:11:36,529 --> 00:11:40,241
그 양반이 저 헛간 옆에서
뭘 키웠냐면
176
00:11:40,950 --> 00:11:43,452
승냥이를 키웠어요, 이리들
177
00:11:43,536 --> 00:11:44,453
와
178
00:11:45,079 --> 00:11:48,124
아니, 왜 그, 그런 거를...
179
00:11:48,916 --> 00:11:50,209
드시려고?
180
00:11:50,292 --> 00:11:53,963
아니여, 뭔 공부를 했던 모양이여
[정 씨 처가 피식한다]
181
00:11:54,213 --> 00:11:57,091
아유, 뭐, 큰 책을 들고
왔다 갔다 하더라고
182
00:11:57,174 --> 00:12:00,136
{\an5}(정 씨 처)
아니, 아니, 근데
애들이 아주 이쁘네, 응?
183
00:12:00,219 --> 00:12:02,012
그런데 학교가 멀 텐데?
[한숨]
184
00:12:02,763 --> 00:12:04,807
저기 너는 그
태령국민학교 다닐 거고
185
00:12:04,890 --> 00:12:07,726
저기 큰딸내미는 음...
186
00:12:08,769 --> 00:12:11,689
아, 정화여고 다닐 모양이네
187
00:12:13,149 --> 00:12:14,191
[한숨]
188
00:12:14,275 --> 00:12:16,110
[멋쩍게 웃으며]
순이는 학교 안 다녀요
189
00:12:16,777 --> 00:12:17,778
아유
190
00:12:18,487 --> 00:12:21,073
별로 차린 게 없어 갖고
이거 먹을 만하신지 모르겠다
191
00:12:21,157 --> 00:12:22,324
(순이 모)
드실 만하셔요?
192
00:12:22,408 --> 00:12:24,660
많이 있으니까 더 드세요
193
00:12:25,119 --> 00:12:28,664
엄마, 나 잠깐 마당에
뭐 두고 온 게 있어서
194
00:12:30,624 --> 00:12:32,668
쌀쌀하니까 빨리 들어와
195
00:12:32,751 --> 00:12:34,378
[순이가 신발을 달그락 신는다]
196
00:12:34,462 --> 00:12:35,629
[문이 덜컥 열린다]
197
00:12:36,172 --> 00:12:38,424
[문이 탁 닫힌다]
우리가요
198
00:12:39,008 --> 00:12:41,177
이렇게 큰 집 살 형편은 아닌데
199
00:12:41,260 --> 00:12:43,512
순이가 아파 가지고
이사 온 거예요
200
00:12:43,929 --> 00:12:46,557
의사 선생님이
요양이 꼭 필요하다고 해서요
201
00:12:46,974 --> 00:12:48,184
아니, 어디가?
202
00:12:49,852 --> 00:12:52,521
폐가 좀 안 좋아요
203
00:12:52,605 --> 00:12:55,191
[사람들이 안타까워한다]
그래서 뭐, 그 검정고시라고
204
00:12:55,274 --> 00:12:57,276
집에서 공부하는 그거 하고 있어요
205
00:12:57,359 --> 00:12:59,695
[안타까워하는 정 씨 부부]
[한숨]
206
00:12:59,778 --> 00:13:02,490
우리 큰딸 웃는 거
본 지가 언젠지도
207
00:13:02,573 --> 00:13:04,158
제가 지금 기억이 안 나네요
208
00:13:04,325 --> 00:13:06,452
우리 언니는
친구도 한 명도 없어요
209
00:13:06,535 --> 00:13:07,786
순자야
210
00:13:08,204 --> 00:13:10,289
(동석 할머니)
딱하네, 딱해, 응?
211
00:13:10,789 --> 00:13:14,293
얼굴이 허연하니 백지장 같더라니
212
00:13:14,376 --> 00:13:17,129
아이고, 학교 좀 안 다니면 어때
[정 씨가 호응한다]
213
00:13:17,338 --> 00:13:19,173
나도 학교 근처도 못 가 봤어
214
00:13:19,256 --> 00:13:21,133
[정 씨 처의 웃음]
(정 씨) 아니, 근데
215
00:13:21,217 --> 00:13:23,177
아까 그 머리에
기름 바른 사람은 누구요?
216
00:13:23,552 --> 00:13:26,096
애들 아빠랑
동업하던 분 아들인데요
217
00:13:27,139 --> 00:13:29,350
- 이 집 식구는 아니지?
- 예
218
00:13:29,433 --> 00:13:34,063
어쩐지, 아니
딱 보기에 못돼 먹었더라고
219
00:13:34,146 --> 00:13:37,983
어른들이 앞에서 일하고 있는데
주머니에다가 손을 쓱 집어넣고
220
00:13:38,108 --> 00:13:39,401
그놈이 여기 왜 온 거요?
221
00:13:40,653 --> 00:13:42,696
그놈이 이 집 사 줬어요
222
00:13:45,449 --> 00:13:47,451
[잔잔한 음악]
[부엉이 울음]
223
00:13:49,495 --> 00:13:51,080
[숨을 깊게 내뱉는다]
224
00:14:06,303 --> 00:14:07,805
[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]
225
00:14:14,687 --> 00:14:17,356
{\an5}(순이 모)
어떻게 이 동네는
덜렁 두 집밖에 안 산다니?
226
00:14:17,439 --> 00:14:19,400
그래도 사람들은 참 좋은 것 같다
227
00:14:19,483 --> 00:14:21,318
창문 좀 열어 놔야 되겠다
228
00:14:21,610 --> 00:14:25,155
날씨가 쌀쌀해도 불 땠으니까
좀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
229
00:14:26,407 --> 00:14:28,826
- (순이 모) 약은?
- 방금 먹었잖아
230
00:14:29,660 --> 00:14:31,370
- (순이 모) 냄새는?
- 이상해
231
00:14:31,453 --> 00:14:32,997
- (순이 모) 먼지는?
- 몰라
232
00:14:33,080 --> 00:14:35,541
엄마가 내일 여기
청소 싹 할 거니까
233
00:14:36,083 --> 00:14:37,001
괜찮아
234
00:14:37,084 --> 00:14:40,087
[하품하며]
괜찮아질 거야
235
00:14:40,170 --> 00:14:41,505
가서 자
236
00:14:42,423 --> 00:14:45,634
(순이 모)
그래야겠다, 아유, 고단하다
237
00:14:48,345 --> 00:14:49,430
[문이 탁 닫힌다]
238
00:15:09,408 --> 00:15:10,618
[순이가 코를 훌쩍인다]
239
00:15:15,915 --> 00:15:17,917
[풀벌레 울음]
240
00:15:20,085 --> 00:15:21,211
[훌쩍인다]
241
00:15:29,803 --> 00:15:31,138
[순이가 흐느낀다]
242
00:15:33,223 --> 00:15:35,142
[순이가 흐느낀다]
243
00:15:35,726 --> 00:15:37,686
[인기척이 들린다]
[순이의 놀란 숨소리]
244
00:15:45,486 --> 00:15:46,403
[코를 훌쩍인다]
245
00:15:53,077 --> 00:15:54,411
[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]
246
00:15:54,495 --> 00:15:55,537
[놀란 숨을 들이켠다]
247
00:15:55,704 --> 00:15:56,997
[다급한 숨소리]
248
00:15:59,166 --> 00:16:02,044
[놀란 숨을 내뱉으며]
순자야, 일어나 봐
249
00:16:02,336 --> 00:16:04,964
밖에 뭐 있는 것 같아
일어나 봐
250
00:16:05,464 --> 00:16:08,467
[떨리는 숨을 내뱉으며]
야, 일어나 보라니까
251
00:16:08,550 --> 00:16:10,970
엄마, 언니가 나 자는데 괴롭혀!
252
00:16:15,349 --> 00:16:17,267
[순이 모가 코를 드르렁 곤다]
253
00:16:18,352 --> 00:16:19,520
[옅은 한숨]
254
00:16:24,900 --> 00:16:26,735
[순이의 긴장한 숨소리]
255
00:16:28,904 --> 00:16:30,823
[떨리는 숨소리]
256
00:16:32,616 --> 00:16:34,326
[인기척이 들린다]
257
00:16:35,160 --> 00:16:36,412
[인기척이 들린다]
258
00:16:36,495 --> 00:16:38,580
[불길한 음악]
[겁먹은 숨소리]
259
00:16:40,457 --> 00:16:41,875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260
00:16:52,720 --> 00:16:54,722
[떨리는 숨소리]
261
00:17:21,290 --> 00:17:22,583
[떨리는 숨을 내뱉는다]
262
00:17:29,840 --> 00:17:31,341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263
00:17:42,352 --> 00:17:43,854
[겁먹은 숨소리]
264
00:17:44,354 --> 00:17:46,732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265
00:17:57,826 --> 00:18:00,496
[순이의 비명]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266
00:18:01,997 --> 00:18:03,540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267
00:18:03,916 --> 00:18:05,501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268
00:18:06,710 --> 00:18:09,088
{\an5}(순이 모)
어, 야, 순이야
순이야, 왜 그래?
269
00:18:09,880 --> 00:18:13,300
아니, 이게 무슨 소리니, 어?
네 언니 어디 있니, 언니
270
00:18:13,383 --> 00:18:14,927
[아파하는 숨을 내뱉는다]
순이야
271
00:18:15,010 --> 00:18:16,595
(순자)
엄마, 여기 아니야?
272
00:18:17,930 --> 00:18:19,890
(순이 모)
아니, 이게 무슨 일이래, 이게
273
00:18:19,973 --> 00:18:21,391
(순자)
아, 날 깨우지
274
00:18:21,475 --> 00:18:25,312
{\an5}(순이 모)
아니, 왜 그 밤에 이 밤에 여길
어머머, 왜 혼자 들어가서
275
00:18:25,437 --> 00:18:27,898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어디 다쳤어, 어디, 여기?
276
00:18:27,981 --> 00:18:29,441
어머, 생전 안 그러더니
277
00:18:29,525 --> 00:18:32,778
{\an5}(정 씨)
큰일 날 뻔했구먼
날 부르지 그랬어요?
278
00:18:32,861 --> 00:18:34,863
아이고, 이리가
한 마리 더 있었네?
279
00:18:35,197 --> 00:18:36,782
그래, 순이 어디 다친 데 없고?
280
00:18:37,533 --> 00:18:40,619
{\an5}(순이 모)
아, 예, 그냥
여기 이렇게 쪼금 까지고요
281
00:18:40,702 --> 00:18:43,497
아이참, 이거 아침에 삶은 건데
좀 먹어 봐
282
00:18:43,580 --> 00:18:44,790
어머, 뭘 또 이런 거를
283
00:18:44,873 --> 00:18:47,126
- [웃으며] 아유, 자
- 아유, 잘 먹겠습니다
284
00:18:47,209 --> 00:18:49,753
{\an5}(순이 모)
다신 안 오겠죠, 뭐
네, 들어가세요
285
00:18:50,295 --> 00:18:53,340
{\an5}(정 씨)
아유, 그나저나 이거 우리
염소들 안 잡아먹히려나 몰라
286
00:18:53,423 --> 00:18:55,634
(순이 모)
어머, 힘든데 뭘 해?
287
00:18:56,260 --> 00:18:58,887
이런 거 안 해도 되니까
들어가서 공부를 해
288
00:18:58,971 --> 00:19:01,807
고등학교 졸업장은 따야
미국 이모네 가서도...
289
00:19:01,849 --> 00:19:03,225
엄마, 잠깐만
290
00:19:03,892 --> 00:19:04,810
(순이 모)
응?
291
00:19:05,727 --> 00:19:07,896
{\an5}[순이 모의 옅은 한숨]
(순이)
저기 봐 봐
292
00:19:09,231 --> 00:19:10,482
어머, 저거 뭐야?
293
00:19:11,400 --> 00:19:14,778
[놀란 숨을 들이켜며]
어머, 저, 저, 저, 정 씨!
294
00:19:15,070 --> 00:19:17,239
저, 잠깐, 가만있어 봐
295
00:19:18,740 --> 00:19:20,367
[빗자루를 쓱 가져오는 순이 모]
296
00:19:21,743 --> 00:19:23,203
저거야, 어젯밤에 본 게?
297
00:19:24,037 --> 00:19:26,248
그런 것 같기도 하고
아닌 것 같기도 하고
298
00:19:29,501 --> 00:19:30,502
저리 가
299
00:19:32,754 --> 00:19:35,174
가, 어이! 가, 어이!
[늑대소년의 옅은 숨소리]
300
00:19:40,971 --> 00:19:42,347
[긴장한 숨소리]
301
00:19:44,892 --> 00:19:45,851
이리 와 봐
302
00:19:46,768 --> 00:19:48,562
[늑대소년을 어른다]
303
00:19:49,313 --> 00:19:51,315
[의미심장한 음악]
304
00:19:55,068 --> 00:19:57,362
어, 어, 일로 와 봐
어, 그래
305
00:19:57,446 --> 00:19:58,864
[순이 모가 늑대소년을 어른다]
306
00:20:02,242 --> 00:20:03,410
[순이 모의 놀란 신음]
307
00:20:04,244 --> 00:20:06,163
사, 사, 사람이잖아?
308
00:20:07,331 --> 00:20:08,373
누구세요?
309
00:20:09,249 --> 00:20:10,334
[옅은 숨소리]
310
00:20:15,088 --> 00:20:16,798
(순이 모)
이, 이거 줄까, 이거?
311
00:20:16,882 --> 00:20:18,091
[간절한 숨소리]
312
00:20:18,467 --> 00:20:19,927
{\an5}(순이)
[작은 소리로]
엄마
313
00:20:22,471 --> 00:20:25,849
이거, 어, 자, 여기
[늑대소년의 옅은 숨소리]
314
00:20:26,892 --> 00:20:28,310
(순이 모)
아이고, 아이고
315
00:20:30,437 --> 00:20:31,396
[옅은 숨소리]
316
00:20:34,650 --> 00:20:35,901
[다급한 숨소리]
317
00:20:37,152 --> 00:20:38,695
[다급한 숨소리]
318
00:20:39,279 --> 00:20:40,447
[순이 모의 놀란 숨소리]
319
00:20:41,990 --> 00:20:43,951
뭐야, 아, 냄새
320
00:20:44,034 --> 00:20:45,285
어, 이거 또 줘, 이거?
321
00:20:45,369 --> 00:20:47,204
[빗자루를 탁 내려놓으며]
(순이 모) 어, 이거
322
00:20:47,704 --> 00:20:50,123
- 이거 줘, 이거?
- 어, 엄마, 왜 그래, 그만해
323
00:20:50,207 --> 00:20:51,583
그냥 가라 그래
324
00:20:51,667 --> 00:20:53,961
가만있어 봐, 가만있어 봐
[순이가 못마땅해한다]
325
00:20:54,044 --> 00:20:56,129
[늑대소년의 다급한 숨소리]
326
00:20:57,214 --> 00:20:59,216
[밝은 음악]
327
00:20:59,424 --> 00:21:00,926
[다급한 숨소리]
328
00:21:01,009 --> 00:21:02,552
[순이 모가 놀란 숨을 내뱉는다]
329
00:21:05,180 --> 00:21:06,640
[순이의 못마땅한 숨소리]
330
00:21:12,062 --> 00:21:13,105
[숨을 컥 들이켠다]
331
00:21:13,855 --> 00:21:15,315
쟤 왜 안 가?
332
00:21:15,565 --> 00:21:16,900
(동석 할머니)
말을 못 해?
333
00:21:16,984 --> 00:21:19,778
예, 그
알아듣는 것 같긴 한데...
334
00:21:19,861 --> 00:21:22,072
뭘 보고들 서 있어요
335
00:21:22,322 --> 00:21:24,992
저거 거지새끼 아니야
쫓아 버려요, 그냥
336
00:21:25,075 --> 00:21:28,996
이름은 모르겠고 나이는 불명
[연필심이 툭 부러진다]
337
00:21:29,329 --> 00:21:31,373
아이, 부러졌네, 씨, 쯧
338
00:21:31,790 --> 00:21:34,501
저기, 아줌마, 여기, 뭐, 뭐
칼 같은 거 없나?
339
00:21:34,751 --> 00:21:37,421
아니, 뭐예요
쟤 어떻게 하냐니까요
340
00:21:37,504 --> 00:21:40,215
[한숨 쉬며]
그러니까 저, 실질적으로다가
341
00:21:40,299 --> 00:21:42,259
우리 서에서 뭐
해 줄 수 있는 게 없네?
342
00:21:42,843 --> 00:21:43,760
응?
343
00:21:44,011 --> 00:21:45,637
[순이 모의 한숨]
신문 보니까
344
00:21:45,721 --> 00:21:48,348
전쟁 때 버려진 애들이
6만이래, 6만, 응?
345
00:21:49,099 --> 00:21:51,977
보니까 애가 한
열일곱, 여덟은 돼 보이는데
346
00:21:52,436 --> 00:21:55,188
이렇게 큰 애들은 또
고아원에서 잘 받아 주지도 않아
347
00:21:56,106 --> 00:21:58,025
가만있어 봐, 뭐
얼굴에 상처가...
348
00:21:58,108 --> 00:21:59,985
[으르렁거린다]
[사람들이 놀란다]
349
00:22:00,068 --> 00:22:01,987
아유, 깜짝이야
아, 얘 왜 이래?
350
00:22:02,070 --> 00:22:03,655
[놀란 순이 모]
맞고 자랐나?
351
00:22:03,739 --> 00:22:05,782
그러니까 일단 데려가서
352
00:22:05,866 --> 00:22:07,534
{\an5}(순이 모)
이렇게 뭐, 좀 알아봐야죠
[헛웃음]
353
00:22:07,617 --> 00:22:09,369
경찰이 그런 거 하는 거잖아요
354
00:22:09,578 --> 00:22:13,915
{\an5}[한숨 쉬며]
경찰이 하는 거 맞는데
그러면 내가 소장한테 혼나
355
00:22:13,999 --> 00:22:16,918
아, 그냥 내쫓으라니까
진짜, 이씨
356
00:22:17,502 --> 00:22:19,796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357
00:22:24,134 --> 00:22:25,969
[어이없는 웃음]
358
00:22:26,053 --> 00:22:28,847
{\an5}(경찰)
저기 저, 아무튼
내가 저, 좀 더 알아볼 테니까
359
00:22:28,930 --> 00:22:30,974
{\an5}그때까지 좀
데리고 있으셔, 어?
[잔잔한 음악]
360
00:22:31,058 --> 00:22:32,893
(순이 모)
아니, 제가 왜 데리고 있어요?
361
00:22:33,018 --> 00:22:34,644
(경찰)
아, 아까 내가 얘기했잖아
362
00:22:34,728 --> 00:22:36,772
전쟁 때 버려진 애들이
6만이라니까, 6만
363
00:22:37,105 --> 00:22:40,692
{\an5}(조 계장)
입소 신청서 한 부
주민 등록 등본 세 부
364
00:22:41,026 --> 00:22:43,570
초본 두 부, 소득 증명서 한 부
365
00:22:43,653 --> 00:22:46,406
[조 계장이 계속 얘기한다]
아, 저기 선생님 좀만 천천히
366
00:22:46,531 --> 00:22:49,367
과세 증명서, 보육 곤란 증명서
367
00:22:49,451 --> 00:22:52,037
취로 증명서
보호 아동 상황 조사서
368
00:22:52,204 --> 00:22:54,164
- (조 계장) 다음에...
- 보호 아동
369
00:22:54,247 --> 00:22:56,583
제, 제가 보호자가 아니에요
오늘 아침에 집 앞...
370
00:22:56,666 --> 00:22:59,002
그럼 경찰서 먼저 가셨어야지
371
00:22:59,086 --> 00:23:00,629
경찰에서 이리로 오라고 하던데요?
372
00:23:00,712 --> 00:23:02,255
그냥 보호자라고 치고
373
00:23:02,339 --> 00:23:05,425
보육 곤란으로다가 해서
보내는 게 제일 빨라
374
00:23:05,509 --> 00:23:07,844
보호자가 있으면
왜 고아원에 보내요?
375
00:23:07,928 --> 00:23:11,890
{\an5}[서류를 탁 정리하며]
아, 이 아줌마 정말
말이 도네, 돌아
376
00:23:12,641 --> 00:23:14,893
[순이 모의 멋쩍은 숨소리]
[조 계장의 한숨]
377
00:23:17,395 --> 00:23:18,396
(조 계장)
아줌마
378
00:23:18,605 --> 00:23:23,944
씁, 그 쉬운 방법이
하나 있긴 있는데
379
00:23:24,569 --> 00:23:25,862
뭐, 뭔데요?
380
00:23:26,780 --> 00:23:28,990
(정 씨)
아니, 그래서 얼마를 줬는데요?
381
00:23:29,074 --> 00:23:31,535
- 5,000원요
- 예?
382
00:23:32,119 --> 00:23:35,455
아이, 5,000원
아, 이 도둑놈의 자식들
383
00:23:35,664 --> 00:23:36,706
그...
384
00:23:37,082 --> 00:23:38,542
[정 씨가 냄새를 킁킁 맡는다]
385
00:23:38,625 --> 00:23:41,670
{\an5}[목을 가다듬으며]
아, 저, 일단
그, 좀 씻겨야겠네
386
00:23:41,753 --> 00:23:44,506
{\an5}(TV 속 앵커)
함께 뭉쳐 공산도배들의
세계 적화 야욕을
387
00:23:44,589 --> 00:23:46,508
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
388
00:23:47,676 --> 00:23:51,638
기조의 연설에서 실전을 위주로
한 반공 운동 기구로써
389
00:23:51,721 --> 00:23:53,640
반공 센터의 설치를 제의하였습니다
390
00:23:54,057 --> 00:23:56,601
[문이 덜컥 여닫힌다]
[순자가 흥얼거린다]
391
00:23:56,685 --> 00:23:57,561
우아
392
00:23:57,686 --> 00:23:59,146
[놀란 숨을 들이켜며]
뭐야?
393
00:23:59,271 --> 00:24:02,607
{\an5}(순이 모)
어, 순자야, 아빠 옷
아무거나 좀 꺼내 놔 봐 봐
394
00:24:03,567 --> 00:24:04,693
넌 이리 오고
395
00:24:04,818 --> 00:24:07,112
[순이 모의 한숨]
[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]
396
00:24:07,195 --> 00:24:09,573
[늑대소년의 옅은 숨소리]
397
00:24:12,826 --> 00:24:14,119
[떨리는 숨소리]
398
00:24:14,828 --> 00:24:16,830
[익살스러운 음악]
399
00:24:17,164 --> 00:24:18,373
[당황한 숨소리]
400
00:24:18,957 --> 00:24:21,585
{\an5}(순이 모)
아이고, 얘
너 지금 뭐 하는 거야?
401
00:24:21,668 --> 00:24:24,379
좀 씻으라니까
얘가 물을 먹고 있어
402
00:24:24,462 --> 00:24:26,047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403
00:24:26,256 --> 00:24:28,758
갑자기 뭔 소리를 내는 거야?
벗어, 좀, 일로 와
404
00:24:28,842 --> 00:24:30,802
벗어, 아이고, 냄새
벗어, 벗어
405
00:24:30,886 --> 00:24:32,095
넌 애도 아니고
406
00:24:32,179 --> 00:24:35,390
이 기운 없는 아줌마가
이렇게 씻겨 줘야겠니?
407
00:24:35,682 --> 00:24:39,853
그래도 또 창피한 건 알아 가지고
바지는 그냥 끝까지 쥐고 있네
408
00:24:40,353 --> 00:24:44,441
내가 이렇게 등만 밀어 줄 테니까
네가 알아서
409
00:24:46,902 --> 00:24:49,654
얘, 자니?
410
00:24:49,738 --> 00:24:51,656
[늑대소년이 색색거린다]
411
00:24:51,740 --> 00:24:52,741
[순이 모의 한숨]
412
00:24:54,034 --> 00:24:54,951
(순이)
엄마는?
413
00:24:55,035 --> 00:24:57,287
[문이 덜컥 열린다]
[순이 모가 못마땅해한다]
414
00:24:59,706 --> 00:25:01,833
아, 뭐 하고 있어, 일로 와
415
00:25:01,917 --> 00:25:04,711
{\an5}일로 와, 빨리
밥 먹자, 밥 먹자
[늑대소년이 킁킁거린다]
416
00:25:04,794 --> 00:25:07,214
아, 무슨 자꾸, 밥 먹어
저기, 저기, 밥, 응? 밥
417
00:25:13,637 --> 00:25:14,888
[허겁지겁 먹는다]
418
00:25:15,430 --> 00:25:16,514
아, 아이고, 얘
419
00:25:16,598 --> 00:25:19,684
[늑대소년이 쩝쩝 밥을 먹는다]
아니,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야?
420
00:25:19,768 --> 00:25:21,561
[허겁지겁 먹는다]
421
00:25:26,024 --> 00:25:29,027
{\an5}(순이 모)
[쯧쯧거리며]
얼마나 굶었으면...
422
00:25:29,110 --> 00:25:30,445
얘 어떻게 할 거야?
423
00:25:30,779 --> 00:25:33,031
어, 저기...
424
00:25:33,114 --> 00:25:34,324
엄마가 오늘 군청 가서
425
00:25:34,407 --> 00:25:36,368
다 얘기했으니까
금방 연락 올 거야
426
00:25:36,743 --> 00:25:39,204
연락 오기 전까지는
어떻게 할 건데?
427
00:25:39,537 --> 00:25:42,791
아, 아, 어, 그...
428
00:25:43,375 --> 00:25:47,796
아, 그분이 그, 그쪽으로
이렇게 아는 사람이 좀 많대
429
00:25:47,879 --> 00:25:49,839
빨리 알아봐 주신다니까
430
00:25:49,923 --> 00:25:53,260
우리 그때까지만 잠깐만
이렇게 데리고 있을까?
431
00:25:53,343 --> 00:25:54,219
뭐?
432
00:25:54,302 --> 00:25:57,347
아니, 딱 며칠만, 어?
[순이의 옅은 한숨]
433
00:25:57,681 --> 00:26:00,600
아이, 얘, 아예 안 봤으면
몰라도 이렇게 한번...
434
00:26:01,810 --> 00:26:05,981
저기 순이야
순이야, 엄마가 약속 지킬게
435
00:26:09,067 --> 00:26:11,528
얌전하고 편안하게 코 자
436
00:26:11,611 --> 00:26:15,365
이렇게 코, 코 하고 자야 돼
알았지?
437
00:26:16,408 --> 00:26:18,368
[늑대소년의 옅은 숨소리]
438
00:26:22,080 --> 00:26:24,207
[늑대소년의 당황한 숨소리]
439
00:26:25,709 --> 00:26:27,711
[잔잔한 음악]
440
00:26:27,794 --> 00:26:29,504
[늑대소년이 문을 박박 긁는다]
441
00:26:30,964 --> 00:26:33,174
[늑대소년의 애쓰는 신음]
442
00:26:39,264 --> 00:26:41,391
[늑대소년의 당황한 숨소리]
443
00:26:49,065 --> 00:26:51,443
[늑대소년의 불안한 숨소리]
444
00:26:58,533 --> 00:27:00,618
[늑대 울음소리를 낸다]
445
00:27:01,870 --> 00:27:03,580
{\an5}[문이 덜컥 열린다]
(순이 모)
얘
446
00:27:03,663 --> 00:27:05,582
너 또 뭐, 밤에 이상한 소리를
447
00:27:06,082 --> 00:27:08,043
밤에 그러는 거 아니야, 내려와
448
00:27:08,126 --> 00:27:09,544
[순이 모의 힘주는 신음]
449
00:27:12,672 --> 00:27:14,007
[책을 탁탁 정리한다]
450
00:27:14,090 --> 00:27:16,760
{\an5}(순이 모)
어떻게 짐을 정리해도
끝이 없다, 끝이 없어
451
00:27:17,093 --> 00:27:18,595
이걸 어느 세월에 다 하냐
452
00:27:20,430 --> 00:27:21,806
아니, 왜 밥을 안 먹고?
453
00:27:22,849 --> 00:27:24,476
나 앞으로 걔랑 밥 안 먹어
454
00:27:24,559 --> 00:27:25,769
아...
455
00:27:26,394 --> 00:27:28,646
엄마 원고 부치러
읍내 우체국 간다
456
00:27:29,439 --> 00:27:31,232
근데 우리 큰딸
457
00:27:31,316 --> 00:27:35,153
씁, 이제 좀 슬슬
공부 시작 안 하나?
458
00:27:36,571 --> 00:27:37,572
[한숨]
459
00:27:38,573 --> 00:27:40,450
[퉁명스럽게]
지금 하려고 찾고 있잖아
460
00:27:40,700 --> 00:27:41,743
내 거 어디 있어?
461
00:27:45,663 --> 00:27:47,040
[옅은 한숨]
462
00:27:49,667 --> 00:27:51,294
[고민하는 숨소리]
463
00:27:55,465 --> 00:27:56,508
[순이의 한숨]
464
00:27:59,302 --> 00:28:00,637
[애쓰는 신음]
[한숨]
465
00:28:01,638 --> 00:28:02,889
[익살스러운 음악]
466
00:28:02,972 --> 00:28:04,766
[순이의 애쓰는 신음]
467
00:28:05,892 --> 00:28:07,435
[순이의 힘주는 신음]
468
00:28:11,439 --> 00:28:12,899
[당황한 숨소리]
469
00:28:13,650 --> 00:28:15,110
저, 저리 가
470
00:28:15,360 --> 00:28:16,986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471
00:28:17,070 --> 00:28:19,989
가라니까!
[순이의 놀란 비명]
472
00:28:20,073 --> 00:28:23,076
오, 오지 마라고! 가라고!
473
00:28:23,326 --> 00:28:26,955
가라니까! 야! 엄마!
474
00:28:27,038 --> 00:28:28,415
[비명]
475
00:28:28,498 --> 00:28:31,668
[소리 지르며]
엄마, 엄마!
476
00:28:31,751 --> 00:28:34,295
[놀란 숨을 내뱉는다]
477
00:28:36,756 --> 00:28:37,924
[당황한 숨소리]
478
00:28:39,092 --> 00:28:40,427
[순이의 애쓰는 숨소리]
479
00:28:43,138 --> 00:28:44,347
[으르렁거린다]
480
00:28:44,431 --> 00:28:46,182
[익살스러운 음악]
아...
481
00:28:46,266 --> 00:28:47,434
[헛기침]
482
00:28:47,517 --> 00:28:49,269
[멋쩍은 신음]
483
00:28:51,104 --> 00:28:52,355
[헛기침]
484
00:28:55,525 --> 00:28:56,651
[멋쩍은 숨을 내뱉는다]
485
00:29:01,406 --> 00:29:03,032
(순이)
너, 이거 먹을...
486
00:29:04,409 --> 00:29:05,869
[늑대소년이 허겁지겁 먹는다]
487
00:29:07,412 --> 00:29:08,997
[늑대소년이 바닥에 툭 엎드린다]
488
00:29:11,332 --> 00:29:13,376
[늑대소년이 바닥에 글씨를 쓴다]
489
00:29:15,628 --> 00:29:17,714
[문이 덜컥 열린다]
[순이의 놀란 숨소리]
490
00:29:17,922 --> 00:29:19,841
{\an5}(지태)
아무도 없어?
[순이의 한숨]
491
00:29:19,924 --> 00:29:22,802
아, 아직까지 짐 정리하고 있냐?
492
00:29:23,344 --> 00:29:26,264
참, 집안에 남자가 없어 가지고
493
00:29:27,015 --> 00:29:28,224
비켜 봐, 어?
494
00:29:34,147 --> 00:29:35,857
[지태의 애쓰는 신음]
495
00:29:37,275 --> 00:29:40,779
아이씨, 집안에 여자가 셋인데
아직 정리도 안 하고
496
00:29:40,862 --> 00:29:42,739
뭐 하는 거야, 이씨, 쯧
497
00:29:43,490 --> 00:29:46,242
저건 아직도 있네?
뭐 하는 거야, 저기서?
498
00:29:46,326 --> 00:29:48,703
가요, 나 공부해야 돼
499
00:29:50,580 --> 00:29:51,539
검정고시?
500
00:29:53,333 --> 00:29:54,751
그거 해서 뭐 하니?
501
00:29:56,085 --> 00:29:58,838
그냥 나랑 살면서
502
00:29:59,255 --> 00:30:01,257
된장찌개나
맛있게 끓이면 되지, 뭐
503
00:30:01,341 --> 00:30:03,927
- 놔!
- 에이, 이리 좀 와 봐
504
00:30:04,177 --> 00:30:06,304
(지태)
나 지금 서울 간다, 어?
505
00:30:06,846 --> 00:30:11,017
한 며칠 못 볼 거니까
인사라도 좀 제대로 하자
506
00:30:12,268 --> 00:30:13,728
[뼈가 우두둑거린다]
507
00:30:14,771 --> 00:30:15,897
[아파하는 신음]
508
00:30:15,980 --> 00:30:18,441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[지태의 아파하는 신음]
509
00:30:18,650 --> 00:30:20,360
(지태)
아이씨!
510
00:30:20,443 --> 00:30:21,820
[지태의 아파하는 신음]
511
00:30:22,362 --> 00:30:24,197
[거친 숨소리]
뭐야?
512
00:30:25,907 --> 00:30:28,618
[어이없는 듯 웃으며]
씨, 와, 진짜
513
00:30:30,537 --> 00:30:31,788
[신발을 달그락 신으며]
너
514
00:30:32,664 --> 00:30:34,207
너, 봐, 아주, 봐
515
00:30:34,666 --> 00:30:38,545
에이씨, 진짜, 씨, 에이씨
[문이 쾅 닫힌다]
516
00:30:41,923 --> 00:30:43,341
[새침하게]
고맙다
517
00:30:47,470 --> 00:30:49,472
[부드러운 음악]
518
00:30:50,306 --> 00:30:51,891
[늑대소년이 바닥에 툭 엎드린다]
519
00:30:54,644 --> 00:30:57,021
{\an5}(순자)
아, 엄마
숟가락을 들 수가 없어
520
00:30:57,105 --> 00:30:59,524
{\an5}(순이 모)
그냥 잘 피해 가면서
이렇게 먹어 봐 봐
521
00:30:59,607 --> 00:31:01,317
(순자)
아, 이 오빠 진짜 너무하네
522
00:31:01,401 --> 00:31:04,571
{\an5}(순이 모)
아이고, 내 밥, 얘, 잠깐만
갖고 와, 침착해, 좀
523
00:31:13,580 --> 00:31:15,582
[신비로운 효과음]
524
00:31:26,259 --> 00:31:27,927
엄마, 걔 어디 갔어?
525
00:31:28,469 --> 00:31:29,470
걔, 철수?
526
00:31:29,971 --> 00:31:31,723
- '철수'?
- (순이 모) 응
527
00:31:32,432 --> 00:31:34,100
일단 철수라고 부르기로 했어
528
00:31:35,059 --> 00:31:37,645
옛날에 네 아빠가 아들 낳으면
철수라고 하자 그랬는데
529
00:31:38,062 --> 00:31:40,189
아유, 그때
그 순자가 태어나 가지고
530
00:31:40,481 --> 00:31:42,817
{\an5}(순이 모)
내 잘못도 아닌데
얼마나 눈치가 보이던지
531
00:31:43,109 --> 00:31:44,861
철수 어디 갔는데?
532
00:31:44,944 --> 00:31:46,446
(순이 모)
순자가 데리고 나갔어
533
00:31:46,988 --> 00:31:49,157
아무튼 걘 넉살도 좋아, 어?
534
00:31:49,240 --> 00:31:51,200
아니, 이사 온 지
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
535
00:31:51,284 --> 00:31:53,703
동네 애들하고 그렇게 쏘다니고
[뜨거워하는 순이]
536
00:31:53,786 --> 00:31:56,122
[밝은 음악]
[순자와 동석의 거친 숨소리]
537
00:31:57,248 --> 00:31:58,583
(동미)
오빠!
538
00:31:59,959 --> 00:32:02,253
[앙탈 부리며]
오빠
539
00:32:03,671 --> 00:32:04,923
[동미가 앙탈 부린다]
540
00:32:06,174 --> 00:32:07,467
[아파하는 신음]
541
00:32:07,550 --> 00:32:09,594
[울음]
542
00:32:09,677 --> 00:32:11,137
[당황한 숨소리]
543
00:32:14,432 --> 00:32:15,600
[동미의 좋아하는 신음]
544
00:32:16,559 --> 00:32:18,061
[동미의 웃음]
545
00:32:19,854 --> 00:32:21,022
[순자의 힘주는 숨소리]
546
00:32:21,189 --> 00:32:23,900
- (순자) 너 대따 못 친다
- (동석) 나 원래 잘 쳐
547
00:32:23,983 --> 00:32:26,277
[동미의 울음]
548
00:32:26,402 --> 00:32:29,530
혼자 논다고
할머니한테 다 이를 거야
549
00:32:30,490 --> 00:32:32,200
나 한 번만 하고 동미가 친다
550
00:32:33,743 --> 00:32:34,911
그래
551
00:32:38,331 --> 00:32:40,124
[야구공이 딱 맞는다]
[놀란 숨소리]
552
00:32:40,208 --> 00:32:42,460
- 홈런이야
- 아니야, 이루타야
553
00:32:42,543 --> 00:32:45,588
다음에 동미 해
그다음에 철수 오빠
554
00:32:46,047 --> 00:32:47,006
어?
555
00:32:47,882 --> 00:32:49,676
- 어디 갔지?
- (동석) 저기 있다
556
00:32:49,759 --> 00:32:51,302
(동미)
철수 오빠!
557
00:32:51,386 --> 00:32:53,221
(동석)
와, 달리기 진짜 빠르다
558
00:32:54,389 --> 00:32:56,808
오빠, 공 던져!
559
00:32:57,767 --> 00:33:01,145
던져, 세게, 빨리 던져!
560
00:33:03,773 --> 00:33:05,817
[신비로운 효과음]
561
00:33:07,110 --> 00:33:09,237
형, 그렇게 던지면 어떡해?
562
00:33:09,654 --> 00:33:11,656
(동미)
철수 오빠 바보
563
00:33:12,448 --> 00:33:14,200
(순이)
야, 너희들!
564
00:33:14,450 --> 00:33:15,785
[순이의 힘겨운 숨소리]
565
00:33:16,744 --> 00:33:19,664
왜 불러도 대답을 안 하냐?
566
00:33:20,081 --> 00:33:22,166
[한숨 쉬며]
진짜 힘들어
567
00:33:22,458 --> 00:33:24,002
[순이가 힘겨운 숨을 내뱉는다]
568
00:33:24,460 --> 00:33:27,505
- (순이) 안 들려?
- 주머니에 그거 뭐야?
569
00:33:28,339 --> 00:33:30,299
{\an5}[밝은 음악]
(순이)
철수야
570
00:33:30,383 --> 00:33:34,929
내가 기다려 하면 먹지 말고
571
00:33:36,764 --> 00:33:38,016
기다리는 거야
572
00:33:38,850 --> 00:33:41,227
자, 기...
[늑대소년의 다급한 숨소리]
573
00:33:41,644 --> 00:33:44,022
- (순이) 다려
- 이 언니 뭐 하는 거야?
574
00:33:45,732 --> 00:33:48,067
{\an5}[순이의 한숨]
(동석)
야, 우리 염소 보러 가자
575
00:33:48,151 --> 00:33:49,027
(순자)
염소?
576
00:33:49,110 --> 00:33:50,737
(동석)
응, 염소, 막 공책도 먹어
577
00:33:50,820 --> 00:33:52,780
[짜증 섞인 숨소리]
578
00:33:53,614 --> 00:33:54,741
야!
579
00:33:54,991 --> 00:33:58,703
내가 기다려 하면
먹지 말고, 어?
580
00:33:59,328 --> 00:34:00,830
기다리라고
581
00:34:01,497 --> 00:34:05,043
먹는 거 아니야, 먹지 마!
582
00:34:05,960 --> 00:34:06,836
자
583
00:34:08,212 --> 00:34:10,048
기다리라고, 이 멍청아!
584
00:34:11,507 --> 00:34:14,052
뭐? 뭐, 어쩔 건데?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585
00:34:14,135 --> 00:34:17,597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어, 야, 야! 철수, 야!
586
00:34:17,680 --> 00:34:20,850
아, 기다려, 안 돼
기다려, 야!
587
00:34:21,309 --> 00:34:23,186
[소리 지르며]
기다려, 아, 야!
588
00:34:23,269 --> 00:34:24,604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589
00:34:24,687 --> 00:34:27,315
[당황한 숨소리]
590
00:34:27,398 --> 00:34:29,150
[짜증 섞인 숨소리]
591
00:34:31,360 --> 00:34:32,403
기다려!
592
00:34:33,362 --> 00:34:37,158
{\an5}[울먹이며]
씨, 너, 씨
내 손 다 까지고, 이씨
593
00:34:39,410 --> 00:34:43,915
그래도 잘했어
그렇게 기다리는 거야, 알았지?
594
00:34:45,166 --> 00:34:49,545
자, 이제 내가
먹어 하면 먹는 거야
595
00:34:50,338 --> 00:34:51,464
먹어 하면
596
00:34:52,757 --> 00:34:55,093
먹는 거라고, 자
597
00:34:57,845 --> 00:34:59,972
자, 기다려
598
00:35:00,056 --> 00:35:01,140
[숨을 들이켠다]
599
00:35:01,224 --> 00:35:03,559
아직 아니야, 아직 아니야
600
00:35:04,352 --> 00:35:08,356
(순이)
자, 잠깐, 그렇지
601
00:35:08,439 --> 00:35:10,149
어, 잘 참는다
602
00:35:10,733 --> 00:35:12,777
어, 한다, 이제
603
00:35:14,362 --> 00:35:16,155
먹어
[숨을 들이켠다]
604
00:35:16,739 --> 00:35:18,157
먹으라고
605
00:35:19,659 --> 00:35:21,202
먹으라고!
606
00:35:21,285 --> 00:35:24,497
{\an5}[밝은 음악]
이씨, 먹어 하면
이렇게 먹는 거야
607
00:35:27,917 --> 00:35:31,963
가만있어 봐
이렇게 하는 거랬단 말이야, 쯧
608
00:35:32,505 --> 00:35:34,632
[어색한 웃음]
609
00:35:34,715 --> 00:35:37,802
[한숨 쉬며]
우리 철수 잘했다, 응?
610
00:35:38,678 --> 00:35:40,930
[이를 악물며]
내가 너 이뻐서 이러는 거 아니다
611
00:35:41,013 --> 00:35:44,767
어? 너랑 밥 먹기
진짜 짜증 나 가지고, 쯧
612
00:35:46,727 --> 00:35:48,396
[괴로운 숨을 내뱉는다]
613
00:35:48,646 --> 00:35:50,773
[손을 탁탁 털며]
야
614
00:35:52,066 --> 00:35:53,192
한 번 더
615
00:35:54,026 --> 00:35:57,780
{\an5}(순이 모)
아니, 마루 장롱 뒤에
누가 이걸 껴 놨어?
616
00:35:57,864 --> 00:35:59,574
[냄새를 킁킁 맡으며]
네가 그랬니?
617
00:35:59,657 --> 00:36:00,825
[한숨 쉬며]
몰라
618
00:36:05,496 --> 00:36:09,458
- 너 웬일이니, 철수 오면...
- 괜찮아, 불러
619
00:36:09,542 --> 00:36:11,002
[순이 모의 멋쩍은 웃음]
620
00:36:13,671 --> 00:36:15,089
동미야, 동석아
621
00:36:15,173 --> 00:36:17,175
[의미심장한 음악]
622
00:36:18,217 --> 00:36:20,094
(순이 모)
얘들아, 가려, 가려, 가려
623
00:36:20,178 --> 00:36:21,095
(순이)
기다려
624
00:36:21,179 --> 00:36:23,181
[익살스러운 음악]
625
00:36:27,560 --> 00:36:28,644
먹어
626
00:36:28,728 --> 00:36:30,479
[허겁지겁 먹는다]
627
00:36:30,563 --> 00:36:31,856
(순이)
기다려
628
00:36:32,690 --> 00:36:34,525
먹어, 조금씩
629
00:36:39,655 --> 00:36:43,075
아유, 착하다, 우리 철수
630
00:36:45,244 --> 00:36:46,787
[순이가 젓가락을 잘그락 집는다]
631
00:36:47,830 --> 00:36:50,249
뭐 해? 밥들 안 먹고?
632
00:37:00,343 --> 00:37:01,385
(순이)
안 돼!
633
00:37:02,303 --> 00:37:06,182
기다려, 이놈 자식, 씁, 쯧!
어딜, 혼나려고
634
00:37:07,141 --> 00:37:09,101
[순이의 애쓰는 신음]
635
00:37:10,686 --> 00:37:12,104
잘했어, 철수야
636
00:37:12,980 --> 00:37:15,066
다 했으면 뱉어, 이렇게, 퉤
637
00:37:18,277 --> 00:37:19,528
[트림]
638
00:37:20,279 --> 00:37:25,201
이렇게, 덮어, 덮어
어, 이렇게, 어, 어
639
00:37:26,452 --> 00:37:27,578
여기다 넣어
640
00:37:29,205 --> 00:37:30,456
잘했다, 철수야
641
00:37:30,998 --> 00:37:32,166
[순이의 힘겨운 숨소리]
642
00:37:32,250 --> 00:37:34,627
여기서 가운데로 딱 묶어
643
00:37:35,002 --> 00:37:36,629
어, 잘하네
644
00:37:36,963 --> 00:37:41,259
이거 아직 순자도 잘 못하는 건데
진짜 빨리 배우는구나
645
00:37:41,842 --> 00:37:42,969
[순이의 당황한 숨소리]
646
00:37:47,598 --> 00:37:49,725
[당황한 숨을 내뱉으며]
그래
647
00:37:56,399 --> 00:37:59,735
{\an5}(순이)
야, 그런데 너는 머리를
도대체 언제 자른 거냐?
648
00:38:00,152 --> 00:38:02,029
[늑대소년이 색색거린다]
649
00:38:02,863 --> 00:38:03,739
자냐?
650
00:38:03,823 --> 00:38:06,993
{\an5}(순이 모)
뭐 해들, 시장 간다니까
얼른 빨리 챙길 거 챙겨
651
00:38:07,785 --> 00:38:10,246
아, 아이, 나 아직
다 못 잘랐는데
652
00:38:10,329 --> 00:38:12,915
{\an5}(순이 모)
아, 그 정도면 다 잘랐는데, 뭐
빨리 들어가서 준비해
653
00:38:13,040 --> 00:38:15,418
철수는 우리 금방 갔다 올 거니까
집 잘 보고 있어
654
00:38:15,501 --> 00:38:17,295
저기 밤이랑 있으니까
잘 까먹고
655
00:38:17,461 --> 00:38:18,754
(순이)
안 돼, 기다...
656
00:38:21,215 --> 00:38:22,258
- 엄마
- 응?
657
00:38:22,341 --> 00:38:24,593
(순이)
우리 철수도 같이 가면 안 될까?
658
00:38:24,677 --> 00:38:26,637
- 네 마음대로 해, 순자야
- 가자
659
00:38:26,721 --> 00:38:28,806
{\an5}(순자)
넌 시장 가는데
슬리퍼를 신고 가니
660
00:38:28,889 --> 00:38:30,433
계집애가 맨날 사내처럼 왜 그래
661
00:38:30,516 --> 00:38:32,727
빨리, 빨리 들어가서
운동화 신고 와, 빨리빨리
662
00:38:33,853 --> 00:38:36,772
아유, 쟤는 누굴 닮아 갖고
저렇게 애가 털털한지, 정말
663
00:38:37,064 --> 00:38:38,357
[순이 모의 어이없는 웃음]
664
00:38:38,858 --> 00:38:40,860
{\an5}[순이 모가 입바람을 분다]
(순자)
비켜
665
00:38:40,943 --> 00:38:43,279
엄마 간다, 빨리 와!
666
00:38:43,362 --> 00:38:46,657
(순이)
가져가야지, 야, 철수야!
667
00:38:46,741 --> 00:38:48,951
[시끌벅적하다]
엄마, 나 달고나 한 번만 할래
668
00:38:49,493 --> 00:38:52,580
{\an5}(순이 모)
안 돼, 무슨 소리야
저거 먹으면 이빨 다 썩어
669
00:38:52,663 --> 00:38:54,290
(순자)
아니야, 그럼 나 이거
670
00:38:55,458 --> 00:38:58,669
{\an5}(순이 모)
보는 것마다, 우리 순자
빨리 눈 좀 가려, 앞만 보고 가
671
00:38:58,753 --> 00:39:01,255
안 돼, 안 돼, 안 돼, 안 돼
[소 울음]
672
00:39:01,339 --> 00:39:02,506
(순자)
아, 진짜 너무해
673
00:39:02,590 --> 00:39:04,258
(순이 모)
들어가야지, 이제 집에
674
00:39:11,015 --> 00:39:12,600
엄마, 운동화도 살 거야?
675
00:39:13,517 --> 00:39:17,563
넌 운동화 있잖아, 철수 오빠 거
오, 이거 괜찮다, 이거, 어?
676
00:39:18,481 --> 00:39:20,066
엄마, 그거 사려고?
677
00:39:20,483 --> 00:39:22,276
- 얘, 철수야
- 아저씨 거 같은데
678
00:39:22,360 --> 00:39:26,030
철수야, 이거 한번 봐 봐, 응?
야, 이거 예쁘다, 철수야
679
00:39:28,032 --> 00:39:29,116
(순이 모)
얘, 어디 갔니?
680
00:39:29,533 --> 00:39:32,203
아니, 아까 금세 뒤로
잘 쫓아오더니 어디로 갔어, 얘
681
00:39:32,286 --> 00:39:34,622
- (순이 모) 철수야?
- (순이) 어, 철수야!
682
00:39:34,705 --> 00:39:37,750
- (순이 모) 철수야
- 철수야, 김철수!
683
00:39:38,417 --> 00:39:40,211
[걱정하는 숨을 내뱉으며]
어디 갔어
684
00:39:40,294 --> 00:39:41,337
저기 있네
685
00:39:42,296 --> 00:39:43,839
[순이가 안도하는 숨을 내뱉는다]
686
00:39:43,923 --> 00:39:46,467
- (장수) 엄마한테 가, 엄마
- (아이) 돈 있어요
687
00:39:46,550 --> 00:39:49,053
{\an5}(장수)
[흥얼거리며]
아가씨 거고요
688
00:39:49,970 --> 00:39:52,264
- (장수) 이쪽에 이쁜이도
- (아이) 가지 마
689
00:39:52,348 --> 00:39:55,059
하나를 줘야겠구나, 자
690
00:39:55,393 --> 00:39:57,228
자, 자
[웃음]
691
00:39:58,062 --> 00:40:01,065
인마! 이거
뭐 하는 자식이야, 이거
692
00:40:01,148 --> 00:40:03,192
돈을 내고 사 먹어야
될 거 아니야, 이놈아
693
00:40:03,275 --> 00:40:06,153
{\an5}(순이 모)
돈을 내면 되지, 왜 남의 집
애한테 윽박을 지르고 그래요?
694
00:40:06,237 --> 00:40:08,489
아, 아주머니시구나
[멋쩍은 웃음]
695
00:40:08,572 --> 00:40:10,282
- (장수) 그렇구나
- 엄마, 나도
696
00:40:10,616 --> 00:40:13,285
- 이거 두 개 더 주세요
- (장수) 아유, 예, 예
697
00:40:13,369 --> 00:40:14,495
먹어, 먹어, 어, 먹어
698
00:40:14,578 --> 00:40:16,956
자제분들이 그냥 아주
똘망똘망하시네요
699
00:40:17,039 --> 00:40:20,209
{\an5}[웃으며]
(장수)
나도 딸 둘에 아들 하나인데
700
00:40:20,709 --> 00:40:22,545
아이고, 얘, 좀 천천히 좀 먹어
701
00:40:22,628 --> 00:40:25,005
넌 뭐가 급해 갖고
맨날 그렇게 씹지도 않고 먹어?
702
00:40:25,089 --> 00:40:26,465
[인부들의 힘겨운 신음]
703
00:40:26,549 --> 00:40:29,218
- (순이 모) 여기요, 아저씨
- (장수) 여기 있습니다
704
00:40:29,301 --> 00:40:30,719
[순이가 늑대소년을 나무란다]
705
00:40:30,803 --> 00:40:34,682
{\an5}(순이)
너, 내 말 듣고 있어?
어딜 가면 간다고 얘기하라고
706
00:40:34,765 --> 00:40:36,142
[인부1의 다급한 신음]
707
00:40:36,225 --> 00:40:37,643
[사람들의 당황한 목소리]
708
00:40:39,437 --> 00:40:41,939
{\an5}[인부들의 놀란 신음]
(인부2)
피해, 피해, 피해
709
00:40:42,773 --> 00:40:44,775
[사람들의 비명]
710
00:40:46,193 --> 00:40:48,195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711
00:40:49,572 --> 00:40:51,574
[의미심장한 음악]
712
00:40:51,657 --> 00:40:52,950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713
00:41:04,628 --> 00:41:06,672
[애쓰는 신음]
714
00:41:06,755 --> 00:41:08,382
[사람들의 비명]
715
00:41:09,216 --> 00:41:10,634
[놀란 숨소리]
716
00:41:14,221 --> 00:41:16,182
[순이가 걱정하는 숨을 내뱉는다]
717
00:41:16,515 --> 00:41:20,311
얘, 얘, 얘
얘, 병원에 가야 될 것 같은데?
718
00:41:23,606 --> 00:41:25,483
[뜨거워하는 신음]
719
00:41:26,358 --> 00:41:29,361
(한의사)
좀 빨개지고 뭐, 긁히긴 했는데
720
00:41:29,570 --> 00:41:31,780
아이고, 멍이 들려나?
721
00:41:32,364 --> 00:41:35,868
아, 저기, 선생님, 이 근처에
병원이 여기밖에 없나요?
722
00:41:35,951 --> 00:41:39,538
저, 좀 진짜 큰 병원에
가 봐야 될 것 같아서
723
00:41:40,122 --> 00:41:42,291
저기 아까요
막 이만한 쇳덩어리가
724
00:41:42,374 --> 00:41:45,044
- 여기에 막, 막 떨어져 가지고
- [작은 소리로] 엄마
725
00:41:45,127 --> 00:41:46,170
나가
726
00:41:46,504 --> 00:41:49,590
[익살스러운 음악]
아이고, 아이고, 선생님
727
00:41:49,673 --> 00:41:51,133
- 나가
- 저기 그게 아...
728
00:41:51,217 --> 00:41:52,843
아, 아니고요, 제가
729
00:41:52,927 --> 00:41:54,929
아이고, 제가 선생님을
못 믿는 게 아닌데
730
00:41:55,054 --> 00:41:57,139
아이고, 내가 또
말실수를 해 가지고
731
00:41:57,223 --> 00:41:59,225
- 아이고...
- 앉아 봐
732
00:41:59,308 --> 00:42:01,560
[목을 가다듬으며]
진짜 병원?
733
00:42:02,186 --> 00:42:05,356
그래, 난 가짜다
여기서 할 건 다 해
734
00:42:05,439 --> 00:42:08,234
내가 이래 봬도 이 동네에서
30년 동안 의술을...
735
00:42:10,236 --> 00:42:13,572
[머뭇거리며]
30년 동안 의술을...
736
00:42:13,656 --> 00:42:15,324
[의아한 숨을 들이켠다]
737
00:42:15,407 --> 00:42:17,409
[깊은 한숨]
738
00:42:17,493 --> 00:42:19,078
[한의사가 목을 탁탁 친다]
739
00:42:20,621 --> 00:42:21,539
[당황한 숨소리]
740
00:42:21,622 --> 00:42:24,583
어, 어, 어디가 좀
이렇게 마, 많이 안 좋은가요?
741
00:42:24,667 --> 00:42:26,335
다음에
742
00:42:27,795 --> 00:42:30,506
큰 병원 한번 가 보지?
743
00:42:32,967 --> 00:42:37,555
{\an5}(순자)
이거는 캐러멜이라는 거야
또 있는데 엄마가 내일 먹으래
744
00:42:38,055 --> 00:42:41,350
- (동미) 내일 오면 또 줘?
- (순자) 그래
745
00:42:41,767 --> 00:42:43,477
(동석)
우리 집에 곶감도 있어
746
00:42:43,561 --> 00:42:44,687
(순자)
곶감이 뭐야?
747
00:42:45,104 --> 00:42:47,565
- (동석) 너 곶감도 모르냐?
- (순자) 뭔데?
748
00:42:47,690 --> 00:42:50,442
(동석)
곶감이 뭐냐면, 곶감이야
749
00:42:50,526 --> 00:42:52,528
언니, 같이 가자!
750
00:42:53,779 --> 00:42:55,781
[익살스러운 음악]
751
00:42:58,325 --> 00:43:01,870
아이, 뭐, 귀찮게
그래, 뭐, 어디 가자고?
752
00:43:01,954 --> 00:43:03,914
(순자)
염소 보러, 대따 무섭게 생겼어
753
00:43:03,998 --> 00:43:06,041
- 너 달리기 몇 초야?
- (순자) 20초
754
00:43:06,125 --> 00:43:08,419
- (동석) 나 15초인데
- (순자) 난 3초야
755
00:43:08,502 --> 00:43:09,461
- 철수 오빠
- 난 1초
756
00:43:09,545 --> 00:43:10,629
(순자)
난 0초
757
00:43:10,713 --> 00:43:11,797
이거 가져
758
00:43:11,839 --> 00:43:13,257
(동석)
그러면 형렬이 이겨?
759
00:43:13,340 --> 00:43:14,842
(순자)
걔 어제 나한테 맞았는데
760
00:43:14,925 --> 00:43:17,595
콩이야, 물 주면 더 커
761
00:43:18,304 --> 00:43:20,556
(순자)
야, 내가 너보다 더 빠르거든?
762
00:43:20,973 --> 00:43:21,974
(동석)
웃기시네
763
00:43:22,057 --> 00:43:24,059
[익살스러운 음악]
764
00:43:28,439 --> 00:43:30,649
{\an5}[염소 울음]
(순이)
야, 너 그거 공책 그렇게 하다
765
00:43:30,774 --> 00:43:31,734
엄마한테 혼난다
766
00:43:31,817 --> 00:43:33,193
괜찮아, 다 쓴 거잖아
767
00:43:34,445 --> 00:43:35,696
뭐야, 내 건데?
768
00:43:36,113 --> 00:43:38,449
[순자가 못마땅해한다]
[동미가 염소 흉내를 낸다]
769
00:43:38,532 --> 00:43:40,784
그거 아니야, 이거야
[동석이 염소 흉내를 낸다]
770
00:43:40,868 --> 00:43:42,995
야, 이거야
[순자가 염소 흉내를 낸다]
771
00:43:43,412 --> 00:43:44,872
- 맞지, 언니?
- 어?
772
00:43:45,205 --> 00:43:46,123
누나, 해 봐
773
00:43:47,041 --> 00:43:49,877
- 야, 뭘 해
- 아, 해 봐
774
00:43:52,296 --> 00:43:53,505
[순이의 당황한 신음]
775
00:43:57,176 --> 00:44:00,804
아니, 뭐, 그, 그냥
내가, 내가 듣기에는
776
00:44:02,640 --> 00:44:04,850
[염소 흉내를 낸다]
777
00:44:04,933 --> 00:44:06,435
[아이들이 피식한다]
778
00:44:08,437 --> 00:44:09,480
[피식한다]
779
00:44:10,064 --> 00:44:11,148
웃어?
780
00:44:11,231 --> 00:44:13,233
(동석)
어, 아저씨 온다, 도망가
781
00:44:13,317 --> 00:44:16,278
[정 씨가 호통친다]
[아이들이 도망가라고 소리친다]
782
00:44:16,362 --> 00:44:17,988
(동미)
야, 공 간다!
783
00:44:18,072 --> 00:44:20,074
{\an5}[순이의 애쓰는 신음]
(순이)
안 돼!
784
00:44:20,157 --> 00:44:21,325
[아이들이 즐거워한다]
785
00:44:21,408 --> 00:44:23,494
{\an5}(순이)
철수 움직이지 마, 야야
야, 순자야
786
00:44:23,577 --> 00:44:25,788
- (동미) 오빠, 나도
- (순자) 아, 뭐 해
787
00:44:25,871 --> 00:44:28,499
- (순자) 오빠, 저기 가 있어
- (동석) 아, 동미야
788
00:44:28,582 --> 00:44:29,500
(순이)
잘했어
789
00:44:29,583 --> 00:44:31,627
손으로 잡지 말고 발로 이렇게
790
00:44:32,753 --> 00:44:34,129
[순이의 놀란 신음]
791
00:44:34,672 --> 00:44:35,839
(순이)
야!
792
00:44:36,256 --> 00:44:40,344
야, 야, 너 빨리 가서 주워 와
793
00:44:40,427 --> 00:44:42,179
[순이가 씩씩댄다]
[동미의 웃음]
794
00:44:42,221 --> 00:44:44,390
야, 야, 야, 야, 기다려
795
00:44:44,473 --> 00:44:46,600
- 그렇지
- 아, 언니, 뭐야
796
00:44:46,684 --> 00:44:48,852
아, 뭐 해, 아, 빠져
797
00:44:48,936 --> 00:44:50,187
[순이의 애쓰는 신음]
798
00:44:50,270 --> 00:44:51,438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799
00:44:52,773 --> 00:44:53,857
놔
800
00:44:54,233 --> 00:44:55,442
내 거!
801
00:44:56,402 --> 00:44:57,861
[아이들의 환호]
802
00:44:57,945 --> 00:44:58,904
앗싸!
803
00:44:58,987 --> 00:45:01,657
야, 너 잠깐 이쪽으로 따라와 봐
[동석의 당황한 신음]
804
00:45:01,740 --> 00:45:02,658
야!
805
00:45:03,784 --> 00:45:06,537
(동석 할머니)
어이구, 뜸이 잘 들었네
806
00:45:07,162 --> 00:45:09,206
맛있겠다
[웃음]
807
00:45:09,289 --> 00:45:11,041
[입바람을 호 분다]
808
00:45:11,708 --> 00:45:12,668
앗, 뜨거워
809
00:45:15,295 --> 00:45:17,047
[큰 소리로]
밥 먹어!
810
00:45:17,131 --> 00:45:19,133
[큰 소리로]
밥 먹어!
811
00:45:19,716 --> 00:45:21,427
(동석 할머니)
밥 먹어!
812
00:45:22,177 --> 00:45:24,388
(순이 모)
밥 먹어!
813
00:45:37,359 --> 00:45:38,610
[순이의 나무라는 숨소리]
814
00:45:39,403 --> 00:45:41,113
- (순자) 엄마
- (순이 모) 응?
815
00:45:41,196 --> 00:45:44,116
나 야구공도 하나만 사 줘
저번에 오빠가 잃어버렸어
816
00:45:44,450 --> 00:45:46,160
또 시작이다, 또
817
00:45:46,243 --> 00:45:50,414
{\an5}(순자)
그때 막 철수 오빠가 던졌는데
저기 염소 있는 데까지 날아갔어
818
00:45:50,497 --> 00:45:54,042
[놀란 숨을 들이켜며]
철수가 운동을 잘하는구나
819
00:45:54,960 --> 00:45:56,545
(순이 모)
운동선수 해야 되나?
820
00:45:58,005 --> 00:46:01,300
근데, 엄마, 철수 오빠
언제까지 우리 집에 있어?
821
00:46:01,758 --> 00:46:05,304
계속 알아보고 있으니까
금방 좋은 데 갈 수 있을 거야
822
00:46:05,387 --> 00:46:09,266
우리 반에 창규라고 있는데
걔가 고아원에서 왔는데
823
00:46:09,349 --> 00:46:11,977
{\an5}(순자)
걔 도시락도 안 싸 와
맨날 똑같은 옷만 입어
824
00:46:12,978 --> 00:46:16,106
{\an5}(순이 모)
[한숨 쉬며]
좋은 데는 아니지, 사실
825
00:46:19,651 --> 00:46:22,154
[차에서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]
826
00:46:23,697 --> 00:46:26,825
{\an5}[술 취한 목소리로]
나 무시하는 놈들
내가 열 배로 갚아 준다
827
00:46:27,618 --> 00:46:30,913
내가 너희들 싹 다 합친 거보다
돈 많아!
828
00:46:32,789 --> 00:46:36,126
{\an5}[술 취한 목소리로]
아니, 얻다 대고
자꾸 혼자 중얼중얼대는 거야
829
00:46:36,210 --> 00:46:39,421
네가 뭘 알아
너, 나 무시하냐, 어?
830
00:46:40,464 --> 00:46:42,341
(지태)
나한테 덤비는 새끼는 내가
831
00:46:43,425 --> 00:46:46,386
끝까지 밟아 준다, 알아들어?
832
00:46:46,470 --> 00:46:51,433
근데, 우리 지태 씨네 별장 가서
딱 한 잔 더 하는 거 맞지?
833
00:46:51,517 --> 00:46:52,392
그럴까?
834
00:46:52,643 --> 00:46:55,103
- 너 술 되게 잘 먹는다?
- (경숙) 나 좀 먹어
835
00:46:55,187 --> 00:46:56,480
우리 술 말고 다른 거...
836
00:46:56,563 --> 00:46:58,899
[쾅 부딪친다]
[지태와 경숙의 놀란 신음]
837
00:46:58,982 --> 00:47:01,109
[염소 울음]
[지태와 경숙의 아파하는 신음]
838
00:47:04,404 --> 00:47:06,490
[자동차 엔진음]
839
00:47:06,573 --> 00:47:08,617
[염소 울음]
840
00:47:10,369 --> 00:47:11,703
[경숙의 아파하는 신음]
841
00:47:12,538 --> 00:47:14,289
[지태의 거친 숨소리]
후, 아이...
842
00:47:14,373 --> 00:47:16,291
너 왜 쓸데없이
말을 걸어 가지고, 씨
843
00:47:16,792 --> 00:47:19,336
아, 너 때문에 진짜, 이씨
[경숙의 아파하는 신음]
844
00:47:20,087 --> 00:47:20,963
뭐야?
845
00:47:21,046 --> 00:47:24,007
[의미심장한 음악]
하여간 저 빌어먹을 새끼, 씨
846
00:47:24,091 --> 00:47:27,052
- 어, 어떡해
- 괜찮아, 저놈 말 못 해
847
00:47:27,135 --> 00:47:28,554
[경숙의 떨리는 숨소리]
848
00:47:28,637 --> 00:47:31,265
{\an5}(경숙)
주인집 아저씬데
나 여기 내려, 내려야 되는데
849
00:47:34,560 --> 00:47:36,603
(정 씨)
아니, 뭔 소리야, 이게, 어?
850
00:47:42,901 --> 00:47:44,069
야, 너...
851
00:48:01,378 --> 00:48:03,380
[새가 지저귄다]
852
00:48:15,851 --> 00:48:16,810
철수
853
00:48:17,686 --> 00:48:20,939
{\an5}(순이)
너 해 뜨면 일어나는구나?
이리 와 봐
854
00:48:23,317 --> 00:48:25,319
[늑대소년이 글씨를 쓱쓱 쓴다]
855
00:48:27,112 --> 00:48:28,822
야, 너
856
00:48:29,531 --> 00:48:31,325
그거 한번 말로 해 볼래?
857
00:48:32,034 --> 00:48:34,119
철수야, 그
858
00:48:34,786 --> 00:48:36,663
나 따라 해 봐, 이렇게
859
00:48:37,664 --> 00:48:39,082
디귿
860
00:48:40,876 --> 00:48:44,630
어? 야, 말로
한번 해 봐, 이렇게
861
00:48:44,713 --> 00:48:48,091
내, 내, 이 혓바닥으로 이렇게
움직여 봐, 이렇게
862
00:48:48,634 --> 00:48:50,052
디귿
863
00:48:50,761 --> 00:48:52,429
응?
[부드러운 음악]
864
00:48:52,512 --> 00:48:53,805
디
[애쓰는 신음]
865
00:48:53,889 --> 00:48:56,933
이렇게, 어, 어, 어, 어
디귿
866
00:48:58,143 --> 00:48:59,227
디귿
867
00:49:00,187 --> 00:49:03,523
[애쓰는 숨소리]
디, 어, 어, 어, 디귿
868
00:49:04,566 --> 00:49:05,567
디귿...
869
00:49:09,905 --> 00:49:13,033
야, 그만 쳐다봐, 다음 거 써
870
00:49:14,576 --> 00:49:15,619
다음 거
871
00:49:18,372 --> 00:49:21,541
{\an5}(순이)
[한숨 쉬며]
넌 이게 어렵냐?
872
00:49:21,625 --> 00:49:25,754
그냥 쓰면 되잖아
이렇게 작대기를 그으라고, 이렇게
873
00:49:25,837 --> 00:49:27,339
그으면 돼, 그냥
874
00:49:27,839 --> 00:49:30,884
모르면 그려, 리을
875
00:49:34,888 --> 00:49:37,224
[멋쩍게 웃으며]
야, 너, 손 되게 따뜻하다, 야
876
00:49:38,141 --> 00:49:41,645
[늑대소년이 글씨를 쓱쓱 쓴다]
그, 이렇게 한 번 하고
877
00:49:41,728 --> 00:49:44,314
두 번 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
익숙해져서
878
00:49:45,273 --> 00:49:46,525
금방 배울 거야
879
00:49:48,402 --> 00:49:49,945
[늑대소년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]
880
00:49:53,407 --> 00:49:54,616
(순이)
야, 너 뭐 해?
881
00:49:55,617 --> 00:49:57,494
미음 봐, 빨리 써, 공책에
882
00:50:02,958 --> 00:50:04,501
(순이)
그...
883
00:50:04,584 --> 00:50:06,586
내가 하도 안 친 지
오래돼 가지고
884
00:50:06,670 --> 00:50:09,089
잘 칠 수 있을지 없을지는
모르겠는데
885
00:50:09,172 --> 00:50:11,133
그래도 내가 하, 한번 해 볼게
886
00:50:11,216 --> 00:50:14,386
예전에 내가 만든 노래거든
너 웃으면 안 된다
887
00:50:16,388 --> 00:50:18,807
[감미로운 기타 연주]
888
00:50:23,395 --> 00:50:25,605
[목을 가다듬는다]
889
00:50:26,565 --> 00:50:28,567
[감미로운 기타 연주]
890
00:50:35,282 --> 00:50:41,621
♪ 밤새도록 창밖에 ♪
891
00:50:43,874 --> 00:50:45,917
♪ 해님이 ♪
892
00:50:46,001 --> 00:50:51,465
♪ 뜨길 기다려요 ♪
893
00:50:52,466 --> 00:50:55,927
♪ 아침이 오면 ♪
894
00:50:56,011 --> 00:51:00,265
♪ 그 사람을 ♪
895
00:51:01,141 --> 00:51:07,147
♪ 만날 수 있으니까요 ♪
896
00:51:09,900 --> 00:51:11,985
♪ 고마워요 ♪
897
00:51:12,068 --> 00:51:17,532
♪ 내 손 잡아 줘서 ♪
898
00:51:18,617 --> 00:51:20,702
♪ 고마워요 ♪
899
00:51:20,786 --> 00:51:26,374
♪ 내 눈 바라봐서 ♪
900
00:51:27,542 --> 00:51:31,379
♪ 고마워요, 내가 ♪
901
00:51:32,005 --> 00:51:35,509
♪ 그리던 왕자님 ♪
902
00:51:36,510 --> 00:51:39,888
♪ 이렇게 내 앞에 ♪
903
00:51:39,971 --> 00:51:44,768
♪ 나타나 줘서 ♪
904
00:51:57,614 --> 00:51:59,616
[잔잔한 음악]
905
00:52:13,004 --> 00:52:16,758
[멋쩍은 숨을 내뱉으며]
그, 2절도 있, 있어
906
00:52:16,842 --> 00:52:18,468
[전화벨이 울린다]
907
00:52:18,552 --> 00:52:19,928
[멋쩍은 숨소리]
908
00:52:23,306 --> 00:52:24,182
여보세요?
909
00:52:24,266 --> 00:52:28,186
{\an5}(조 계장)
여보세요? 유옥희 씨 댁이죠?
여기 군청 조 계장입니다
910
00:52:29,646 --> 00:52:30,689
무슨 일이신데요?
911
00:52:30,772 --> 00:52:33,900
{\an5}(조 계장)
제가 좀 알아봤는데
고아원은 지금 어렵고요
912
00:52:34,150 --> 00:52:36,903
장애 시설 중에
돌봐 줄 만한 데가 있습니다
913
00:52:36,987 --> 00:52:38,405
한번 데리고 와 보시죠
914
00:52:39,948 --> 00:52:40,949
유옥희 씨?
915
00:52:42,617 --> 00:52:43,785
그런 애 없어요
916
00:52:44,619 --> 00:52:45,829
[옅은 한숨]
917
00:52:48,665 --> 00:52:50,959
[한숨 쉬며]
야, 너, 뭐 찾냐?
918
00:52:51,042 --> 00:52:52,878
너 또 먹을 거 숨겨 놨지?
919
00:52:53,295 --> 00:52:55,130
나 줄 생각 하지 마라
나 안 먹...
920
00:52:57,507 --> 00:53:00,385
[늑대소년의 애쓰는 신음]
야, 너 이거 며칠째 입는 거야?
921
00:53:00,594 --> 00:53:02,929
{\an5}(순이)
엄마는 철수 옷 한 벌
사 준다 그래 놓고선
922
00:53:03,305 --> 00:53:05,473
나 같으면 우체국
갔다 오는 길에 한번...
923
00:53:05,557 --> 00:53:07,559
[익살스러운 음악]
924
00:53:18,862 --> 00:53:21,072
다 입었어?
925
00:53:22,449 --> 00:53:23,992
[새어 나오는 웃음]
926
00:53:24,075 --> 00:53:27,829
야, 너 지금까지 입은 옷 중에
이게 제일 잘 어울린다
927
00:53:28,538 --> 00:53:29,581
봐 봐, 봐 봐
928
00:53:34,669 --> 00:53:36,338
[장난기 섞인 웃음]
929
00:53:37,255 --> 00:53:39,633
[순이의 새어 나오는 웃음]
930
00:53:40,008 --> 00:53:42,344
야, 너 진짜 웃긴다
931
00:53:43,011 --> 00:53:44,721
야, 나 봐 봐, 나 봐 봐
932
00:53:44,804 --> 00:53:46,932
[순이의 새어 나오는 웃음]
933
00:53:48,767 --> 00:53:51,061
너랑 나랑 진짜 웃긴다
야, 봐 봐, 봐 봐
934
00:53:51,144 --> 00:53:52,646
저거 봐 봐, 너 봐 봐
935
00:53:52,729 --> 00:53:54,189
[문이 탁 닫힌다]
936
00:53:54,522 --> 00:53:57,108
순이야, 엄마 왔다
[순이가 놀란 숨을 들이켠다]
937
00:53:57,192 --> 00:53:58,526
[당황한 숨소리]
938
00:53:58,610 --> 00:53:59,903
[순이의 다급한 숨소리]
939
00:54:00,779 --> 00:54:02,697
빠, 빠, 빠, 빨리
숨어, 숨어, 숨어
940
00:54:03,657 --> 00:54:05,700
{\an5}(순이 모)
[힘겨운 숨을 내뱉으며]
힘들어
941
00:54:05,784 --> 00:54:07,661
신발은 있는데
순이 얘는 어디 간 거야?
942
00:54:07,744 --> 00:54:09,371
{\an5}(순이)
[작은 소리로]
조용히 해
943
00:54:09,454 --> 00:54:12,123
씁, 아, 너무 참았나
화장실부터, 아...
944
00:54:12,248 --> 00:54:13,541
[순이 모의 다급한 숨소리]
945
00:54:15,961 --> 00:54:17,045
야, 철수야
946
00:54:18,338 --> 00:54:19,965
너, 내가 나오라고
할 때까지...
947
00:54:20,048 --> 00:54:21,257
(순자)
학교 다녀왔습니다
948
00:54:21,341 --> 00:54:22,968
[순이의 다급한 숨소리]
949
00:54:23,635 --> 00:54:24,636
엄마!
950
00:54:26,805 --> 00:54:27,764
없네?
951
00:54:27,847 --> 00:54:29,516
(순이 모)
왜, 엄마 화장실이야!
952
00:54:29,599 --> 00:54:32,310
- (동석) 야, 김순자
- (순자) 어, 너 언제 왔냐?
953
00:54:32,394 --> 00:54:33,979
(동석)
아, 뒤에서 계속 불렀잖아
954
00:54:34,062 --> 00:54:36,356
아, 왜...
955
00:54:36,439 --> 00:54:39,401
아이고, 이건 갖고 가랬는데
왜 그냥 가
956
00:54:39,484 --> 00:54:40,986
(순이 모)
아, 그냥 제가...
957
00:54:41,069 --> 00:54:43,113
- (순자) 딱지치기할래?
- (동미) 응
958
00:54:43,196 --> 00:54:44,864
(순이 모)
순이 얘는 어디 갔니?
959
00:54:44,948 --> 00:54:46,658
(순자)
철수 오빠랑 놀러 나갔겠지
960
00:54:46,866 --> 00:54:49,703
{\an5}(순이 모)
생전 밖에 안 나가는 애가
여기 와서 잘 다니네
961
00:54:49,786 --> 00:54:52,497
애 그러다 저번처럼
또 쓰러지지, 또
962
00:54:56,918 --> 00:54:58,837
[작은 소리로]
안 돼, 안 돼
963
00:54:59,546 --> 00:55:01,381
[늑대소년이 허겁지겁 먹는다]
964
00:55:14,644 --> 00:55:16,938
나 몸이 안 좋아서 좀 쉴게
965
00:55:18,106 --> 00:55:21,234
너 가서 고구마나 먹어
나 귀찮게 하지 말고
966
00:55:23,903 --> 00:55:25,572
[순이가 창피한 숨을 내뱉는다]
967
00:55:25,655 --> 00:55:27,365
[늑대소년이 허겁지겁 먹는다]
968
00:55:28,199 --> 00:55:31,286
{\an5}(순이 모)
정 씨 아저씨 이제 어떡하니?
염소들 다 도망가고
969
00:55:31,369 --> 00:55:32,996
(순자)
엄마, 이거 어디서 났어?
970
00:55:33,079 --> 00:55:36,291
{\an5}(순이 모)
거봐, 제대로 좀 찾아보지
없으면 맨날 사 달라고만 하고
971
00:55:36,374 --> 00:55:38,543
(순자)
찾아봤어, 어저께 없었는데?
972
00:55:38,626 --> 00:55:40,086
(순이 모)
찾아보긴 뭘 찾아봐
973
00:55:40,170 --> 00:55:42,088
그냥 한번 슥 둘러보고
없으면 없다고 하지
974
00:55:42,172 --> 00:55:44,340
엄마한테 맨날
이거 어디 있냐, 저거 어디 있냐
975
00:55:44,424 --> 00:55:45,800
엄마, 내 내복 어디 갔어?
976
00:55:45,884 --> 00:55:47,302
네가 지금 입고 있는 건 뭐니?
977
00:55:47,385 --> 00:55:49,012
어? 들어가서
왔다 갔다 하지 말고
978
00:55:49,054 --> 00:55:50,597
들어가서 빨리 책가방 싸 놓고 자
979
00:55:50,680 --> 00:55:53,683
{\an5}(순자)
책가방 아침에 쌀 건데
[신비로운 효과음]
980
00:55:55,060 --> 00:55:56,978
[잔잔한 음악]
[피식한다]
981
00:56:09,741 --> 00:56:12,077
기다려, 어딜 들어오려고
982
00:56:14,204 --> 00:56:15,789
[늑대소년의 당황한 신음]
983
00:56:44,943 --> 00:56:46,945
[부드러운 음악]
984
00:56:55,995 --> 00:56:58,123
[자동차 엔진음]
985
00:57:00,834 --> 00:57:02,127
[차가 끼익 멈춘다]
986
00:57:05,672 --> 00:57:07,006
[힘겨운 숨소리]
987
00:57:09,384 --> 00:57:10,927
[지태의 지친 숨소리]
988
00:57:11,010 --> 00:57:12,804
[의미심장한 음악]
989
00:57:12,887 --> 00:57:14,514
[지태가 신발을 달그락 벗는다]
990
00:57:15,348 --> 00:57:17,517
[숨을 길게 내뱉는다]
[열쇠가 잘그락거린다]
991
00:57:21,062 --> 00:57:22,814
[술 취한 신음]
992
00:57:26,109 --> 00:57:28,653
[술주정한다]
993
00:57:31,156 --> 00:57:33,158
[의미심장한 음악]
[애쓰는 신음]
994
00:57:33,867 --> 00:57:35,577
[으르렁거린다]
995
00:57:41,332 --> 00:57:42,584
[지태의 당황한 숨소리]
996
00:57:44,002 --> 00:57:44,919
[웃음]
997
00:57:45,003 --> 00:57:46,463
뭐 하는 거야, 이 밤중에?
998
00:57:46,671 --> 00:57:49,424
[술 취한 목소리로]
야, 내가 말 높이라 그랬지
999
00:57:49,507 --> 00:57:50,383
어?
1000
00:57:50,467 --> 00:57:51,718
[순이의 어이없는 웃음]
1001
00:57:51,801 --> 00:57:56,973
이 계집애가
은혜를 몰라도 너무 모르네
1002
00:57:57,432 --> 00:57:59,142
일단 같이 가자
1003
00:57:59,767 --> 00:58:03,646
[의미심장한 음악]
오빠가 맛있는 거 사 줄게, 어?
1004
00:58:03,730 --> 00:58:05,023
[헛웃음]
1005
00:58:05,106 --> 00:58:06,733
일로 와 봐
[순이의 당황한 신음]
1006
00:58:06,816 --> 00:58:08,318
{\an5}(지태)
얘기 좀 하게
[으르렁거린다]
1007
00:58:08,401 --> 00:58:10,737
섭섭하게 그러지 좀 마라, 응?
1008
00:58:11,863 --> 00:58:13,990
- 철수, 가만있어
- 어
1009
00:58:14,574 --> 00:58:16,534
너 이 새끼 거기 있었어?
1010
00:58:17,494 --> 00:58:19,412
{\an5}[차 문이 덜컥 열린다]
(지태)
너 일로 와 봐
1011
00:58:19,746 --> 00:58:21,498
[놀란 숨소리]
1012
00:58:21,581 --> 00:58:22,499
일로 와 봐
1013
00:58:23,166 --> 00:58:24,334
[으르렁거린다]
1014
00:58:24,417 --> 00:58:27,795
어떻게 그런 소리를 내지?
강아지 새끼도 아닌데?
1015
00:58:27,879 --> 00:58:29,797
[으르렁거린다]
[지태의 웃음]
1016
00:58:29,881 --> 00:58:31,007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1017
00:58:31,090 --> 00:58:33,134
너 자꾸 까불면
확 된장 발라...
1018
00:58:33,218 --> 00:58:34,969
[지태의 비명]
1019
00:58:35,053 --> 00:58:36,179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1020
00:58:36,262 --> 00:58:38,306
(지태)
아이씨, 왜 깨물고 그래!
1021
00:58:41,184 --> 00:58:43,645
{\an5}(지태)
내가 뭔 짓을 어떻게 했다고
왜 깨물어!
1022
00:58:44,938 --> 00:58:47,065
[으르렁거린다]
1023
00:58:50,276 --> 00:58:51,653
(순이)
놔, 건들지 마
1024
00:58:52,487 --> 00:58:53,947
(지태)
대들지 마!
1025
00:58:55,073 --> 00:58:56,658
일으켜주려고
그러는 거 아니야, 어?
1026
00:58:57,825 --> 00:59:00,578
- (지태) 내가 잡아먹냐?
- (순이) 하지 말라고!
1027
00:59:00,828 --> 00:59:02,038
[쿵 하는 효과음]
1028
00:59:04,207 --> 00:59:05,500
- 뭐야, 저거?
- 뭐니?
1029
00:59:05,708 --> 00:59:07,502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1030
00:59:07,585 --> 00:59:09,087
뭐, 뭐, 뭐야 저거
1031
00:59:11,422 --> 00:59:13,424
야, 야, 너 왜 저래
1032
00:59:15,009 --> 00:59:16,636
[포효]
1033
00:59:16,719 --> 00:59:17,595
[힘주는 신음]
1034
00:59:18,179 --> 00:59:19,556
[비장한 음악]
1035
00:59:19,639 --> 00:59:21,057
[건달1의 아파하는 신음]
1036
00:59:21,140 --> 00:59:22,308
[건달2의 힘주는 신음]
1037
00:59:23,142 --> 00:59:25,645
[늑대소년의 힘주는 신음]
[건달2의 아파하는 신음]
1038
00:59:30,108 --> 00:59:31,693
[거친 숨소리]
1039
00:59:31,943 --> 00:59:32,860
[놀란 숨소리]
1040
00:59:34,153 --> 00:59:35,405
[떨리는 숨소리]
1041
00:59:36,698 --> 00:59:37,865
어떻게 해 봐
1042
00:59:39,701 --> 00:59:40,868
[당황한 숨소리]
1043
00:59:40,952 --> 00:59:42,245
[건달3의 아파하는 신음]
1044
00:59:45,415 --> 00:59:46,916
[건달3의 아파하는 신음]
1045
00:59:49,043 --> 00:59:49,961
[당황한 신음]
1046
00:59:50,628 --> 00:59:53,506
오지 마, 오지 마, 이 새끼야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047
00:59:54,382 --> 00:59:57,343
오, 오지 마
잘못했어, 잘못했어요
1048
00:59:57,427 --> 00:59:58,928
안 그럴게, 안 그럴게
1049
00:59:59,012 --> 01:00:00,805
아빠!
1050
01:00:00,888 --> 01:00:02,890
[지태의 고통스러운 신음]
1051
01:00:03,016 --> 01:00:04,434
기다려
1052
01:00:08,021 --> 01:00:09,314
[괴로운 신음]
1053
01:00:12,567 --> 01:00:14,068
[지태의 기침]
1054
01:00:14,152 --> 01:00:15,403
[떨리는 목소리로]
기다려
1055
01:00:15,987 --> 01:00:17,822
[지태의 힘겨운 숨소리]
1056
01:00:19,282 --> 01:00:21,284
[무거운 음악]
1057
01:00:25,830 --> 01:00:27,332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058
01:00:33,921 --> 01:00:35,548
[자전거를 드르륵 끈다]
1059
01:00:35,632 --> 01:00:36,966
(경찰1)
귀신이라고요?
1060
01:00:38,593 --> 01:00:41,596
순이야, 너도 봤잖아, 그렇지?
1061
01:00:41,679 --> 01:00:43,389
[떨리는 목소리로]
몰라
1062
01:00:43,598 --> 01:00:44,474
뭐?
1063
01:00:44,557 --> 01:00:49,479
어찌 됐든 저기 이 댁 따님이
당신이 그, 무단 침입 해 가지고
1064
01:00:49,562 --> 01:00:52,899
{\an5}(경찰1)
먼저 그, 폭행을 하려고 했다니까
같이 서로 갑시다
1065
01:00:53,358 --> 01:00:55,485
- (지태) 무단 침입?
- 잠, 잠깐만
1066
01:00:56,069 --> 01:00:58,321
{\an5}(순이 모)
순자야, 넌 빨리
얼른 들어가서 자
1067
01:00:58,488 --> 01:01:00,365
여기 내 집이야
[문이 덜컥 여닫힌다]
1068
01:01:00,448 --> 01:01:03,493
지금 누가 때리고 누가 맞았는데
이거 왜 이래!
1069
01:01:04,118 --> 01:01:05,453
[지태의 성난 숨소리]
1070
01:01:05,912 --> 01:01:08,414
야, 너 병원비
누가 대 주는지 몰라?
1071
01:01:09,290 --> 01:01:11,459
이 집은 또 누가 해 준 건데
이 계집애가!
1072
01:01:11,542 --> 01:01:12,794
우리 아버지가
1073
01:01:13,544 --> 01:01:16,964
우리 아버지가 사업 일으키시고
뒤늦게 너희 집안 합류해서
1074
01:01:17,799 --> 01:01:20,593
[기가 찬 듯 웃으며]
우리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까
1075
01:01:20,677 --> 01:01:23,346
회사 재산 다 빼돌려서
호의호식하면서
1076
01:01:24,097 --> 01:01:25,932
(순이)
나도 대충 다 알 건 다 알아
1077
01:01:26,015 --> 01:01:28,267
자꾸 이 별장, 병원비
운운해 봐야
1078
01:01:28,351 --> 01:01:31,187
너한테 득 될 거 하나도 없으니까
그 입 좀 닥치고 있어
1079
01:01:31,229 --> 01:01:32,855
{\an5}(순이 모)
아이고, 얘
[헛웃음]
1080
01:01:32,939 --> 01:01:34,982
아니, 너 지금
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, 얘
1081
01:01:35,066 --> 01:01:37,819
- 그만해, 그만해, 그만해
- 와, 이게 돌았나, 지금
1082
01:01:37,944 --> 01:01:40,113
{\an5}[기가 찬 숨소리]
(순이 모)
그만해, 순이야
1083
01:01:40,196 --> 01:01:41,531
두말할 거 없고
1084
01:01:42,782 --> 01:01:45,076
저놈 이 집에서
당장 안 내보낼 거면
1085
01:01:46,119 --> 01:01:47,578
너희 식구들
1086
01:01:48,621 --> 01:01:51,082
- 다 나가
- 그래, 그러자
1087
01:01:51,457 --> 01:01:52,917
내 말이 그 말이야
1088
01:01:53,418 --> 01:01:56,003
아저씨, 그냥
다 같이 경찰서 갑시다
1089
01:01:56,587 --> 01:01:58,881
그놈들이 휘두른 칼하고
몽둥이 다 보셨죠?
1090
01:01:58,965 --> 01:02:00,925
가서 한번 제대로 따져 보자고요!
1091
01:02:01,384 --> 01:02:04,637
이왕 이렇게 까발린 김에
너희 아빠도 좀 불러와라
1092
01:02:04,721 --> 01:02:05,680
{\an5}(순이)
어?
[한숨]
1093
01:02:05,763 --> 01:02:09,058
나 그동안 너희 아빠한테
묻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잘됐네!
1094
01:02:09,851 --> 01:02:11,310
그렇게 못 할 거면
1095
01:02:12,395 --> 01:02:13,813
우리 가족
1096
01:02:14,605 --> 01:02:15,940
철수
1097
01:02:17,525 --> 01:02:19,527
놔두고 그냥 조용히 나가든가
1098
01:02:25,491 --> 01:02:26,659
[입 모양으로]
가지 마
1099
01:02:29,746 --> 01:02:31,956
아, 이것들이 보자 보자 하니까
1100
01:02:32,373 --> 01:02:34,500
[무거운 음악]
[지태의 실성한 웃음]
1101
01:02:34,959 --> 01:02:39,589
[지태가 소리친다]
[순이 모가 만류한다]
1102
01:02:39,672 --> 01:02:41,215
(순이 모)
선생님, 좀 말리세요
1103
01:02:41,299 --> 01:02:43,801
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!
[사람들의 놀란 목소리]
1104
01:02:44,677 --> 01:02:46,679
[지태가 소리 지른다]
1105
01:02:49,474 --> 01:02:50,600
철수야
1106
01:02:51,934 --> 01:02:53,436
너, 아까 그거 뭐였어?
1107
01:02:53,519 --> 01:02:55,354
[지태가 계속 소리 지른다]
1108
01:02:58,608 --> 01:03:00,735
{\an5}[늑대소년의 당황한 신음]
(경찰2)
씁
1109
01:03:00,818 --> 01:03:02,695
(순이 모)
괜찮아, 괜찮아...
1110
01:03:07,283 --> 01:03:11,037
(경찰1)
그러니까 저, 약주를 드신 거죠?
1111
01:03:11,704 --> 01:03:14,373
그러니까 막걸리를 드신 거죠?
1112
01:03:14,457 --> 01:03:17,710
적당히, 아주 그냥 뭐
예? 조금
1113
01:03:18,336 --> 01:03:19,879
비너스 조금 먹었어요, 비너스
1114
01:03:19,962 --> 01:03:22,215
아, 비너스, 아, 양주
1115
01:03:23,174 --> 01:03:24,842
야, 이 양주가
1116
01:03:24,884 --> 01:03:27,053
잘못 먹으면 어미, 아비도
못 알아본다는데...
1117
01:03:27,136 --> 01:03:29,222
당신 지금 내 말 못 믿는 거야?
쯧
1118
01:03:29,889 --> 01:03:32,850
[한숨 쉬며]
그러니까
1119
01:03:33,351 --> 01:03:35,603
우린 진짜 가만히 있었는데
1120
01:03:35,686 --> 01:03:38,815
저놈이 갑자기 나타나 가지고
막 집어 던지고, 막
1121
01:03:38,898 --> 01:03:43,194
다 죽여 버린 거라니까
저놈 잡아 처넣으라고!
1122
01:03:43,361 --> 01:03:47,532
[피식하며]
안 죽었어요, 경상이에요, 경상
1123
01:03:48,616 --> 01:03:50,618
야, 인마!
자식이 얌전히 지낼 것이지
1124
01:03:50,701 --> 01:03:52,995
오밤중에 사고를
쳐 가지고 난리야, 이, 쯧
1125
01:03:53,079 --> 01:03:55,373
- 아니, 그러니까 그게
- (경찰1) 어, 어?
1126
01:03:55,540 --> 01:03:58,417
(경찰1)
쟤들이 여기 자주 오는 애들이에요
1127
01:03:58,501 --> 01:03:59,836
[순이 모가 중얼거린다]
1128
01:04:00,169 --> 01:04:01,128
(경찰1)
그리고
1129
01:04:01,212 --> 01:04:04,465
{\an5}[한숨 쉬며]
지금 보니까 상황이
별로 그렇게 좋지가 않네
1130
01:04:04,549 --> 01:04:08,177
{\an5}저, 기물 파손에다가
무단 침입에다가, 폭행 사주까지
[지태의 한숨]
1131
01:04:08,678 --> 01:04:12,265
씁, 그리고 이건 뭐
제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
1132
01:04:12,348 --> 01:04:17,395
그, 회사 재산 뭐, 어쩌고저쩌고
그건 뭐예요?
1133
01:04:17,603 --> 01:04:19,480
(순이 모)
철수야, 좀 가만히 좀 있어
1134
01:04:19,564 --> 01:04:23,109
{\an5}자, 그러면 오늘
들어가십시다, 어?
[지태의 한숨]
1135
01:04:23,568 --> 01:04:26,612
{\an5}동네 사람들끼리
고소하고 그러는 거 아니야
[순이 모가 호응한다]
1136
01:04:26,696 --> 01:04:29,282
{\an5}(경찰1)
두 분이 잘 얘기해 가지고
이렇게 처리해 봐, 어?
1137
01:04:29,365 --> 01:04:31,450
(순이 모)
선생님, 이것 좀 풀어 주세요
1138
01:04:33,160 --> 01:04:38,165
{\an5}(순이 모)
아유, 아유 냄새나
아, 나 질식하겠다, 질식하겠어
1139
01:04:39,333 --> 01:04:40,585
순이야, 냄새 안 나?
1140
01:04:41,085 --> 01:04:43,045
냄새는 무슨 냄새가 난다 그래
1141
01:04:43,129 --> 01:04:44,839
[문이 덜컥 열린다]
1142
01:04:44,922 --> 01:04:49,594
{\an5}(지태)
[냄새를 킁킁 맡으며]
아이씨, 냄새, 쯧
1143
01:04:50,136 --> 01:04:51,846
[지태의 못마땅한 신음]
1144
01:05:09,864 --> 01:05:12,491
[지태가 코를 훌쩍인다]
1145
01:05:16,495 --> 01:05:18,372
(지태)
저런 건 뭐 하러 갖다 놨어요?
1146
01:05:18,456 --> 01:05:20,082
(순이 모)
다 철수 거라...
1147
01:05:21,626 --> 01:05:22,793
[지태의 못마땅한 숨소리]
1148
01:05:23,502 --> 01:05:28,424
씁, 저 혹시
우리 아버지한테 전화 안 했죠?
1149
01:05:29,508 --> 01:05:31,302
어, 그럼 당연하지
1150
01:05:31,427 --> 01:05:35,640
{\an5}(지태)
내가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아서
이 정도로 참아 드리는 겁니다
1151
01:05:36,223 --> 01:05:37,808
- 그래
- 아니
1152
01:05:38,142 --> 01:05:42,521
우리가 왜 이렇게 싸워야 돼요?
순이 어차피 저한테 시집올 건데
1153
01:05:43,898 --> 01:05:46,776
좀 잘 좀 지냅시다, 네?
1154
01:05:49,111 --> 01:05:51,822
어디서 저런
괴물을 데려와 가지고, 쯧
1155
01:05:53,324 --> 01:05:57,078
저 자식
이 방에서 못 나가게 해야 돼요
1156
01:05:58,537 --> 01:05:59,789
위험한 놈이니까
1157
01:06:09,215 --> 01:06:11,926
[순이 모의 한숨]
아니, 이거 뭐예요?
1158
01:06:12,760 --> 01:06:16,305
집 안 정리하다가 전 주인
물건인 것 같아서 이제 버리려고
1159
01:06:16,389 --> 01:06:18,975
다 치운 줄 알았는데
아직 좀 남아 있는 게 있더라고
1160
01:06:21,519 --> 01:06:22,937
[파일을 슥 집는다]
1161
01:06:28,317 --> 01:06:29,443
[파일을 툭 던진다]
1162
01:06:32,738 --> 01:06:34,490
[의미심장한 음악]
1163
01:06:34,573 --> 01:06:36,200
'박종두'?
1164
01:06:45,918 --> 01:06:48,129
(지태)
강태식 교수님이시죠?
1165
01:06:49,088 --> 01:06:50,548
누구요, 노크도 없이?
1166
01:06:52,425 --> 01:06:55,302
(지태)
혹시, 박종두 박사라고 아세요?
1167
01:06:56,804 --> 01:06:59,181
제가 좀 신기한 걸 봐 가지고
1168
01:06:59,473 --> 01:07:01,142
[헛웃음]
[선글라스를 탁 던진다]
1169
01:07:01,225 --> 01:07:04,520
혹시, 뭐 좀 아실까 해서
1170
01:07:11,360 --> 01:07:12,653
[글씨를 쓱 쓴다]
1171
01:07:15,823 --> 01:07:17,658
[한숨 쉬며]
앉아
1172
01:07:20,703 --> 01:07:23,289
계속 앉아 있으라고
다리 아프니까
1173
01:07:26,542 --> 01:07:29,045
앉아! 기다려!
1174
01:07:32,339 --> 01:07:35,384
{\an5}(순이 모)
아, 이거 청소를 해도
이거 냄새가 가시질 않는데
1175
01:07:36,093 --> 01:07:39,221
아, 쌀쌀한데 밖에서 뭐 하니?
얼른 들어가서 해
1176
01:07:39,305 --> 01:07:41,265
방에 있으면 답답해서 그래
1177
01:07:41,348 --> 01:07:44,560
근데 우리 순이, 요새 웬일로
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?
1178
01:07:45,895 --> 01:07:48,564
{\an5}(순이 모)
엄마는 원고 부치러
읍내 우체국 간다
1179
01:07:52,818 --> 01:07:54,528
[늑대소년의 옅은 신음]
1180
01:07:57,531 --> 01:07:58,657
[순이의 헛기침]
1181
01:07:58,741 --> 01:07:59,825
[순이의 멋쩍은 신음]
1182
01:08:01,285 --> 01:08:03,079
추워서 들어온 거다
1183
01:08:03,829 --> 01:08:05,790
[애쓰는 신음]
1184
01:08:06,791 --> 01:08:09,043
이제 그만 기다려
[늑대소년의 다급한 숨소리]
1185
01:08:12,963 --> 01:08:15,508
[어이없는 듯 웃으며]
이게 나냐?
1186
01:08:18,594 --> 01:08:20,054
[당황한 숨을 내뱉는다]
1187
01:08:21,931 --> 01:08:23,099
안 돼
1188
01:08:24,350 --> 01:08:26,185
이제 그거 없어
1189
01:08:27,019 --> 01:08:28,729
[잔잔한 음악]
1190
01:08:28,813 --> 01:08:31,023
대신에 내가 너 주려고
다른 거 가지고 왔는데
1191
01:08:31,440 --> 01:08:33,400
짠! 이리 와 봐
1192
01:08:34,735 --> 01:08:35,694
[순이의 웃음]
1193
01:08:36,320 --> 01:08:39,657
이거 예전에 우리 아빠가
나 사 준 건데
1194
01:08:39,865 --> 01:08:42,284
나 이거 아직
한 번도 안 읽은 거거든
1195
01:08:42,368 --> 01:08:45,246
근데 나 이거
앞으로도 안 읽으려고
1196
01:08:46,163 --> 01:08:48,124
왜냐하면 네가 나 읽어 줄 거니까
1197
01:08:49,291 --> 01:08:53,420
너 앞으로 나한테
글자도 다 배우고 말도 배우면
1198
01:08:53,712 --> 01:08:55,047
(순이)
그때 네가 읽어 줘
1199
01:08:55,381 --> 01:08:58,884
그럼 나는 너
머리 백 번 쓰다듬어 줄게
1200
01:08:59,802 --> 01:09:01,095
너 이거 명령이다?
1201
01:09:01,595 --> 01:09:04,056
야, 근데
너 눈사람이 뭔지 알지?
1202
01:09:04,932 --> 01:09:06,392
눈은 보긴 봤어?
1203
01:09:06,809 --> 01:09:08,978
이 눈을 이렇게 뭉쳐서
1204
01:09:09,061 --> 01:09:11,564
동그랗게 사람 모양처럼
만들면 되는 거거든
1205
01:09:11,814 --> 01:09:13,858
우리 나중에 눈 오면 만들어 보자
1206
01:09:13,941 --> 01:09:15,901
순자랑 공 차던 언덕배기 있잖아
1207
01:09:15,985 --> 01:09:19,155
거기다가 이만하게 만들면
야, 진짜 재미있겠다, 그렇지?
1208
01:09:19,446 --> 01:09:20,447
(순이)
약속
1209
01:09:23,075 --> 01:09:24,618
이렇게 하면 돼
1210
01:09:29,290 --> 01:09:31,709
뭐 해? 가서 공부해
1211
01:09:47,057 --> 01:09:49,059
답답해서 못 있겠다
1212
01:09:54,064 --> 01:09:54,982
야
1213
01:09:56,859 --> 01:09:58,861
[잔잔한 음악]
1214
01:09:59,528 --> 01:10:01,030
[순이가 상쾌한 숨을 내뱉는다]
1215
01:10:01,155 --> 01:10:03,032
[다가오는 발걸음]
1216
01:10:05,367 --> 01:10:07,453
(순이)
너, 지금까지 뭐 하고 살았어?
1217
01:10:08,704 --> 01:10:11,415
왜 너는 말을 안 배웠냐?
1218
01:10:11,832 --> 01:10:13,292
[순이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]
1219
01:10:13,459 --> 01:10:16,503
그래도 너는 힘세서 좋겠다
1220
01:10:17,213 --> 01:10:19,131
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
1221
01:10:20,716 --> 01:10:22,218
공부도 못하고
1222
01:10:25,054 --> 01:10:26,347
너 좋은 애지?
1223
01:10:26,597 --> 01:10:30,726
너 그때 사람들 때리고 그랬던 거
다신 안 그럴 거지, 그렇지?
1224
01:10:31,268 --> 01:10:33,729
너 앞으로 나한테 많이 배워야 돼
1225
01:10:35,272 --> 01:10:37,816
너 그럼 계속 우리 집에서
나랑 같이 살 거야?
1226
01:10:41,695 --> 01:10:43,822
응, 해 봐, 응
1227
01:10:45,532 --> 01:10:48,244
으, 으, 응
1228
01:10:48,327 --> 01:10:50,204
{\an5}(순이)
[웃으며]
치
1229
01:10:53,666 --> 01:10:54,541
야
1230
01:10:55,376 --> 01:10:59,922
저기 밑에 돌멩이 쌓아 놓은 데
저기 보여?
1231
01:11:01,257 --> 01:11:03,801
저기까지 먼저 가는 사람
소원 들어주기 하자
1232
01:11:03,884 --> 01:11:05,344
무조건 들어주는 거야?
1233
01:11:08,138 --> 01:11:10,766
하나, 둘, 셋 하면 뛰는 거야
알았지?
1234
01:11:11,642 --> 01:11:12,768
하나
1235
01:11:13,602 --> 01:11:14,728
둘!
1236
01:11:16,438 --> 01:11:18,440
[잔잔한 음악]
1237
01:11:22,486 --> 01:11:23,654
[순이의 거친 숨소리]
1238
01:11:25,823 --> 01:11:26,865
[당황한 신음]
1239
01:11:28,033 --> 01:11:29,201
[웃음]
1240
01:11:29,285 --> 01:11:30,911
[거친 숨소리]
1241
01:11:33,914 --> 01:11:35,582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1242
01:11:35,666 --> 01:11:37,543
[늑대소년의 다급한 숨소리]
1243
01:11:40,713 --> 01:11:42,506
이씨, 죽었어
1244
01:11:42,589 --> 01:11:44,591
[기침]
1245
01:11:49,680 --> 01:11:51,223
[힘겨운 숨소리]
1246
01:11:56,228 --> 01:11:58,230
[순이가 거친 숨을 몰아쉰다]
1247
01:12:02,109 --> 01:12:04,194
[힘겨워하는 숨소리]
1248
01:12:05,821 --> 01:12:07,573
[아파하는 신음]
1249
01:12:12,953 --> 01:12:14,413
[쿵 하는 효과음]
1250
01:12:19,001 --> 01:12:21,003
[불길한 음악]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251
01:12:28,677 --> 01:12:29,678
[당황한 숨소리]
1252
01:12:33,349 --> 01:12:34,808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253
01:12:35,809 --> 01:12:37,728
(동미)
우리 집에 아무도 없어
1254
01:12:40,731 --> 01:12:42,149
오빠 학교 갔어
1255
01:12:44,902 --> 01:12:46,445
[다급한 숨소리]
1256
01:12:50,783 --> 01:12:52,785
[늑대소년의 울음 섞인 숨소리]
1257
01:13:05,297 --> 01:13:07,174
- (정 씨) 순이야
- (순자) 언니
1258
01:13:07,257 --> 01:13:11,011
[의미심장한 음악]
[사람들이 순이와 철수를 부른다]
1259
01:13:12,429 --> 01:13:13,764
(정 씨)
철수야!
1260
01:13:14,473 --> 01:13:15,557
(남자1)
김순이 씨!
1261
01:13:15,641 --> 01:13:17,226
- 순이야!
- (순이 모) 순이야
1262
01:13:17,309 --> 01:13:19,269
(정 씨 처)
아유, 얘들 어디로 간 거지
1263
01:13:19,311 --> 01:13:20,771
(강 박사)
저기 아니야, 저?
1264
01:13:20,896 --> 01:13:23,399
{\an5}[순이 모의 울음]
언니 어디서
오빠랑 놀고 있을 거야
1265
01:13:23,482 --> 01:13:24,817
아, 울지 좀 마
1266
01:13:24,900 --> 01:13:29,571
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, 어?
어쩐지 불안 불안하더라니, 진짜
1267
01:13:30,114 --> 01:13:32,616
이거 사고 한 번
칠 줄 알았어, 진짜
1268
01:13:33,700 --> 01:13:36,078
근데 문을
어떻게 따고 나간 거지, 어?
1269
01:13:36,161 --> 01:13:37,162
(정 씨)
철수야!
1270
01:13:37,246 --> 01:13:39,832
- 순이야!
- 김순이야!
1271
01:13:39,915 --> 01:13:42,000
근데 저 사람들은 누구야?
1272
01:13:42,084 --> 01:13:44,670
아이고, 저
저도 잘 모르겠는데요?
1273
01:13:44,753 --> 01:13:45,754
(남자1)
찾았습니다!
1274
01:13:45,838 --> 01:13:47,756
어, 어, 어디
어디 있어요, 어디?
1275
01:13:47,840 --> 01:13:49,174
[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]
1276
01:13:49,258 --> 01:13:51,176
- (순자) 언니!
- (정 씨) 순이야!
1277
01:13:51,260 --> 01:13:53,804
어, 어, 순이야!
[사람들이 순이 모를 저지한다]
1278
01:13:54,054 --> 01:13:56,098
- 아니, 왜, 왜 이러세요
- 기다리세요
1279
01:13:56,181 --> 01:13:58,183
(순이 모)
순이야, 어머, 아니...
1280
01:13:58,267 --> 01:13:59,893
[불길한 음악]
아저씨, 뭐예요?
1281
01:13:59,977 --> 01:14:01,520
꼬마야, 마취총이라 괜찮아
1282
01:14:01,603 --> 01:14:04,106
아, 무슨 총이건
이걸 왜 쏴요, 우리 오빠한테!
1283
01:14:04,189 --> 01:14:06,525
꼬마야, 위험해, 꼬마야, 꼬마야
1284
01:14:06,608 --> 01:14:09,153
- (강 박사) 얘야, 얘야
- 오빠, 빨리 집에 가자
1285
01:14:09,236 --> 01:14:10,529
여기서 뭐...
1286
01:14:11,905 --> 01:14:14,533
{\an5}(순이 모)
순이야, 어머
어떡해, 순이야, 어떡해
1287
01:14:14,950 --> 01:14:17,703
{\an5}[사람들이 순이를 걱정한다]
순이야, 저
순이야, 너 괜찮니?
1288
01:14:17,786 --> 01:14:20,372
{\an5}(지태)
손 치워, 손 치워
야, 정신 차려 봐, 순이야
1289
01:14:20,456 --> 01:14:22,499
[사람들이 순이를 걱정한다]
1290
01:14:22,583 --> 01:14:25,377
{\an5}(순이 모)
얘가 이렇게
멀리 나오면 안 되는데
1291
01:14:25,461 --> 01:14:27,171
순이야, 어, 순이야
1292
01:14:27,463 --> 01:14:29,923
[힘주는 신음]
[땅을 쾅쾅 내려친다]
1293
01:14:32,468 --> 01:14:34,011
(강 박사)
늑대라는 게 말입니다
1294
01:14:34,178 --> 01:14:36,680
우리나라 맹수 중에서
아주 유일하게
1295
01:14:36,763 --> 01:14:39,475
이 무리 활동이 가능하고, 또
1296
01:14:39,558 --> 01:14:43,854
이 목표에 대한 집념으로
아주 지속적인 추격을
1297
01:14:44,229 --> 01:14:47,649
게다가 먹지 않아도
아주 오래 버티고 말입니다
1298
01:14:48,525 --> 01:14:51,945
평생 한 마리의 암컷과...
1299
01:14:52,029 --> 01:14:54,656
지금 뭔 얘기를
하고 계시는 거예요?
1300
01:14:55,908 --> 01:14:58,660
내가 너무 어, 어려웠나?
[지태의 한숨]
1301
01:14:58,744 --> 01:15:00,245
저, 그러니까
1302
01:15:00,662 --> 01:15:03,290
- 너, 손톱 물어뜯지 말라고
- 그, 박종두는
1303
01:15:03,832 --> 01:15:06,251
{\an5}(강 박사)
적진 침투 시에
[정 씨의 당황한 신음]
1304
01:15:06,335 --> 01:15:08,462
좀 더 강한 군인을
만들고 싶어 했어요
1305
01:15:09,338 --> 01:15:11,882
아이고, 이거를
어디서부터 설명을...
1306
01:15:11,965 --> 01:15:14,885
아, 그러니까
저놈이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다
1307
01:15:15,469 --> 01:15:16,845
그 말 아니에요, 예?
1308
01:15:17,346 --> 01:15:21,892
박종두랑 저랑
예전에 같은 분야를 연구했었고
1309
01:15:21,975 --> 01:15:23,602
아주 막역한 친구 사이라서
1310
01:15:23,685 --> 01:15:26,188
저한테 편지를 보냈었는데
[순이 모가 순자를 나무란다]
1311
01:15:26,271 --> 01:15:28,899
- 거기에 뭐라고 써 있냐면
- (대령) 안 해도 될 말은
1312
01:15:30,943 --> 01:15:32,819
안 하는 게 좋은 거 같은데요?
1313
01:15:35,656 --> 01:15:37,157
[대령이 막대기로 테이블을 친다]
1314
01:15:37,616 --> 01:15:39,826
뭐, 마실 것 좀 없습니까?
1315
01:15:39,910 --> 01:15:42,371
- 아, 예, 저기에 있어
- (강 박사) 이 연구가
1316
01:15:42,454 --> 01:15:44,373
(강 박사)
사람을 가지고 하는 실험이라
1317
01:15:44,456 --> 01:15:46,375
사실은 심각한
윤리적인 문제가 있어요
1318
01:15:46,708 --> 01:15:49,920
그래서 이 일이 만약에
밖에 알려지기라도 한다면
1319
01:15:50,003 --> 01:15:52,589
여기저기서 많은 비난이
있을 수 있습니다
1320
01:15:53,090 --> 01:15:55,634
만에 하나 외신에서라도
1321
01:15:56,677 --> 01:15:57,719
아무튼
1322
01:15:58,053 --> 01:16:00,764
박종두에게 이 실험을 지시했던
윗분들이...
1323
01:16:00,847 --> 01:16:01,974
[대령의 사레들린 기침]
1324
01:16:02,057 --> 01:16:04,017
- 어머
- 에이씨
1325
01:16:04,101 --> 01:16:05,143
어머어머, 이거 어떡해
1326
01:16:05,227 --> 01:16:08,063
정부에서 지시하거나
그, 지원했단 증거는 없어요
1327
01:16:08,146 --> 01:16:09,773
정부라는 말은 안 했는데?
1328
01:16:09,856 --> 01:16:12,693
그자가 여기 숨어서
단독으로 실험을 했던 거요
1329
01:16:12,901 --> 01:16:14,194
더럽게 정말
1330
01:16:14,236 --> 01:16:15,612
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
1331
01:16:15,696 --> 01:16:17,406
난 알려고 한 적이 없는데
1332
01:16:17,489 --> 01:16:21,368
아무튼 철수를 저희가
잠시 데리고 가서
1333
01:16:21,702 --> 01:16:23,328
좀 자세히
알아봐야 할 거 같습니다
1334
01:16:23,412 --> 01:16:26,873
어허, 이거 어제 다 끝난 얘기
왜 또 딴소리를 하시나?
1335
01:16:27,708 --> 01:16:30,460
저 아이는 외부에
알려져서는 안 됩니다
1336
01:16:31,003 --> 01:16:33,672
- 밖으로 못 데리고 나가요
- 단독 실험이라면서
1337
01:16:34,881 --> 01:16:36,508
뭘 그렇게 조심하는 거요?
1338
01:16:36,592 --> 01:16:38,802
아, 저 위에서 그렇게 하라면
그렇게 하는 거지
1339
01:16:38,885 --> 01:16:40,929
왜 자꾸 따져요, 나도
1340
01:16:42,014 --> 01:16:43,765
자세히는 잘 몰라, 솔직히
1341
01:16:43,849 --> 01:16:45,434
[황 박사와 대령의 헛기침]
1342
01:16:45,517 --> 01:16:46,602
여하튼지 간에
1343
01:16:47,561 --> 01:16:50,856
{\an5}여기서 며칠 두고 보다가
밖의 저 아이가
[순이 모의 짜증 난 숨소리]
1344
01:16:50,939 --> 01:16:52,733
그 못된 실험의 결과로 확인되면
1345
01:16:53,358 --> 01:16:56,862
저희로서는 사살할 수밖에 없습니다
1346
01:16:57,279 --> 01:16:58,947
[의미심장한 음악]
1347
01:16:59,031 --> 01:17:00,032
죽인다고요?
1348
01:17:00,157 --> 01:17:02,242
그렇지, 밖으로 새어 나가면...
1349
01:17:03,076 --> 01:17:05,287
아니,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니까
1350
01:17:05,370 --> 01:17:07,914
아니, 제가 지금
그,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
1351
01:17:07,998 --> 01:17:10,334
제가 하나도
제가 못 알아듣겠는데요
1352
01:17:10,417 --> 01:17:13,962
그, 아, 저기, 선생님들 뭔가
이렇게 잘못 알고 오신 거 같아요
1353
01:17:14,046 --> 01:17:17,007
철수 착한 애예요
걔가 이렇게 말을 못 해서 그렇지
1354
01:17:17,090 --> 01:17:18,008
아줌마
1355
01:17:18,467 --> 01:17:20,510
[껌을 부스럭 까며]
오늘 일 보고도 몰라?
1356
01:17:21,094 --> 01:17:24,264
우리가 좀만 늦었어도, 순이
1357
01:17:25,223 --> 01:17:27,392
그 자식한테 먹혔어
1358
01:17:28,810 --> 01:17:30,270
[지태의 웃음]
1359
01:17:30,354 --> 01:17:33,273
그러게 진작에 들이질 말았어야지
1360
01:17:33,357 --> 01:17:35,400
앙!
[지태의 웃음]
1361
01:17:35,484 --> 01:17:38,779
[순이 모의 힘주는 신음]
그래
1362
01:17:41,948 --> 01:17:43,950
[간절한 숨소리]
1363
01:17:44,785 --> 01:17:46,495
(순이 모)
순이야, 괜찮아, 가자
1364
01:17:47,746 --> 01:17:49,498
예, 잘 좀 부탁드릴게요
1365
01:17:49,581 --> 01:17:52,000
얼른 빨리 갖다 줘
아저씨들한테 얘기하고
1366
01:17:52,876 --> 01:17:54,336
(순자)
언니, 잘 갔다 와
1367
01:17:57,005 --> 01:17:58,173
순자야
1368
01:17:59,341 --> 01:18:00,759
이거 내가 주고 갈게
1369
01:18:01,259 --> 01:18:02,219
(순이 모)
순...
1370
01:18:04,304 --> 01:18:06,306
[늑대소년의 기대에 찬 숨소리]
1371
01:18:11,436 --> 01:18:14,940
나 금방 올 거니까
글씨 열 바닥만 쓰고 있어
1372
01:18:15,482 --> 01:18:19,528
밥 많이 먹고
밤에 시끄럽게 소리 지르지 말고
1373
01:18:28,245 --> 01:18:29,871
[떨리는 숨소리]
1374
01:18:30,872 --> 01:18:33,583
- 어, 야!
- 탈출하려고 합니다!
1375
01:18:33,667 --> 01:18:35,669
[애잔한 음악]
[대령이 못마땅해한다]
1376
01:18:35,752 --> 01:18:37,671
[남자들의 애쓰는 신음]
1377
01:18:38,046 --> 01:18:40,549
- (강 박사) 어떻게 된 거야
- (순이 모) 순이야
1378
01:18:40,632 --> 01:18:43,218
{\an5}[남자1의 애쓰는 신음]
- 대령님, 빨리!
- (순이 모) 순이야, 괜찮니?
1379
01:18:43,301 --> 01:18:45,220
{\an5}(순이)
기다려
[남자1의 애쓰는 신음]
1380
01:18:47,764 --> 01:18:49,057
철수
1381
01:18:50,642 --> 01:18:53,979
기다려
[남자들의 힘겨운 숨소리]
1382
01:18:59,776 --> 01:19:01,486
[남자들의 애쓰는 신음]
1383
01:19:02,279 --> 01:19:04,156
(대령)
내가 위험하다고 했잖아, 학생!
1384
01:19:04,865 --> 01:19:06,783
한 번만 더 이런 상황 생기면
1385
01:19:07,534 --> 01:19:10,036
- (대령) 그땐 진짜 사살...
- 사살?
1386
01:19:10,871 --> 01:19:12,205
나 없는 동안
1387
01:19:12,706 --> 01:19:16,376
{\an5}[떨리는 목소리로]
철수 털끝 하나라도
건드려 봐요, 당신들
1388
01:19:20,714 --> 01:19:21,965
[순이 모의 힘주는 신음]
1389
01:19:22,632 --> 01:19:24,426
저기, 아저씨, 이제 가시죠
1390
01:19:30,682 --> 01:19:33,059
{\an5}(대령)
어, 저놈
저, 뭐 하고 있는 거야?
1391
01:19:33,143 --> 01:19:35,562
글자 공부요, 가, 나, 다, 라
1392
01:19:35,645 --> 01:19:36,563
(대령)
왜?
1393
01:19:36,646 --> 01:19:38,940
모르면 배워야지, 어쩌겠어
1394
01:19:39,649 --> 01:19:43,111
보다시피 별다른 움직임 없습니다
1395
01:19:43,320 --> 01:19:46,156
저러다가 문만 쳐다보고
또 앉아서 쓰고
1396
01:19:46,239 --> 01:19:47,741
(대령)
밥은 왜 안 먹는 거야?
1397
01:19:47,824 --> 01:19:49,618
언니가 없어서 그래요
1398
01:19:49,826 --> 01:19:53,163
{\an5}(조교)
아유, 추워
[조교의 추워하는 숨소리]
1399
01:19:53,538 --> 01:19:54,456
아무튼
1400
01:19:54,915 --> 01:19:58,919
조금이라도 비정상적
폭력적 성향을 보이면
1401
01:19:59,628 --> 01:20:01,213
당장 사살입니다
1402
01:20:02,255 --> 01:20:07,886
내 눈은 못 속여, 딱 보면 알지
위험한 놈인지 아닌지
1403
01:20:09,012 --> 01:20:11,056
[천둥이 우르릉 친다]
1404
01:20:14,851 --> 01:20:16,561
(조교)
혈액형은 판독 불가예요
1405
01:20:17,562 --> 01:20:18,480
다른 건?
1406
01:20:18,563 --> 01:20:21,525
시각, 청각, 후각
다 너무 좋은 것 같고
1407
01:20:22,400 --> 01:20:23,902
아, 그런데 좀 너무 좋아요
1408
01:20:24,236 --> 01:20:26,655
- (조교) 체온도 좀 높은데
- 얼만데?
1409
01:20:27,364 --> 01:20:28,532
(조교)
46도요
1410
01:20:28,615 --> 01:20:31,535
그런데 열이 있는 게 아니라
원래 그런 거 같아요
1411
01:20:31,660 --> 01:20:34,454
아, 그리고 좀 더 자세히
알아봐야겠지만
1412
01:20:34,538 --> 01:20:37,874
이 골밀도랑 근력이
거의 코끼리 수준이에요
1413
01:20:44,047 --> 01:20:47,717
{\an5}(강 박사)
누가 물어보면
모두 다 정상이라고 얘기해
1414
01:20:48,552 --> 01:20:49,511
(조교)
예?
1415
01:20:49,970 --> 01:20:51,429
(강 박사)
우리가 안 데려가면
1416
01:20:53,014 --> 01:20:54,766
쟤 여기서 죽는다
1417
01:20:55,809 --> 01:20:56,768
[쓸쓸한 음악]
1418
01:20:56,852 --> 01:20:58,812
- (동석) 순자야
- (동미) 철수 오빠
1419
01:20:58,895 --> 01:21:02,023
{\an5}(동석)
순자야, 우리 팽이 치러 가자
[늑대소년의 간절한 숨소리]
1420
01:21:02,107 --> 01:21:04,109
{\an5}(순자)
야, 비 왔는데
무슨 팽이를 치냐?
1421
01:21:04,192 --> 01:21:06,862
나 집에 있어야 돼
철수 오빠도 지금 못 놀아
1422
01:21:06,945 --> 01:21:07,863
(동미)
왜?
1423
01:21:08,780 --> 01:21:12,742
{\an5}(순자)
그냥, 지금 못 놀아
다음에 놀자
1424
01:21:12,951 --> 01:21:14,077
[실망한 숨을 내뱉는다]
1425
01:21:16,538 --> 01:21:18,415
[늑대소년의 간절한 신음]
1426
01:21:28,008 --> 01:21:29,426
[훌쩍인다]
1427
01:21:31,261 --> 01:21:33,972
{\an5}(의사)
일시적인 쇼크였습니다
걱정할 만한 것은 아니고요
1428
01:21:34,431 --> 01:21:37,267
요양지의 효과가
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는데
1429
01:21:37,350 --> 01:21:38,560
정말 많이 호전되었어요
1430
01:21:38,643 --> 01:21:39,895
감사합니다, 선생님
1431
01:21:39,978 --> 01:21:41,730
전 큰일 난 줄 알고
걱정이 돼 가지고
1432
01:21:41,813 --> 01:21:43,273
- (순이) 엄마
- 어?
1433
01:21:44,149 --> 01:21:45,358
빨리 가자
1434
01:21:45,817 --> 01:21:49,112
아무튼 이 아이, 씁...
1435
01:21:50,071 --> 01:21:52,824
모든 게 다 정상적이고
1436
01:21:53,658 --> 01:21:57,162
생각보다 온순한 거 같습니다
1437
01:21:57,245 --> 01:21:59,372
그러니까 쟤 저
1438
01:21:59,456 --> 01:22:02,208
엄마, 아빠 잃어버리고 그냥
저기, 저, 못 배운 애야, 그냥
1439
01:22:02,292 --> 01:22:04,127
어? 내가 전쟁 때
저런 애들 많이 봤어
1440
01:22:04,377 --> 01:22:07,964
아, 그렇다니까요
그리고 철수 오빠 나보다 깨끗해요
1441
01:22:08,256 --> 01:22:10,467
난 양치질, 밤에 가끔씩
안 하고 자는데
1442
01:22:10,550 --> 01:22:12,469
철수 오빠는
점심밥 먹고도 한단 말이에요
1443
01:22:12,552 --> 01:22:15,138
대령님, 지금
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?
1444
01:22:15,221 --> 01:22:17,891
예? 아이, 척 보면 아신다면서요
1445
01:22:18,266 --> 01:22:22,312
내가 말 안 했나?
저놈 괴물로 변하는 거, 예?
1446
01:22:22,771 --> 01:22:25,732
우리랑 달라, 다르다니까?
1447
01:22:25,815 --> 01:22:28,276
말도 못 하고
힘도 이상하게 세잖아요, 예?
1448
01:22:28,360 --> 01:22:31,363
[의미심장한 음악]
저놈, 마귀라니까?
1449
01:22:31,446 --> 01:22:35,241
[어이없는 듯 웃으며]
그 마귀가 뭔가요?
1450
01:22:35,659 --> 01:22:39,162
그런데 솔직히 내가 어? 뭐
이렇게 한가한 사람도 아니고
1451
01:22:39,746 --> 01:22:42,248
여기 이렇게 쭉
죽치고 있기가 좀 그러네?
1452
01:22:42,332 --> 01:22:43,500
[지태의 씩씩대는 숨소리]
1453
01:22:48,088 --> 01:22:49,506
[다가오는 발걸음]
1454
01:22:50,382 --> 01:22:51,800
[놀란 숨소리]
1455
01:22:59,724 --> 01:23:01,017
[문이 끼익 열린다]
1456
01:23:03,436 --> 01:23:04,771
[애잔한 음악]
1457
01:23:04,854 --> 01:23:06,564
[간절한 숨소리]
1458
01:23:09,985 --> 01:23:11,403
이제 그만 기다려
1459
01:23:12,696 --> 01:23:13,613
이리 와
1460
01:23:13,697 --> 01:23:15,782
[간절한 숨소리]
1461
01:23:32,340 --> 01:23:35,176
{\an5}[순자가 훌쩍인다]
(강 박사)
제 결론은
1462
01:23:36,177 --> 01:23:39,514
동물들 사이에서 자라서
사회성이 결여됐을 뿐
1463
01:23:39,931 --> 01:23:42,851
학습에 대한 능력도 있고
의지도 있고
1464
01:23:44,019 --> 01:23:46,396
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
1465
01:23:47,105 --> 01:23:51,317
지금 저 아이를 해치는 거는
아무 의미 없는 살인입니다
1466
01:23:51,443 --> 01:23:54,070
{\an5}(조교)
그, 한 번도 폭력적인 성향을
보인 적이 없어요
1467
01:23:54,154 --> 01:23:55,822
{\an5}[의미심장한 음악]
(대령)
그런가?
1468
01:23:55,905 --> 01:23:58,033
그럼 그냥 뭐, 대충 보고하고
돌아갈까?
1469
01:23:58,116 --> 01:24:00,410
{\an5}(순자)
우리 철수 오빠
생긴 것도 잘생겼잖아요
1470
01:24:00,493 --> 01:24:04,289
{\an5}[강 박사와 대령의 웃음]
(강 박사)
철수가 제 조카 닮았어요
1471
01:24:04,372 --> 01:24:05,665
저 새끼가
1472
01:24:08,209 --> 01:24:10,378
저 새끼가 염소들을 잡아먹었어요
1473
01:24:11,671 --> 01:24:12,547
언제?
1474
01:24:12,630 --> 01:24:16,718
지지난번 주인가?
그때 밤에...
1475
01:24:16,801 --> 01:24:18,970
저분이랑, 밤에?
1476
01:24:19,429 --> 01:24:21,556
[경숙의 호응하는 숨소리]
[순이 모의 한숨]
1477
01:24:21,639 --> 01:24:22,932
그, 그래서요?
1478
01:24:23,016 --> 01:24:25,560
차 타고 가다 보니까 그놈이
1479
01:24:26,728 --> 01:24:30,356
저기, 정 씨 아저씨네 염소를
잡아먹고 있었어요
1480
01:24:30,482 --> 01:24:33,276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잡아먹었다고, 어떻게?
1481
01:24:33,651 --> 01:24:35,236
- 예?
- (지태) 어떻게긴
1482
01:24:35,737 --> 01:24:38,490
입으로 뜯어 먹고 있었지
늑대 새끼처럼
1483
01:24:38,573 --> 01:24:40,700
왜 이제야 그 얘기를 하는 거요?
1484
01:24:41,117 --> 01:24:43,203
나한테 막 이렇게 해코지할까 봐
1485
01:24:43,286 --> 01:24:46,873
당신도 거기 있었다면서
왜 말을 안 했습니까?
1486
01:24:46,956 --> 01:24:48,833
[멋쩍게 웃으며]
지금 하잖아요
1487
01:24:48,917 --> 01:24:52,045
너, 그거 아냐?
너 거짓말할 때 엄청 티 나는 거?
1488
01:24:52,128 --> 01:24:54,422
[헛웃음]
거짓말하려면 좀 제대로 해 줄래?
1489
01:24:54,506 --> 01:24:56,758
바보나 속을 그런 말 들으면
더 기분 나쁘니까!
1490
01:24:56,841 --> 01:24:58,593
[어이없는 듯 웃으며]
왜 이래?
1491
01:24:58,676 --> 01:25:01,012
보고도 못 봤다
시치미 떼는 게 누군데
1492
01:25:01,721 --> 01:25:06,434
{\an5}[떨리는 목소리로]
아저씨, 알잖아요
철수가 안 그랬잖아요
1493
01:25:06,518 --> 01:25:07,519
[당황한 신음]
1494
01:25:07,602 --> 01:25:10,271
당신은 봤소?
그 애가 염소 해치는 걸?
1495
01:25:10,647 --> 01:25:13,066
잡아먹는 건 못, 못 봤는데
1496
01:25:13,149 --> 01:25:15,193
- 그런데
- (정 씨) 그날 밤에
1497
01:25:16,444 --> 01:25:18,988
철수가 염소 농장에
있던 건 봤어요
1498
01:25:19,072 --> 01:25:21,741
그 죽은 염소 아직 있습니까?
1499
01:25:21,825 --> 01:25:22,742
없어요
1500
01:25:23,493 --> 01:25:27,038
{\an5}[강 박사의 한숨]
근데, 그, 짐승이
먹은 것 같지는 않았어요
1501
01:25:27,122 --> 01:25:29,040
당신이 뭘 알아, 내가 봤다니까!
1502
01:25:29,124 --> 01:25:31,709
- 너 거짓말 좀 그만해!
- 뭣 같은 계집애가 진짜!
1503
01:25:31,793 --> 01:25:34,003
{\an5}(순이 모)
지태! 너 말조심해
[무거운 음악]
1504
01:25:34,379 --> 01:25:37,257
나 있는 거 안 보여? 어?
넌 위아래도 없어?
1505
01:25:37,966 --> 01:25:39,801
[지태의 기가 찬 웃음]
1506
01:25:40,593 --> 01:25:42,846
다들 미쳤구먼, 어?
1507
01:25:43,638 --> 01:25:45,932
저 짐승 새끼 하나
못 없애 가지고
1508
01:25:46,015 --> 01:25:47,392
다들 이러고 있는 거야?
1509
01:25:48,309 --> 01:25:52,897
아무튼 내일 현장에 한번 가 보고
오늘은 다들 그만 돌아가시죠
1510
01:25:52,981 --> 01:25:54,607
(순이 모)
가자, 순이야, 어?
1511
01:25:54,649 --> 01:25:56,234
[순이의 옅은 한숨]
1512
01:25:56,317 --> 01:25:57,318
(정 씨)
가세요
1513
01:26:08,288 --> 01:26:09,747
[노크 소리가 들린다]
1514
01:26:13,334 --> 01:26:14,502
[기가 찬 숨을 내뱉는다]
1515
01:26:15,753 --> 01:26:18,047
[막대기로 땅을 탁 치며]
왜요?
1516
01:26:18,131 --> 01:26:19,841
드릴 말씀이 있어서요
1517
01:26:19,924 --> 01:26:22,260
[비아냥거리며]
그러니까 왜요, 뭐?
1518
01:26:24,762 --> 01:26:26,723
철수라면 뛰어넘었을 거예요
1519
01:26:27,515 --> 01:26:28,391
뭐?
1520
01:26:30,101 --> 01:26:32,562
철수가 그랬다면
울타리 뛰어넘었을 거라고
1521
01:26:32,645 --> 01:26:34,272
때려 부술 필요가 없었겠지
1522
01:26:34,606 --> 01:26:37,192
이만큼 울타리가 박살 났는데
뭐 하러 그랬으려고
1523
01:26:37,275 --> 01:26:39,194
[의미심장한 음악]
1524
01:26:39,277 --> 01:26:40,403
죽은 염소
1525
01:26:41,154 --> 01:26:43,364
상처 없이
갈비뼈만 부러져서 죽었고
1526
01:26:44,490 --> 01:26:46,701
내일 차 좀 몰고
내 농장으로 와 봐요
1527
01:26:46,826 --> 01:26:48,286
뭐, 좀 볼 게 있으니까
1528
01:26:49,871 --> 01:26:53,333
내가 바퀴 자국 안 지워지게 하려고
거적때기 덮어 놨거든
1529
01:26:53,875 --> 01:26:55,793
{\an5}(정 씨)
내일 그 양반들 오면
좀 보여 줘야겠어
1530
01:26:56,794 --> 01:26:57,962
지금 나랑
1531
01:27:00,173 --> 01:27:01,049
뭐 하자는 거죠?
1532
01:27:01,132 --> 01:27:03,176
거짓말이면 거짓말이다
한마디만 하면
1533
01:27:03,259 --> 01:27:04,844
나도 입 다물고 있을 테니까
1534
01:27:05,345 --> 01:27:07,680
괜한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
서울 올라가시라고
1535
01:27:08,806 --> 01:27:10,141
그 말 하러 왔어요
1536
01:27:11,267 --> 01:27:12,602
[어이없는 숨을 내뱉는다]
1537
01:27:15,980 --> 01:27:17,982
[불길한 음악]
1538
01:27:20,109 --> 01:27:22,278
[다가가는 발걸음]
[정 씨가 코를 훌쩍인다]
1539
01:27:22,987 --> 01:27:24,113
(지태)
정 씨
1540
01:27:24,781 --> 01:27:27,033
[퍽]
[전화벨이 울린다]
1541
01:27:29,494 --> 01:27:30,370
여보세요?
1542
01:27:31,454 --> 01:27:32,872
- (남자2) 예?
- 누군데?
1543
01:27:32,956 --> 01:27:35,333
- (남자2) 기자랍니다, 기자
- (대령) 기자?
1544
01:27:35,416 --> 01:27:37,710
{\an5}(남자2)
내일 와서 잠깐
묻고 싶은 게 있답니다
1545
01:27:37,794 --> 01:27:39,295
(대령)
뭐? 뭐 해, 그냥 끊어
1546
01:27:39,379 --> 01:27:42,090
{\an5}(강 박사)
빨리 떠나야 되는 거 아니오?
기자가 온다는데
1547
01:27:42,173 --> 01:27:43,800
(대령)
그런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
1548
01:27:43,883 --> 01:27:45,927
저기 저, 혹시 모르니까
옷부터 좀 갈아입자
1549
01:27:46,010 --> 01:27:48,054
[쓸쓸한 음악]
1550
01:27:48,137 --> 01:27:50,139
[늑대소년이 중얼거린다]
1551
01:27:52,308 --> 01:27:53,810
[떨리는 숨소리]
1552
01:27:55,061 --> 01:27:57,522
[중얼거린다]
1553
01:28:18,459 --> 01:28:20,003
정 씨 아저씨네
1554
01:28:23,423 --> 01:28:24,924
정말 네가 그랬어?
1555
01:28:32,682 --> 01:28:33,975
나 들어갈게
1556
01:28:38,604 --> 01:28:39,814
[늑대소년의 당황한 신음]
1557
01:28:43,860 --> 01:28:45,069
[지태의 거친 숨소리]
1558
01:28:45,153 --> 01:28:47,071
[불길한 음악]
[거친 숨소리]
1559
01:28:49,699 --> 01:28:53,870
보자 보자 하니까
저런 촌놈 새끼들이 진짜
1560
01:28:55,788 --> 01:28:57,206
[사람들이 당황한다]
1561
01:28:58,750 --> 01:29:01,502
- 야, 나가 봐
- (남자1) 네, 알겠습니다
1562
01:29:01,586 --> 01:29:03,546
(대령)
갑자기 정전이야?
1563
01:29:03,629 --> 01:29:05,423
[지태의 다급한 숨소리]
1564
01:29:08,926 --> 01:29:10,303
[지태가 놀란 숨을 들이켠다]
1565
01:29:12,055 --> 01:29:13,431
[퍽 때린다]
1566
01:29:14,349 --> 01:29:16,392
[거친 숨소리]
[불길한 음악]
1567
01:29:16,893 --> 01:29:18,394
[열쇠가 잘그락거린다]
1568
01:29:31,491 --> 01:29:32,784
(남자1)
왜 이래, 이거?
1569
01:29:35,787 --> 01:29:36,871
뭐 하니?
1570
01:29:36,954 --> 01:29:38,790
[거친 숨소리]
1571
01:29:41,334 --> 01:29:43,461
(남자1)
아줌마, 이거 완전 박살 났는데?
1572
01:29:43,544 --> 01:29:45,296
(순이 모)
예? 뭐가 박살 났다고요?
1573
01:29:45,379 --> 01:29:47,215
(남자1)
드라이버 있어요, 드라이버?
1574
01:29:47,298 --> 01:29:48,633
(순이 모)
드, 드라이버요?
1575
01:29:48,716 --> 01:29:52,637
{\an5}(지태)
잠깐, 그냥
얘기 좀 하고 싶어서 온 거야
1576
01:30:02,230 --> 01:30:04,690
[멋쩍은 숨을 내뱉으며]
그동안
1577
01:30:05,483 --> 01:30:07,193
내가 미안했다
1578
01:30:07,860 --> 01:30:09,862
[의미심장한 음악]
1579
01:30:10,029 --> 01:30:12,740
여기서 지내기 힘들지?
1580
01:30:13,157 --> 01:30:17,870
너, 기타 어디 있는지 알아?
기타 말이야, 노, 노래하는 거
1581
01:30:21,332 --> 01:30:26,379
[멋쩍게 웃으며]
요새 순이 기분이 별로잖아
1582
01:30:27,505 --> 01:30:28,923
(지태)
기타가 없어졌어
1583
01:30:30,383 --> 01:30:31,509
그래서
1584
01:30:32,468 --> 01:30:36,764
노래를 못 하니까
병도 점점 심해지고
1585
01:30:39,058 --> 01:30:40,977
그러다 죽을지도 몰라
1586
01:30:43,020 --> 01:30:44,856
근데 그게 알고 보니까
1587
01:30:46,107 --> 01:30:47,859
정 씨가 훔쳐 간 거였더라고
1588
01:30:48,609 --> 01:30:51,696
어? 염소 키우는 아저씨
[지태가 염소 흉내를 낸다]
1589
01:30:51,779 --> 01:30:54,198
아이씨, 어떤 놈이
이걸 이렇게, 씨
1590
01:30:55,491 --> 01:30:57,493
(지태)
그리고 이건 비밀인데
1591
01:30:59,495 --> 01:31:00,621
순이
1592
01:31:02,123 --> 01:31:03,791
너 별로 안 좋아해
1593
01:31:05,251 --> 01:31:06,502
싫어해
1594
01:31:11,257 --> 01:31:12,717
[늑대소년의 떨리는 숨소리]
1595
01:31:15,803 --> 01:31:16,846
(지태)
철수야
1596
01:31:18,389 --> 01:31:19,724
기타 찾아 줘
1597
01:31:21,434 --> 01:31:23,477
씁, 그럼
1598
01:31:24,187 --> 01:31:26,731
순이가 조금
좋아해 줄지도 모르는데
1599
01:31:30,401 --> 01:31:31,861
지금 가서 찾아와
1600
01:31:32,778 --> 01:31:35,072
[사람들의 당황한 신음]
어머, 아, 이거 들어왔다
1601
01:31:35,156 --> 01:31:36,282
(대령)
아, 이제 되네
1602
01:31:36,324 --> 01:31:38,868
{\an5}(순이 모)
들어왔네, 들어왔어
[조교의 놀란 신음]
1603
01:31:40,578 --> 01:31:42,163
[불길한 음악]
(대령) 어디 갔어?
1604
01:31:42,580 --> 01:31:44,498
{\an5}[다가오는 발걸음]
(지태)
큰일 났어요
1605
01:31:45,541 --> 01:31:48,294
그 자식 지금 난동 부리고 있어요
1606
01:31:49,003 --> 01:31:51,005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607
01:31:55,718 --> 01:31:58,012
(남자1)
어, 뭐야? 일어나 봐
1608
01:31:58,471 --> 01:32:00,223
아, 이 자식, 이거
어떻게 나왔지?
1609
01:32:01,474 --> 01:32:03,851
[남자1의 애쓰는 신음]
어디로 간 거야, 도대체?
1610
01:32:03,935 --> 01:32:06,646
- (남자1) 찾아보겠습니다
- 정 씨네 농장으로 갔어요
1611
01:32:06,771 --> 01:32:09,148
그, 고기 맛이 그리웠나 보지
1612
01:32:09,232 --> 01:32:10,274
그게 무슨 말이...
1613
01:32:11,776 --> 01:32:12,944
당신은 어떻게 알아?
1614
01:32:13,903 --> 01:32:15,905
- 오다가 봤어요
- 거기가 어디요?
1615
01:32:15,988 --> 01:32:17,573
아니, 저, 앞장서요
1616
01:32:19,867 --> 01:32:22,119
진짜 총을
가져가셔야 될 것 같은데?
1617
01:32:27,041 --> 01:32:28,626
[색색거리는 숨소리]
1618
01:32:31,212 --> 01:32:33,214
[다급한 숨소리]
1619
01:32:35,216 --> 01:32:38,469
{\an5}[문이 툭 떨어진다]
(정 씨 처)
어이구, 이게 무슨 소리야, 어?
1620
01:32:38,552 --> 01:32:39,804
뭐야, 누구야?
1621
01:32:41,222 --> 01:32:42,348
어, 철수야?
1622
01:32:43,224 --> 01:32:45,017
야, 철수야, 너 뭐 하는 거니?
1623
01:32:45,059 --> 01:32:49,188
철수야, 어머, 얘가 왜 이러니
얘, 철수야, 어?
1624
01:32:49,272 --> 01:32:52,358
아이고, 이놈이, 얘가 왜 이래
아이고, 아이고!
1625
01:32:52,441 --> 01:32:53,901
[아파하는 신음]
1626
01:32:53,985 --> 01:32:55,820
[자동차 엔진음]
1627
01:33:02,285 --> 01:33:04,161
[경숙의 겁에 질린 숨소리]
1628
01:33:04,996 --> 01:33:06,205
[비명]
1629
01:33:06,289 --> 01:33:08,124
[순이의 놀란 숨소리]
1630
01:33:08,207 --> 01:33:10,126
(순이 모)
아니, 이게 무슨 일이래
1631
01:33:10,209 --> 01:33:12,753
- (남자1) 대령님
- 야, 가서 아줌마 데려와
1632
01:33:12,837 --> 01:33:15,548
- (강 박사) 이봐요, 어이
- (조교) 괜찮으신 거예요?
1633
01:33:15,631 --> 01:33:17,550
저기, 정 씨
정 씨, 괜찮아요?
1634
01:33:18,009 --> 01:33:20,094
[경숙의 겁에 질린 신음]
1635
01:33:21,512 --> 01:33:23,055
[경숙의 비명]
1636
01:33:25,308 --> 01:33:26,600
너, 지금 뭐 하는 거야?
1637
01:33:26,809 --> 01:33:29,228
야, 야, 야, 이 도둑놈아
1638
01:33:30,646 --> 01:33:32,773
아! 아줌마! 아!
1639
01:33:32,857 --> 01:33:34,650
[경숙의 아파하는 신음]
1640
01:33:35,151 --> 01:33:36,527
(대령)
김철수
1641
01:33:36,610 --> 01:33:38,154
[순이 모가 걱정한다]
1642
01:33:38,237 --> 01:33:41,949
김철수, 머리 위로 손 올리고
앞으로 나와
1643
01:33:43,159 --> 01:33:44,785
(순이 모)
어, 철수야
1644
01:33:44,869 --> 01:33:47,747
- (대령) 시간 끌지 말고 나와
- (남자1) 아가씨, 빨리
1645
01:33:47,830 --> 01:33:50,916
{\an5}(정 씨 처)
어머, 여보, 여보
이게 어떻게 된 거야, 여보
1646
01:33:51,208 --> 01:33:53,669
[사람들이 정 씨를 걱정한다]
1647
01:33:53,753 --> 01:33:56,714
- (정 씨 처) 어떻게 된 거야
- (순이 모) 정 씨 아저씨
1648
01:33:56,797 --> 01:33:58,841
- (지태) 아, 왜 그래
- 야, 쟤 뭐야
1649
01:33:58,924 --> 01:34:02,011
{\an5}(대령)
이봐 학생, 야, 어디 가
학생, 이리 와, 가지 마!
1650
01:34:02,094 --> 01:34:04,597
- (남자1) 순이 씨
- 순이야, 이리 와 그냥
1651
01:34:04,680 --> 01:34:07,808
{\an5}그냥 여기 있어
일로 와, 여기 있어, 순이야
[남자1이 만류한다]
1652
01:34:07,892 --> 01:34:09,310
제가 얘기할게요
1653
01:34:10,644 --> 01:34:12,772
저기 순이도 있잖아요
총 치워요!
1654
01:34:12,855 --> 01:34:14,357
뭐 해요, 얼른 안 쏘고!
1655
01:34:14,440 --> 01:34:16,317
당신은 입 좀 다물고 있어!
1656
01:34:16,400 --> 01:34:18,611
{\an5}(순이 모)
아니, 애한테
총을 겨누면 어떡해요
1657
01:34:18,694 --> 01:34:21,072
다치면 어떡하려고
아저씨들이 책임질 거예요, 네?
1658
01:34:21,155 --> 01:34:22,573
[순이 모의 울음]
1659
01:34:22,656 --> 01:34:23,908
철수야
1660
01:34:29,372 --> 01:34:30,956
그거 여기 없어
1661
01:34:35,669 --> 01:34:36,879
이리 와
1662
01:34:52,603 --> 01:34:53,938
[연발 총성]
1663
01:34:54,021 --> 01:34:56,023
뭐야, 이 자식아
[지태의 애쓰는 신음]
1664
01:34:56,107 --> 01:34:58,401
[사람들의 놀란 목소리]
움직이면 쏜다
1665
01:34:59,777 --> 01:35:00,778
비켜
1666
01:35:00,861 --> 01:35:02,655
[불길한 음악]
총 내려놔
1667
01:35:03,322 --> 01:35:05,324
- 안 비켜?
- 제발 그만해
1668
01:35:06,534 --> 01:35:08,411
- 내가 얘기할게
- 얘기고 자시고
1669
01:35:09,370 --> 01:35:11,163
- 빨리 나와
- (대령) 야, 황지태
1670
01:35:11,747 --> 01:35:13,707
(대령)
너 인마, 그 총 내려놓고 물러서
1671
01:35:14,458 --> 01:35:16,585
- 내 말 들어, 인마!
- 셋 센다
1672
01:35:17,962 --> 01:35:19,046
안 나오면 너도 죽어
1673
01:35:19,130 --> 01:35:20,423
[순이의 기가 찬 숨소리]
1674
01:35:20,506 --> 01:35:21,590
[총을 철컥 장전한다]
1675
01:35:23,968 --> 01:35:25,136
- 하나
- 순이야!
1676
01:35:25,219 --> 01:35:26,387
(순이)
철수, 기다려
1677
01:35:26,470 --> 01:35:28,347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1678
01:35:29,807 --> 01:35:30,850
그만해
1679
01:35:32,309 --> 01:35:34,186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둘
1680
01:35:34,270 --> 01:35:35,396
그만해
1681
01:35:38,065 --> 01:35:40,025
그만해!
[연발 총성]
1682
01:35:40,109 --> 01:35:41,277
철수, 기다려
1683
01:35:41,360 --> 01:35:42,570
[긴박한 음악]
1684
01:35:42,653 --> 01:35:44,697
철수, 기다려
[지태의 힘주는 신음]
1685
01:35:44,780 --> 01:35:45,906
[순이의 아파하는 신음]
1686
01:35:45,990 --> 01:35:47,533
- 순이야!
- (순자) 언니!
1687
01:35:48,367 --> 01:35:49,743
야, 내가 우습냐?
1688
01:35:49,827 --> 01:35:51,745
{\an5}(순자)
야, 하지 마!
[지태가 소리친다]
1689
01:35:51,829 --> 01:35:52,997
[으르렁거린다]
1690
01:35:53,622 --> 01:35:54,665
[지태가 소리친다]
1691
01:35:54,748 --> 01:35:56,292
(순이 모)
어떡해...
1692
01:35:56,375 --> 01:35:58,544
{\an5}[은주의 비명]
(남자1)
아니, 이게 뭐야!
1693
01:35:58,627 --> 01:36:00,254
- 뭐야, 저게?
- 엄마
1694
01:36:00,337 --> 01:36:01,464
[강 박사의 놀란 신음]
1695
01:36:01,547 --> 01:36:03,883
[으르렁거린다]
1696
01:36:05,092 --> 01:36:08,095
[흐느끼며]
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 줬는데
1697
01:36:09,430 --> 01:36:10,848
얼마나 좋아했는데
1698
01:36:13,017 --> 01:36:15,269
[포효]
1699
01:36:19,356 --> 01:36:21,400
[의미심장한 음악]
1700
01:36:29,700 --> 01:36:31,452
[늑대소년이 으르렁거린다]
1701
01:36:31,535 --> 01:36:33,954
[지태의 아파하는 신음]
[늑대소년의 힘주는 신음]
1702
01:36:39,293 --> 01:36:41,337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703
01:36:41,420 --> 01:36:43,839
[지태의 괴로워하는 신음]
1704
01:36:44,507 --> 01:36:45,591
[떨리는 숨소리]
1705
01:36:46,717 --> 01:36:49,345
[늑대소년의 힘주는 신음]
1706
01:36:49,428 --> 01:36:51,889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707
01:36:57,770 --> 01:36:59,855
[늑대소년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]
1708
01:37:09,198 --> 01:37:11,534
[애잔한 음악]
[슬픈 숨소리]
1709
01:37:15,454 --> 01:37:17,331
[떨리는 숨소리]
1710
01:37:18,415 --> 01:37:19,792
[놀란 숨소리]
1711
01:37:27,174 --> 01:37:28,676
[순이 모의 떨리는 숨소리]
1712
01:37:32,429 --> 01:37:33,681
(강 박사)
철수야
1713
01:37:34,890 --> 01:37:37,393
진정하고 이리 와
1714
01:37:39,895 --> 01:37:41,313
[슬픈 숨소리]
1715
01:37:44,900 --> 01:37:46,944
[당황한 숨소리]
1716
01:37:48,362 --> 01:37:50,781
[순이의 놀란 숨소리]
[늑대소년의 거친 숨소리]
1717
01:37:54,702 --> 01:37:57,830
쫓아가서 사살해
1718
01:38:43,709 --> 01:38:45,711
[떨리는 숨소리]
1719
01:38:56,639 --> 01:38:57,890
[떨리는 한숨]
1720
01:39:01,894 --> 01:39:05,606
{\an5}(순이)
[힘겨운 목소리로]
철수야, 너 정말 괴물이야?
1721
01:39:06,273 --> 01:39:08,233
어떤 게 진짜야?
1722
01:39:10,444 --> 01:39:11,570
어떤 게
1723
01:39:12,571 --> 01:39:14,365
진짜 너야
1724
01:39:18,410 --> 01:39:19,578
괜찮아
1725
01:39:23,207 --> 01:39:24,625
나는 네가
1726
01:39:27,586 --> 01:39:29,129
괴물이어도
1727
01:39:31,131 --> 01:39:32,299
괜찮아
1728
01:39:38,222 --> 01:39:40,224
[슬픈 음악]
1729
01:39:44,353 --> 01:39:46,105
[나뭇잎을 바스락 덮는다]
1730
01:40:12,589 --> 01:40:14,341
[연발 총성]
1731
01:40:17,428 --> 01:40:18,721
[놀란 숨소리]
1732
01:40:26,103 --> 01:40:27,396
[떨리는 숨소리]
1733
01:40:28,313 --> 01:40:29,189
[다급한 숨소리]
1734
01:40:29,273 --> 01:40:31,275
[불길한 음악]
1735
01:40:37,030 --> 01:40:38,157
[순이의 다급한 숨소리]
1736
01:40:38,824 --> 01:40:40,367
(순이 모)
순이야!
1737
01:40:41,869 --> 01:40:43,328
[대령이 소리친다]
1738
01:40:43,412 --> 01:40:45,873
{\an5}(순이 모)
순이야!
[다급한 숨소리]
1739
01:40:47,875 --> 01:40:49,293
[떨리는 숨소리]
1740
01:40:49,376 --> 01:40:51,378
[애잔한 음악]
1741
01:40:54,339 --> 01:40:55,799
[순이가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]
1742
01:40:57,176 --> 01:40:59,136
숨어, 어?
1743
01:40:59,887 --> 01:41:02,931
빨리 숨어, 사람들 오잖아
1744
01:41:04,349 --> 01:41:07,853
내가 가서
너 도망갔다고 할 테니까
1745
01:41:08,520 --> 01:41:09,730
나 따라오지 마
1746
01:41:11,523 --> 01:41:13,233
가라고, 이 바보야
1747
01:41:13,317 --> 01:41:16,069
{\an5}(순이)
너 지금 가서 잡히면
죽는단 말이야
1748
01:41:16,612 --> 01:41:17,529
응?
1749
01:41:18,530 --> 01:41:21,366
[슬픈 숨을 들이켜며]
지금은 같이 못 있어
1750
01:41:25,078 --> 01:41:27,206
[흐느낀다]
1751
01:41:30,709 --> 01:41:31,752
가!
1752
01:41:35,255 --> 01:41:39,593
꺼져! 나 너 싫으니까 꺼지라고!
1753
01:41:42,429 --> 01:41:43,847
놔, 더러워!
1754
01:41:46,642 --> 01:41:49,019
가, 가라고, 이 멍청아!
1755
01:41:52,105 --> 01:41:54,191
어, 미안해, 철수야
1756
01:41:57,277 --> 01:41:58,612
미안...
1757
01:42:00,405 --> 01:42:03,575
어, 오지 마
오지 마, 나 갈 거야
1758
01:42:04,451 --> 01:42:06,995
나 갈 거니까 오지 말라고!
1759
01:42:19,842 --> 01:42:20,884
가지 마
1760
01:42:22,636 --> 01:42:24,555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1761
01:42:26,557 --> 01:42:28,725
[오열한다]
1762
01:42:35,399 --> 01:42:37,568
오지 마, 나 갈 거라고!
1763
01:42:40,279 --> 01:42:42,364
가, 오지 마!
1764
01:42:44,283 --> 01:42:45,909
오지 마
1765
01:42:45,993 --> 01:42:47,452
[늑대소년의 떨리는 숨소리]
1766
01:43:04,261 --> 01:43:06,221
(남자2)
대령님, 대령님, 이쪽입니다
1767
01:43:06,305 --> 01:43:08,891
- (대령) 뭐야?
- (남자2) 이쪽입니다, 대령님
1768
01:43:08,974 --> 01:43:10,893
저쪽에서 걸어왔습니다, 혼자서요
1769
01:43:13,437 --> 01:43:15,188
[대령의 지친 숨소리]
1770
01:43:15,272 --> 01:43:18,567
[강 박사의 거친 숨소리]
[순이 모가 순이를 걱정한다]
1771
01:43:18,609 --> 01:43:22,446
(강 박사)
괜찮아? 바, 밤새 어디 있었어?
1772
01:43:22,905 --> 01:43:23,780
그놈은?
1773
01:43:23,864 --> 01:43:25,157
(순이 모)
아이고
1774
01:43:25,240 --> 01:43:27,242
- 몰라요
- 모르다니!
1775
01:43:27,367 --> 01:43:30,037
{\an5}(순이 모)
아니, 지금 밤새 헤매고
다닌 애한테 왜...
1776
01:43:30,162 --> 01:43:31,997
(대령)
야, 너 지금 거짓말하는 거야?
1777
01:43:32,080 --> 01:43:34,958
[애잔한 음악]
나는 몰라, 도망갔어요
1778
01:43:35,042 --> 01:43:37,753
{\an5}(대령)
아니, 같이 갔는데 도망...
야, 같이 있었는데...
1779
01:43:37,836 --> 01:43:39,963
{\an5}(순이 모)
모른다잖아요
[강 박사의 한숨]
1780
01:43:40,047 --> 01:43:42,257
[대령이 다그친다]
[순이 모가 화낸다]
1781
01:43:42,341 --> 01:43:44,092
(강 박사)
다들 진정들 하시고
1782
01:43:45,260 --> 01:43:47,471
당신, 나랑 얘기 좀 합시다
1783
01:43:49,014 --> 01:43:50,724
[대령과 강 박사의 거친 숨소리]
1784
01:43:51,224 --> 01:43:52,309
어쩔 거요?
1785
01:43:53,018 --> 01:43:56,647
수색 작업이 커지면
분명히 소문이 나겠지
1786
01:43:57,481 --> 01:44:00,233
애초에 목적이 덮으려는 거 아니요
1787
01:44:01,777 --> 01:44:04,321
오늘 기자도 올 텐데
1788
01:44:05,489 --> 01:44:07,366
우리만 입 맞춰 놓으면
1789
01:44:07,449 --> 01:44:09,952
당신들 원하는 대로
다 해결될 거요
1790
01:44:12,079 --> 01:44:15,582
뭐, 아님, 제대로
다시 한번 해 보든가
1791
01:44:17,167 --> 01:44:18,418
[깊은 한숨]
1792
01:44:19,670 --> 01:44:20,754
일단 가자
1793
01:44:28,178 --> 01:44:29,972
- (대령) 서둘러
- (남자2) 예
1794
01:44:40,023 --> 01:44:41,775
[순이가 물을 쪼르륵 붓는다]
1795
01:44:44,569 --> 01:44:46,822
(대령)
우리 아주 가는 거 아니다
1796
01:44:46,905 --> 01:44:48,156
(순이 모)
네, 들어가세요
1797
01:44:48,240 --> 01:44:51,576
그놈 다시 나타나면
먼저 나한테 연락해
1798
01:44:53,078 --> 01:44:53,954
어?
1799
01:44:55,080 --> 01:44:56,498
(순이 모)
조심히 살펴 가세요
1800
01:44:56,581 --> 01:44:57,666
우리도
1801
01:44:59,584 --> 01:45:01,086
이사 갈 거예요
1802
01:45:01,169 --> 01:45:02,921
[자동차 시동음]
1803
01:45:10,262 --> 01:45:13,140
[순이 모의 애쓰는 신음]
엄마, 이건 어떡해?
1804
01:45:15,809 --> 01:45:18,979
{\an5}[한숨 쉬며]
철수 새 옷 하나
사 준다는 거를, 쯧
1805
01:45:19,438 --> 01:45:20,939
끝까지 못 사 줬네
1806
01:45:33,326 --> 01:45:35,203
(순자)
언니, 빨리 와!
1807
01:45:38,582 --> 01:45:40,625
[글씨를 쓱쓱 쓴다]
1808
01:45:58,393 --> 01:45:59,728
[순이가 울음을 참는다]
1809
01:46:01,813 --> 01:46:03,815
[슬픈 음악]
[순이가 흐느낀다]
1810
01:46:26,588 --> 01:46:28,465
[순이가 슬픈 숨을 들이켠다]
1811
01:46:30,008 --> 01:46:31,301
[순이가 울음을 참는다]
1812
01:46:50,779 --> 01:46:52,906
[자동차 엔진음]
1813
01:46:52,989 --> 01:46:55,158
- (정 씨 처) 잘 가
- (정 씨) 가
1814
01:46:56,660 --> 01:47:00,997
{\an5}(동석 할머니)
아이고, 야, 야, 동미야
가지 마, 이리 와, 이리 와
1815
01:47:03,667 --> 01:47:05,001
(공무원)
그래서
1816
01:47:05,627 --> 01:47:08,088
그때 동화물산이 파산하면서
1817
01:47:08,672 --> 01:47:11,174
이 집이 유옥희 님
소유로 넘어갔고요
1818
01:47:11,466 --> 01:47:13,135
유옥희 님이 돌아가시면서
1819
01:47:13,426 --> 01:47:15,846
이 별장을 김순이 씨에게
남기셨던 거예요
1820
01:47:15,929 --> 01:47:18,974
이 근처에 이제 펜션 단지
쫙 들어선다니까
1821
01:47:19,057 --> 01:47:20,600
파셔야죠, 예
1822
01:47:20,892 --> 01:47:23,770
공기도 좋고 해서
잘될 거예요, 여기
1823
01:47:23,979 --> 01:47:25,730
하룻밤 자고 가도 되죠?
1824
01:47:27,315 --> 01:47:29,067
(은주)
쥐 나오는 거 아니야?
1825
01:47:29,776 --> 01:47:32,737
근데 할머니
왜 여기서 자고 싶었어?
1826
01:47:34,239 --> 01:47:35,282
몰라
1827
01:47:35,365 --> 01:47:37,450
[피식하며]
맨날 모른대
1828
01:47:38,034 --> 01:47:40,245
할머니, 이거 볼래?
1829
01:47:41,121 --> 01:47:44,958
어이구, 뉘 집 자식이
이렇게 잘생겼어?
1830
01:47:45,041 --> 01:47:46,960
- 잘생겼지?
- (순이) 응
1831
01:47:48,170 --> 01:47:50,088
집에 돈은 좀 있는 애야?
1832
01:47:51,006 --> 01:47:53,091
- 별로 없을걸?
- 에이
1833
01:47:54,009 --> 01:47:56,178
대충 데리고 놀다 차 버려
1834
01:47:56,678 --> 01:47:59,806
(은주)
치, 그래도 얘 되게 착해
1835
01:48:01,641 --> 01:48:05,729
잘해 줘, 남자는
칭찬해 주면 좋아한다
1836
01:48:08,148 --> 01:48:11,401
어른이 되면 안 보이던 게 보여
1837
01:48:13,945 --> 01:48:16,323
많이 알면 좋은 거 같지만
1838
01:48:18,742 --> 01:48:21,870
그렇게 되면 겁쟁이가 돼서
못 하는 게 많아
1839
01:48:24,998 --> 01:48:28,001
살면서 딱 한 번뿐이야
1840
01:48:29,920 --> 01:48:30,795
그땐
1841
01:48:32,255 --> 01:48:33,506
다시 안 와
1842
01:48:34,466 --> 01:48:37,260
{\an5}[휴대전화 진동음]
(은주)
어, 여보세요?
1843
01:48:38,428 --> 01:48:40,055
시골이야, 완전
1844
01:48:40,430 --> 01:48:41,848
[눈더미를 툭툭 찬다]
1845
01:48:42,474 --> 01:48:44,100
[피식하며]
할머니?
1846
01:48:45,602 --> 01:48:47,229
우리 할머니가 좀 세지
1847
01:48:48,521 --> 01:48:50,982
응
[인기척이 들린다]
1848
01:48:56,529 --> 01:48:57,572
어
1849
01:49:00,116 --> 01:49:01,117
어, 오빠
1850
01:49:02,911 --> 01:49:04,454
내가 조금 이따 전화할게
1851
01:49:07,415 --> 01:49:09,626
어, 아니야, 어, 잘 자
1852
01:49:25,725 --> 01:49:26,851
그게 뭐야?
1853
01:49:27,477 --> 01:49:28,603
(은주)
스턴 건
1854
01:49:29,062 --> 01:49:33,108
아빠가 예전에 사 줬던 거
누가 들어올지도 모르잖아
1855
01:49:35,318 --> 01:49:36,444
[은주의 옅은 숨소리]
1856
01:49:40,657 --> 01:49:42,033
[순이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]
1857
01:49:48,123 --> 01:49:49,374
[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]
1858
01:50:26,119 --> 01:50:28,038
[인기척이 들린다]
[놀란 숨소리]
1859
01:50:29,539 --> 01:50:31,541
[인기척이 들린다]
[놀란 숨소리]
1860
01:50:32,167 --> 01:50:33,293
[문이 쾅 닫힌다]
1861
01:52:09,806 --> 01:52:12,642
[떨리는 숨소리]
1862
01:53:07,280 --> 01:53:08,823
[떨리는 숨소리]
1863
01:54:25,441 --> 01:54:26,818
[슬픈 숨소리]
1864
01:54:26,901 --> 01:54:28,903
[애잔한 음악]
1865
01:54:35,869 --> 01:54:37,078
[흐느낀다]
1866
01:54:57,181 --> 01:54:58,892
나 기다렸어?
1867
01:55:17,744 --> 01:55:18,953
[기타를 툭 내려놓는다]
1868
01:55:24,125 --> 01:55:25,126
[울음 섞인 웃음]
1869
01:55:33,801 --> 01:55:35,803
[부드러운 음악]
1870
01:55:42,685 --> 01:55:44,395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1871
01:55:57,450 --> 01:55:59,869
[순이의 떨리는 숨소리]
1872
01:56:02,872 --> 01:56:04,165
이리 와
1873
01:56:06,250 --> 01:56:08,086
이제 그만 기다려
1874
01:56:45,415 --> 01:56:49,210
철수야, 미안해
왜 그랬어, 왜 기다렸어
1875
01:56:50,044 --> 01:56:51,504
내가 미안해
1876
01:56:53,715 --> 01:56:55,174
난 다 했어
1877
01:56:55,216 --> 01:56:58,720
난 먹고 싶은 거 다 먹고
입고 싶은 거 다 입고
1878
01:57:00,513 --> 01:57:06,477
다른 남자 만나 결혼도 하고
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았는데
1879
01:57:08,104 --> 01:57:10,064
내가 미안해
1880
01:57:15,194 --> 01:57:16,904
[순이의 슬픈 숨소리]
1881
01:57:21,701 --> 01:57:25,038
나 이제 완전히 할머니 됐어
머리도
1882
01:57:25,872 --> 01:57:27,206
하얗게 세고
1883
01:57:31,085 --> 01:57:31,961
(늑대소년)
아니야
1884
01:57:35,673 --> 01:57:37,091
똑같습니다
1885
01:57:40,845 --> 01:57:41,971
손도
1886
01:57:44,182 --> 01:57:45,224
입
1887
01:57:47,935 --> 01:57:48,936
눈
1888
01:57:51,981 --> 01:57:53,608
지금도 예뻐요
1889
01:57:57,945 --> 01:57:58,946
많이
1890
01:58:00,490 --> 01:58:02,450
보고 싶었습니다
1891
01:58:14,420 --> 01:58:15,838
[울음 섞인 웃음]
1892
01:58:33,022 --> 01:58:34,315
(늑대소년)
'눈사람은'
1893
01:58:35,691 --> 01:58:38,277
'개의 말에 솔깃했어요'
1894
01:58:39,320 --> 01:58:40,738
'그리고 갑자기'
1895
01:58:42,573 --> 01:58:46,869
'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어요'
1896
01:58:46,953 --> 01:58:47,995
(순이)
잘하네
1897
01:58:55,711 --> 01:58:58,923
(늑대소년)
'숯처럼 새까맣고'
1898
01:59:00,174 --> 01:59:03,427
'몸통은 놋쇠로 되어 있어'
1899
01:59:05,054 --> 01:59:07,140
'입에 장작을 넣으면'
1900
01:59:10,393 --> 01:59:12,395
'불길을 내뿜으며'
1901
01:59:13,354 --> 01:59:14,438
'활활'
1902
01:59:15,398 --> 01:59:16,524
'타지...'
1903
01:59:22,196 --> 01:59:24,198
[바람이 휭 분다]
1904
01:59:41,591 --> 01:59:43,384
[새가 지저귄다]
1905
02:00:13,748 --> 02:00:16,000
[은주가 가방을 툭 내려놓는다]
지금 가려고?
1906
02:00:16,292 --> 02:00:17,877
[하품하며]
왜?
1907
02:00:17,960 --> 02:00:19,837
뭐, 놓고 온 거 있어요?
1908
02:00:21,547 --> 02:00:23,299
[은주가 안전띠를 달칵 맨다]
1909
02:00:24,217 --> 02:00:25,301
가자
1910
02:00:29,639 --> 02:00:31,641
[부드러운 음악]
[자동차 엔진음]
1911
02:00:35,394 --> 02:00:36,395
(은주)
할머니
1912
02:00:38,147 --> 02:00:39,815
나 어제 이상한 사람 봤다
1913
02:00:40,233 --> 02:00:44,070
어제 전화하는데
날 한참 동안 보더라고
1914
02:00:45,029 --> 02:00:48,324
그런데 원래 무서워야 되잖아
그런데 하나도 안 무서웠다?
1915
02:00:49,367 --> 02:00:51,535
왜 안 무서웠지?
[휴대전화 진동음]
1916
02:00:53,246 --> 02:00:54,163
네
1917
02:00:54,247 --> 02:00:56,999
{\an5}(공무원)
네, 저 화천 군청
김승훈 과장입니다
1918
02:00:57,375 --> 02:01:01,545
네, 잠시만요
할머니, 어제 그 공무원 아저씨
1919
02:01:07,301 --> 02:01:08,344
(순이)
안 팔아요
1920
02:01:08,427 --> 02:01:10,554
(공무원)
네? 아니, 저, 안 파신다...
1921
02:01:24,568 --> 02:01:26,570
[바람이 휭 분다]
1922
02:03:04,627 --> 02:03:06,629
[부드러운 음악]
1923
02:03:40,746 --> 02:03:42,748
[고조되는 부드러운 음악]
1924
02:04:29,503 --> 02:04:31,505
[부드러운 음악]
152994